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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구간[하늘재-포암산-차갓재]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0:57
백두대간 제 18구간종주기 [하늘재 - 포암산 - 대미산 - 차갓재]
2004.3.28
오늘은 차가 원주에서 출발하여 제천 시내를 거쳐 지나간다.
덕분에 1시간 30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4시 35분에 버스가 역전로타리에 도착하고 컴컴한 차에 오르니 원주팀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2주일만에 보니 무척 반갑다.
버스가 단양 대강면에 도착하니 05 : 05 분 30분 밖에 안 걸린다.
지독하게 빨리 왔다.
대강면을 지나 벌재를 넘어 가면서 벌써 차창 밖은 밝아 오기 시작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고 돌아가는 길에 현기증이 난다.
먼젓번에 되돌아 나갈 때는 한 구간이 끝났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편안하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천주봉을 바라보며 붕어 주둥이
같네 했었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어지럽다.
06 : 05 하늘재
하늘재에 도착했을 때에는 날은 벌써 훤하게 밝아져 있었고 아주 오랜만에 랜턴을 켜지 않고 등반을 하는 게 기분을 이상하게 만든다.
지난번에 내려 왔던 종점에 낙엽송이 너무 울창하고, 뒤풀이로 먹었던 음식찌꺼기를 도랑에 버렸는데 어느 짐승이 주워 먹었는지 흔
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자연의 정화 능력은 놀랍기만하다.
하늘재는 충주시 상모면과 문경을 연결하는 아주 오래 된 도로이다.
문경 방면은 포장이 되어 있으나 미륵리 쪽으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충청도는 예산 부족인 모양이다.
전라도 장수를 지나면서 산을 경계로 하여 전라도 쪽은 손도 안대고 있는데 경상도 쪽은 잡목 제거를 완전히 하여 놓은 곳이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경상도 사람들이 세기는 센 모양이다.
북방의 문화가 이 재를 거쳐 영남으로 전해지던 곳인데 지금도 낙엽송이 꽉 차 있어 낮에도 어두컴컴하다.
예전에는 양반들은 조령삼관문을 통하여 한양으로 가고, 일반 평민들은 하늘재를 지나 한양으로 갔다고 한다.
오늘의 대간 시작점에 서다.
양 쪽을 살핀다.
먼저 보이는 것은 입산금지표시다.
탄항산 쪽에는 벌금 50만원, 포암산 쪽은 벌금 10만원으로 적혀 있다.
10만원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었는데 고치지 않아서 금액이 작은 것 같다. [이 표시는 12월에 다시 갔을 때는 똑 같이 50만원으로 고
쳐저 있었음]
같은 국립공원소장 이름으로 만들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틀리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어찌된 일인지 수염을 깍은 김대장이 보인다.
오늘 달마산에 간다더니 거기에는 안 가고 여기에 왜 나타났는지 궁금하다.
백두대간만 아니라면 나도 달마산에 따라 붙으려 했더니 왜 이리로 찾아 왔을까.
차라리 수염을 싹 밀던가 했으면 오히려 보기 좋으련만 밀다가 말있으니 사람이 꺼칠해 보이는 게 영 이상하다.
06 : 20 하늘샘은 물이 넘쳐 흘러
오늘의 대간 구간을 시작함에 랜턴을 켜지 않으니 모두 다 밝은 표정이다.
시작부터 진지가 많이 나타나는데 특이한 것은 여기는 전부 벽돌과 시멘트로 진지를 단단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마 예전의 성터인 것 같은데 지금은 자세히 찾아 보아야 흔적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망가져 있다.
급경사를 오르기 전에 물이 콸콸 쏟아지는 샘이 있는데 물이 아주 시원하다.
이 곳이 하늘샘인 모양이다.
플라스틱관은 누가 만들어 만들어 놓았는지 고맙다.
20분 정도를 급하게 올라 약간 쉬는 가 싶은 장소에 지난 구간 종주가 끝날 때 보았던 내외분이 먼저 올라 와 있다.
아마 버스가 도착하기 바로 전에 택시 한대가 빠져 나가더니 그 택시에서 내린 모양이다.
“먼저번에 보신 분들이 맞나요”
“에! 맞습니다”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나이가 들어서 세속에 물들지 않고 내외가 아무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망이 좋은 바위 같은데 먼저 온 내외가 차지하고 앉아 있으니 같이 놀기도 그렇다.
누가 어디서 돌을 주워다 쌓아 놓았는지 한 무더기의 돌이 쌓여져 있다.
돌이 없어진 흔적이 없는 것을 보니 오래전에 여기에 돌이 많았던가 보다.
능선에 올라서니 하늘재 30분, 포암산 40분이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포암산은 바로 앞에 보인다.
능선에서 보는 지나 온 길이 감회가 새롭다.
마패봉, 부봉, 주흘산, 탄항산 등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에 오르기 전에 쇠줄이 나타나는데 이 쇠줄은 무겁게 나무에 매달아 늘여 놓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여기까지 무거운 쇠줄을 들고 오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07 : 00 포암산 정상에서 모든 산이 한 눈에
포암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월악산, 남쪽으로 탄항산, 주흘산, 조령산, 마패봉, 부봉이 한눈에 들어 온다.
기운을 쓰지 못할 것 같은 교수님이 정상 표지석을 사진 찍기 좋은 방향으로 돌려 세운다.
아침 햇살에 역광이라 사진 찍기가 나쁘다나. 역시 교수님 다운 발상이다.
교수님 덕분에 표지석 돌려 놓고 다같이 사진을 찍다.
표지석은 팔각형 대리석으로 아주 멋지다.
포암산에서 바라 본 조령산의 일출 모습
포암산에서 바라 본 주흘산과 탄항산
포암산에서 본 주흘산
포암산에서 본 관음리
포암산에서 본 대미산 방향 마루금
백두대간 마루금과 주흘산
07 : 45 백두산 가는 길, 지리산 가는 길
관음재에는 표지판이 아주 멋지다.
지리산, 백두산으로 방향 표시를 해 놓았다.
아주 거창하다.
이 표지판은 나중에 백두대간 종주기 책을 출판할 때 나의 백두대간 종주기 책의 제목이 되었다.
이 표지판은 대미산을 지나면서 새목재 내려가기 전에 또 만들어 놓았다.
역시 제천 사람들은 거창하다니까.
충주시 상모면과 제천시 한수면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기둥에는 백두대간 충청북도 제천시라고 크게 새겨 놓고 지리산 방향 밑에는 포암산 2.2km 백두산 밑에는 대미산 8.7km 라고 새겨
놓았다.
대미산을 지나면서 있는 것은 제천시 덕산면과 문경시 동로면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청화산에서 시작하여 여기까지 오면서 표지판이나, 표지석은 주로 경상도 지방에서 만들어 놓았는데 충청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은
찾기가 힘이 들 정도였는데 여기서 제천 사람들의 긍지를 가지다.
지리산 가는 길, 백두산 가는 길
지금까지 오면서 이 길이 백두산까지 갈 수 있으라고는 별로 생각도 없이 그냥 진부령까지 가면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백두산
가는 길이라니,
어서 빨리 통일의 그날이 와서 백두산까지 종주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가능 했으면 좋겠다.
08 : 15 만수봉갈림길
838봉을 지나고 관음재를 지나 만수봉 삼거리에 이르는 1시간 동안의 낙엽길이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884봉에서 보는 월악영봉과 바로 앞의 메밀봉의 모습이 아름답다.
월악산을 가면 정상을 오르려면 영봉의 큰 바위를 30분 정도 돌아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 바위가 여기서 보니 진짜 우람하다..
다음 일요일 날 월악산이나 올라 갔다가 수안보에 들려야 하겠다.
수안보를 수 없이 지나면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되돌아 보아야겠다.
897봉, 809 봉, 844봉을 지나는 길은 완만한 오르내리막길이다.
주로 낙엽을 밟는다.
844봉을 지나고 수색골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전망 바위에 서면 백화산과 남쪽으로 주흘산이 한눈에 들어 온다.
똑 바로 왔으면 하루면 왔을 것을 얼마나 돌아서 왔나.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인 것을 ......
10 : 30 1032봉
1032봉에 도착하다.
여기가 대미산인가 했더니 아니다.
꾀꼬리봉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북쪽으로 문수봉이 보인다.
억수리 계곡 건너편 산이다.
11 : 35 봄 햇볕은 너무 따가워
부리기재에 도착하니 포암산 6시간, 대미산 40분 표지판이 팔을 쩌억 벌리고 반기고 있다.
여기서 억수리 계곡으로 내려가면 멋있는 계곡물에 발 담구고 앉아 피로를 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대미산까지 가면서 비교적 평탄한 길인데 낙엽을 밟으며 가는 것은 좋으나 너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먼지 때문에 걷기가
불편하다.
낙엽이 다 떨어져 땡빛 속을 걷고 있다.
땀은 별로 흐르지 않으나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예전에 며느리는 봄볕은 며느리한테, 가을빛은 딸한테 쐬게 했다는 게 왜 그런지 이해가 될 것 같다.
봄볕은 그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또 점점 더워지는 날씨 탓에 갈증이 많이 난다
가을에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 탓에 햇볕이 따갑지 않아서 힘이 덜 들 것 같다.
물을 팻트병 하나만 넣어 가지고 왔더니 부족 할 것 같다.
12 : 20 대미산의 표지석
대미산에 아주 힘들게 올라갔다.
부리기재에서 대미산을 올라가면서 물을 아끼느라고 참고 참으면서 올라가려니 고통이 따른다.
에라 모르겠다. 사과 하나를 깍아 덥썩 문다.
게눈 감추듯 먹으니 조금 나은가 싶더니 몇 발짝 떼지 않아서 금새 갈증이 또 난다.
대미산에 도착하니 큰 짱돌에다 대미산이라 표지석이 있는데 여기서 전부 사진 찍느라고 바쁘다.
표지석 뒤편에는 단기 4328년 10월 22일 날짜가 각인 되어 있다.
이것이 서기로 몇 년일까 계산하느라고 바쁘다.
2333년을 빼세요.
또 이 돌을 어떻게 지고 왔을까.
이 돌은 여기 산에 있는 바위는 아니고 냇가의 돌이라는 둥, 누가 안아보더니 80kg라는 둥, 50kg 밖에 안된다는 둥 해서 들어 보기
바쁘다.
이번 구간에는 표지석 가지고 씨름하는 사람들이 많다.
포암산에는 표지석을 들어서 이리 저리 돌려 놓기 바쁘더니 여기서는 들지도 못하면서 안아보기 바쁘다.
대미산에서 바라 본 도락산
대미산에서 바라 본 소백산
대미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천주산이 보이고, 동북쪽으로 멀리 소백산 통신대가 보인다.
남서쪽으로 희미하게 속리산도 보인다.
점심 식사 후 대미산을 내려서는데 아직 음지라 그런지 낙엽 밑은 얼음이 아직 있고 녹은 곳은 질퍽거려 걷기가 불편할 정도다.
“눈물샘 70m” 라고 가르키고 있지만 너무 가파르고 길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아 포기한다.
13 : 20 새목이재 건너편 도락산
20분 정도 쉬지 않고 달려가니 여기가 제천이 끝나는 지점인지 ‘백두대간 충청북도 제천시“ 표지판이 나타나고 황장산 4km 라고 씌
어져 있다.
문수봉 갈림길이다.
이번 구간은 순철이 형이 신이 났다.
여기 저기 설명하느라 바쁘다.
헬기장이 나타난다.
하늘재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처음 보는 헬기장이다.
새목재까지 낙엽송과 도토리나무, 자작나무가 엄청나다. 낙엽송이 칡덩쿨에 다 죽어 간다.
칡을 죽이는 예산도 엄청나건만 아직도 이렇게 많은 것을 보면 번식력이 대단한 모양이다.
요즈음은 칡은 죽이고 난 다음 더 이상 다시 자라지 못하도록 농약을 바르는데 아마 이것도 캐서 시장에 파는 모양이니 무엇을 믿고 사
먹을꼬
새목재를 지나면서 헬기장이 또 나타난다.
빌어먹을 전쟁 대비용인가 안 보이던 헬기장이 이렇게 가까이 존재한다 말인가.
14 : 45 차갓재
새목재 헬기장에서 920봉, 981봉을 넘고 923 봉을 넘으니 나타날 것 같지 않은 차갓재가 나타나고 아래 집이 몇채 보이는데 그 곳에
버스 몇 대가 보인다.
이제 저기만 내가면 되는구나. 철탑이 나타나면서 작은 차갓재로 가는 길이 있건만 그냥 버스가 보이던 마을로 꺽어 들었다.
다음에 철저히 준비해서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오늘은 급한대로 정리하면 되니까
차갓재 아랫마을에 도착하니 냇가에 물리 흐르고 발을 담그니 아직은 발이 시리다.
산골짜기 금방 시작한 물이라 깨끗할 줄 알았더니 바닥에는 청태가 무수히 끼어 있다.
하지만 어쩌랴! 날씨는 덥고 옷을 훌떡 벗으니 아가씨가 옆으로 지나간다.
“아이구 !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이렇게 남자가 몸매를 아무데서나 보여 줄 수 있는 것도 남자의 특권아닌가요”
집을 짓고 있는 작업장에 가서 물을 얻어서 벌컥벌컥 마시다 물에 사래가 걸려 캑캑거린다.
왜 동네 이름이 안생달리일까.
동네에는 술도가가 있는데 오가피술, 산수유술, 복분자술, 상황버섯술이 있다. 병당 2500원 씩이다.
아주 싸다. 흔히들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발 분다고 이야기 한다.
술병째 들고 마시는 것을 이야기 하나보다 했는데 오늘 술병 들고 나발 부는 모습을 보다.
이것은 술병을 들고 나팔을 부는 모습, 아주 신이 나서 몸을 뒤로 제치고 부는 그런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보인 사람은 남자도 아닌 여자 대원 이춘우 대원이었다.
같이 있던 심선생, 길선생 왈 “언니 왜 그래”
방곡 도예촌에서 두부와 막걸리를 먹는데 막걸리가 맛이 없다.
그런데 끝까지 술잔을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은 여기서도 길선생과 심선생이다.
제 아무리 맛이 없는 술이라도 아예 술만 보면 끝을 보는 것 같다.
오늘 하루 이렇게 해서 18구간 종주를 끝낼 수 있음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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