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낙동정맥 종주를 마치고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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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정맥 종주를 마치고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낙동정맥 [완료] 2008. 1. 11. 15:07

     

     

     

     

     

     

     

     

     

     

    오늘은 상당히 덥군요,

    무더위가 벌써 찾아 온 모양입니다.

    지난 가을 서늘한 바람이 불던 날!

    부산 다대포 해변가 모래사장의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짠 내음 나는 바닷가에서  아침 식사를 했지요.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신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데 바다 내음과 술 냄새가 뒤덤벅이 되어서 참으로 기분이 묘했습니다.  

    밤 기차를 타고 부전역까지 가서 몰운대까지 택시를 타고 갈 때 택시 기사는 우리가 낚시 하러 가는 줄  알았지요.

     

    몰운대 공원을 배낭을 메고 들어 가니까 새벽 산책 나온 주민들이 너무 많은 바람에 약간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 다대포 뒤에 아파트 숲을 지나 산마루에 올라섰을 때 롯데 캐슬 아파트 짓느라고 모든 것을 막아 놓았을 때 그 황

    당함.

    왜 산 정상에다 아파트를 지어야만 하는지요.

    부산 개금동에 이르기까지는 산을 다니는 것이 아니더군요.

    조그만 산 하나 넘으면 아파트 단지와  빌딩 숲 속을 지나기를 수십번 해야 하니까요, 

    말이 낙동정맥 종주지 부산 시내를 걷는 것하고 똑  같았습니다.

    가다가 갈증이 나면 음료수 사 먹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배가 고프면 짜장면도 사 먹고 했지요.

    그리고 아파트 숲 속에서 길 찾기가 왜 그리 어렵던지요. 

    숲 속을 빠져 나가면 학교가 막아서고 운동장을 가로 질러 나가면 절벽이 나타나고 사람 하나 간신히 빠져 나가는 길을 찾아 헤

    매는 것이 꼭 미로 속을 헤매는 것과 같았지요.

    백병원을 지나 개금동 계림초등학교까지 가는 길이 숨박꼭질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지요.

    그래도 계속 진행하다가 성지곡 유원지 부근에서 포기를 해야 했을 때 그 좌절감. 내가 몸 관리를 이렇게 밖에 하지 못했나 하는

    충격, 이 모든 것이 힘들었지요.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스팔트 길을 걷는다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 몰랐던 것이지요.

    거리상으로는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성지곡 유원지 부근에서 만덕고개 까지는 나중에 다시 개금동 계림초등학교에서 만덕고개까지 다시 보충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느낀 것인데 낙동정맥은 삼수령에서 개금동까지 진행해도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

    다대포에서 개금동까지는 산 속을 걷는 것보다 아파트 숲속을 걷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으니까요.

     

     계명봉을 급하게 올랐다 급하게 다시 내려 와서는 고속도로 위를 다리로 지나갔고 건천 부근의 사룡산을 내려가서 고속도로를

    지날 때는 고속도로 아래 굴로 빠져 지나갔지요.

     또 백두대간 선상에서 추풍령을 지날 때 철길을 넘어 갔듯이 낙동정맥에서는 통리 역에서 철길 위로 지나가게 되는군요.

     낙동정맥  구간에는 1000m 가 넘는 산이 불과 8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산도 산 같지 않은 것이 오르내림이 심하여 상당히 힘이

    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1000m 넘는 산이 몇개나 되는지 한번 헤아려 볼까요

     백병산[1259m], 통고산[1067m],  백암산 [1004m], 검마산[1017m],  상운산[1114m], 가지산[1240 m], 면산[1245m],

    고현산[1033m]  이 중에서도 백병산과 백암산은 정맥 구간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요.

    백암산은 또 40분 이상 거리에 떨어져 있으니 정맥 구간에서는 6곳 밖에 안 되는 셈이지요.

     

    그런데 그 많은 산 같지 않은 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산이 몇 개가 있었지요.

    하나는 처음 시작하면서 첫 봉우리인  봉화산 이구요.

    아마 왜적이 쳐들어 왔을 때 가장 바다에 가까이 있는 산이니까. 횃불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 되겠지요. 

    그 한참 뒤에 맹동산 명동산을 지날 때 또 봉화산이 있었지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횃불 피우던 흔적이 있었구요.

     또 하나 특이한 산은 건천 부근의 관산인데 393m 밖에 되지 않는 산인데 그 곳을 지날 때 계속하여 그 주변을 맴돌았지요.

    산의 모양도 관 모양을 닮았구요. 

    아마 우리 조상들이 이 산을 많이 숭상했을만도 합니다. 높이는 얼마 되지 않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끌리는 산이더군요.

    큰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산이 아닌 것은 우리 인간 세상과 어찌저리 비슷할까 생각했습니다.

    강원도 가까이 오면서 산이 커지더군요.

     

     이제 지난 시간을 되돌려 볼까요.

    부산 시내를 지날 때 한쪽으로는 낙동강을 바라보고  한쪽으로는 부산시내와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을때 그 기분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지요.  

    서울에 있는 북한산을 종주하다보면 "아직 집 지을 곳이 많네"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 부산 한 복판을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전

    혀 공간이 없네" 였지요.

    그래서 산 정상까지 아파트가 올라오는 모양입니다.

    동래산성을 지나면서 오륜대와 낙동강을 한 곳에서 구경할 수 있고 김해공항의 비행기 오르내리는 소리를 들을 때 부산이 이런 곳이

    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오륜대가 얼마나 컸으면 바라 본 순철이 형님 왈

     " 저게 낙동강이야"  하고 이야기 하더군요. 

    부산 금정산성을 지나 금정산에 올라 부산도 보고 양산도 보았지요.

    태백에서 꺼꾸로 내려오는 팀이  금정산 정상에 오르면 우와! 하고 탄성을 지른다고 하던데 그런 감흥은 못 느껴서 아쉽기도 했구요.

     계명봉을 오를 때 경사가 너무 급하여 숨이 턱이 닿도록 힘이 들었는데 이 기분은 별바위를 오를 때는 경사도 경사지만 위험함에 몸

    서리를 쳤지만 올랐을 때 바로 앞에 보이는 그 유명한산지와 그 주변의 주왕산 능선을 바라보고 우와! 하고 소리쳤지요.

    양산 부근을 지날 때  후방지역인데 아직도 지뢰밭이 있는데 너무 놀라기도 했구요.

    양산 통도사 골프장 안으로 잘못 들어가 길 찾느라고 헤매고

    영축산을 지날 때는 산에 가지도 못하는 초보자를 순철이 형님이 데리고 오는 바람에 조바심도 내고 짜증도 내고 했지요,  

    모든 것은 조화가 맞아야 하는데 그 조화를 맞추지 못한 탓이지요.

    경주 단석산 부근을 지날 때는 목장도 많았고 산 속에 큰 교회가 있어서 황당하기도 또 신기하기도 했구요.

    단석산에 올라서 천년 역사의 경주를 바라보며 옛 화랑도가 이 산을 방패로 삼았겠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고

    숙재를 지나 갑자기 나타난 셀 수 없는 기도원에 으스스한 기분까지 들어 겁까지 났지요.

    사룡산을 내려와 고속도로 굴을 지나 애기지휴게소에서 점심 식사는 꿀맛이었구요.

    관산 주변을 뱅뱅 돌때는 조그만 한 것이 희얀한 산도 다 있다 생각이 들더군요.

    포항 가는 길인 시티재에 왔을 때는 너무 빨리 달리는 차와 너무 넓은 길에 공포스럽기조차 했지요.

    운주산의 아름다움도 구경하고

    한티재에서 조금 내려와 할머니 집에서 맛있는 순두부도 먹고

    대둔산을 내려올 때 그 급한 경사에 발목를 접질러 아직 고생을 하고

    백암산을 지나 검마산을 지날 때 너무 힘들고 멀었지요.

    산에 불이나서 타 버린 나무들을 너무 애통해 하고

    종주가 다 끝나고 삼수정에서 백병산을 바라 보았을 때 느끼는 회한

    그 어디에서, 누구에게도 말로 표현을 다 못하겠지요.

     

     낙동정맥은 백두대간과는 달리 우와 ! 하고 소리칠 수 있는 장소가 그리 많지는 않더군요.

    부산 시내를 지날 때

    금정산 정상에서

    지율스님 때문에 유명해진 천성산에 올랐을 때

    영축산과 가지산이 있는 영남알프스를 지날 때

    단석산에 올랐을 때

    별바위에 올랐을 때

    블랫재에서 운주산을 바라 보았을 때

    백암산 정상에서 바라 본 주변은 한마디로 환희 그 자체였지요.

    마지막 봉우리인 930봉에서 피재 방향을 바라 보았을 때  등등 몇 곳이 되지 않네요.

    사람마다 느끼는 감흥이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이제 하나의 산 줄기 탐사를 마쳤습니다.

    모든 만물이 여물어 가고 잠들 준비를 할 때 시작한 종주가 방금 앙증맞게 피기 시작한 꽃들을 맞으며 끝이 났습니다.

    조그만 꽃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신비스럽게 바라 봅니다.

    너무 예쁜 모습입니다.

    모든 것은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아름답지요.

    시들기 시작하면 어느 동식물이건 추해보이지요.

    추해보이지 않기 위해서 또 다른 시작을 해야 하는데 이제 몸이 망가진데가 많아서 가능할지 모르지만할 수 있을 때 까지 해 보아

    야겠지요.  

    추해 보이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태백 종점인 삼수령으로 마중 나온 아내와

     

     

     

    또 다른 시작이 내 앞에 이루어지기를 빌면서

     

     

     

              2006 년     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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