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어머니의 말투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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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말투
    가족이야기/어머니와 아버지 2011. 6. 30. 12:08

     

    어머니는 말투가 거칠다.

    어머니의 말투에는 남을 배려하는 말이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 남매들도 말투가 모두 거칠다.

    모두 남을 생각하지 않고 말을 뱉는다.

    어렸을 때부터 배운 것이라 고치기도 힘들다.

    똑같은 상황을 보고 말을 하는데도 너무 차이가 난다.

    우리 남매들은 립서비스 교육을 받아야 한다.

    속으로 감사하면서도 겉으로 표현을 못하고 은혜를 베푼 상대방에게 오히려 무안을 주는 그런 말을 뱉는다.

    한마디로 정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정답게 말을 걸어 오면 생각지도 않은 말을 하여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 5 남매가 다 똑같은 것 같다.

    고급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나면

    맛이 있네 없네, 비싸네. 내가 해도 이것 보다는 낫겟네 하는 소리를 식사를 하면서도 듣는다.

    싸구려 보리밥집이나 칼국수 집에 가면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비싼 집에 가서 먹고난 후 " 덕분에 호강하네, 잘 먹었네 " 하면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그런 표현은 안한다.  절대 안한다. 나도 그렇다.

    비싼 집에 가서 먹으면 괜히 신경질이 난다.

    내가 그 값어치 만큼 도저히 먹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짜증이 난다.

    그래도 아무 소리 않고 고급 식당이 틀리구먼, 이런데도 있네 하고 아무 소리 말아야 하는데

    " 먹을 것도 없네, 너무 비싸네 " 하고 남 들으라고 투덜거린다.

    내가 이야기 하는 식으로 맛이 없고 비싸면 그 큰 식당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을까.

    그런데도 나는 투덜거린다.

    이것이 어느 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어머니가 나하고 똑같이 투덜거리고 계셨다.

    어릴 적 부터 보고 배운 것이 그것인데 어디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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