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금북정맥을 마치면서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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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북정맥을 마치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금북정맥[완료] 2010. 8. 9. 11:07

     

     

    금북정맥을 마치면서

     

    지난 1 년여 동안 한 달에 한번 씩 토요일 밤이면 제대로 잠 한번 자지 못하고 산행을 하였는데 오늘 드디어 종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금북정맥이 끝나는 날이기도 하지만 이제 1 대간 9 정맥이 종주가 끝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햇수로 따지면 7년이 걸렸지만 그 이전에 산에 다닌 것까지 합하면 10년 정도 산행을 하였다고 보아야겠지요.

    그 많은 시간을 산에서 보낸 것에 대해 후회한다기보다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비가 억수로 퍼붓던 여름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한 정맥 종주가 오늘 드디어 안흥진 바닷가에서 끝이 났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 같이 하였던 대원들이 대부분 오늘 이 자리에 아무런 사고 없이 같이 서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

    니다.

    대부분 산행 경력이 많아서 걷는 속도도 비슷하고, 생각도 비슷하여 모든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겠지요.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살림살이를 책임 진 산도깨비 내외분, 창공, 소나기 대장님의 수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서산목장을 지날 때였습니다.

    숲 속을 쉬지 않고 걷다가 갑자기 나타난 넓은 벌판과 그 속에 잘 가꾸어진 목장, 그 속을 가로질러 가는 길과 길옆에 줄지

    선 나무들이 하얗게 꽃을 피우고, 목장내 곳곳에 보이는 작은 연못들, 정말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만든 어떤 것도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그러나 그곳은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이유로 목장을 찾는 모양입니다.

    목장 하면 그래서 평화로움을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반면에 홍성을 지날 때 마루금까지 올라 온 축사를 지날 때는 한마디로 고생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축산단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짐승들이 목장에서 드문드문 몇 마리가 보일 때 이야기이지 한꺼번에 모아 놓고 기르는 것은 자연의 아

    다움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생각을 해 보면 과연 내가 지나 온 길이 금북정맥이라 이름을 붙여도 되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칠장산에서 시작한 산줄기는 백월산을 오면 금강 하구인 서천으로 빠져 나가는 산줄기와 지금 우리 걸어 온 안흥진으로 빠

    져 나가는 산줄기로 분리 됩니다.

     

    강을 기준으로 한다면 우리가 오서산, 수덕산을 지나 걸어 온 길은 정맥이라 이름을 붙일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책에는 칠장산에서 백월산을 지나 서천으로 빠져 나가는 산줄기를 호서정맥이라 표시하고 백월산에서 안흥진

    로 나가는 산줄기를 금북기맥으로 표기한 것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산을 종주할 때 산경표에 따라 산행을 합니다.

    이 산경표나 대동여지도는 예전에 교통수단이 발전 되지 않았을 때, 또 인공위성이 발달 되지 않았을 때 작성된 것입니다.

    지금 모든 것이 발달된 시대에 이런 것 정도는 정부 차원에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도 학생들의 지도책에는 태백산맥, 소백산맥 하는 일제시대에 만들어 놓은 이름을 사용하

    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대학에서 지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대학교수 들 중에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단 하나라도 걸어서 확인해 본 교수가 과연 몇

    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은 언론에서 쉬지 않고 떠들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이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맥이라는 이름은 국민들의 99 % 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그 줄기를 찾아 헤매느라고 조사하고, 걷고 , 확인할 뿐입니다.

     

    백두대간 종주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안흥진 바닷가에 서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갈음이 해수욕장을 지나 안흥진 방파제 앞 정자에 앉아 서해 바다를 보고 있으니 이제 정말 끝났구나 싶으면서도 믿

    겨지지 않습니다.

    낙동정맥을 삼수령에서 시작하여 다대포로 갔으면 바다로 갔겠지만 거꾸로 올라 오는 바람에 산 속에 끝났고, 한남정맥이

    나 한북정맥, 금남정맥은 강을 보고 끝나서 이토록 시원한 바다를 볼 수 가 없었지요.

     

    오늘 느낌이라면 1 대간 9 정맥 종주하는 산군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낙동정맥을 삼수령에서 시작하여 다대포로 가거나,

    금북정맥을 안흥진에서 끝내는 것으로 마지막 종주 계획을 세우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래야 종주의 끝자락이 도달했다는 기분을 만끽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저와 같이 산행을 한 대원 여러분 !

     

    지난 2 년동안 같이 수많은 추억을 같이 공유하고, 눈 위에 미끄러지면 같이 즐거워하고, 폭우 속을 걷기도 하면서 수많은

    추억을 같이 공유하기도 하였지요.

    이제 비록 헤어지지만 산군은 언제든지 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산에서 만나기를 기원하면서. .... 대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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