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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구간[복성이재 -육십령]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0:02
제 5구간[복성이재- 중재 - 백운산 - 영취산 - 육십령]
2003. 9. 28
00 : 00 원주 출발
03 : 50 복성이재 출발
07 : 10 광대치 도착 아침 식사
07 : 50 광대치 출발
11 : 00 백운산
12 : 10 영취산
점심식사
13 : 00 영취산 출발
14 : 15 민령
14 : 50 깃대봉
15 : 35 육십령
새벽하늘의 별은 너무 아름다워
깜깜한 새벽에 복성이재에 도착하니 안개도 잔뜩 끼여 앞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다.
버스가 앞으로 너무 지나쳐 아직 포장되지 않은 비포장도로까지 가는 바람에 다시 회전하여 천천히 되돌아 와서 도착점을 찾았다.
지난번 코스의 도착점이자 오늘의 출발점을 찾는 것은 야밤에도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종주코스가 경상도와 전라도 경계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여기는 “남원시” 하는 경계표시만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려보니 지난번에 도착하여 앉아 놀던 시멘트벽이 반갑게 맞이 한다.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복성이재를 출발하다.
시작하는 길이 조금 넓은가 싶더니 언덕을 올라서자 잡풀이 앞을 가로 막기 시작한다.
멀리서 소쩍새 우는 소리가 구슬프게 들린다.
“소쩍 소쩍 ” 하는 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른다.
조금 전에 올라 올 때 길 옆 나무에서 자다가 사람 인기척 소리에 화들짝 놀라 날아오르던 새가 아닌가 싶다.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궁금하여 주변을 둘러 보다가 하늘을 보니 새벽하늘의 별들이 너무나 예쁘게 총총 박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나란히 세 개가 서 있는 “삼태성” 이다.
산을 오르다 지쳤는가. 아니면 내려오다 시간이 늦어서인가. 길가에 아주 조그만 공간에 아주 작은 2인용 텐트가 처져 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큰 길로 내려 설 텐데 얼마나 피곤 했으면 ..
이 산 속에 혼자 자는가 아니면 둘이 자고 있는가 궁금하다.
이런 산속에서 겁도 없이 잘 수 있는 용기가 내게는 없다.
봉화산에 아궁이는 없고 이름만이 남아
억새풀과 찔레나무가 아주 불편하게 가로 막는다.
이 길이 봉화산[920m] 정상에까지 계속 된다
봉화산 정상에 도착하니 아침안개가 자욱하다.
복성이재에서 봉화산 정상까지 햇갈리는 길이 몇 군데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봉화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많은 것 같다.
아마 예전에 봉화를 피웠던 곳은 전부 봉화산이라 불리워지지 않았나 싶다.
봉화산에서 억새풀이 끝나는 거리가 꼭 40분 거리다.
한마디로 억새평원이다.
실로 엄청난 양의 억새풀이다.
지금은 비록 무릎 높이밖에 되지 않지만 이것이 5년 정도 자라면 어른 키보다 훨씬 더 클 것이고 그 후에는 올라오는 길만 잘 가꾸면
아름다운 산이 될 것 같다.
억새풀에 떨어지는 이슬이 비 오는 것 같고 억새풀이 전부 끝났을 때는 바지가 물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흠뻑 젖어 있었다.
억새풀 밑으로 임도가 보이는데 얼마나 넓게 만들었는지 포장만 하면 2차선 도로는 충분 할 것 같다.
억새풀과 임도가 만나는 지점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오고 헤드랜턴을 벗어 짐을 챙긴다.
잡목 제거에도 경상도와 전라도의 차이가
재미없는 길을 계속 걷다보면 광대치가 나온다.
예전에 함양군 백전면 대안리와 장수군 변암면 광대동을 잇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옛날에는 고개가 낮은 곳으로 지나갔으니까....
경상도 쪽으로는 잡목을 전부 베어냈다. 잘라 낸 굵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아침 식사를 한다.
세 시간 이상을 식사를 못하고 걸으니 배가 고픈데도 밥맛이 전혀 없어 물에 말아 먹어야 했다.
전라도 쪽은 잡목 제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아마 예산 부족인가 보다.
하긴 이번 매미의 피해 원인 중 하나가 잡목 제거 한 것을 치우지 않아서 이것이 떠 내려와 내를 막아서 피해가 더 컸다고 하니 게으
른 것도 이럴 때는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광대치에서 오르막을 잠시 오르고 왼쪽으로 산 정상이 있으나 옆으로 비끼고 월경산으로 향하나 산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옆으로 비
껴 지나간다.
월경산을 지나기 전에 능선을 타고 가다 보면 건너편에 아주 커다란 산 두개가 가로 막는다.
왼쪽으로는 금남호남정맥이 시작하는 장안산[1237m]이고 오른쪽은 우리가 오늘 지나가는 백운산[1279m]이란다.
무지무지하게 크게 보인다.
월경산을 지나면서 산사태지역이 나온다.
중재까지 가는 동안 매어 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새 줄이 몇 군데 길게 매어져 있는데 이 줄을 잡고 미끄럼 타듯 내려오면 미끄
러지지 않고 속도도 빠르고 다칠 염려도 없고 아주 좋다,
남원을 넘어 장수로
남원을 지날 때는 소나무 밖에 안 보이더니 장수 함양 구간에 오니 보이는 것은 도토리 나무 밖에 안 보인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모양이다.
아마 남원 쪽에는 춘향의 절개를 뜻해서 그런지 모조리 소나무 밖에 보이지 않더니 이 지역은 모조리 도토리 나무다.
그런데도 다람쥐나 토끼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흔한 도토리도 보이지 않는다.
중재 도착하기 바로 전에 잣나무가 많이 보이고 잣이 있으면 따 볼까하고 눈을 크게 뜨고 찾아 보아도 찾을 수 없는 이 아쉬움..
청살모가 다 가져 갔는가.
아니면 백두대간 종주 팀들의 장난인가.
아니면 아예 달리지 않았는가
지극히 아쉽다.
중재에 도착하니 표지판에 중치라고 되어 있다.
아마 고개치를 써서 그렇게 한 모양인데 우리나라 말로 중재라고 하지 왜 하필 한자를 썼는지 아쉽기만 하다.
어디를 연결하는 길인지 포장이 안 되어서 그렇지 경운기 하나는 충분히 지나 갈 정도로 넓다.
중재에서 백운산 올라가는 입구를 알리는 리본이 울긋불긋 물들어 있다.
중재에서 중고개재 올라가는 길은 아주 큰 나무들이 꽉 차 있어 기분이 상쾌하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백운산의 지리산을 향한 마지막 조망
중고개재에서 백운산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다.
올라가는 중간에 툭 삐져나온 바위가 있는데 여기서 전망을 구경하면 볼만하다.
지리산이 구름 위로 보이는데 그 경치가 한 폭의 그림 같다.
백운산 정상이 경치가 더 좋을 것 같지만 나무에 가리고 앞에 둔덕도 있고 해서 별로이니 전망은 여기서 보는 게 훨씬 더 보기 좋다.
올라가는 도중에 분당에서 왔다는 산악회 팀을 만나다.
백운산을 오르며 뒤돌아 본 마루금
헬기장, 바로 뒤가 백운산 정상
산을 오르는 속도가 늦다 보니 할 수 없이 양보를 받아 추월해야 했다.
갈 길이 바쁜 우리니까
영취산에서 본 백운산
백운산 정상에 가면 아직 그리지 않은 조망도가 있다. 판만 세워 놓았다.
백운산에서 영취산 가는 길은 엄청난 산죽 사이를 빠져 나가야 한다.
밑을 잘 보고 얼굴 앞도 잘 보아야 한다.
바닥에 잘라 놓은 나뭇가지 걸려 넘어지면서 어깨를 나무에 부딪쳐서 어찌나 아픈지 울고 싶을 지경이다.
이 산죽 길을 20분 정도 가야 한다.
영취산 바로 밑에 가면 무령고개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물을 채우기 위해 갈려고 했으나 저 멀리 보이는 길까지 간다기에 포기했다.
영취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자 했으나 따가운 햇볕과 앉을 자리 부족으로 50m 더 내려가 자리를 펴고 점심 식사를 하다.
백운산에서 영취산까지 2시간 거리인데 1시간 10분 만에 도착했다.
영취산에서 본 백운산
아이들 손잡고 백두대간을
길을 가로 막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조그만 애들이 부모와 등산을 하는데 아빠 손에는 백두대간 책을 뜯어서 비닐에 싸서 들고 있
었다.
애들하고 같이 종주하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데 조금 무리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엄마도 보니까 뚱뚱하고 엉덩이는 펑퍼짐한 모습이 영 종주할 체격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아마 아빠의 강요에 못 이겨 전부 따라 나선 것 같은데 걱정이다
애들은 9살, 11살이란다.
나도 저만할 때 10식간 이상을 걸은 기억은 나지만 힘이 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으니까 애들이야 잘 할 것 같은데 엄마가 걱정이다.
이후 종주를 하면서 리본이 달린 것을 보면 아빠와 두 애들은 설악산까지 종주를 완주 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힘든 몸을 이끌고 다시 출발하다.
여기서 깃대봉까지 사이에 있는 표지판은 전부 엉터리다.
들고서 여기저기서 옮길 수 있는 양철 판이고 고정시켜 놓은 것도 아니고 누가 들고 가다가 나무에 기대어 놓은 표지판을 믿고 다니다가는
맥 빠진다.
덕운봉에서 본 영취산
논개의 생가도 여기라니까
덕운봉을 지나서 움푹 빠진 곳에 사거리가 나오는데 이 곳에 논개 생가가는 길, 육십령 6.5km. 백운산 6.5km 표지판을 갖다 놓았다.
2시간만에 반을 왔으니 앞으로 2시간이면 끝이 난다는 이야기인데 엉터리 표지판 때문에 계산이 많이 틀려졌다.
977m 봉에서 민령까지는 산죽 능선을 타고 가는데 엄청나다.
산죽 구간도 정리를 해 놓아 둘이서 손잡고 걸어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잘 가꾸어져 있고 산죽도 2m이상이어서 그 사이를 통과하는
것이 마치 굴 속을 지나는 것 같다.
산죽과 싸리나무, 억새가 어우러져 간간히 가는 발목을 잡는다.
중간에 전망이 좋은 북바위가 있는데 왼쪽 편으로는 큰 바위가 또 막고 있어 잘 보이지 않으나 바로 앞을 내려다보면 오동제 못이 보인다.
조그만 댐 같다.
그 못이 있는 자리에 예전에 논개의 생가가 있었으나 못이 생기면서 수몰되어 그 위로 2만평 부지 위에 새로 만들었다 한다.
내려서 가 보고 싶었지만 과연 논개가 우리 후손들에게 2만평이나 되는 땅위에 보존 할 정도로 역사적인 가치가 있을 까 싶고 또 삶의 흔
적을 찾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곳이 그렇게 귀중할까
만약 귀중하다면 우리 민족은 어머니의 자궁 속을 영원히 그리워하면서 사는 귀소 본능을 가진 민족이라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산 밑으로 지나가는 고속도로에 차가 고물고물하고
977m 봉우리에서 보면 고속도로가 보인다.
시멘트 포장이라서 하얀 길이 보이고 한가한 대낮이라서 그런지 차도 별로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함양군 서상면의 서상분기점이 동글동글하게 돌아가고 있다.
저 고속도로가 보이고 고속도로가 지나는 터널 위에 다다르면 거의 다 왔다는데 이제 거의 다 왔는가보다.
지금이 오후 2시 꼭 10시간을 걸어 왔다.
이번 구간에는 들국화가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곳이 너무 많다.
철쭉, 진달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보면 생각해 보라 .
이 얼마나 아름다운 강산인가.
봄에는 진달래 피고 가을에는 흰 들국화가 온 산을 수놓는 모습을 이 얼마나 아름다운 강산인가.
찔레꽃이 많이 피어 있고 가녀린 제비꽃도 수줍게 피어 있다.
자주색 꽃이 우람한 용담도 피어 있다.
다음 코스부터는 사진기로 꼭 이 아름다운 꽃들을 담아 가야겠다.
이 산 밑으로 고속도로가 뚫려 있고 앉아 있는 밑으로 차들이 빠져 들어 간다.
어디로 가는가 보았더니 뒤로 다시 나와서 뒤편 조그만 산 밑에 뚫린 조그만 구멍 두개 속으로 얼른 숨어 버린다.
깃대봉은 바로 앞이건만
깃대봉을 향하여
깃대봉에서 본 영취산
깃대봉이 바로 코앞에 보이는데도 금방 갈 것 같은데 몸이 지쳤는가 끝이 없는 것은 왜 일까
민령에 오면 억새풀이 또 앞을 가리는데 여기는 진짜 밑은 전혀 안 보인다.
단지 드문드문 리본이 매여져 있는 것을 보고 걸음을 옮기다 보면 저 건너 산 밑으로 갈 뿐이다.
그런데 여기 경치가 멋있다. 여기서 영화를 찍으면 아주 멋있는 장면이 나올 것 같다.
이 곳을 지나면 송전탑을 지나는데 앞에 내외인 듯한 사람이 송전탑에서 오른쪽으로 가 길래 그냥 따라 갔다가 길이 아닌 듯하기에
되돌아 와서 직진으로 올라갔다.
내외로 보이는 사람은 이 동네 사는 사람인 듯하다.
깃대봉까지는 약간 숨이 차게 올라가야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순간이면 한 숨에 올라가겠지만 지칠대로 지친 몸을 끌고 올라가려니 쉬운 길이 아니다.
발톱은 빠질 것처럼 아파오고 몸은 피곤하여 한 발자국도 옮기기 귀찮고 갈증은 엄청나지만 물 마시는 것조차 귀찮다.
엊그제 발톱을 너무 짧게 깍은 것이 잘못된 것 같다.
염분 부족으로 머리는 아파오고
머리가 아파오고 어지럽기조차 하다.
아마 몸에 염분 결핍이 아닌가 싶다.
웅석봉 구간을 지날 때도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때 소금 2알을 얻어먹고 가라앉았는데 지금이 그 당시 상황하고 똑 같은데 소금을
얻어먹을 사람도 없다.
다음번부터는 소금은 항상 넣고 다녀야 하겠다.
소금은 먹지 않은 상태에서 물은 1.8리터짜리 2되나 먹었으니 피가 묽어질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닐까.
건너편에는 장수 덕유산이 버티고
깃대봉에 올라서니 덕유산이 보인다.
바로 앞에 작은 아름다운 바위산이 보이는데 할미봉이란다.
덕유산이 육중하다면 할미봉은 귀엽고 아름답다고나 할까
저 밑에 육십령 고개가 보인다.
1시간은 더 걸어야 저 밑의 버스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누가 30분이면 간다고 했을까.
길 건너편으로 무슨 광산인지 산을 하얗게 갉아 먹었다.
아주 보기 흉하다.
꼭 돌가루 공장 같아 보인다.
내려가는 길이 진짜 멀다.
깃대봉 정상에서 육십령 쪽으로 보면 거의 직진이고 백운산에서 온 코스로 보면 왼쪽으로 직각으로 꺽으면 내려가는 시작점이 된다.
내려가다가 약간 언덕을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다시 직각으로 꺽어 내려가는데 샘이 있는 곳까지는 급경사를 이룬다.
샘이 별로 인 것 같은데 누군가 샘 예찬론을 펴면서 작은 표지석까지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타고 내려가는데 완전히 건너편 능선까지 건너가서 내려가는 게 지친 몸을 이끌고 가기에는 너무 힘들다.
발톱이 빠지는 것 같다.
휴게소에는 백두대간 팀들의 리본으로 꽉 차고
끝에 내려오니 휴게소도 양쪽으로 있다.
왼쪽에도 휴게소가 있고 오른쪽에도 휴게소가 있다.
왼쪽 길이 더 크다. 전부 사람들이 이 길로 다닌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돼지고기가 맛이 있다는데 실제로 먹어 보니 후추만 잔뜩 뿌려서 맵기만 하다.
식당 안에는 백두대간 하는 사람들이 각각 맡겨 놓은 리본을 엄청나게 걸어 놓았다.
이번 구간은 제 시간에 맞추느라 정신없이 걸었고 속도도 빨랐고 그러다보니 더 피곤했다.
육십령 휴게소 화장실에 세수를 하는데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덜덜 떨릴 정도이다.
휴게소 앞에는 주차장을 만드는지 터를 넓게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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