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3 구간[도래기재 - 태백산- 화방재]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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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구간[도래기재 - 태백산- 화방재]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16

     

    제 23 구간 백두대간 종주기[도래기재 - 태백산 - 화방재]

     

    2004. 05. 23 03 : 10 출발

     

     

     

    어제 저녁 모임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잠 잘 시간도 없이 TV만 보다가 내가 일찍 나가는 것이 집사람 자는데 도와주는 것 일 테고, 나

    하나만 고생하면 되지 남까지 고생시킬 필요가 있을까 싶다.

    또 나가면 누군가 미리 나와서 이야기 할 수는 있겠지 하는 기대감에 2시에 집을 나섰다.

    밤이라 그런지 택시 기사가 신호등 무시하는 바람에 3분도 안 걸려서 도착했다.

    그러나 아무도 없다.

    그 시간까지 술 먹고 미친놈처럼 소리 지르는 패거리만이 거리를 배회하고 2시가 넘어서면서 술 집 가게의 문이 이제야 닫히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내가 항상 꼴찌로 나왔었는데 그게 1-2 분 차이였던 모양이다.

    잠시 후 서대장이 도착하면서

    “ 30분 정도 늦어진데”

    빌어먹을 잠이나 좀 자 둘걸.

    오늘따라 괜히 일찍 나와 가지고 술 처 먹고 비틀거리는 년놈 들 구경하느라 구역질만 나게 생겼네

    10분 정도 사이에 모두들 도착하면서 30분 정도 늦어진다는 이야기에 거리 바닥에 술판이 벌어진다.

     

    명호 왈.

    “매고 가기 힘든데 잘 됐네” 하면서 배낭을 뒤적거리더니 부침을 바닥에 펴고

    정숙 누이는 차에 제일 좋아하는 백세주가 짝으로 있다나 뭐 이러면서 작은 것은 한 병씩 쭈~욱

    큰 병은 따서 돌리니 금방  게눈 감추듯이 없어진다.

    작은 병 하나씩 나누어 준 것까지 그냥 순식간에 해 치운다.

    권수와 그 매형은 아직 양이 차지 않은 표정이다.

     

    권수가 “ 아줌마가 역전에 가서 기다리다 아무도 없어서 집으로 다시 갔대. 가서 순철이 형네 집에 전화 걸었더니 나갔다고 했나 봐  가서

    데리고 와도 될까”

    .정숙 누이가 악을 쓴다.

    “ 뭐 하러 데리고 오냐. 그렇게 따지면 온다는 사람도 못 오게 하면서 누구는 오고 누구는 못 오냐. 먼저 번에 버스 안에서 현 대원 22명

    이외는 누구도 참석할 수 없다고 해 놓고 뭐 하는 짓꺼리냐”

    언제 갔다 왔는지 권수가 아줌마 하나를 데리고 건너편 길목에 서 있다. 

    오늘 저 자식 고생께나 하게 생겼구먼.

    지금까지 오면서 자기 딴에는 잘 다니고 우리나라 산 어디어디를 갔다 왔다고 떠벌이고 백두산까지 갔다고 왔다고 자랑을 늘어 놓아도

    2시간 채 지나지 않아 뻗는 것을 많이 보았으면서도 저 짓거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버스가 가까이 왔다는 소리에 길바닥에 차려진 술상은 거두어지고 잽싸게 짐을 챙긴다.

    대장이 버스가 제대로 찾아올까 걱정을 하더니 기우대로 되어 버렸다.

    어디로 돌아 왔는지 건너편에 와서 선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출발하는데 시작부터 휘청거린다. 

    버스 안에 불이 꺼지면서 잠을 청하려하나

    뒷좌석 덜컹거리는 것이 얼마나 심한지 한번 덜컹하면 머리가 천정에 닿을 지경이다. 

    이 판에도 권수가 코를 드르렁거리며 잠을 자는데 신기하기 짝이 없다.

    관운장은 어떻게 자나 하고 살펴 보았더니 차렷 자세로 자는데 아 ! 역시 해병대 출신답구나 싶다.

    한번 브레이크 잡으면 운전기사 앞으로 쫘~악 달려 갈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이 요동도 않고 잠을 잘도 잔다.

    이 요동치는 차 속에서도 시룩시룩 잠을 잘 자는 것을 보니 괜히 열 받는다.

    눈을 뜨고 높은 자리에 앉아서 버스 움직이는 것을 보니까 앞이 도는 회전 각도는 훨씬 더 큰 것 같은데 왜 뒤에가 더 불편하냐 말이다.

     

     

    04 : 50 이른 새벽에 새들의 울름소리는 요란하고

    멀미 날까봐 앞에 버스 움직임만 바라보다가 보니 도래기재에 도착을 알리는 순간 시계는 04 :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평상시에는 도착하기 10분 전 쯤에 불이 켜지더니만 오늘은 도착해서야 불이 켜지고 짐을 챙겨 가지고 내려 서기 바쁘다.

    그 와중에도 서대장은 제상에 차릴 음식을 하나씩 가지고 가라고 소리를 지르건만 누가 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고 내려 가 버린다.

    “ 야! 막내 네 배낭에 더 들어 갈 자리가 있냐!”  하고 소리 지르지만

    “ 이제 더 들어 갈 자리가 없어요”  되돌아 오는 말이다.

    그래도 만만한 게 권수 밖에 더 있을까.

    권수는 이미 돼지머리 대신에 떡을 한 시루 짊어졌는데 어디다 더 짊어지라고 난리인지 원 .......

    결국 제물은 권수, 상호, 대장, 총무가 짊어지고 만다.

     

     5분 만에 준비를 마친 대원들 모두 시작점에 서서 등산 안내도를 보다.

    오늘 하루 날이 밝기도 전에 벌써 새들의 지저기는  소리가 시끄럽다.

    그래도 가장 눈에 익은 소리는 뻐꾸기 소리와 비둘기 소리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계단과 밧줄이 나타난다.

    괜히 겁을 준다. 

    조금 지나자 임도가 나타나고 쓰지도 못 할 헬기장이 두 개나 나타나면서 지나면 또 다시 임도가 나타는데 이 임도는 상당히 넓다.

    포장만 하면 될 정도로 의외로 넓은 길이다.

    임도에는 너무나 멋진 소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 임도를 건너 구룡산을 오르는데 경사도 급하다. 

    권수가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옆으로 빠지고 권수도 같이 빠진다.

    나머지 대원들은 앞으로 나아간다.

     

     

    06 : 50 구룡산 아래는 비포장 비행장이

     

    구룡산[1345m] 정상에 올라서니 앞이 훤해진다.

    태백산과 함백산 그리고 지나 온 소백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구룡산에서 본 도래기재

     

    구룡산에서 본 신선봉

     

    구룡산에서 본 옥돌봉

     

     

    구룡산에서부터는 강원도와 경상도의 경계로 진행을 한다.

    무슨 비행장이 포장도 안한 비행장이 있을까.

    산으로 빙 둘러 싸인 원 안에 들판이 아니라 비행장이 있는데 공군 사격장이란다.

    일본서 날아 온 미국놈들이 여기까지 와서 사격 연습을 하고 간단다.

    구룡산 정상 헬기장에는 표지석이 잘 만들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 볼품없는 뾰죽이 세워 놓은 표지목에서 사진을 찍느라고

    난리이다.

     

     

     

    아마 아침 햇살 때문이니라.

     

    옆집에서 아들 결혼식 마치고 신혼 여행 갔다가 와서 처갓집에서 들려 보낸 인절미를 어제 저녁 보내 왔는데 집에 있어 보아야 누가

    먹을  사람도  없을 것 같아 아침으로 대신 끼니나 때워야지 하는 생각에 들고 왔다.

    그런데 떡을 먹는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나중에 내 혼자 산에 올 일이 있으면 쉬지 않고 그냥 걸어가면서 질겅질겅 씹으면 딱 맞을 것 같다.

     

    구룡산에서 고직령까지는 멧돼지들의 놀이터다.

     

    구룡산에서 곰넘이재까지 등산로 양 옆으로 나무를 베어 쌓아 놓았는데 오래 되었는지 전부 못 쓸 정도다.

    그런데 민총무가 거기서 능이버섯을 한 봉지 땄다.

    방화선을 구축하기 위해 나무를 베고 선을 만들었다는데 지금은 기능을 상실한 것 같다. 

    버섯 중에 최고 맛이 있다는 버섯을 땄으니 오늘 수지 맞았다.

     

     

    07 : 25 곰넘이재

     

    곰넘이재에 도착하니 표지판에 적힌 동네 이름이 희얀하다. 

    곰넘이재[참새골입구] 구룡산 5km, 차돌베기 6km, 신선봉 2km[1시간]

    차돌배기는 뭐고 참새골은 또 무엇인지 이름이냐고 철딱서니 없게 지어 놓았다.

     

    곰넘이재에서 신선봉으로 향하는 길은 차가 지나갔는지 차 바퀴 자국이 있는데 차는 아닌 것 같고 경운기가 지나간 것 같다.

    이 자국은 신선봉 바로 밑에 묘지가 나타날 때 까지 계속된다.

     

    이 큰 묘지를 지나면서 신선봉 정상까지 산죽이 계속된다.

     

     

    09 : 20 신선봉 정상의 경주 손씨 묘

     

    신선봉 정상에는 어떤 녀석인지 모르나 묘지를 써 놓았다.

    신선봉이 아니라 묘지봉이다.

     그 덕분에 정상 표지판은 바로 아래 나무에 매달려 있다.

    묘지는 경주 손씨 묘소이다.

     

     

     

     

    별 볼일도 없는 산 같은데 어디서 왔는지 열댓명 되는 등산객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올라온다.

    신선봉에서 차돌베기까지 무슨 산죽이 내 키를 훌쩍 넘는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큰 산죽이다.

    김영길 어르신 뿌리도 없는 당귀를 뽑아 가지고 와서는 약재로 쓴다는데 글쎄올시다.

     

     

    10 : 00 차돌베기는 아늑한 곳

     

    차돌베기에 도착하니 먼저 갔던 대원들이 쉬고 있다.

    신선봉에서 사진 한 장 찍으려다 너무 뒤에 처졌다.

    상당히 편안하고 아늑한 장소다.

    이형규 대원이 나무 올라가서 멧돼지 나타났을 때 나무 위에 올라가서 대피하는 요령을 시범을 보이고 있다.

    희양산을 지날 때 혹시 멧돼지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조바심이 나서 긴장을 했는데 역시 언제 나타나도 나타나는구 먼

    남이 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정숙 선배가 똑 같이 올라 가서 시범을 보인다

     

     동쪽으로 향하던 대간 길이 이 차돌베기를 기점으로 하여 북쪽으로 향한다.

    지금부터는 오로지 북으로,북으로 가기만 하면 된단다.

    "차돌베기에는 태백산 10km , 3시간 30분 소요" 라는 표지판이 있다.   

    어디로 가든 능선 타고  북으로만 가면 끝까지 갈 수 있으리.

    친구 마누라 얼굴도 못 알아 본 미안함에 뒤에 따라 붙지만 깃대봉을 올라가면서 이내 옆으로 비켜 앉으며 나 보고 먼저 갈 것을 권한다.

    쉬면 더 힘드니 그냥 천천히 쉬엄 쉬엄 가라고 해도 고개 만 살레살레 저어 내 혼자 발 길을 옮긴다.

    깃대봉을 오르면서 사람 키 만하게 이러저리 골을 많이 파 놓았는데 어떤 목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취나물 채취하기 바쁜 주일중 대원이 오늘 하루 종일 최고 바쁜 것 같다.

     

     

    11 :00 깃대봉의 취나물

     

    깃대봉에서 식사를 하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문수봉이 깨끗해 보인다.

    부소봉으로 해서 문수봉 쪽으로 강원도와 경상도가 경계를 이루니 앞으로 약 2시간 정도 후면 경상도와는 이젠 영영 이별이리..

     

    부소산에서 본 마루금

     

    부소산에서 본 태백산

     

    이제 마지막 남은 경상도 구간에 아쉬움을 표하다.

    점심 식사 후 서대장이 제물 가진 사람은 앞으로 먼저 나서라고 외친다.

     

    길영진 : 아침에 출발할 때 버스에서 나보고 제물 가지고 가라 하잖아

    심태연 : 그래서 지금 가지고 가

    길영진 : 미쳤어 내가 그걸 가지고 가게

      아 ! 그러고 보니까 그거 안 가지고 갔다고 총무가 삐져서 맥주 다 먹고 우리 안 준 모양이다 그지.

    글쎄 그런 것 같지는 안던데

     

     

     

    깃대봉을 올라오면서 쉬지 않고 취나물을 채취하더니만

    주일중대원 : “올라 오면서 보니까 좋은 게 점점 더 많아”

    김찬호 : 먼저 채취한 것 내 버리고 새 것으로 다시 채취하세요“

    그래도 버리기는 너무 아까운 모양이다. 아무 소리 없는 것을 보니 버리면 잽싸게 주워 갈까 했더니만.

    깃대봉에서 부소봉으로 향하는 중간에 1461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과히 일품이다. 

    멀리 바위가 크게 두개 봉긋이 솟아 있는 산이 무슨 산인지 궁금하다.

     

    주변에 나물 채취 짐들이 무척 많다.

    기운이 있으면 하나 덜렁 주워 가면 좋을텐데 기운이 없어 못한다.

    또 남의 것이고 저 사람 어차피 내려가면 팔텐데 그러면 팔라고 하지 뭐

    부소봉 가는 길가에 피어 있는 얼러지가 청초하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그게 갖고 싶었던지 캘려고 노력했지만 잡히는 것은 잎 밖에 없고 뿌리는 땅 속에 박혀 나오지를 않는다.

    무슨 잎이 저렇게 약할까. 하

    긴 흔들리지 않고서는 꽃을 피울 수 없다 하더니 꼭 그렇다.

    이제 이 부소봉을 지나면 경상도여 영원이가 되건만 기념파티 할 장소도 없다.

    부소봉을 지나면서 철쭉이 꽃망우리를 이제 조그맣게 필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깃대봉에서 부소봉을 지나 태백산까지의 대간길은 신라시대 보부상들이 넘던 고개로 하늘고개라 불렀다 한다.

     

     

    13 :00 태백산의 철쭉제

     

    태백산 천제단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태백산 철쭉제는 아직 피지 않은 철쭉 때문에 이른 감이 있다.

     

     태백산  정상 아래 천신단 하단

     

     천제단에서 본 마루금

     

     

     

     

     

     

     

     

     

    왼쪽으로 보이는 필승사격장은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폭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구룡산에서 바라 보았을 때는 바닥만 보이더니 태백산에서는 폭격 장소가 사태가 난 것처럼 벌거벗고 있다.

    매향리 사격장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영월 상동 사람들의 시위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서 여기까지 날아 와서 사격 연습을 한다니 얼마나 시끄러울까.

     

    천제단 언덕에 도착하니 순철이 형이 성질이 끝까지 나서 난리다.

    제물 가지고 있는 사람 아직도 올라오지 않았다고 벼락치듯 하는데 저런다고 뒤에 있는 사람이 비행기 타고 오는 것도 아닐진데

    어찌 저리 성질이 급할까 싶다.

    권수를 제외 한 제천 사람들. 급하기는 얼마나 급한지 그 상황에 잘못 걸려들면 얻어 터지는 수가 있으니 한참 지나 성질 다 죽고 난 후

    이것 어디서 뒈진 것 아냐 하고 슬슬 걱정이 될 시간에 나타나야 대접 받는다.

    천제단의 젯상은  수많은 사람들이 제를 들이고 치우지도 않아서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제를 지내고 떡을 써는데 썰기도 전에 집어 가는데 정작 썰고 있는 나는 떡 한 조각 구경 못했다.

    건너편에 보이는 함백산의 철탑이 구룡산에서 보았을 때는 태백산과 함백산의 거리가 무척 멀게만 느껴졌는데 여기서 보니 한발로 뽈짝

    건너 뛸 정도로 가깝다.

     

     

     

     

     

     

     

     

     

     

    장군봉

     

     

    13 ;45 유일사

     

    유일사로 내려오는 길에 주목나무에는 반은 스티로폼으로 꽉 차 있다.

    집수리 하고 나면 집이 샐까 봐 쏘는 것으로 꽉 채워져 있다.

     

     

     

     

    유일사까지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아 무척 힘이 든다.

    아마 길이 유실이 많이 되어서 돌계단을 만든 모양이다.

    유일사 가까이 오니 흙은 한 봉지씩 가지고 가서 중간중간 뿌려 놓으라는  안내판이 있다. 

     돌 계단이 무릎을 고장나게 만든다.

     

    태백산 내리막길

     

    유일사를 지나며

     

     

    유일사 입구에는 방명록이 있다.

    “이름 적고 가야 됩니까”

    “아뇨. 등을 달 사람만 적고 가시면 됩니다. 

    아가씨가 지키고 서서 그냥 지나가는 내가 마냥 서운한 모양이다.

    산신각이 보이고 새길치 매표소가 100m 남아 있다는 표지를 보고 이제 다 왔구나 하고 실실 놀면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지만 경사

    가 아주 급하여 천천히 내려 왔는데 다 와서 보니까 빌어먹을 차가 없고, 휴게소도 없다.

    위에서 바라 보았을 때 청색의 색이 눈에 들어 온 것은 차가 아니라 어느 집 행랑 창고였다.

    이처럼 맥이 빠지는 수가 있을까.

    할 수 없이 더 진행할 수 밖에 더 있을까.

    채소 밭인지 모르나 남의 집 밭을 가로질러 능선을 하나 더 넘어야 하는 가보다.

     

    1174 봉에서 본 함백산

     

     

    여기서 시작하여 태백산으로 올라가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매표소는 만들어 놓았으니 벌써 문을 닫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직원 인건비도 나오지 않겠다.

    함백산의 철탑은 이제 보이지 않고 내리막으로 어평재 휴게소가 보인다.

     

     

    15 : 10 화방재

     

    어평재 휴게소에서 함백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화방재 산신각

     

     

     

     

     

    다음번에 만항재까지 차 타고 올라 가도 되겠네.

    차 세워 놓을 곳도 마땅찮은데 말이다.

     

    오늘 하루 가장 수익이 좋은 사람은 총무와 주일중 대원이다.

    최고로 치는 능이버섯 한 자루 땄지, 취나물 한 자루 채취했지 그야말로 수지 맞는 장사다.

     

    종주 후 귀가 중에 냇가에 내려가서 발을 담그니 3분도 채 넘기지 못하고 얼마나 발이 시린지 두발 다 들었다.

    식당에서 막걸리 먹는데

    술동이를 한 잔씩 비우더니

    “에이 영 아니네‘ 하더니 그냥 막걸리 주세요.

    그냥 막걸리를 한 병 주니까

    이것도 아니네. 차라리 소주 먹자“

    그러더니 소주를 비우는데 순식간에 1병을 해 치운다. 

    이름하여 권수와 명호 둘이 만나면 엄청난 양의 술을 거덜낼 것 같다.

    오늘 하루 이 막걸리 한잔에 씻어내 버리다.

     

    지금까지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느낀 점은 “에이 백두대간이 뭐 이래” 하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백두대간 하면 첩첩산중을 지나서 오로지 깊은 산 속만을 걷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리산을 지나고 좀 후에 보니까 아스팔트를 지나지 않나 동네 뒷동산을 지나지 않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백두대간 이것 별것 아니네” 였다.

     

     

    겨울에 한라산을 간다기에 기대를 잔뜩 가지고 따라 나섰다.

    정상에 서 있으면 비행기가 허연 배를 들어내고 머리 위로 날아 가고 정상에서 침을 탁 뱉으면 바다로 바로 톡 떨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비행기는 저 아래 손톱 만하게 보이고 침을 뱉어 바다까지 보내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제주도에도 평야가 있다는 사실이다.

     

    소백산 국망봉을 지나 태백산에 이르기까지 진짜 첩첩산중이다. 

    발 밑으로 집 한 채 보이지 않고 하늘을 오가는 구름과 정겹게 들리는 새소리만이 친구가 될 뿐이다.

    이 구간이야말로 백두대간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다.

     

    다음 구간 부터는 바다를 바라보며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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