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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구간[화방재 - 함백산 - 피재]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18
제 24 구간 [화방재 -함백산 - 피재]
2004. 05. 30 맑음, 바람도 없고 찌는 듯한 더위
02 : 10 집에서 출발
자다가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항상 힘이 든다.
지금 이 시간이면 깊이 잠이 들어 있어야 할 시간이건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구간을 마쳐야 한다는 일념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일어나다.
2시간만 더 자면 평상시 하듯 일어날 시간인데 무슨 시간 계획이 이렇게 되었는지 한편으로 짜증스럽기조차 하다.
백두대간을 가는 날이면 깊이 잠들었다가 못 일어나는 것이 걱정스러워 항상 잠을 설치곤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다.
다음 구간부터는 지금과 같은 잠깐의 수면도 맛 볼 수가 없다.
저녁 11시에 출발해야 하니까.
가게 문 닫고 준비해서 바로 출발해야 한다.
그래도 마지막 남은 구간은 10구간 밖에 안 남았으니 위로를 해 본다.
짐을 챙겨 집을 나서다.
어제 저녁 상가 집에서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속이 불편하다.
구급함에서 약을 꺼내 먹자 이를 본 표순철 대원 “누가 약사 아니랄까봐 큰 것을 들고 다니냐” 하며 퉁박을 준다.
백두대간 종주 시작 할 때부터 지고 다녔던 구급함이다.
아마 도시락 두개의 무게는 될 것을 왜 매고 다녔는지 이번 구간에는 빼야지 하면서도 막판에 또 다시 챙겨 넣었다.
그래도 만약 누가 사고라도 나면, 상처라도 크게 다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또 다시 넣고 말았다.
차라리 카메라를 가지고 갈까 하고 카메라를 넣었다가 다시 빼고 구급함을 다시 넣은 것이다.
요즈음은 구급함도 등산용, 인라인 스케이트용, 하이킹용 해서 따로 따로 나오는데 그것을 구해서 가지고 다녀야 하겠다.
구급함 속에는 응급처치 할 것은 다 들어 있다.
봉합 수술 도구까지 다 있다.
지금까지 한번 도 사용하지 않고 지낸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 할 기회가 없기를 빌어 본다.
04 : 50 남자 화장실에 여자가
버스가 화방재에 도착한다.
휴게소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화장실 문은 열려져 있다.
지나가는 여행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은데 휴게소 주인에게 감사드린다.
여자 화장실은 불이 나갔는지 불이 들어오지 않고 남자 화장실에만 불이 밝혀져 있다.
정숙 누이가 남자 화장실에서 나온다.
남자 화장실에 들어 간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다.
아마 남자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과 비슷할 거라 생각해 본다.
대전서 온 종주대원들이 먼저 와서 짐을 풀고 있다.
인원수도 우리와 비슷한 것 같다.
북쪽으로 향한다는기에 우리와 비슷하게 지리산에서 출발 한 것 같아 궁금하여 물어보니 우리보다 두 달 먼저 출발했단다.
우리는 중간 중간 끼워 넣기로 당기다 보니 한마다로 따라 마신 것이 되었다.
휴게소 길 건너 이미 폐가가 된 집이 두 채 있는데 그 사이로 통과하면서 오늘의 종주가 시작되는데 집 사이가 넓은 것이 아니라 처마
밑으로 통과하니 아무리 리본이 많이 달려 있어도 초장부터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야간산행이면 찾기가 더 힘이 드리라.
검문소가 있는데 누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난 구간 종착일 때도 아무도 없는 것 같았는데 지금도 역시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시작부터 경사가 급하다.
왼쪽으로 영월로 향하는 포장길과 함백산으로 향하는 길이 같이 구불구불 또아리를 틀고 있다.
함백산으로 향하는 길 쪽으로 외딴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천지를 뒤 흔든다.
평상시 같으면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 즐겁게 시작하건만 오늘은 개의 울부짖음으로 시작하는 게 영 기분 나쁘다.
함백산 밑에까지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어 볼일 있는 사람들은 포장도로로 다니고 등산로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잡목이
우거져 보행에 불편을 많이 준다.
녹음의 짙푸름이 하루하루가 다르다.
이제 제법 숲이 우거져 주변의 전망을 지나가면서 구경하기는 다 글렀다.
어느 어르신의 무덤인지 잡풀이 너무 우거져 있다.
누군가 “금초를 한 안 모양이네‘ 하는데 분명히 금초를 한 묘인데 잡초가 너무 빨리 자란 탓이리.
어쩌면 벌초 한 것이 나랑 똑 같은지 이해가 된다.
소백산 통신대 부근에 조모의 산소가 있다.
오르는데 2시간 걸리고 벌초하는데 2~3시간이 걸리는데 내려오는 시간 포함하면 시간이 너무 걸리다 보니까 그냥 전부 한꺼번에 낫으로
베고 만다.
그러다 보니 그 다음 해에 가서 보면 잡풀이 먼저 올라오고 잔디는 자라지 못해 결국 죽고 마는 꼴이 되는데 이것도 내 혼자 하는 탓이려
니 했는데 지금 이 산소의 주인도 나와 입장이 똑 같은 것 같다.
06 : 00 미군 헬기장은 너무 좋아 보여
막아 놓은 국가시설문 문을 지나
국가시설문 출구
함백산 통신대가 눈앞에 보이면서 철조망이 처진 군부대가 나타나는데 아무도 지키는 사람은 없다.
철조망 안에 시설물로 보아서는 일 개 소대 정도는 지켜야 할 텐데 아무도 눈에 띄지 않는다.
철조망안의 시설물이 무슨 통신 장비 같은데 몇 억 이상은 갈 것 같은 값이 비싸 보이는데 지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그 앞에 헬기장 시설이 기가 막히게 되어 있다.
우리의 헬기장 시설물과는 너무 대비가 된다.
지금까지 오면서 보지 못하던 헬기장이다. 바닥을 아예 찰판 같은 것을 깔아 놓고 헬기장을 그려 놓았는데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미군하고 우리 군 하고 이 정도까지 차이가 나나 싶은 것이 비애를 느낀다.
이 헬기장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
자리가 편편해서 아주 좋다.
06 : 30 대간길과 포장도로가 공존
만항재 휴게소
만항재에서 본 함백산
헬기장에서 민항재까지 넓은 길로 간다.
만항재 입구에 철조망을 넘으면 아스팔트 길로 진행하다가 다시 산으로 올라가면서 철탑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 만나는 철탑은
3개] 국가대표 체육 훈련장으로 향하는 길을 만나고 여기서 함백산까지 너덜지대를 통과한다..
국가대표 고지대 연습장
중간에 나무에 매여져 있는 굵은 줄을 잡고 올라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한결 쉽다.
민항재를 지나면서 중간 중간에 만나는 시멘트 포장길을 자주 만나는데 아예 처음부터 포장 길이 진행하여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이 구간은 무슨 공사가 그리 많은지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공사 차량의 질주가 요란스럽다.
곳곳에 길은 또 얼마나 많이 뚫려 있는지 몇m 가지 않아서 만나는 것이 길이다.
포장도로와 대간길이 너무 자주 만나는 구간이다.
7 : 20 백두대간의 정상 같은 함백산
소함백산 [1572m]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경관은 과히 일품이다.
백두대간의 정상에 서 있는 느낌이다.
가장 장엄한 모습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멀리 보이는 소백산 능선과 아래로 보이는 고한읍과 카지노 위에 건설되고 있는 스키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산지대 체육훈련장의 트랙을 너무 잘 만들어 놓았는데 국가 대표 팀 선수들의 훈련장인 모양이다.
아직도 공사가 덜 끝이 났는지 그 쪽으로는 공사 차량의 줄지어 시끄럽게 다니고 있다.
화방재에서 함백산까지 올라오면서 태백산에서 건너 볼 때는 바로 건너뛰면 닿을 것 같더니 식사시간 포함해서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함백산에는 정상까지 승용차가 다닐 정도로 길이 잘 뚫려 있고 곳곳에 임도인지 아니면 공사를 하다가 중지 한 곳인지는 몰라도 길
때문에 산 전체가 너무 많이 파헤처 놓았다.
08 : 00 중함백의 쉼터
함백산에서 중함백으로 내려서는 구간은 주목을 보호하기 위해서 가시철망을 처 놓았는데 등산로에 너무 붙여 설치하는 바람에 등산
객들의 옷을 찢어 놓기 십상이다.
주목 보호 안내문에는 외과수술 4그루, 외과치료중 218그루 라고 적혀 있다.
누군가 주목을 아예 베어 버린 나무도 간간이 눈에 띈다.
소백산 비로봉에서처럼 보기 좋게 할 수도 있으련만 가시철망으로 막아 놓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곳은 이 지역까지 차를 끌고 올 수 있는 지역인데 마음만 먹으면 그 까짓 가시철망 하나 쯤 못 처리 할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어떤 빌어먹을 놈이 잘랐는지 주목 나무를 위로 아래로 그것도 모자라 아예 구멍까지 내 놓고 별 짓을 다 해 놓았다.
함백산에서 5분 정도 내려오면 철판으로 만든 헬기장이 있는데 요즈음처럼 고철 품귀 시대에 누가 이 많은 철을 훔쳐 가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헬기장 위에 승용차가 한대 주차 되어 있는데 아주머니가 그 옆에 어슬렁거리는데 나물 뜯으러 온 모양이다.
중함백을 지나면서 옛길이 있는데 이리로 가면 길도 험하고 가시덤불과 잡목이 많으니 가능하면 등산로를 따라 가는 것이 좋다.
중함백에서 본 함백산
옛길은 직진이고 새로 난 길은 등산로 표지대로 따라가라. 등산로 표시는 잘 되어 있다.
등산 표지판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등산로” 해 놓고 양 쪽으로 화살표 모양을 이후 수없이 만들어 놓았다.
중함백을 지나면서 쉼터 세 곳이 있는데 제 3 쉼터는 표지봉에 전망대라 되어 있어 고한 방향을 바라 볼 수 있으나 2명 정도 서서 바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장소는 좁고, 제 2쉼터는 쉬기 좋게 되어 있으며, 아예 돌로 식탁까지 만들어 놓았는데 자리가 5개나 되며 쉴 장소
로는 제일 편하게 되어 있다.
누군가 공을 많이 드렸다.
정선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고 샘터로 가는 길도 100m 아래 있어서 야영하기도 안성맞춤이다.
제 1쉼터는 쉴 자리도 전망도 없다.
09 : 00 산 이름이 너무 아름다워
이 쉼터 3곳을 지나면 은대봉 헬기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쉴 자리도 없고 햇빛 만 쨍쨍 내려 쬐는 통에 헬기장을 바로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가고 만다.
이 은대봉을 상백산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은대봉에서 본 함백산
우측으로 추전역과 태백시가 보이고 밑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정암터널이 지나고 있다.
만항재를 지나면서 함백산 등산안내도가 있는데 거기에 정암사라는 절이 표시 되어 있었다.
누구의 이야기로는 우리나라 5대 사찰 중의 하나라고 이야기 하는데 잘은 모르겠다.
터널의 이름이 절의 이름을 따서 불리워진 것이 아닌가 한다.
이 부근 산의 이름이 아름답다. 은대봉, 금대봉, 비단봉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09 : 20 싸리재 의 철조망
은대봉을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데 벌목을 하여 나무도 없는가 했더니 곳곳에 주목 나무를 잔뜩 심어 놓았다.
수십년, 수백년이 지난 후 우리의 후손들이 많은 덕을 보리라.
싸리재에 도착하니 어디서 나타난 등산객인지 무척 많고 싸리재 입구는 철조망으로 막아 놓고는 산지기처럼 생긴 녀석이 쳐다보고는
빙긋이 웃고 있다.
싸리재와 금대봉
싸리재에서 비단봉 가는 마루금
빌어먹을 자슥 !
어차피 지키고 서서 쳐다 볼 바에 문이라도 좀 열어 놓고 지키지 말이야! 누구 다치는 꼬라지 볼라고
그런데 그 자슥 그러는 것도 다 이유가 있더라니까 .
건너편에 또 막아 놓았어요. 그래서 옆으로 빠지려니까.
“아저씨 동동주 드시고 가세유 ” 요 밑 휴게소에 맛있는 동동주가 있어유“
한 잔 딱 하고 싶은데 앞에 가는 대원들 벌써 저만치 가버렸으니 하는 수 없이 어그적거리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구나.
밑으로 터널이 뚫려서 차가 전부 밑으로 다니고 드라이브 삼아 올라 오는 사람들만 올라 오다보니 장사가 되겠는가.
그러니 지나가는 산꾼이라도 잡아야 밥벌이가 될테지
싸리재는 태백과 고한을 잇는 38번 국도가 지나간다.
10 : 05 낙동강과 한강의 발원지 금대봉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임도를 따라 가다 금대봉을 오르는 소로길을 따라 금대봉에 오르니 아주 높게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산이 높아서 그냥 서 있어도 잘 보이건만 군대 초소처럼 높이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파리가 엄청나게 많다.
산 속에 파리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작은 파리도 아니고 주먹만한 큰 파리다.
언뜻 보아서는 파리인지 벌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쇠파리.
그 무섭던 쇠파리이다.
한번 물리면 살에 큰 주사 맞은 것처럼 구멍이 뻥뻥 뚫린다.
이상호 : 선배님한테 파리가 계속 붙어 다니네요.
하면서 툭툭 털어낸다..
김영길 : 내가 늙어서 냄새가 나서 그런가 왜 나한테 파리가 이렇게 대드는지 원
길영진 ; 나 한테 대드는 것은 나의 향 때문이고 언니한테 대드는 것은 냄새 때문이야
심 재무 가당치 않다는 듯이 팽팽거린다.
푹푹 찌는 더위에도 산에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아주 열정적으로 샘명력을 분출해 내고 있다.
온갖 날벌레들이 눈 앞에 어른거리고 곤충들의 웽웽 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맴 돈다.
낙동강과 한강 발원지 표지봉이 세워져 있고 돌탑을 쌓아 놓았는데 무너지지도 않는다.
한강 탐사대원들이 여기서 시작했는지 그 탐사대원들이 세워 놓은 표지봉인 모양이다.
한강과 낙동강이 시작 되는 봉우리인 모양이다.
이곳을 흘러 내린 물이 검룡소를 지나면 한강으로 , 황지 연못을 지나면 낙동강으로 흐른다고 한다.
그러나 검룡소는 금대봉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고 황지 연못은 태백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양강 발원지라는 팻말은 조금 무리인 것 같다.
점심 식사 후 30분 정도 시간의 여유를 아주 오랜만에 가져 본다.
앉아서 쉬건 서서 쉬건 쉰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지금까지 오면서 식사시간 포함하여 1시간 가까이 쉬니까 대원들 모두다 시간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기서 점심 식사 후 떡갈나무 지대를 30여분간 줄행랑을 친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하자 중간중간 나물 채취를 못한 주선배께서 대장 갈아 치우자고 난리다.
비 온 뒤라 그런지 길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12 : 00 강원도 자갈밭
쑤화밭재에서 비단봉을 오르는데 거친 숨을 몰아 쉰다.
오늘따라 바람 한점 없이 무지하게 더운 날씨다.
오르기 힘든 것과는 반대로 비단봉 정상은 봉우리 같지도 않고 내리막을 타면서 고랭지 채소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비단봉에서 채소밭 쪽으로 내려오는 길이 크게 햇갈리는 길은 아니건만 대전 팀 들 중 뒤에 처진 사람들이 길을 찾지 못해 소리를 지른다.
여기서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 매봉산을 오르는데 아예 길이 없다.
그냥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고 밭둑을 따라 진행하면 된다.
밭은 완전히 자갈밭이다.
강원도 자갈밭 자갈밭 하더니 처음 구경했다.
자갈이 70% 흙이 30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완전 또 비탈 밭이다.
얼마나 비탈이 급한지 걸어서 올라가기도 숨이 턱에 닿는데 빌어먹을 이런데서 어떻게 농사를 짓나 싶다.
비탈밭을 오르면서 느낀 점은 만약 여기 있는 자갈을 한쪽으로 모으거나 주워 내 버려 버리면 나무도 없고 풀 한 포기 없는 이 맨 땅이 견뎌
내겠는가.
비가 한번 오면 전부 쓸려 내려 갈 것이 뻔 하지 않겠는가. 채소가 심어져 있어도 무슨 힘이 있겠는가.
장하다. 채소여!
그 약한 몸으로 수많은 자갈 속에서 뿌리를 내려 몸뚱이 하나를 크고 튼튼하게 키우는 그대의 생명력이 자랑스러워라
움막 안에 농군들이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뭐라고 떠든다.
밭으로 가지 말라는 것인지, 여기가 길이 아니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것인지 한 20명 정도가 우리를 쳐다 보고 있다.
매봉 가는 길
13 : 00 매봉산의 고냉지 채소단지
매봉산에서 본 마루금
밭을 가로질러 매봉산을 오르긴 올랐는데 오랜 시간이 자나지 않아 이 정상도 없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 된다.
이 매봉산은 낙동정맥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가운데 헬기장을 없애면 처벌이 두려운지 밭 한가운데 헬기장은 그래도 건드리지 않고 그냥 놔 두고 있다.
밭 둑까지 차가 왔다 갔다 하는데 헬기장이 무슨 소용 있을까 싶다.
나 같으면 없애 버리겠구먼
매봉산에서 내려 오면서 밭에서 일하던 아주머니가 하소연을 한다.
제발 밭으로 다니지 마세요
작년에도 백두대간 한다는 사람들이 밭을 헤매고 다녀서 농사 다 망쳐 놓았어요, 제발 부탁해요 라고 두 손으로 빌고 있다.
여기서 그냥 시멘트 포장길 따라 내려가도 피재까지 가는데 왜 굳이 밭으로 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악을 쓴다.
고냉지 채소밭의 마루금
저런 아주머니 한테 대간은 능선을 탄다고 j설명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고 능선으로 탄다고 밭으로 들어 갔다.
한포기라도 더 심겠다고 밭 둑조차 만들지 않고 그냥 골을 처 놓아 아예 사람 지나 갈 길은 없애 버리고 난 다음 밭 다 망친다고 하면
무슨 소용있을까
밭 이랑을 지나 숲으로 들어 섰더니 철사 줄이 가로 막는다.
군사지역인지 목장인지는 모르나 철사 줄 때문에 대간길은 없어지고 결국 아스팔트 길로 들어서고 뒤에 따라 오던 대원들이 오히려
저 만큼 앞서 가고 있다.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오늘의 종주점인 피재에 도착하니 길가 조그만 파이프에서 흘러 내려 오는 물에 몸을 씻기
바쁘다.
13 : 40 피재[삼수령]
바닥에 구멍이 뻥 뚫린 정자에 둘러 앉아 담소를 즐기니 이보다 더한 신선 놀음은 없으리라.
힘 좋은 놈이 바닥 뜯어낸 것조차 서러운데 어떤 빌어 먹을 놈은 고기를 구워 먹었는지 정자 정 가운데를 태워 놓았다.
하마터면 정자가 불소시개 될 뻔 했네.
삼수령[피재]의 내력이 적힌 탑이 있는데 예전 조상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름을 지었는지 위대하기만 하다.
한강과 낙동강, 삼척시를 흐르는 오십천의 발원지가 되고 낙동정맥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이기도 하다.
삼수령은 낙동정맥의 시작점이자 끝점
이번 구간은 백두대간의 훼손이 가장 심한 구간이다.
추풍령에서는 산이 반이 잘려져 나갔더니만
여기서는 산 하나가 고랭지 채소밭 덕분에 나무가 하나도 없는 벌거숭이이고 함백산은 곳곳이 파헤쳐진 도로 때문에 산을 전부 망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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