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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간[베티재 - 대둔산- 월성봉-덕목재]우리의 아름다운 강산/금남정맥 [완료] 2008. 1. 17. 09:52
2008. 01. 13 04 : 10 제천 출발
07 : 30 베티재 출발
오대산 갈림길까지 급오르막
08 : 00 오대산 갈림길
08 : 16 삼거리 갈림길
08 : 23 이정표
낙조대 1,2km, 장군약수터 0.4km
08 : 29 이정표
베티재 1,2km 낙조대 0,6km, 장군약수터 0,3km
08 ; 36 이정표
낙조대 1,2km 장군약수터 0,4km
이정표에 문제가 있음. 낙조대 거리가 가까워져야 하는데 더 멀어져 감
08 : 45 이정표
광장 0,8km, 장군약수터 0,8km 정상 0.2km
08 : 50 철계단
08 : 54 낙조대 사거리
낙조대 0,26km, 낙조산장 0,38km, 태고사 0.79km, 마천대 1,0km
마천대 방향으로
09 : 07 용문골 갈림길[830m]
낙조대 0,4km, 마천대 600m, 안심사 4,0km
09 : 12 철계단
09 : 18 삼각점 [전북 131]
09 : 30 케이블카 갈림길
케이블카, 금강구름다리 500m, 마천대 150m, 용문골삼거리 420m, 낙조대 0,9km
09 : 35 마천대[대둔산 정상]
삼각점
09 : 48 삼거리 갈림길 [우측은 220 계단 방향]
좌측으로
마천대 건너편 봉우리에서 시산제 40분
10 : 45 서각봉
10 ; 48 안심사 갈림길
안심사 2,3km, 수락계곡, 마천대 1,5km
이후 깔딱재까지 암릉과 눈과 빙판의 연속 -- 겨울에는 위험스런 구간
11 : 25 깔딱재
마천대 2,35km, 220 계단 0.65km, 월성봉 3.5km, 안심사 2,4km
월성봉 방향으로... 잘못하면 220 계단으로 갈 수 있음[방향이 거의 같아서]
11 : 30 무덤 있는 봉
좌측으로 [길 주의]
11 : 45 세리봉
점심 식사 25분
12 : 16 헬기장
12 : 30 수락재
마천대 4,2km, 수락계곡 0,73km, 양촌 2,75km, 바랑산 1,61km, 흔들바위 1,62km
12 : 37 철계단 [285개] 533봉
13 : 00 양촌리 갈림길
월성봉 0,6km, 양촌리 1,2km,
13 : 07 커다란 소나무 밑 지나
13 : 19 흔들바위
13 : 22 월성봉
바로 아래에는 커다란 헬기장
이정표 [2 개]
흔들바위 0,18km, 수락계곡 1,36km, 바랑산, 양촌계곡 2,35km, 영주사 1,83km,
여기서 50m 정도 가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으로 직각으로 꺽어 내려 갈 것
13 : 34 법계사 갈림길
바랑산 1,2km, 법계사 0,8km, 월성봉 0,6km,
13 : 50 덕배 추모비
14 : 04 바랑산
삼각점
14 : 16 421봉[삼거리 갈림길]
영주사 1,5km, 월성봉 1,46km,
영주사 방향으로
14 : 23 굵은 밧줄 지역
14 : 30 작은 물한재 [오른쪽은 임도]
14 : 37 삼거리 갈림길
우측 내리막으로
14 : 45 위험지역
가는 로프만이
14 ; 53 426봉
14 : 59 삼거리 갈림길
우측으로
15 : 05 물한재[아직 포장공사중, 물한재 정상 부분만 포장 하면 됨]
15 : 33 363봉
삼각점 [ 금산 444, 1980 재설]
15 : 40 안부 사거리 [용골과 아랫 오작실 잇는 길]
16 : 10 무명봉
삼거리 갈림길 --- 우측으로
이 봉우리에서 호남고속도로가 아래 보임
16 : 21 삼거리 갈림길
우측으로
16 : 23 곰치재
여기서 임도를 따라 가면 안됨 - 지도상에는 만나게 되어 있으나 만나지 않음]
16 : 40 봉우리
이후 급경사 내리막
16 : 56 송전탑
이후 절개지 앞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수로로 향함
17 : 04 수로
17 : 07 덕목재
오늘 날씨가 무척 춥지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다행스럽게 추운 날씨는 아니다.
이틀 전에 전국적으로 퍼부은 눈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을까 하였더니 대전 쪽에는 눈보다는 비가 많이 왔단다.
새벽 3시 20분.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노파심에 깊은 잠이 들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그 시간이면 한번 씩 눈을 떴다가 자는 습관 때문인지 모르지만 눈을 뜨기는 떴는데 일어나기가 무척 싫다.
짐을 챙기는 부스럭 소리에 아내가 일어난다.
아내에게는 항상 조심스럽다.
몰래 슬쩍 빠져 나가려 했는데 짐 챙기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나보다.
미안한 마음에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한다.
출발 장소에 가보면 집안 식구들이 차로 데려다 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저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한다.
아내가 챙겨주는 간단한 식사를 받아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선다.
출발지까지 걸어가는 동안 춥다는 기분은 전혀 들지 않는다.
지난 밤 내린 눈이 길에 쌓여 굳어 있다.
그 위를 밟으면 부서질 법도 하건만 돌처럼 굳어 있다.
아직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늦게 도착하더니만 오늘도 늦는다.
출발 예정시간보다 10분이 지난다.
짜증스러워진다.
종주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날씨는 추운데 최소한 20분 전에 버스가 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버스가 출발한지 2 시간 40분 정도 되어 추부 교차로를 빠져 나가 추부에서 추어탕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내 입맛에는 딱 맞는다. 할머니 추어탕
베티재의 휴게소는 아직 문이 닫혀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대둔산 정상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휴게소 부근에는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몇 m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은데 나타나는 모습은 정반대이다.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산 중턱에도 눈은 보이지 않고 그 윗부분에만 하얀 분말을 모자에 뒤집어 쓴 모습이다.
지난 구간 인대산에서 대둔산을 바라 보았을 때 느꼈던 기분과 지금 산 위에 하얀 눈을 덮어 쓰고 있을 때 바라보는 기분이 차이가 많이 난다.
오늘 산행 준비를 마치고 신도로를 지나 구 도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대둔산 [마천대] (878m)
전북 완주, 충남 논산, 금산의 2개 도와 3개 군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의 8대 명산 에 속한다고 한다.
충남과 전북 두 곳에서 모두 경쟁적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였으며 예전부터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렀다.
산은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위에 있는 소나무와 그리고 구름다리가 대둔산의 백미라 할 것이다.
대둔산을 오르는 코스는 지금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베티재에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산군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이고, 또 다른 코스는 논산 쪽의 수락리에서 오르는 코스이다.
이 코스는 매표소를 지나면 맨발 체험과 산책을 할 수 있는 잘 닦여진 길을 600m 정도 가면 경찰 승전탑이 있고 이곳을 지나면 무명폭포, 선녀폭포, 고깔바위 등이 있는 200m 정도 되는 작은 협곡을 지나는데 이 협곡은 경관은 구경 할 만 하지만 찬바람이 불고 약간은 음습하다.
이 협곡을 지나면 220 계단을 오른 후 능선을 따라 마천대를 오를 수 있다.
또 다른 코스는 완주 쪽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른 후 임금바위와 입석대 사이에 있는 금강구름다리를 지나 약수정에 이르며 이곳을 지나면 하늘을 오르는 삼선구름다리를 거치고 난 후 돌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마천대에 이를 수 있다.
마천대에 오르면 이 모습을 한꺼번에 감상 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대둔산 구름다리 하면 정상에 있는 것으로 알 고 있는데 구름다리는 산 중턱에 있고 나머지는 30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대둔산에서 바랑산까지
산행 입구에는 울긋불긋 리본이 무척 많이 달려 있다.
대부분의 리본이 종주꾼들의 리본이라 생각되지만 일반 산악회 리본도 있으리라.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까 먼 거리를 산행하는 산악회는 이 코스를 택하지 않았을까.
산길 초입에는 눈은 보이지 않지만 바닥은 얼어서 미끄럽다.
생각지도 않게 미끄러진다.
오대산 갈림길까지 30분 정도는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오대산 갈림길에 이르러 눈이 많아 아이젠을 착용한다.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해는 두터운 구름 뒤에서 희미한 모습조차 보여 주지 않으려 한다.
지난 구간 지났던 인대산 뒤를 불그스레 물들이는 것이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 같다.
구름다리 아래 있는 마을은 아직 너무 조용하다.
예전 같으면 굴뚝에 연기라도 솟으련만 세상이 변했으니 시골에도 그런 풍경은 보기 힘든 모양이다.
오대산 갈림길에서 낙조대 갈림길까지는 급하지 않은 완만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중간 중간에 있는 표지판을 엉터리로 만들어 놓아서 기분이 상할 뿐이다.
예를 들면 낙조대 0.6km 표시판이 있었는데 10분 정도 진행 후 표지판에는 1.2km 로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공무원들의 직무 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최소한 일을 업체에 맡겼으면 확인을 해야 하건만 확인도 않고 사진만 제출하면 결제를 해 준 덕분에 산에 다니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대둔산은 워낙 유명한 산이라 그런지 중간에 올라오는 길이 많다. 광
장, 용문골, 금강구름다리, 낙조대 등등 길이 많으니 많은 회원을 끌고 오는 산악회 대장은 회원들에게 코스를 확실하게 일러 주어야 할 것이다.
낙조대 갈림길에 도착한다.
나무와 눈이 연출한 상고대 사이를 지나가니 마음까지 깨끗해진다.
그 속에서 모두들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한다.
자연이 연출한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 본다.
마천대로 발길을 옮겨 가는데 낙조대에서 자꾸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자식이 길을 잘못 가 놓고 우리보고 오라고 소리를 지르는가 모르겠네 하면서 계속 간다.
그래도 뒤에서 자기네 쪽으로 오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가는 방향이 틀리지 않으니 내 주변에 있는 많은 대원들을 끌고 앞으로 계속 가라고 독려한다.
나중에 헐레벌떡 뒤따라 온 대장이 저 낙조대에서 산신제 지내려고 불렀더니 전부 가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투덜거린다.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없었던 탓이다.
처음에 계획하기로는 오대산 갈림길에서 산신제를 지내는 것으로 지난 구간이 끝났을 때 휴게소에서 위를 바라보며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데 막상 그 자리에 와 보니 자리가 비좁고 편편하지도 않고 하여 그냥 지나친 모양이다.
그러면 대장이나 누가 낙조대 갈림길에 기다리면서 뒤에 오는 사람들한테 “ 산신제를 지내니 낙조대로 가세요 ” 했으면 당연히 그쪽으로 갈 텐데 아무도 없이 지나간 뒤에 이리로 오라고 소리를 지르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된 것이 아닐까.
이번 산행의 특징은 왼쪽 방향은 계속하여 절벽이다. 대둔산, 서각봉, 월성봉을 지나면서 왼쪽은 가파른 절벽이니 조심해야 한다.
용문골 갈림길에 도착하자 많은 산군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곳을 지나 큰 길로 가지 않고 왼쪽 벼랑 쪽으로 가니 발아래에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금강구름다리가 눈이 쌓인 두 봉우리 사이에 놓여 있고 그 아래 바위 뒤로 케이블카가 오르내리고 있다.
흰 눈이 쌓인 두 봉우리와 그 사이에 있는 금강 구름다리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그 아랫녘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더 신비스러워 보인다.
바위 위에 소나무 한 쌍이 세찬 바람을 견디며 서 있다.
바람에 지친 탓인지 한쪽으로 구부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바위 옆에 삼각점이 있건만 눈 때문에 글씨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케이블카 갈림길까지 내려가는 길은 바위이고 그 위에 눈이 많이 쌓여서 힘들게 내려갔다.
케이블카 갈림길에 도착한다.
60이 넘어 보이는 두 분이 라면 박스 두 개를 매고 오더니 이정표 밑에 놓는다.
아마 이곳에서 장사를 하려는 모양이다. 저 분들은 오늘 라면 두 박스 파는 것이 목표일까.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금강구름다리를 지나 돌계단을 올라와 이 곳을지나 대둔산 정상에 올랐다가 220계단을 통하여 수락리 방향으로 내려가던가 아니면 다시 발을 되돌려 거꾸로 다시 원위치 한다.
대둔산 [마천대] (878m) 정상에 선다.
개척탑이라고 쓰인 커다란 탑 밑에 선다.
이 커다란 탑을 이 아름다운 산에 왜 세웠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개척탑일까.
원효대사가 산봉우리가 하늘과 맞닿아 있다고 마천대라 하였다는데 차라리 탑에 마천대라고 새겨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정상은 차라리 공터로 남겨 두면 더 좋을 것 같은 아쉬움이 든다.
마천대를 지나 내려가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220 계단을 거쳐 수락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 삼거리를 지나 암릉 위에서 시산제를 지낸다.
총무인 강원장이 돈 적게 걷힐까 안달이다.
정성껏 지내면 된다고 하지만 일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것을 기회로 돈이 많이 걷혀야 다음 일 하기에 편리하니까 돈에 대한 애착을 가지는데 돈이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어야 말이지
이곳을 지나 아무것도 설치되지 않은 암벽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산죽이 진행을 방해하는데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눈길을 앞에 먼저 가는 대원들이 산죽 위에 얹어진 눈을 전부 떨어낸다.
그런데 내 앞에는 키가 커다란 대석이 형님이 가는데 그 뒤를 따라 가다 보니까 앞에 가면서 나무 위에 얹어진 눈을 전부 떨어내는데 그 눈은 뒤에 따라가는 나한테 전부 퍼 붓는다.
눈 쌓인 길을 갈 때는 작은 사람은 작은 사람끼리 큰 사람은 큰 사람 끼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서각봉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 대둔산을 바라보는 조망이 아주 좋다.
건너편에는 천등산이 외롭게 서 있다.
지난 구간 백령성고개를 출발하여 능선에 오르면서 보이는 산이다.
대둔산과 조금 떨어져 외롭게 홀로 떠 있는 산이다.
그 이름 찾는데 시간 소비를 많이 하였다. 서각봉에서 깔딱재 구간은 상당히 위험하다.
암릉을 타고 가는 곳이 많은데 더구나 눈까지 쌓여 있고 녹은 곳은 얼어 있기까지 하여 시간이 많이 제체 되었다.
깔딱재에 도착하니 220 계단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다.
650m 정도 가면 220 계단이라 한다.
이곳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면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도달하는데 여기서 급 좌회전을 해야 한다.
깔딱재에서 이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완만하게 좌측으로 벗어나가는 길이 있는데 이 길로 가면 이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세리봉까지 갈 수 있다.
세리봉에 도착하니 먼저 간 대원들이 점심 식사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그런데 오늘 점심을 재성이 점심도 내가 가져 왔는데 어디 쯤 왔는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만두에 밥까지 남길 수도 없어 전부 내가 먹었을 무렵 나타난다.
밥 다 먹었는데 이제 나타나면 어떡하느냐 물으니 얼굴이 일그러진다.
다행이 강원장이 라면을 끓이고 밥을 둘이서 나누어 먹는다.
나는 밥을 남기기 싫어서 억지로 먹었더니 이후 산행이 무척 힘들었다.
식사 후 오늘 산행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선두가 먼저 출발 할 것을 재촉한다.
김대장이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은 팀들을 뒤에 남겨둔 채 빨리 따라오기를 부탁하며 출발한다.
커다란 헬기장에 도착하니 양지바른 쪽에 나이가 드신 분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여기처럼 따뜻한 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해야 하는데 찬바람이 쌩쌩 부는 산꼭대기에서 밥을 먹었으니 밥 먹는 것도 오죽 힘들었을까.
우리는 산행을 하면서 항상 식후에 얼마만큼 편하게 갈 수 있느냐를 보고 식사 자리를 잡는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너무 어설픈 자리에 자리를 잡을 때가 있다.
수락재를 내려가기 전에 어디에서 왔는지 많은 산군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둔산을 수락리에서 출발하여 수락재로 올라와서 대둔산으로 향하는 사람도 꽤 많이 있다.
세리봉을 내려오면서 본 533봉은 그야말로 기암절벽이다.
월성봉은 533봉 뒤에 수줍은 듯 머리만 내밀고 숨어 있다.
533봉 오르는 길은 지금은 철계단을 전부 만들어 놓아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처음 계단을 오를 때 누군가 계단 글자를 세면서 올라 왔는지 285개의 계단이야 하면 큰 소리로 외친다.
그 이전에 산행을 하였던 산군들은 로프가 길고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기록하여 놓아서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한시름을 놓는다.
계단 곳곳에 2007, 7 글씨가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공사를 마친지 몇 달 되지 않는 모양이다.
수락재에서 보았을 때는 저 가파른 암릉을 어떻게 올라가나 하였지만 다행이도 계단 덕분에 수월하게 올라간다.
양촌 갈림길을 지나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커다란 소나무가 나온다.
여름이면 그늘에 앉아 모든 것을 잊고 쉬어 가고 싶은 소나무다.
이 소나무를 지나 눈길을 밟으며 올라서니 또 다시 자연이 연출한 아름다운 풍광 속을 걷는다.
모든 사람들이 자연의 걸작품 속에서 환호한다.
아이들과 여자들은 춤을 춘다.
눈과 나무와 얼음이 만들어낸 차라리 신이 만들었다고 해도 좋을 아름다운 곳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크고 펑퍼짐한 바위 두 개가 놓여 있다.
그 사이에 비석이 있는데 흔들바위.
바위 위에 올라가 흔들어 본다. 꼼짝도 안한다.
추워서 바위가 바닥에 얼어붙었나 싶어 한번 더 올라가 세게 흔들어본다 .
그러나 역시 꼼짝도 안한다.
누군가 흔들어 보고 흔들 거렸기에 흔들바위라 하였을 진데 내가 흔들어도 흔들거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름다운 눈꽃 속을 지나면 숲속에 벌판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헬기장인 모양인데 무척 크다.
헬기장으로 바로 가려 했더니 헬기장에 미리 가 있던 횡성 팀이 위로 돌아가면 정상 표지석이 있다고 돌아서 보고 오란다.
헬기장의 눈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눈 위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가족 단위도 무척 많다.
빨리 내려가자는 남자의 말에 여자가 세상에 이런 경치를 볼 기회가 언제 또 있겠냐고 가는 것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갈 길이 멀다.
헬기장을 나가면 두 개의 이정표가 반기고 바랑산 표시 방향으로 50m 정도 진행하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 내리막으로 내려가야 한다.
생각 없이 가다가 직진하면 덕곡리로 그냥 내려간다.
우리 팀 중 몇 명이 이 길로 갔다가 40분 알바 하였다.
급한 내리막을 아주 편하게 진행하면 법계사 갈림길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 봉우리를 오르면 덕배의 추모비를 지난다.
어떤 연유로 이곳에 추모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산우 일동이라고 한 것을 보면 산에서 죽은 것은 맞는 것 같은 데 강 건너 언덕에 어쩌구 하는 것을 보면 강은 도솔천을 이야기하는지 요단강을 이야기 하는지 궁금하다.
이곳을 지나 바랑산을 오른다.
이 바랑산을 지나면 421봉까지 편안하게 간다.
421봉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급경사 비탈길에 굵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이 줄을 잡고 급하게 내려가면 작은 물한이재에 도달한다.
오른쪽으로 흔적만 남은 임도가 있고 왼쪽으로 오솔길이 있다.
이곳을 지나 426봉을 오르는 도중에 위험한 암릉 오르막에는 금방 끊어질 것 같은 로프와 당기면 뽑힐 것 같은 나무가 있는데 그것에 의지하여 암릉을 오르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426봉을 지나 내려가면 물한이재에 도착한다.
이것으로 대둔산 종주를 마친다.
대둔산의 아름다움은 베티재에서 출발하여 마천대를 지나 서각봉 세리봉, 월성봉, 바랑산까지 이어지는 코스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중에 언제 시간이 나면 이 코스를 다시 밟아 보리라.
너무 아름답고 마음까지 맑아지는 종주 코스였다.
물한이재
물한이재에 도착한다.
엄청난 절개지 앞에 기가 질린다.
지금까지 이렇게 크고 어마어마한 절개지는 보지 못했다.
고속도로도 이런 절개지는 없었다.
그리고 이곳은 전부 바위로 이루어진 곳임에도 왜 굴을 뚫지 않고 전부 파헤쳤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굴을 뚫었으면 공사하기 훨씬 더 편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절개지 윗 부근에는 길도 만들어 놓지 않았고 수로도 만들어 놓지 않았다.
그냥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간다.
절개지의 모래가 같이 흘러내린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아래 단계로 내려가고자 하지만 도저히 내려 갈 수가 없다.
바위에 커다란 쇠말뚝을 박아 놓고 거기에 아주 가느다란 로프를 설치해 놓았지만 너무 위험해 보인다.
바닥은 물이 흘러 얼음 빙판이고 바위는 밟으면 무너지면서 미끄러진다.
아주 큰 바위인데 깨느라고 전부 조각을 만들어 놓았는지 아니면 산 자체가 조그만 돌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절개지를 내려와 보니 이제 마지막 50m 정도만 아스팔트 포장만 하면 물한이재 포장공사는 끝이 날 것 같다.
이 커다란 절개지를 미련스럽게 왜 파헤쳤을까.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
이것은 완전히 자연 파괴다.
이 절개지가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 유지비도 무척 많이 들어 갈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길을 만들 때 지금과 같은 미련하고 생각이 없는 공무원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구간은 표지판도 그렇고, 물한이재 공사도 그렇고 공무원들의 업무에 대해서 많이 생각나게 하는 구간이었다.
물한이재에서 덕목재까지
물한이재에서 덕목재까지는 길이 멀어서 그렇지 아주 편안한 산행이다.
오르내림도 별로 크지 않다. 또 별 특징도 없다.
아마 다음 구간 덕목재에서 양정고개까지 가는 구간도 지금 이 곳처럼 평탄한 재미없는 구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곰치재는 지도를 보면 임도를 따라가도 되게 되어 있는데 임도를 따라 가면 안 된다.
중간에 길이 없는 곳을 올라 와야 한다.
마지막 봉우리를 오르는데 꼬장이 아주 힘들어 절절매고 있다.
무릎이 아파서 도저히 못 걷겠단다.
다음 구간에도 이러면 안온다고 중얼거린다.
아직 장가도 못간 놈이 벌써 저렇게 기운이 없어서야...
마지막 봉우리에서 고속도로까지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고 인삼밭이 나타나고 송전탑 밑을 지나면 고속도로 앞에 도달하는데 오른쪽으로 계속 가야 빠져 나갈 수 있는 수로를 만나게 된다.
길이 없을 것 같은데 물이 흐르는 도랑이 있고 흐르는 도랑물을 따라 가면 된다.
이곳 고속도로는 무단 횡단할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다.
호남정맥 종주 때 88고속도로를 무단 횡단 하듯 건널 수는 없다.
고속도로를 넘어서면서 오늘 종주를 마친다.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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