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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철도원" 을 보고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11. 8. 31. 15:21
영화 철도원을 보았다.
극장에 들어가니 마지막 상영이라 그런지 한쌍이 앉아 구경하고 있고 텅 비어 있는 공간이다.
비디오물에 위축된 한면이 아닐까.
앞에 앉아 있던 한쌍도 영화를 상영한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밖으로 나간다.
영화관 내에는 아내와 나 둘이서 영화가 끝날때까지 앉아 있었다.
세상에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다.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는 대작 ' 철도원 '
5 백만 일본인을 울렸다는 영화라서 일본문화도 이해할 겸해서 영화를 보러 왔다.
10년전에 누가 일본의 한 지역에 살다가 10 년 후에 또 다시 가 보면 예전에 있던 그 자리가 하나도 변치 않은채 그대로 있다고 한다.
만두집이 있던 자리에는 만두집이 있고 책방이 있던 자리에는 책방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주인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 철도원 "
삿보로의 마지막 구석진 산골마을.
젊은이들은 전부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있는 조용한 동네.
전 지역이 눈으로 덮혀 있는 시골마을
눈을 치우는 기차가 눈을 치워야 기차가 갈 수 있는 그런 시골 동네.
기찻길이 끊어지는 마지막 종점에 있는 기차역, 호로마루의 역장에 대한 이야기다.
2 대째 철도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늦게 결혼하여 17 년 만에 딸을 하나 얻지만 그 딸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죽고만다.
그 부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죽는다.
딸이 죽을 때나 부인이 죽을 때나 마지막 종착역에서 병원에 갈 때 같이 가 보지 않는 고지식함
딸이 죽었을 때도 깃대로 죽은 딸을 맞이하는 철도원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일본인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딸 , 부인 모두 병원에 갈 때도 혼자 보내고 딸이나 부인이 죽는 순간까지도 일에만 몰두하는 철도원
그런 삶이 과연 정상일까.
자식이 없어 철도원으로 그대를 마지막으로 마감하는 것을 아쉬워하고 친구의 아들이 철도원으로 3 대째 이어가는 것을 아주 부러워하는 철도원
이것이 일본인들의 습성일 것이다.
한국 같으면 자식이 부모보다 더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가.
그러나 일본은 자식이 부모의 가업을 잇기를 바란다.
그러니 일본에는 미래가 없다.
하긴 계속 한가지 일에 열중하다 보면 오히려 발전의 가능성을 더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눈에 뒤덮힌 장면
사람 키보다도 더 많이 쌓인 눈
이와같이 눈 속에 파묻혀 있는 장면이 시종일관 1 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뚜렷한 줄거리도 없다.
철도원으로 일하는 남자가 딸이 아프거나 죽을 때도 마누라가 아프거나 죽을 때도 같이 옆에서 보살펴 주거나 위로를 해주거나 하지 않고 자기가 맡은 직업에만 충실한 남자의 이야기다.
너무 열심인 나머지 자식이 대를 이어 철도원으로 근무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 한다는 이야기다.
호로마루역에 다니는 기차가 없어지면서 그 철도원도 죽는다는 이야기다.
결국 그거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사고 방식을 가진 영화다.
내가 없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돌아가는 공동 사회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적인 모습만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서서 근무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더 아름다울텐데도 다소 일본적인, 군국주의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런 보잘 것 없는 영화에 일본 사람들은 500만이나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 우습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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