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취한 하루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07. 12. 27. 15:34
모두 다 취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잊고 그냥 마냥 취했다.
산에서 마지막 내려 올 때는 비가 폭우로 퍼 붓더니 이제 그것조차도 힘에 겨운가
넓고 넓은 물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에도 취하는가
발을 물에 담그고 마시면 덜 취하려나
그러나 모두가 취했다.
노래방의 술잔이 깨지고 무대는 술에 비틀거렸다.
여기저기 누울 장소면 있으면 잠자리가 펴진다.
악을 쓰는 소리와 술 취한 노래 소리가 합창을 이룬다.
바깥에서도 악을 쓰는 소리와 주먹까지 휙휙 날아 다닌다.
다 끝났는가 싶더니 버스 안에서도 한바탕 한다.
전부 술기운에 일어난 일이다.
모두 다 잊자. 전부 과거일 뿐이다.
자꾸 생각하면 판이 깨진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판을 깰 수는 없다.
아주 멋진 마무리를 해야 한다.
모두 다 화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자.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여기서 악 감정을 갖지는 말자
오늘 소변보는 일 때문에 한바탕 소란을 피웠는데 우스개 소리 한번 적어 보고자 한다.
내가 대학 1학년 때로 기억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갔다.
그 당시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금강휴게소 하나 밖에 없었고 금강휴게소에서 오뎅 하나 사 먹으면 요즘 애들 말로 짱 이었던 그런 시절이었으니까
또 버스 안에는 미스코리아 뺨치는 아가씨들이 안내양을 했으니까 고속버스 타는 것도 엄청난 대우를 받았다.
버스가 서울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맨 뒷줄에 앉아 있었는데 내 혼자 자리를 있었다.
도저히 금강휴게소까지 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고속버스를 세울 수는 없고 급한 김에 에라 할 수 없다.
그냥 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이 소변이 앞으로 줄달음치는데 고속버스보다 훨씬 더 빨리 앞으로 내 달리는 것이었다.
아마 그게 운전기사 쪽으로 달려갔는지 운전기사가 깜짝 놀라서 “안내양 누가 물 쏟았다. 빨리 닦아라! 하더라구
안내양이 의자 밑에서 대걸레를 꺼내 그걸 전부 닦더라구 얼마나 미안하던지
어쨌든 급한 일은 해결을 했다.
그 이후 나는 버스에서 맨 뒤에 앉아 있는 사람만 보면 “저 인간도 그렇겠지” 하고 넘겨 짚어 본다.
두번 째 이야기
이것도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다.
충주 댐을 막기 위한 공사를 할 때 였으니까 친구녀석이 박쥐를 잡으러 가야 한다기에 따라 나섰다.
대학 여름방학 때 였을 것이다.
그 자식 지금 대학교수 하고 있지만 박쥐를 잡으러 동굴로 가야하니까 동굴탐험을 해야 한다나
그래서 두 놈이 잠자리 채 하나씩 들고 동굴을 찾아 헤맸다.
단양 고수동굴을 들려서 박쥐를 잡기는 잡았는데 이 성질 급한 놈들이 금방 죽어 버렸다.
쥐한테 날개만 달렸을 뿐이지 쥐하고 똑 같이 생겼다.
그 당시는 고수동굴이 아직 개발되기 전이었다.
두 놈이 박쥐를 한 마리씩 잡아서 주머니에 넣고는 단양에 와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터미널 앞에 가게에서 막걸리를 한 주전자 나누어 마셨다.
마시고 버스를 탔는데 충주댐 때문에 길을 아예 없애 버리고 차는 강바닥으로 덜컹거리며 가는데 진짜 미치겠더라구
얼마나 덜컹거리는지 막걸리 먹을 것이 금방 내려가 오줌을 싸겠더라구.
내렸다가 다시 타려고 했으나 그러면 차비가 하나도 없으니 그렇게 못하겠고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실례하자.
그 전에도 버스에서 일을 저지른 경험이 있으니까 이번에도 어떻게 되겠지 하고는 시원하게 두 놈이 일을 보고 말았다.
다행이 제천까지 오도록 조용하더라구 .
그래서 끝났는 줄 알았지
그런데 제천을 들어오면서 동현동 파출소[동파] 가 있는데 운전기사가 그 앞에 차를 세우더니 우리 쪽으로 와서는 이 놈들 니덜 두 놈 다 내려
이러더니 멱살을 잡고는 파솔소로 끌고 들어 가더라구, 끌려 들어 갔지
거기서 무릎 꿇고 두 시간 동안 있으면서 들락거리는 경찰들 한테 어지간히 꿀밤 맞고는 풀려 났다구 .
그때 아주 죽을 뻔 했다구
누구든지 앞으로는 이런 나쁜 짓 하지 마세요
젊었을 때 이야기입니다요.
내가 내 이야기만 하고 끝낼라 했는데 오늘 있었던 일 마저 불어야 겠지요.
점심 식사를 하고 난 후 대장이 모두들 버스로 가서 버스 타고 노래방 옮길테니 전부 버스를 타러 가라고 해서 일부 버스 있는 곳으로 갔는데 오는 도중에 보니까
길빵 왈 ‘버스 타는데가 어디예요. 어딘지 도저히 못 찾겠어요“ 하더니 다시 왔더라구
버스 있는데 갔더니 몇몇이 임시 화장실에 들락거리는데 포장마차에서는 소리소리 지른다.
“야! 거기 개인 것인데 왜 들락거리고 지랄이야”
안에서 난리가 났다.
경찰봉 든 녀석이 오더니 “아저씨 저 안에 한명 들어 갔어요” 한다
“예 한명 들어 갔어요” 했더니 알았고 또 다행이다 라는 표정이다.
병신 같은 놈 조그만 화장실에 그럼 한명 들어가지 두명 들어가냐 이 자슥아
전부 술 취한 판국에 이리비틀 저리비틀 노래방 앞에 갔더니 의자에 앉아 있던 심재무 왈
“야! 김 찬호 이게 술도 안 마시고 말야 ! 너 그러면 돼 안돼 자식 말이야”
완전히 꼭지 가 갔다.
저기 저기 비비적 거리고 누울자리 찾느라고 바쁘다.
어느 순간에 보니까 분수대 옆에 의자 두개 끌어다 놓고 아주 고요히 자고 있더이다.
길빵 왈 “제발 이거 글로 쓰지 말아 주세요” 애걸복걸한다. 그러나 나의 옛날 이야기도 까발린 걸
노래방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써 버리면 누구 누구는 조폭이다 이럴 것 같아 생략하기로 한다.
좌우간 최정숙 부대장이 노래방을 확 뒤집어 놓았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것도 모르고 안에서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난리이고 표순철 엉아는 노래방 주인 명함 빼앗아 들고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고 난리난리 치니까 노래방 아저씨들 겁 먹었다.
노래방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심재무 길거리 의자에 앉아 자고 있다.
장권수가 오더니 업히라니까 덜렁 업힌다.
버스 있는 곳까지 와서는 표순철 왈
“야 ! 장권수 이리 와 오줌 누고 가자” 그러더니 화장실로 간다.
아까 보니까 화장실 잠그는 것 같았는데 하고 보니까 화장실 문 안 열고 그 뒤로 돌아간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넘어 가겠구나 했다.
아까 식식거리는 것을 보았으니까
그것을 보고는 버스에 올라 탔는데 1분도 안 되어서 육박전이 벌어지고 대한민국의 욕이란 욕은 다 튀어 나오고 그야말로 가관도 아니다.
장권수 왈 “ 야! 개새끼들아 그러면 화장실 더 크게 만들면 될 것 아냐”
거기에 대장까지, 거기다 술 취한 사람은 다 내려 갔다.
정말 무서워 죽겠네
버스가 출발하고 버스 안에서 또 한바탕 소동이 인다.
버스가 원주에 도착해서 전부 뿔뿔히 흩어질때까지 조바심이 아님을 못한다.
'글 > 주변의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아톤 (0) 2007.12.27 사돈 어른 문상 (0) 2007.12.27 산사에서 하루 (0) 2007.12.27 사소한 것에 신경을 써야 (0) 2007.12.25 사람이 산다는 것은 (0) 2007.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