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약국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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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극배우[93, 충북약보에 실린 글]글/약국정담 2025. 2. 12. 15:40
한 여고생이 후배를 살해했다. 같은 연극부에 있으면서 피살자는 주역이고, 살인자는 조역이었다. 살인의 동기는 간단하다. 화장실에서 피살자가 살인자에게 " 그대는 나의 종이니 이것을 받으라 ": 고 연극대사 중의 한 장면을 외치면서 껌을 건네 주었다. 여기에 화가 난 살인자는 주역이 되지도 못한 데다가조롱까지 받으니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라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다.이것이 살인사건 내막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이렇다.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잔히 성장하지 못한 사람에게 자제를 바란다는 것은 무리인지 모른다.그러나 우리 사회에 나오기 전에 젊은이들에게 "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라는 것에 토론을 해 볼 시간은 있어야 할 것이고, 이것을 교훈 삼아 우리의 삶도 되돌아 보아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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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검 수술과 자식복글/약국정담 2024. 9. 6. 16:49
아주 찐한 선글라스 낀 남자 날씨도 흐린데 웬 선글라스 눈 수술 했어요 선글라스를 벗었는데 눈 전체가 시퍼렇게 멍들고 눈 아래 실밥은 아직 그대로이고.. 그런데 의사가 멍든 곳에 소고기를 갈아서 붙이면 빨리 낫는다고 그렇게 하라는데 영 미덥지 않아서... 뭔 의사가 멍든데 소고기를 갈아서 붙이라고 하냐 ! 그 사람은 현대 의사 맞아 ? 수술 하기 전에 아스피린을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침까지 먹었더니 지혈이 안되네.. 수술은 왜 했는데요 ? 눈밑이 하도 쳐저서 보기 싫어서 아니 ! 와잠이 두터워야 자식복이 있다는데 그것을 없애버리면 어떡하지요 자식복 다 날라 갔네그려 어차피 자식복은 없는 걸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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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하세요" 와 "그럴 수도 있지요 "글/약국정담 2024. 1. 23. 13:47
아침 일찍 약국 문을 열자 전화벨이 울린다.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왔다가기 전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데 예감이 이상해서 전화를 받았더니 여자분이 어제 약을 잘못 지어 주었단다. " 내가 먹는 페니라민인데 아무리 찾아 보아도 페니라민이 없단다. 남편이 찾아 보더니 페니라민이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지어 주었단다. " 그래서 확인해보니 매일 규칙적으로 처방이 나는대로 확인도 안하고 지어 주었다. " 죄송합니다. 잘못 지어 주었네요. 다시 지어 드리겠습니다 " " 나는 지금 출근해야 되고 아침에 남편 보낼게요 " 한다 그러시라고 하고 다시 약을 지어 놓았다. 한 시간 후 그 남편이 약을 찾으러 와서는 " 확실히 하세요 " 상당히 기분 나쁜투로 이야기 한다. 하기야 기분도 나쁠 것이다. 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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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엄마글/약국정담 2023. 10. 13. 15:40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장면이다. 아기와 엄마가 아기 약을 지으러 온다. 조제실에서 약을 지으면서 대기실에서 들리는 어린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이야기에 따라 나의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고, 아주 짜증스러울 때도 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보통 세 부류가 있다. 어린애가 한마디 하면 엄마가 한마디 하여 서로 이야기가 계속되는 경우 또 한가지는 어린애만 죽으라고 떠들고 엄마는 한마디 없이 자기 할 일만 하는 경우 이때 엄마는 어린애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즉 자유방임주의 또 한가지는 엄마 목소리만 들리는 경우 엄마는 어린애만 쳐다보면서 어린애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전부 간섭하는 경우 이때 어린애는 엄마한테 짜증 내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럴 때 옆에서 듣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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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개업 40주년글/약국정담 2023. 4. 30. 15:00
오늘이 내가 약국을 개업한 지 40년이 지나고 내일이면 41 년째 시작하는 날이다. 먼저 내가 오래 살았다.20년 전만 하더라도 벌써 저 세상으로 갔을 나이이다.의약분업이 시작는 2000 년 그 당시에 약국을 개업하였던 약사님들은 대부분 나이 60 내외에 대부분 이 세상을 하직했다.그런데 세상이 좋아지고, 나 자신의 철저한 건강관리 덕인지 몰라도 나는 살아남아 있다.지난해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친했던 친구들을 제 세상으로 셋을 한 해에 다 보냈다. 대학 때 가장 친했던 친구, 고등학교 때 가장 친했던 친구. 또 약국을 차리면서부터 같이 거래를 40년 동안지속했던 친구를 잃어 버리고 ....." 신은 어느 누구에게도 내일을 약속하지 않는다 " 말이 오히려 야속하기만 했다. 처음 약국을 개업을 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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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개를 안고 들어 왔어요글/약국정담 2023. 4. 30. 12:45
젊은이가 개를 안고 들어 왔다. " 까스명수 한 박스 주세요 " 까스명수 한박스를 건네 주자 돈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개가 후다닥 거리자 까스명수를 놓쳐서 바닥에 떨어져 몇개가 박살이 나고 바닥은 엉망이 되고 개는 뛰어 다니고..... 한마디로 개판이 되어 버렸다. 깨진 까스명수 박스를 정리하려 하기에 " 내가 정리 할테니 놓아 두라 " 고 했더니 " 휴지 한 장만 주세요 " " 글쎄 그냥 두세요 . 깨진 유리에 다쳐요 " 했더니 " 아뇨 내 손 닦으려구요 " 한다 어질러 놓은 것이 미안한게 아니라 손 닦는 것이 우선이라니 ! 정말 열이 끝까지 받쳐서 식식거리고 있는데 ' 이 까스명수 새 것으로 줄 수 있느냐 " 물어서 한 박스를 주었더니 " 미안하다 " 는 말도 없이 그냥 까스명수와 개를 데리고 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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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민이 쓰는 것 주세요글/약국정담 2023. 4. 30. 11:00
50대 정도의 남자가 핸드폰을 바라보며 들어와서는 '남국민이 쓰는 파스 주세요 " 한다"남국민이 누군데요 ? '" 요즈음 남국민이 선전하는 것 있지 않나요? " 나는 모르는데요 "그 사람이 아내한테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사이 대체 남국민이 누구야.. 남쪽 사람을 남국민이라 하나 저 사람 북한 사람인가 ? 북한 억양은 아닌데?찾아보니 " 남국 민" 이 아니라 "남궁민"이었다.그런데 그 얼굴을 보니 나는 전혀 처음 보는 얼굴이다.유명한 배우라서 광고 모델로 나올 텐데 나에게는 전혀 생소한 모습이라니! 그 사람이 아내한테 전화하면서 ' 남궁민이 골프 치면서 선전하는 거 뭐야? 고 묻는데그 아내도 이름은 모르는 모양이다.그 사람은 " 여기는 없나 봐 " 전화로 아내한테 구시렁거리며 나간다. " 남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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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꽃글/약국정담 2021. 8. 17. 11:56
호야꽃이 피었다. 매년 피는 꽃인데 꽃이 작아서인지 사람들은 잘 몰라본다. 작년에는 봄에 5 송이가 피었는데 올해는 봄에 2 송이 여름에 2 송이가 피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 호야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 이 식물을 누가 주었을 때 이 식물이 무엇인지 몰랐다. 봄이 되면 그저 분갈이해서 잎이 커지면 화분 큰 곳으로 옮겨 심을 뿐 작년에 꽃이 피었을 때 사람들이 " 우와 ! 호야꽃이 피었네. 이 집에 경사나겠네 " " 이 집에 좋은 일 생기겠네 " 너무 좋아하는 것 보고 이 꽃의 이름을 물어서 알게 되었다. 올해는 두번이나 피었으니 좋은 일이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