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오두막 편지 [법정] 이레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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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두막 편지 [법정] 이레
    글/책을 읽고 난 후 2010. 6. 26. 17:25

     

    법정 스님의 책은 무소유로 유명하다.

    이 책도 별반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을 나이든 사람들이 읽으면 이 세상을 초월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패기가 없어지고 발전이 없어질 것이다.

     

    지구는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다.

    지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의지를 가진, 보다 높은 차원의 인격체다.

    따라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가 있고, 병들때가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듯이 지구도 마찬가지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상처를 주는 것은 곧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며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가하는 것은 지구에게 상처를 가하는 일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18p]

     

    문명인들이라고 자처하는 현재의 우리들 삶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 시키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비정하고 냉혹한 일들을 경쟁이란 논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 무한 경쟁" 시대니 "일류가 아니면 살아 남지 못한다" 는 주장의 배후에는 남을 짓밟고 일어서려는 파괴적인 폭력이 잠재 되어 있다[19p  ]

     

    우리는 거듭거듭 흙의 은혜에 대해서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물에 대해서, 따뜻한 햇볕에 대해서, 그리고 공기에 대해서 고마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은덕으로 숨을 쉬며 살고 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20p  ]

     

    시계가 멎고 시간을 알리는 라디오의 기능이 쉬게 되자 나는 비로소 시간 밖에서 살 수 있었다.

    배가 고파야만 끼니를 챙기고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 온 후에라야 잠자리에 들곤 했다.

    시곗바늘이 지시하는 시간말고 자연의 흐름을 따라 먹고 자고 움직이니 마음이 아주 넉넉하고 태평해졌다. [22p ]

     

    지나 온 과거사가 기억만으로는 현재의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사를 자신의 의지로 소화함으로서 새로운 눈이 열리고 귀가 트인다.

    그래서 과거사에서 교훈을 얻는다.

    망각은 정신위생상 필요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 망각 때문에 어리석은 반복을 자행하는 수도 있다. [32p ]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바깥 소리에 팔릴게 아니라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진정한 스승은 바깥에 있지 않고 내 안에 깃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만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35p]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해가 지나고 몇몇날이 지났는데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 와 있느냐? [37p] 

     

    일곱살 먹은 어린아이라도 나보다 나은 이는 내가 그에게 물을 것이요.

    백살먹은 노인이라도 나보다 못한 이는 내가 그를 가르치리라[ 45p  ]

     

    중천에 떠 있는 새벽달을 바라보면서 떠 오른 그림이다.

    새벽달은 게으른 사람에게는 만나보기 어렵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스물네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유용하게 쓸 줄 아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은혜이다[60p ]

     

    이 세상에는 사람만이 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살고 있다.

    모든 존재는 저마다 그 존재의 이유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이 사람 표준으로만 생각하고 둘레의 사물을 인간 중심의 종속관계로 여기기 때문에 지금 지구촌에 온갖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66p ]  

     

    강니아 산, 바람과 달은 정해진 주인이 따로 있지 않다.

    마음이 투명하고 한가로운 사람이면 누구나 그 정취를 누릴 수 있다.

    이같은 달밤이 없다면 산에 사는 재미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79p ]

     

    독서는 그 책을 쓴 저자에 의해서 우리 생각이 이끌려 가기 쉽지만 여행은 내눈으로 직접 보고 스스로 생각한그 체험으로 자신을 채워간다.

    그러므로 여행은 독서보다 몇 갑정 삶을 충만하게 가꾼다[95p ]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넓지 않을 수록 깊고 진하고 두터워진다.

    공유하는 영역이 너무 넓으면 다시 범속에 떨어진다. [101p]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마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에 땅을 느끼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근심걱정 떨치고 그날 그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113p ] 

     

    사치한자는 3년동안 쓸 것을 1 년에 다 써버리고 검소한 자는 1 년동안 쓸 것을 3 년을 두고 쓴다.

    사치한 자는 부유해도 만족을 모르고, 검소한 자는 가난해도 여유가 있다.

    사치한 자는 그 마음이 옹색하고 검소한 자는 그 마음이 넉넉하다.

    사치한 자는 근심 걱정이 많고 검소한 자는 복이 많다. [124p ]

     

    살아 있는 생명체는 살기 위해서 이 세상에 있다.

    따로 이유나 목적이 있을 수 없다.

    살아 있음 그 자체가 신성한 이유요. 열악한 환경, 어둠 속에 갇혀서도 시들지 않고 새싹을 틔우는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128p  ]

     

    강 건너 풍경은 아름답다.

    그러나 막상 강을 건너 그 지점에 가 보면 찌든 삶의 부스러기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우리들의 삶에는 이렇듯 허상과 실상이 겹쳐 있다.

    사물을 보되 어느 한 쪽이나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꿈은 꿈 자체로서 아름다운 것이지 깨고 나면 허망하다.

    그것이 꿈인 줄 알면 거기에 더 얽매이지 않게 된다[ 134p ,  섬진강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 놓는 것은 벽이고,  이어 주는 것은 다리다.

    벽은 탐욕과 미움과 시세움과 어리석은으로 인해 두터워가고, 다리는 신의와 인정 그리고 도리로 인해 놓여진다.

    다리는 활짝 열린 마음끼리 만나는 길목이다. 좋은 세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과 사랑의 다리가 놓여진 세상이다[ 146p  ]

     

    과거를 따르지 말라, 미래를 바라지 말라, 한번 지나가 버린 것은 이미 버려진 것, 그리고 미래는 아직 도달되지 않았다.

    다만 오늘 해야 할 일에 부지런히 힘쓰라. 그 누가 내일 죽음이 닥칠지 알 것인가.[ 152p] 

     

    야생동물은 쉬어 간 자리를 결코 더럽히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이 짐숭에게 배워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같은 생물이면서도 사람인 내 자신이 짐승 앞에 서기가 몹시 부끄럽게 여겨질 때가 있다[159p  ]

     

    살아 있는 생명체를 가까이 해야 삶에 활기가 솟는다.

    식물에서 삶의 신비를 배우고 기운을 받아 들이라[ 168p] 

     

    어진 사람이 살면 그 곳이 바로 명당이다.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 되고, 물이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신령스러운 것이다. [178p ]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단순하다.

    기억력이 모자란 사람은 경전의 내용을 머리에 담으려고 애쓸게 아니라 단순한 일에 일념으로 몰입하면 마침내 궁극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영리함은 오히려 장애가 된다.

    그 영리함 때문에 한 곳에 몰입하지 못한다 [208p ]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에 할 일을 저녁때까지 미루지 말라.

    맑은 날에 해야 할 일을 비오는 날까지 끌지 말며, 비오는 날에 해야 할 일을 날이 갤때까지 늦추어서는 안된다.

    집안 식구들이 한 사람도 놀고 먹는 사람이 없게 하고 한 순간도 게으름이 없는 것을 부지런함이라 한다.

    또 검소함이란 무엇인가.

    한 벌의 옷을 만들 때마다 이 옷을 만 훗날까지 입을 수 있는지 헤아려 보라.

    가는 베로 만들면 머지 않아 헤지고 말테니 질박한 천으로 만들어라.

    음식도 목숨을 이어가면 그것으로 족한 줄 알거라,

    맛있고 기름진 음식을 탐하면 변소에 가서 대변 보는 일에 정력을 소모할 뿐이다 [ 211p]

     

    세상이 시끄럽다는 것은 세상 그 자체가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과 그들이 하는 일, 즉 인간사가 시끄럽다는 뜻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이 가을에는 좀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란다.

    이런 말을 들으니 나도 좀 행복해지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은 현재의 삶이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패하고 뻔뻔스러운 이 땅의 정치 집단 때문에 무고한 국민이 얼마나 큰 부담을 안고 사는지 생각할 수록 화가 난다.

    국민이 피땀 흘려 벌어서 바친 세금으로 살면서 국민의 위임을 받아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법을 자신들이 몸소 여기고 범했으면서 그 벌을 피하려고 한다.

    힘없는 사람들만 법의 그물에 걸린다면 사회정의는 무엇인가.

    오늘날 인간의 윤리와 사회의 규범이 무너질대로 무너진 그 요인도 이런 비리에 있다.

    부정부채의 온상인 정치권의 근본적인 개혁없이 이 나라의 미래가 밝을 수 있겠는가. [229p ]

     

    내가 행복해지려면 이것 저것 챙기면서 거두어 들이는 일을 우선 멈추어야 한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먼저 내 이웃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

    이웃과 나는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이웃의 행복이 곧 내 행복으로 이어진다.

    소원했던 친구에게 이 가을 날 편지를 쓴다든지 전화를 걸어 정다운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 일은 돈 드는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따지려는 각박한 세태이기 때문에 돈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을 흐르고, 바위는 서 있듯, 그곳에 그렇게 있지 아니한가. [230p]

     

    이 세상은 고통의 바다라 했듯이 산다는 것은 즐거움과 함께 고통이 있기 마련이며, 살아 남는다는 것은 고통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다[ 233p ]

     

    우리가 어떤 종교에 귀의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웃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자신의 행위를 안으로 살피면서 보다 더 성숙한 삶으로 한층한층 쌓아 올리는 일에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24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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