15
-
결혼기념일이 일요일이어서 여행이나 갈까 하고 한달 전부터 소란을 피웠는데 무슨 날벼락인지 눈이 억수로 퍼붓는 바람에 꼼짝도 못하고 집에 갇혀 버렸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누워 빈둥거리는데 둘째 딸이 영화 표를 우리 앞에 내민다. 지난주에 우리 내외는 새로 생긴 극장이 어떻게..
이른 아침에 걸려 온 전화에 하루 종일 긴장이 속에서 보낸다. 여동생 시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데 그 상가가 서울이라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서울을 어떻게 가나” 부터 차를 끌고 가야 하는지 아니면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
모두 다 취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잊고 그냥 마냥 취했다. 산에서 마지막 내려 올 때는 비가 폭우로 퍼 붓더니 이제 그것조차도 힘에 겨운가 넓고 넓은 물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에도 취하는가 발을 물에 담그고 마시면 덜 취하려나 그러나 모두가 취했다. 노래방의 술잔이 깨지고 무대는..
산사에서 하루 ----청도 운문사에서--- 고요하게 들려오는 목탁소리에 마음이 어우러진다. 어디를 가더라도 마음 하나 편히 앉아 쉴곳 없는 도시생활과는 달리 온갖 벌레들이 여기저기 윙윙거리며 날고 매미 우는 소리, 새들의 노래 소리가 서로간의 마음이 맞아 합창이라도 하는 양 교향..
사소한 것에 신경을 써야. A 라는 사람이 아주 큰 회사에 입사 했습니다. A 는 회사 초년생이라 큰 포부를 가지고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왠지 상사들로부터 , 주위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기 시작 했습니다. A는 점점 그것을 의식하기 시작했고 주위의 여러 사람들 눈총에 견..
사람이 산다는 것은 모든 人間은 태어날 때 같으며 成人이 되어서도 똑같은 人間이다. 누가 더 잘 낫고 못난 그런 存在는 없다. 團体生活에서 극히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상사가 밑의 사원에 대한 사랑과 이해심이 없을 때 그 밑에 있는 사원은 그를 존경하겠는가. 서로간의 존경심과..
남의 나라 전쟁에 용병으로 참가했다가 전쟁 포로가 된 사람이 있었습니다. 포로로 잡힌 다른 동료들은 모두 비탄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기뻐했습니다. 또 그는 포로 생활이 글을 쓸 수 있는 ‘여가’를 보장해주었..
어느 하루 어디라고 정하지도 않고 커피값 정도만 주머니에 넣은 채 집을 나섰다. 온갖 차량과 알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를, 온갖 물건이 널린 시장 한 가운데를 비집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높은 건물이 줄지어 있는 거리를 벗어나 조그만 숲속 공원으로 들어 갔다. 아래로 보이는 조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