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1구간[죽령 - 소백산 -고치령]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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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구간[죽령 - 소백산 -고치령]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06

     

    제 21 구간 종주기[죽령- 연화봉- 비로봉-국망봉-상월봉-고치령]

     

    2004 . 05. 05

      02 : 30 죽령

      04 : 10 제 2 연화봉

      04 : 50 제 1 연화봉

      07 : 20  비로봉

      08 : 20 국망봉

      08 : 35 상월봉

      09 : 00 늦은맥이고개

      11 ; 20 마당치

      12 : 10 고치령

     

     

     

    02 : 30 죽령에서 처음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다.

     

    어제 저녁 모임을 갔다가 집에 오니 9시가 훌쩍 넘었다.

    정리하고 나니 10시가 지나고 잠이 들려고 누웠을 때는 11시를 훨씬 넘긴 시간 이었다.

    눈을 붙이지도 않아서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잠을 설치고, TV를 켜고 한참을 바라본다.

    산에 가는 날에는 집사람도 왠지 부산해 지는 것 같다.

     

    1시에 일어나 옷을 주워 입는다.

    잠이 들자마자 일어나니 정신이 몽롱하다 .

    바깥 기온이 제법 따스한 기분이 든다. 

    오늘의 구간 시작점은 집에서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시작한다.

     

    집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 정도 달려 죽령 고개에 선다.

     

    달빛이 너무 환하다.

    보름이 지난지 이틀 밖에 안 되어서인지 달은 거의 보름달에 가깝다.

     

    저 정도로 밝으면 랜턴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어제 뉴스에 개기월식이 있다고 보도를 했는데 새벽 2시 50분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지속된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야심한 밤에 산 정상에서 개기월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설렌다.

    내 평생에 이런 기회가 한번이라도 있을까 말까 할텐데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한다.

     

    죽령재를 출발하여 시멘트 포장길을 오르는 순간, 매표소에 불이 켜진다.

     

    산지기는  지금 이 시간까지 잠도 안 자고 있었나.

    내가 벌초하러 갈 때 6시에서 7시 사이에 올라 갈 때도 한번도 지키고 있는 것을 못 보았는데 , 지금 이 시간까지 지키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지금까지 지리산, 덕유산 , 속리산 , 월아간 국립공 원을 지나 왔지만 입장권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 대단한 산지기다.

    표창이라도 주어야 할 모양이다.

     

    서대장이 아주 반갑고, 즐겁게 표를 끊는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국립공원 관람료를 내고 싶어도 누가 지키고 있어야지 하면서 웃었으니까 .

    아마 버스 소리와 산꾼들의 발자국 소리에 잠이 깬 모양이다.   

     

    어두운 길이라 확인이 잘 되지는 않지만  길가에 잡목 정리를 했는지 길이 상당히 깨끗해진 기분이 든다.       

     

    통신대 가까이 가니 개기월식이 시작된다.

    통신대 우회도로를 돌아 나가는 순간 바로 밑에는 단양이, 멀리는 제천이 보인다. 

    내일부터 시험인데 막내 녀석 일어나 책이라도 보는지 궁금하다.

     

     

     

    04 : 10 제 2연화봉

     

    포장이 안 되어 있는 길을 어둠 속에 헤매는 순간, 갑자기 커다란 헬기가 나타나고, 유조차가 앞을 가로 막는다.

    헬기는 날개를 돌아가지 못하게 끈으로 묶어 놓았다.

     

    경상도 방면이 환하게 보일 즈음 샘이 나타난다.

    아마 백두대간 선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샘이 아닌가 한다.

     

    여름에 이 길을 지나면 크지는 않지만 작은 다래를 따 먹으며 지날 수 있는 길이다.

     

    천문대에 도착하니 망원경이 있는 곳에는 불이 켜져 있다.

     

    아마 개기월식 때문에 관찰하느라고 바쁜 모양이다.

    3년에 한번 씩 돌아오는 것이라는데 세심하게 관찰하여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매번 오늘처럼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천문대 안에는 한번 들어가 본적이 있다.

    일요일에 왔더니 박사님이 나오셔서 아주 자세히 설명을 해 주는데 너무 고마움을 느꼈다.

    많은 인원이 아니라 서너명 씩 나누어서 너무 세세하게 설명을 해 주는지라 어쩔 줄 몰라 해썬 기억이 난다.

    이 천문대를 지나면서 길은 산길로 들어선다. 죽령에서 여기까지는 자전거로 하이킹을 해도 좋을 정도로 길이 넓다.

     

    제 2연화봉 정상에서 바라 본 풍기와 영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상에서 비로봉 쪽으로 내려서면서 그려 놓은 조망도 , 즉 비로봉 , 제1 연화봉 쪽 조망도 어둠 속에서도 웅장한 모습을 보인다.

    .제 2연화봉 정상에서 희방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연화봉 정상표지석이 어마어마 크다.

    날이 밝으면 그 앞에서 멋진 사진이라도 찍으련만.

     

     

     

     

     

    04 : 50 제 1연화봉

     

    제 2연화봉에서 1 연화봉으로 향하는 길은 온통 바위투성이다.

    걷기가 불편한 정도로 바위가 많다. 

    연화봉 밑에 헬기장에 다다르니 동쪽이 붉게 물들고 있다.

    오늘은 날이 좋으려나 보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달은 벌써 개기월식이 끝이 났는지 어슴프레한 빛만 발하고 있다.

    뜨는 해에 기가 죽었는가. 

    나무 계단을 줄기차게 오르면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영주 방향의 어스름한 새벽의  경치가 한 폭의 사진 같다. 

    아침 햇살을 받은 자연의 청초한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제 1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는 큰 기복은 없으나 주변의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이 부근에서 가장 높고 어느 방향으로 보더라도 아주 멀리까지 날씨만 좋다면 전부 조망할 수 있다.

    비로봉 정상 가까이 있는 주목을 지키기 위해서 지어 놓은  관리사무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

     

    비로봉 주목관리사무소

     

    안에는 아무도 없다. 관리인도 없다.

    2년 전에 겨울에 천동굴에서 여기까지 왔다가 엄청나게 험악한 날씨 탓에 이 통나무집에서 라면만 끓여 먹고 그냥 포기하고 하산한

    적이 있다.

    벽에 설치되어 있는 구급함 속에는 소독약, 붕대, 거즈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07 : 20 비로봉의 바람은 작은 돌까지 날아다녀

     

    식사 후 비로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흙은 밟아 볼 수 없게 나무로 다리를 전부 만들어 놓았다.

    이 추운데 누가 계단 숫자를 세었는지 476개의 나무계단이라고 떠든다.

     

    비로봉에서 본 연화봉

     

     

     

     

     

     

     

    바람이 얼마나 세게 몰아치는지 가벼운 사람은 날아 갈 정도이다.

    만약 겨울이라면 악전고투할 게 분명하다.

    눈은 엄청나게 쌓이고 눈보라는 몰아치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도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다.

    손도 시리고 바람 때문에 눈도 뜨지 못할 지경이다.

     

    주목 군락지는 철조망으로 철저히 막아 놓았다.

    천년의 세월을 모진 바람 속에서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의 훼손이 워낙 심한 탓에 동물원의 험악한 동물을 가두어

    놓듯이 아주 높고 커다란 철조망을 만들어 놓았다.

    시간에 벌써  비로봉에서 내려오는 등반객들이 있는데 추위에 잔뜩 움츠러 든 모습이다.

    겨울이 아닌가 할 정도로 바람이 비로봉 정상에서 오래 서 있지 못하게 만든다.

     

    비로봉이 소백산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이 정상에 소백산 정상 표지석이 있다,.

    정상에서 급하게 사진 한 컷을 찍고 뒤돌아 국망봉으로 향한다.

    나무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국망봉으로 향하는 길은 막아 놓았지만 밑으로 빠져서 도망치듯 달린다.

    새벽이니 누가 볼 사람도 없다.

    산불감시기간인지 자연휴식년제 구간인지는 모르나 그건 둘째 문제이고 우리가 갈 길은 가야하니까.

     

    비로봉의 나무 계단이 끝나고 국망봉 방향으로 내려서자 마자 봄 기운이 돈다. 

    비로봉 주변만 아직도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시멘트 공장굴뚝 연기가 자욱하고 채석한 탓에 산 전체가 날아간 모습이 흉물스러워 보인다. 

    비로봉에서 국망봉까지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이름 모를 풀인데 우리나라 식물인지는 모르나 엄청나게 큰 풀이 온 천지를 뒤덮으려는 듯 올라오고 있다.

    추운 곳에서 자라려면 잎사귀도 작고, 크기도 작으련만 이 추운 곳에서 자라면서도 잎사귀도 크고 포기 자체가 큰 풀이 위협적으로 자

    라고 있다.

    아마 서양 식물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이다.

    그 기세가 전 산을 뒤덮을 기세다.

     

    국망봉 주변에 가면 그야말로 철쭉이 장관이다.

    철쭉 구경을 하려면 연화봉이나 비로봉을 가지 말고 어의곡에서 국망봉으로 올라 와야 하겠다.

    국망봉 정상에는 아지자기한 돌을 몇 개 주워서 포개 놓은 것 같다.

    국망봉의 내력을 적은 안내판이 있는데 옛 고서에 적힌 내용을 옮겨 놓았는데 단양군에서 하나 풍기군에서 하나 등등 해서 3가지를

    내용으로 한 것 같다.

    퇴계 이황 선생이 풍기군수를 지냈는지 풍기군의 내용은 이황 선생과 관련 되어 있다.

    이황 선생이 단양군수도 지냈는데 말이다.

     

    국망봉이 비로봉보다 약 20m 정도 낮다. 오호 통재라

    조금만 더 높았으면 왕으로 군림 했을텐데 아깝기 그지 없구나..   

    비로봉에서 국망봉까지는 굴곡이 심하다. 

    국망봉에서 바라보는 도솔봉, 연화봉, 비로봉이 겹쳐서 보이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본다.

     

     

     

    08 : 20 국망봉[1420.8m]의 바위 앞은 너무 포근해

     

    국망봉에서 상월봉 쪽을 바라보면 그 장면이 환상적이다.

    상월봉 정상에 보이는 바위 하나가 어떻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모습이고 국망봉과 상월봉 사이의 모습은 꼭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음

    직한 아름다운 모습이다.

    국망봉에서 상월봉을 향하는 중간 지역은 상당히 포근한 느낌이 들고 집이라도 짓고 살고 싶은 장소다.

     

     

     

     

     

     

     

     

     

     

     

     

     

     

    국망봉에서 본 상월봉

     

     

     

     

     

     

     

     

    8 : 35 상월봉의 멋진 바위

     

    상월봉 오르는 길이 두 갈래로 나 있다.

    아마 겨울에 누군가 여기서 눈썰매를 탔는가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그것도 오르기 귀찮아서일까, 아니면 산이 험해서일까.

    밑으로 가는 길이 다시 있고 구인사 가는 방향이라고 방향표지판이 있다.

    언제나 잽싼 관운장만 상월봉 정상으로 오르고 나머지는 밑으로 그냥 지나치고 뒤돌아보니 국망봉과 상월봉 중간지점 바위 아래 세

    명이 앉아 쉬고 있다.

    국립공원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곳곳에 방향표지판은 많다.

    뒤에 따라 가면서 먼저 가는 대원들이 능선을 가는데 바로 앞으로 보이는 큰산[신선봉] 으로 향하지 않고 직각으로 꺽어 오른쪽으로

    향한다.

     

     

     

     

     상월봉에서 본 국망봉

     

     

     

    상월봉에서 본 소백산 마루금

     

     

     

    상월봉에서 본 신선봉 방향

     

     

    상월봉에서 본 고치령 방향

     

     

    09 : 00 늦은맥이재에는 따뜻한 봄이

     

    표지판은 늦은맥이재를 알리고 있는데 아래 재에 표지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표지판은 신선봉과 마당치 갈림길에 서 있다. 

    신선봉 쪽으로 리본이 훨씬 더 많이 달려 있어 몇 발을 옮기다 뒤로 하여 앞 팀의 뒤를 따라 가다.

    여기서 마당치까지 지루한 길이다.

    굴곡도 없고 그저 평탄하고 아직까지 숲이 우거지지 않아 햇빛도 가려 주지 못한다.

    상월봉을 돌아보니 그 높이가 엄청나다.

    저 높은 곳에서 여기까지 걸은 것이 대견스럽다.

    오랜만에 따스한 장소에 앉아 30분 정도 쉰다.

    주변에 핀 얼러지, 노랑제비꽃,, 고비, 미나리가 주변을 꽉 채우고 있다. 이제 전부 갓 피어나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 앙증맞기

    그지 없다.

     

     

     

    11 : 20 마당치에는 철쭉이 피기 시작하고

     

    계속하여 표지판에는 형제봉을 알리고 있는데 빌어먹을 형제봉까지 가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마당치에 내외듯한데 깨죄죄한 모습으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도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쁘다.

    마당치를 지나면서 철쭉이 드문드문 피기 시작하고 숲이 우거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조금 따뜻한 곳이라고 산 정상보다는 숲의 우거짐이 조금 더 일찍 시작된다.

     

    형제봉 갈림길이 나온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형제봉 가는 길은 형태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는 않다.

     

     

    12 : 10 고치령[760m]                                 

     

    차가 몇 대 서 있고, 입산금지 현수막이 걸린 줄을 타고 넘어 고치령에 도착하다.

    비포장길이고 단양 쪽으로 샘터 표지가 있다.

    30m 정도 아래 있단다.

    건너편으로 산신각이 있다.

    대간 선상에 산신각이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고치령 산신각

     

    동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금성대군과 단종대왕을 모셔 놓은 산신각이라 한다. 

    그러나 그 안에는 어떤 영정도 없다.

    금성대군은 소백산을 , 단종대왕은 태백산을 상징하므로 두 산을 넘나드는 경계인 고치령에 두분을 모셨다고 한다.

     

    버스가 서 있는 자리까지 50분정도 걸리고 길은 시멘트 포장과 아스팔트 포장과 비포장 길이 교대로 인데 오래지 않아 버스 정도는

    넘어 다닐 정도로 포장이 될 것 같다.

     

    고치령은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와 마락리를 잇는 고개다.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에 반대하여 순흥에 유배 된 단종의 숙부 금성대군이 단종의 복위를 위해 영월로 보내는 밀사들이 이 길을 넘어

    다녔다 한다.

     

    다리 밑의 물에 발을 담그고자 하나 발이 시려 1분조차 서 있기가 힘이 들다.

    시원하게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니 한결 개운해진다.

     

    좌석리매점 뒤에 어마아마하게 큰 은행나무가 있는데 동네 분들의 이야기로는 약 700년 정도는 되었다 한다.

    나무 밑에 좌석분교가 있다가 폐교 되었다는 내용의 비석이 서 있다.

    고치령에서 조금 내려 와서 계곡에 버스가 서 있던 자리에 유원지 계곡에 놀다가 만약 재난시 좌석분교로 대피하라는 입간판이 있던데

    그 입간판도 소용이 없으리.

    대피처가 없어졌으면 그 입간판도 같이 없애지 않고 ......

     

    매점 아주머니가 통조림 찌개를 끓였는데 찌개인지 국인지 구분이 안된다.

    꽁치, 고등어, 김치 잔뜩 넣고 끓였다.

    여기에 막걸리는 얼마나  달짝찌근한지  

    산행 시간이 길어지면 이상하게 머리가 아픈데 들지 못할 정도인데 막걸리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두통이 사라진다.

    그 기분에 약 삼아 한잔씩 마셔본다. 하루의 갈증이 풀리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오늘의 종주도 무사히 끝났음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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