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약국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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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검 수술과 자식복글/약국정담 2024. 9. 6. 16:49
아주 찐한 선글라스 낀 남자 날씨도 흐린데 웬 선글라스 눈 수술 했어요 선글라스를 벗었는데 눈 전체가 시퍼렇게 멍들고 눈 아래 실밥은 아직 그대로이고.. 그런데 의사가 멍든 곳에 소고기를 갈아서 붙이면 빨리 낫는다고 그렇게 하라는데 영 미덥지 않아서... 뭔 의사가 멍든데 소고기를 갈아서 붙이라고 하냐 ! 그 사람은 현대 의사 맞아 ? 수술 하기 전에 아스피린을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침까지 먹었더니 지혈이 안되네.. 수술은 왜 했는데요 ? 눈밑이 하도 쳐저서 보기 싫어서 아니 ! 와잠이 두터워야 자식복이 있다는데 그것을 없애버리면 어떡하지요 자식복 다 날라 갔네그려 어차피 자식복은 없는 걸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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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하세요" 와 "그럴 수도 있지요 "글/약국정담 2024. 1. 23. 13:47
아침 일찍 약국 문을 열자 전화벨이 울린다.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왔다가기 전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데 예감이 이상해서 전화를 받았더니 여자분이 어제 약을 잘못 지어 주었단다. " 내가 먹는 페니라민인데 아무리 찾아 보아도 페니라민이 없단다. 남편이 찾아 보더니 페니라민이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지어 주었단다. " 그래서 확인해보니 매일 규칙적으로 처방이 나는대로 확인도 안하고 지어 주었다. " 죄송합니다. 잘못 지어 주었네요. 다시 지어 드리겠습니다 " " 나는 지금 출근해야 되고 아침에 남편 보낼게요 " 한다 그러시라고 하고 다시 약을 지어 놓았다. 한 시간 후 그 남편이 약을 찾으러 와서는 " 확실히 하세요 " 상당히 기분 나쁜투로 이야기 한다. 하기야 기분도 나쁠 것이다. 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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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엄마글/약국정담 2023. 10. 13. 15:40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장면이다. 아기와 엄마가 아기 약을 지으러 온다. 조제실에서 약을 지으면서 대기실에서 들리는 어린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이야기에 따라 나의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고, 아주 짜증스러울 때도 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보통 세 부류가 있다. 어린애가 한마디하면 엄마가 한마디 하여 서로 이야기가 계속 되는 경우 또 한가지는 어린애만 죽으라고 떠들고 엄마는 한마디 없이 자기 할 일만 하는 경우 이때 엄마는 어린애를 쳐다 보지도 않는다 즉 자유방임주의 또 한가지는 엄마 목소리만 들리는 경우 엄마는 어린애만 쳐다 보면서 어린애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전부 간섭하는 경우 이때 어린애는 엄마한테 짜증 내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럴 때 옆에서 듣는 나도 무척 짜증스럽다. 가장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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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개를 안고 들어 왔어요글/약국정담 2023. 4. 30. 12:45
젊은이가 개를 안고 들어 왔다. " 까스명수 한 박스 주세요 " 까스명수 한박스를 건네 주자 돈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개가 후다닥 거리자 까스명수를 놓쳐서 바닥에 떨어져 몇개가 박살이 나고 바닥은 엉망이 되고 개는 뛰어 다니고..... 한마디로 개판이 되어 버렸다. 깨진 까스명수 박스를 정리하려 하기에 " 내가 정리 할테니 놓아 두라 " 고 했더니 " 휴지 한 장만 주세요 " " 글쎄 그냥 두세요 . 깨진 유리에 다쳐요 " 했더니 " 아뇨 내 손 닦으려구요 " 한다 어질러 놓은 것이 미안한게 아니라 손 닦는 것이 우선이라니 ! 정말 열이 끝까지 받쳐서 식식거리고 있는데 ' 이 까스명수 새 것으로 줄 수 있느냐 " 물어서 한 박스를 주었더니 " 미안하다 " 는 말도 없이 그냥 까스명수와 개를 데리고 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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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민이 쓰는 것 주세요글/약국정담 2023. 4. 30. 11:00
50대 정도의 남자가 핸드폰을 바라 보며 들어 와서는 '남국민이 쓰는 파스 주세요 " 한다 "남국민이 누군데요 ? ' " 요즈음 남국민이 선전하는 것 있지 않나요 ? " 나는 모르는데요 " 그 사람이 아내한테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사이 대체 남국민이 누구야.. 남쪽 사람을 남국민이라 하나 저 사람 북한 사람인가 ? 북한 억양은 아닌데 ? 찾아 보니 " 남국민" 이 아니라 "남궁민" 이었다. 그런데 그 얼굴을 보니 나는 전혀 처음 보는 얼굴이다. 유명한 배우라서 광고 모델로 나올텐데 나에게는 전혀 생소한 모습이라니 ! 그 사람이 아내한테 전화하면서 ' 남궁민이 골프치면서 선전하는 거 뭐야 ? 고 묻는데 그 아내도 이름은 모르는 모양이다. 그 사람은 " 여기는 없나 봐 " 전화로 아내한테 궁시렁거리며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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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꽃글/약국정담 2021. 8. 17. 11:56
호야꽃이 피었다. 매년 피는 꽃인데 꽃이 작아서인지 사람들은 잘 몰라본다. 작년에는 봄에 5 송이가 피었는데 올해는 봄에 2 송이 여름에 2 송이가 피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 호야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 이 식물을 누가 주었을 때 이 식물이 무엇인지 몰랐다. 봄이 되면 그저 분갈이해서 잎이 커지면 화분 큰 곳으로 옮겨 심을 뿐 작년에 꽃이 피었을 때 사람들이 " 우와 ! 호야꽃이 피었네. 이 집에 경사나겠네 " " 이 집에 좋은 일 생기겠네 " 너무 좋아하는 것 보고 이 꽃의 이름을 물어서 알게 되었다. 올해는 두번이나 피었으니 좋은 일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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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와 코로나글/약국정담 2020. 7. 12. 12:26
약 4 개월 전 마스크 판매가 약국에서만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시중에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정부에서 관리하기가 편한 약국에다 판매를 맡긴 것이다. 1 인당 일주일 두장씩 1 월 중순 경 음력설이 바로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루는 중국 여자가 오더니 약국에 있는 마스크를 한꺼번에 싹 쓸어 갔다. 약국에는 마스크가 250 장정도 있었는데 한 사람이 다 가지고 가도 "세상에 이런 날도 있네" 하고 기쁨에 겨워 바로 또 마스크를 250 장을 주문하여 바로 가져다 놓았다. 다음 날 다른 중국 여자가 오더니 그 250 장을 다 가져 간다기에 뭐에 쓰려고 이렇게 많이 가져가는데요 ? 하고 물었더니 중국으로 보낸다 고 이야기 한다. 언니가 충칭에 사는데 모든 것이 마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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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글/약국정담 2018. 11. 12. 13:48
약국 앞에 있는 벚나무에 잎이 한나만 달랑 남아 하늘거리고 있다. 언제 다 떨어졌을까. 봄이 와서 하얀 벚꽃을 피우는 것도 잠시 바로 푸른 잎들이 온 나무를 휘덥더니만. 어느새 가을이 와서 나뭇잎이 떨어지면서 바람이 불면 많은 나뭇잎들이 약국으로 날아 들어 오더니만... 바람이 쓰레기가 자기 집 앞에 모이면 부자가 된다고 이야기하던데... 나는 어느 곳으로 가던지 내 가게 앞에는 항상 동네 쓰레기가 다 모여 들었는데 부자가 못 되는 것을 보면 그것도 맞지 않는 모양이다. 그것도 해석하기 나름아닐까. 바람이 불면 온갖 동네 쓰레기가 가게 앞으로 몰려 드는 것을 보고는 어떤 사람은 " 아이구 이 집 부자 되겠네 "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 아이구 여기 살풍이 부네. 이 집 주인장 건강 조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