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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정맥 종주를 마치며우리의 아름다운 강산/금남정맥 [완료] 2008. 6. 11. 17:30
금남정맥 종주를 마치며
오늘 금남정맥 종주를 마칩니다.
지난해 2007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종주였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대원들 간에 약간의 충돌이 있었지만 오늘 종점인 구드레나루터에 서니 모든 것이 강물처럼 흘러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9개 정맥 중에 금남정맥이 거리는 짧지만 아름다운 산이 가장 많은 지역이 아닌가 합니다.
한북정맥도 좋은 산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운장산, 대둔산, 계룡산 그리고 마지막에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에 가
깝지만 백제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부소산이 있어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구간인 장군봉, 신선봉, 백암산을 지날 때도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였지요.
가장 재미가 없었던 구간은 세 번째 구간이 아닌가 합니다.
인대산 하나만 있고 그냥 능선을 따라 가는데 오로지 즐거움이라고는 앞에 보이는 대둔산을 바라보며 다음번에 저 산을 넘어 가겠지
하는 기대감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대둔산을 지나면서 또 지나고 난 후 느낀 것은 대둔산은 인대산에서 보았을 때가 가장 아름다웠다는 것입니다.
대둔산은 1월에 지나갔는데 쌓인 눈도 눈이지만 나무에 생긴 상고대의 환상적인 모습에 모두들 너무 즐거워하였지요.
이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구경할 수 있을까요.
또 이 구간은 지도를 보면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실제는 얼마나 멀었는지요.
이후 몇몇 대원들이 안타깝게 탈락을 하였습니다.
물한이재가 포장이 끝나면 물한이재에서 구간 종주를 마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물한이재를 지나 덕목재를 가면서 마지막 봉우리를 넘을 때 모두들 아주 지쳐 있었지요.
결국은 날이 어두워서야 산을 내려 올 수 있었고 먼저 산을 내려 왔던 대원들이 날이 어두워서도 뒤따라오는 대원들이 내려오지 않자
모두들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전부 무사히 내려 와 한시름 놓았습니다.
영훈이가 “다음번에도 이렇게 힘들면 나 안 올거야 ” 할 때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젊은 놈이 그것도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요.
계룡산을 지날 때는 산행구간 내내 입산금지 구역이 많아서 산행 시 조심스럽고 또 산이 너무 위험하여 한마디로 조심, 조심 그 자체였
고 사람들이 워낙 많이 다닌 탓에 길이 너무 많아서 길을 잃기 꼭 알맞은 구간이었습니다.
우리도 대원 중 30명 중 6명 만 제대로 종주를 끝낼 수 있었고 나머지는 전부 샛길로 빠져 갑사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중장리 고개로 이
동하였는데 종주하는 사람들이 기본자세가 되지 않았다고 나무랐습니다.
종주군들은 길을 잘못 들었으면 다시 원위치하여 제대로 된 길을 찾아가는 습관이 되어야 함에도 편한 것만 찾는 다면 산악인의 기본자
세가 아닙니다.
중장리고개에서 진고개를 지날 때는 완연한 봄이었습니다.
진달래가 붉게 피고 산 벚꽃이 온 산을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고 새들이 노래하고 모든 만물이 새 삶을 시작하는 활기찬 모습을 보고 “
아 ! 천국은 바로 여기구나 ” 라고 깨달았지요.
이 구간을 갈 때도 안골산을 지나 거묵바위산으로 빠지는 바람에 반 정도가 2 시간 이상을 알바를 하였지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걸은 탓이지요.
마지막 구간은 공주 지역에는 볼 것이 별로 없다가 부여에 들어서면서 길도 좋아지고 금성산과 부소산을 지나면서 백제의 역사를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백제의 수도가 부여가 아니라 전주 정도 있었으면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하고 가정도 해 봅니다.
이번 종주는 가을에 시작해서 삼복더위가 오기 전인 초여름에 끝이 났습니다.
비록 구간은 짧았지만 너무 아름다운 산행 이었습니다.
아마 정맥 종주를 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정맥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봄에는 온 산의 아름다움에 천국을 지나는 기분을 느꼈고 겨울에는 계룡산을 지나면서 눈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그야말로 장관을 연
출해 내고 있었습니다.
가을에는 연석산, 운장산, 장군봉, 백령성고개를 지나 인대산을 넘어 대둔산을 지날 때까지 아름다운 모든 것을 사진에 담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종주는 역사적인 유물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곳곳에 보이는 성터의 흔적이 많고 특이 부여는 옛 백제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금남정맥은 거리는 짧지만 가장 아름답고 볼 것 많고 수많은 역사적인 유물을 간직한 정맥이어서 누구든지 한번은 종주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또 다른 정맥을 찾아 나서야 하겠군요.
끝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군요.
지난 8 개월 동안 같이 산행을 한 산우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고 앞으로 더 좋은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빕니다.
2008. 0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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