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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산은 조용한데
구름이 앞에서 춤을 춘다.
사패, 포대, 오봉, 도봉주능선 사이에서
그림을 그리듯 춤을 춘다.
이 아름다운 산을
딸을 시집보내면서 사위에게
주었다 하여 사패산이라 하지만
이름만 가졌을 뿐
모든 것은 제 자리에 있네.
소처럼 힘이 센 우이암이
병풍처럼 서울을 안고 있는
만장봉을 끌고 가네.
자운봉, 선인봉이 바퀴되고
신선대가 의자가 되어서
탐스런 젖 봉오리
다섯 번을 넘으면
커다란 여성봉이 지키고
그 갈라진 사이로 나 있는 소나무
이것이 자연의 이치인가.
천년을 이어 온 삼각산의 이름을
왜놈들이 북한산으로 불렀는데
이제야 삼각산으로 바꾸고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이 같이 어우러진 모습
너무 아름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