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5구간 [피재 -덕항산 -댓재]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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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구간 [피재 -덕항산 -댓재]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19

     

     

    제 25 구간 종주기 [피재 - 댓재]

     

     

    2004. 06. 06

     

    지난 구간에도 가기 전에 상가 집에 다녀왔는데 오늘도 역시 또 상가 집에 갔다가 저녁만 먹고 되돌아서 나왔다.

    그전 날 미리 가서 늦게까지 있어 준 것도 있지만 그래도 내일 일요일인데도 장지까지 가지 못하는 미안함을 감출길이 없다.

    나하고 가장 친한 친구의 부친이 돌아 가셨는데도 끝까지 슬픔을 같이 할 수 없음을 너무나 애통하게 생각한다. 

    나의 목표와 우정 사이에 어느 것이 중요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방향타는 나의 목표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었다.

    나중에 가면 되지 이 빌어먹을 자슥아 !. 이 일은 평생에 한번밖에 할 수 없는 것이잖아 이 자슥아 !

    마음속에는 “그래 맞다. 장지에 내가 가지 않으면 다른 녀석까지 나를 욕 할 거야”!

    양 갈래 길에서 어느 쪽에 서야 할까

    친구 녀석에게 빌었다.

    두 손을 맞잡고 “내일 가보지 못해 미안하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으면 꼭 갈게. 이번만은 용서해라” 빌고 또 빌었다. 

    그것을 감싸기라도 하듯 친구 놈은 형들에게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 얘가 백두대간 종주하잖아. 그래 오늘 가야 된대”

    이 녀석은 친구가 장지에 와 주지 않는 서운함과 그래도 그 꼴에 백두대간한다고 껍적대는 친구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교차하고 있는 것

    같다.

    종관아 ! 미안하다! 하고 나오는데 다른 분향실의 울부짖음이 온 세상을 뒤흔들어 놓는다.

    애인과 다투다가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여자 친구가 밀어서 남자 친구가 떨어져 죽은 모양이다.

    친구들과 부모 친척들의 울부짖으며 악을  쓰는 소리에 소름이 끼친다.

     

     낮에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었더니 온 몸이 무겁고 귀찮아진다.

    상가에서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빵집에 들렸더니 문을 닫아 놓았다.

    내일 아침에 빵 조각 먹고 때우려 했더니 그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할 때 밥을 먹으려면 왜 그리 안 넘어가는지......

    새벽부터 시작해서 몇 시간이 지나서 시장기가 돌 만도 하건만 밥맛은 영 아니다.

    아침을 항상 7시 30분에 먹어서 1~ 2 시간 당겨졌다고 식욕에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구멍가게에 들려 빵을 산다.

    맛이 없을 줄 알지만 혹시나 이것이 조금 나을까 싶어서 준비를 해 본다.

    대부분은 산에서 빵을 잘 먹지 않는 것 같다.

    어르신들 몇 분만 빵과 떡을 들고 왔다 갔다 하지 대부분은 간단하게 김밥이나 밥을 가지고 다닌다.

    집에 왔을 때 집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상가 집 있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집에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산다.

    9시가 넘어서 뉴스를 본다.

    내일은 얼마나 더우려나. 비가 오려나. 물은 얼마나 준비해야 되나

    온갖 잡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구간 이번에 갔다 오고 다음 구간까지 끝내면 긴 시간을 종주하는 것은 없으리니

    6월이 지나면 발바닥 화끈거리기 전에 종주가 끝나는 구간이 대부분 아닐까 싶고, 이제 다 끝나간다는 편안함에 훨씬 수월해지리라 본다.

     

     

    2004 .06.06

     

    12 :05 집을 나서다.

     

    잠을 자면 좋겠지만 그러나 어쩌리 또 그날은 다가오고 하는 수 없이 집을 나서기는 하는데 25분전에 나서면서 오늘은 아마 내가 제일

    일찍 나갈거야 했건만 벌써 서대장과 상호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도착한 산악마라톤 주자가 먼저 번에 츄리닝 바람에 나타나더니 이번에는 몸빼 차림으로 나타난다.  

    모두들 어이없어 멍한 표정이다.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버스가 오늘은 제대로 온다.

    두 번을 연거푸 기다리고 있는 반대편에 와서 서는 바람에 오늘도 그럴 줄 알고 아예 반대편에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었더니 오늘은

    어쩌려구 버스가 제대로 들어온다. 

    몸빼바지가 멀미난다고 앞에 앉아야 한단다. 

    버스는 오늘의 시작점을 향해 출발하는데 빌어먹을 버스가 다 닳고 닳아서 라이닝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100리 바깥에서도 자는

    사람 다 깨워 놓을 정도로 시끄럽고 또 얼마나 휘잡아 돌리는지 차 안에 있는 온갖 것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한숨 자려 했으나 에어컨은 얼마나 세게 돌리는지 추워서 전신이 덜덜 떨린다.

    오늘 하루 초반부터 완전히 망친 기분이다.

    버스가 피재에 도착하자 내려갔던 산우들이 춥다며 다시 들어온다.

    태백산의 냉기가 흐르는 모양이다.  

    버스에서 벌벌 떨다가 추운 산 속에 서 있으니 오죽하랴

    추위를 모면하기 위해서 재빨리 출발한다.

    버스는 어디로 가려는지 내려놓자마자 바로 도망가 버린다.

    버스는 가고 이제는 죽으라고 버스가 기다리는 데까지 갈 수 밖에 없다.

     

    03 : 15 피재와 같이 달리는 차 소리

    초승달이 을씨년스럽다.

    달은 달덩이처럼 둥그래야 보기가 좋은 모양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초승달에 찬바람이 이는 것 같다.

    오랜만에 보는 별들이 오히려 더 반짝인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삼태성, 군대 있을 때 가장 친했던 별이다.

    그 삼태성을 보고 나면  북두칠성을 찾고  하나, 둘, 다섯 세며 북극성이 저기 있네

    이제는 다 지난날의 추억이려니 

    시멘트 포장길로 가는 가 했더니 정자 뒤로 오르면서 오늘의 시작점을 찍다.

    처음부터 잡목이 앞을 가로 막는다.

    왼쪽으로는 차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린다.

    깊은 밤에 길이 넓어서인가 왜 저렇게 달리는지......

    노루메기재에 가면 피재에서 시작했던 시멘트 포장길이 여기서 또 만난다.

    여기서 건의령까지 잡목투성이다.

    앞 사람에 바짝 붙어 가다가는 얼굴 회초리로 한대 얻어맞기 꼭 알맞다.

    오른쪽으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철사 줄로 막아 놓았는데 일부는 바닥에 떨어져 있어 지나가는 등산객이 발이라도 걸리는 날에는 틀림

    없이 발목 잘라지는 일만 남았다.

     

    발제비 : 예전에 주목 나무가 철조망 안에 있더리구,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보려고 철조망을 잡았는데 전기가 오잖아. 기절할 뻔 했잖아!

    감초당 : 그 자식들 미쳤잖아 , 전기에 예민한 사람들이 만약 만졌다가 죽으면 누가 책임질려구 그래. 무식한 놈들 같으니라구

     

    이 부근에 주목나무나 어떤 값이 비싼 물건은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아마 짐승을 키우면서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설치하지 않았나

    싶다.

    짐승들의 몸이 줄에 닿는 순간 놀라서 죽으면 바비큐를 바로 해 먹으려고 게산도 철저히 한 것 같다.

    동쪽이 붉게 물이 들어 타는 듯 하는 데 정작 해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05 : 00 건의령에는 어디에서 날라 온 돌로 가득차고

    건의령에는 돌이 엄청나게 쌓여 있다.

    어디서 무슨 이유로 모아 놓았는지 궁금하다. 

    둘밭마을 이정표가 매달려 있는데 매달아 놓은지 많은 세월이 지난 것 같다. 

    이름 비슷하게 둘밭을 돌밭이라고 기억하기 좋게 하기 위해서 돌을 준비 해 놓았다고 생각하면 억측일까

    푯대봉을 올라가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채석장에는 이른 새벽 시간인데도 트럭 구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06 : 00 백두대간 종주 중  바다가 처음 보이는 푯대봉

    건의령에서 숨이 약간 찰 정도로 오르면 푯대봉 갈림길이 나온다. 

    푯대봉 갈림길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푯대봉에 무엇이 있나 궁금해서 배낭은 놔두고 빈 몸으로 어슬렁어슬렁 발품을 팔아 본다.

    푯대봉에는 안테나가 있어서 인지 주변 잡목을 전부 제거 해 놓아서 전망이 아주 좋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안 쪽의 능선은 가히 환상적이고, 구석진 쪽으로 보이는 동해안의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2척의 배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다.

     

    지리산 웅석봉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이 오늘에 와서야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왔구나. 

    처음으로 보이는 바다에 얼마나 가슴이 설레던지.....

     

    냉방병에 걸렸다는 심재무가 비실비실 한다.

    오랜 시간 기다려도 보이지 않자 몸빼 바지가 되돌아가 마중을 가더니 재무 배낭을 지고 뛰어 올라온다.

     

    모두들 박수를 친다. .

    처진 사람은 처진 사람이고 그냥 앞으로 쭈~욱 빼자는데도 뒤에 따라오는 안전부장이 너무 힘이 들어 안 된다고 같이 가자는 서대장의

    한마디에 전부 우두커니 서 있다.

    여기서 구부시령까지는 양 쪽으로 늘어 선 도토리나무의 환영을 받으며 진행한다.

    이 부근에는 도토리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가을에 도토리가 필요하신 분들은 이리로 오시라.

     

     

    08 : 10 구부시령 주막의 흔적을 찾아서

    구부시령 주변에는 예전에 마을을 형성할  정도의 흔적이 남아 있고  평탄하고 아늑하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돌무더기 앞 쪽으로 주막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 해 본다.

    얼마나 기구한 팔자이길래 9명이나 되는 남정네를 바꾸어 가며 살았을까,

    띨빵이 띨빵답게 “여자가 남자 9명이나 갈아 치우면서 살았으면 복 밭은 것 아니예요” 한다.  한번 그렇게 살아보시지

    남자만 만나면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 그 주모의 팔자가 행복했을까. 기구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조상 묘를 잘못 썼나. 아니면 여자가 너무 색이 강해서 남정네가 말라 죽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이 깊은 산 속에서 외딴 집이었다면 두 남녀가 할일이 무엇이 있었을까

    아이고, 아이고 내 팔자야 !

    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한 남정네 만나 평생해로 하지 못 할꼬

    두 번째 세 번째 그 이후 지나면서 울음소리도 줄어들고 그냥 덤덤하게 그러려니 하고

     

     

    08 : 45 덕항산에는 나무숲이 우거지고

    덕항산 바로 밑에는 큰 폭포가 몇 개나 있고 3000명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이 덕항산에는 물이 없단다.

    비가 오면 바로 산 속의 굴로 스며들어가는 바람에 샘이 없는 산이 이 덕항산이라는데 물이 없음에도 산에는 큰 나무들이 엄청나게 우거져

    있는데 이것은 어찌 된 일일까

    정선 민둥산에 가면 나무는 하나도 없고 억새만이 자라고 있어 사연인 즉 밑에 큰 굴이 있어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는데 덕항산과 민둥산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덕항산 정상에는 앉아 쉴 자리는 전혀 없고 산불감시초소만이 덩그렇게 산꼭대기의 높이만 더해 가고 있다.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이 있는데 전국 100대 명산 중의 하나라고 삼척시 산악회에서 설치하여 놓았다. 

     

     

     

     

     

     

    그런데 별 폼은 나지 않는 산인데 아마 등산도 하고 난 후 환선굴 구경거리 덕분에 유명산에 포함되지 않았을까 싶다.

    푯대봉에서는 바다의 일부만 보이더니 이제는 온통 바다다.

    반이 바다다. 확 트인 바다를 보니 가슴까지 확 트이고 바닷가 아파트가 바닷물에 잠길 듯 말 듯 가물거린다. 

     

    덕항산에서 본 동해 바다 방향

     

     

    울산서 왔다는 아주머니가  우리 틈새를 비집고 앞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한 이불 덮고 자는 사람이 늦는 바람에 다른 사람 전부 앞에 갔는데 뒤에 처져서 가는데 못내 불안하고 아쉽다는 모습이다.

    “남편은 어디 있어요”

    “저 뒤에 오고 있어요,”  등산 시작한지 2시간 되었단다.

    그 2시간 사이에 신랑이 얼마나 뒤에 처졌는지 모른다고 투덜거린다.

    남자 같으면 여자가 뒤에 처지면 놔두고 가지는 않습니다. 기다렸다 같이 가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틈만 나면 가려고 다람쥐처럼 나댄다.

    “7월부터 진부령에서 시작하는 백두대간에 합류하는데 잘 하면 중간에 한번 만나겠네예”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긴 채 앞으로 나선다.

    그러나 같은 팀들은 바로 앞에서 쉬고 있는 것을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이 팀들은 지곡산에서 모여 쉬고 있었다.

    지곡산에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카메라가 찍히지 않는다.

    집에서 연습을 했는데도 안 된다.

    나중에 보니 충전용 건전지가 아니라 일회용 건전지를 장착을 했으니 처음에는 되어도 나중에는 안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을

     

    자암재에는 길이 네 갈래 길이 있다.

    그냥 지나치면 환선굴 쪽으로 빠지기 십상이다.

    댓재 가는 길과 환선굴 가는 길이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하다.

     

    자암재에서 본 환선굴 계곡

     

     

    11 : 00 고랭지 채소밭에서

    엄청나게 넓다. 비탈도 심하다.

    강원도 비탈 밭,

    그 유명한 비탈 밭을 매봉산에서 보고 여기서도 보다.

    조그만 모종 배추를 심으려는 모양인데 심지도 않아서 모종이 노랗게 병들어 죽어 있다.

    토양도 척박한데 비실비실하는 것을 심어서 살수 있을지 궁금하다.

    채소밭 아래에 보이는 마을은 집이 한옥으로 깔끔하게 지어져 있는데 이주단지 마을이라 그런지 산 속에서 상당히 아늑한 느낌을 준다.

    워 이, 워 이 이랴. 이랴. 비탈 밭을 가는 농부와 소가 너무 힘겨워 보인다.

    한 이랑 타는데 저런 세월로 언제 저 밭을 다 탈까.

    한 바탕 노래나 부르면 소도 덜 힘들고 , 농부도 덜 힘들건만 그 흔한 노래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구먼 .

    가세 가세 이 한 골타면 한골도 또 줄어드니 가세 가세 어서 가세

    300만평 이 넓은 밭 언제나 다 갈려나. 

    오늘 갈고 내일 갈고 오늘 갈면 누가 뒤에 모종 심겠지

    에헤라디여 에헤라디여.

     

     

     

    채소밭 부근의 백두대간 지도는 약간 변동이 있으니 고쳐야 할 것 같다.

    안테나가 있는 1058봉에서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 큰재 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편한다고 고랭지 채소밭 사이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가면

    독도 실패한다.

    무조건 안테나 있는 봉우리를 올라 능선을 타는 것이 제 길로 가는 것이다.

    지도상의 길은 시멘트 길을 따라 가면 대간 능선을 다시 만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만나지는 못한다. 

    괜히 남 농사 다 망치지 말고 애초 능선을 타라

     

     

     

     

     

     

     

     

     

     

     

     

    큰재에서 황장산까지는 능선의 연속

     

     

    큰재에서

     

    황장산 가는 길


    조그만 봉우리 하나 나타나면 저 것만 넘으면 되겠지 하면 또 봉우리 하나 나타나고 그러기를 수십번 ...

    어느 순간 밑에서 차가 다니는 소리가 들리고 봉우리를 올라서는 순간 밑에는 큰 길이 펼쳐지고

    우와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안도감,

    드디어 황장산 정상에 서 있는 모양이다.

     

     

     

     

    황장산에서 본 동해

     

    황장목이 많아서 황장산이라는 황장목이 어떤 나무인지 구경할 수조차 없구나.

    궁궐에서 사용 했다는 황장목, 껍질을 벗기면 누런 살을 들어낸다고 해서 황장목이라는데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에 보이는 두타산의 웅장함이 그 뒤로 연결되어 있는 청옥산이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는다.

    동해안의 아름다운 광경이 나무 사이로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거기에 넋을 빼면 아래쪽으로 굴러 떨어지기 알맞다.

    또 만약 굴러 떨어지면 누가 그것을 목격하기 전에는 그 사람 그 속에서 불귀의 몸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피재에서 댓재 구간에는 동해안 쪽으로 그야말로 절벽이다.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엄청난 손해를 볼 구간이다.

    쳐다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절벽이다.

    이 곳이 만약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면 수많은 사람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13 : 35 댓재에는 막걸리가

     중간에 오면서 서대장과 명호가 댓재에 누가 막걸리 가지고 온다고 했다며 군침을 흘린다.

    이문서점 아들이 동창인데 오늘 가지고 온다나, 사람이 좋다 보니까 의리는 있어 가지고 여하튼 좋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냐.

    댓재에 도착하니 열무김치가 있고, 바나나가 있고 막걸 리가 있다.

    한 모금만 마시면 아주 맛이 일품인데 자꾸 먹으라고 강권하는 바람에 또 소주처럼 쓴 것도 아니고 달짝찌근하여 받아 먹다보니 댓 잔

    먹은 것 같다.

    머리가 아프다.

    빙빙 돌 정도로 골을 때린다.

    버스가 강릉으로 향하면서 틀어 놓은 에어컨의 냄새와 어울려 이젠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되었다.

    고속도로로 가니까 길이 훨씬 더 멀어진 느낌이다.

    이번 구간의 특징은 헬기장이 없다는 점이다.

     

     

     

     

     

     

     

     

     

     

     

     

     

    김승기 산우의 집에서 저녁 회식을

     

     

    반찬이 무척 맛있다.

    내 입맛에는 딱 맞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고기보다는 반찬이 음식 솜씨가 너무 좋다.

     

    나중에 기회 있으면 다시 한번 가리라.   

     

    이제는 모두 다 헤어질 걱정을 한다.

    몇 구간 남지 않았음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모양이다.

     

    완주 후에 6개월에 한번씩이라도 만납시다.

    얼마나 정겨운 얼굴들인가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족을 제외하고 이렇게 장시간을 같이 한 적이 있었나요.

    어찌 보면 가족보다 더 정겨운 얼굴들인데 어디서 또 다시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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