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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구간[이화령- 조령산- 하늘재]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0:50
제 17 구간 {이화령 - 조령산 - 새재 - 마역봉 - 부봉 - 탄항산 - 하늘재)
2004. 3. 14
이번 구간이 지금까지 지나 온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지나는 구간 뿐 아니라 주변 경치까지 너무 아름답다.
언제 시간이 나면 이화령서 새재까지 또 주흘산에서 부봉을 거쳐 새재까지 다시 한번 가보고픈 아주 아름다운 구간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행군하듯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쉬엄쉬엄 가리라.
05 : 50 이화령 휴게소의 임꺽정
지난 구간에 은티마을에 갈때는 거리는 비슷하지 싶은데 같은 시간에 출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티마을에 도착시간이 5시 20분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화령에는 5시 40분에 도착했다.
먼젓번에는 “아저씨 멀미나요, 운전이 험해요” 하고 따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번에는 “아저씨 참 운전 잘 하시네요“ 하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몸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엊저녁 개업 집에 가서 먹은 것이 체해서인지, 아니면 자다말고 벌떡 일어나서 비몽사몽간에 나와서 그런지 속도 메슥거리고 어지럽고 정
신을 못 차리겠다.
이제 두 구간 정도만 가면 겨울옷은 안 챙겨도 될 듯싶다.
날씨가 푸근하다.
이화령 휴게소 앞에 내려서 지난번에 보았던 고추를 들고 있는 도사상 앞에 서서 랜턴으로 씌어 있는 글을 읽어 보니 임꺽정이란다.
벽초 홍명희 선생의 내력부터 시작하여 고추를 내 고장 특산물로 선전하기 위하여 임꺽정을 이용했다는 내용이 구구절절이 적혀 있다..
지난번에 산불감시요원이 지키고 있던 자리를 지나며 주위를 한번 살펴본다.
이런 산불감시초소가 바로 입구에 있다.
랜턴을 비추어 보나 아무도 없다.
누군가 “안에 사람 있다” 고 외치지만 바깥으로 자물쇠가 잠겨 있는데 무슨 사람이 있을까
눈이 전부 녹고 없을 줄 알았더니 음지라 그런지 아직 녹지 않은 곳은 미끄럽고 건너편 산에는 온통 흰눈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 밤에
보니 음산한 기분이 든다.
달빛조차도 옅은 구름에 가려 어설픈데 어디서 우는 새인지는 모르나 날이 밝기도 전에 어찌하여 그리도 슬피 우는고
자갈이 흘러내린 곳이 많아 꼭 산사태가 난 것 같은 지역이 몇 군데 된다.
조령샘에 도착하니 부근이 질퍽거린다.
샘에서 흐르는 물이 흘러 넘친다..
억새풀이 부근에 잔뜩 우거져 있다.
샘물을 마셔 보니 물맛이 기차다.
이 곳을 지나 잣나무 숲을 지나는데 능선 쪽에서 사람 소리가 나길래 확인하니 샘을 거치는 길은 돌아서 가는 길이다.
잠깐 딴 짓하는 사이에 우회도로를 탔다.
능선에 오르면서 벌써 날은 밝아오고 헬기장에서 랜턴을 벗으니 앞으로 한 구간 갈 적마다 20분씩 단축된다고 보면 다음 구간에는 .
랜턴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헬기장에는 폐타이어를 어떻게 날랐는지 겹겹이 쌓아 놓았는데 밑에서 보면 무슨 호를 파놓았는가 했더니 헬기장이었다.
아주 탄탄하다.
요즈음은 군대에 호를 파는데도 폐타이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환경오염 때문이라는데 그래도 이렇게 탄탄한 것을......
07 : 00 조령산은 아름다움의 극치
조령산 정상은 20-30명 정도 앉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있다.
“지현옥 대원을 추모합니다” 라는 표지봉을 세워놓았는데 누가 세웠다는 표시도 없다.
아마 에베레스트에 가서 운명을 달리한 지현옥을 말하는 모양이다.
조령산은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새재를 품고 있는 산이다.
다 썩은 나무 고목 속에 삽자루가 나온다.
이 표지판을 세울 때 가지고 왔다가 그 것 조차 가지고 내려가기가 힘이 들었는가.
어찌하여 삽자루가 상할 정도의 세월이 흘렀건만 누구 하나 저것을 들고 내려가지 못했을까
이화령으로 가는 것 같으면 나라도 들고 가련만 아직 갈 길이 머니 가지고 가기엔 너무 부담이 된다.
신선암봉으로 보이는 산이 어마어마하다. 경치의 극을 이룬다.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울까.
신이 빚어도 저럴 수는 없으리라.
쩌억 갈라진 바위 틈새가 나타난다.
갈라진 틈새로 빠져 나갈 수 있을까 했더니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 위로 길고 큰 밧줄이 매여져 있는데 그것을 잡고 곡예를 해야 될 모양이다.
밑으로는 절벽이고 다행히 바위가 미끄럽지가 않다.
이 곳을 벗어나자 앞에 나타나는 신선암봉의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러나 여기는 정상이 아니어서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없음을 아쉽게 생각하고 앞으로 전진한다.
바위 틈새로 빠지니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설마하니 길이 없을라고 했더니 진짜 길이 없다.
다시 뒤로 하여 바위 틈새까지 다시 와서 살피니 바위 저 위에 길 표시가 되어 있다.
삐죽이 튀어 나온 바위가 그냥 올라타면 머리가 깨어 질 것 같다.
가능한 멀리 발을 옮기고 머리 박치기 할 바위를 피해서 올라서니 줄로 없다.
889봉에서 내려서는 길이 무척 험하다.
겨울에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구간이다.
줄이 매여져 있으나 낭떨어지기와 미끄러운 눈에 정신을 홀딱 빼놓고 만다.
923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흘산, 마패봉, 부봉이 이루고 있는 경치는 가히 장관이다.
08 : 40 신선암봉과 신선봉
신선암봉에 올라서니 주흘산이 펼쳐지고 능선 줄기가 아스라이 보인다.
산이라는 게 눈에 보이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번번히 느끼지만 어떤 구간은 앞에 보이는데도 끝이 없는 것을 보면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한다.
신선암봉 주변은 위험구간이 많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올라 탔다가 내려오지 못할 정도의 낙타바위도 있다.
그리고 양 다리를 양쪽 다리에 걸치고 가야 하는 구간도 있다.
신선봉이라고 했더니 마패봉 건너편에 신선봉이 있으니 여기 있는 산은 신선암이라 해야 맞는단다.
그래서인지 119 구조대 안내판도 신선암봉으로 되어 있다.
조령산 정상에서 여기까지 오는 구간은 세미클라이밍과 급경사지대가 많아 상당히 조심스러운 구간이다.
칼날 능선과 암봉을 지나면서 아찔한 스릴과 천혜의 절벽에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구간이다.
머리가 흔들거리고 어지럽다.
부봉 바로 앞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다.
무엇이 부족한가 싶어 물로 먹어 보고 소금도 먹어 본다.
10 : 45 깃대봉삼거리의 성벽의 흔적
깃대처럼 뾰족한 깃대봉 삼거리를 지나면 성이 나오는데 주변의 돌을 전부 주워서 쌓았는지 성 주변에는 돌이 하나도 없고 성에만 돌이
있을 뿐이다.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생각해 본다.
새재로 내리막길이 경사가 얼마나 급한지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달리다 잡는다는 것이 다 썩은 나무를 잡아 나무가 뚝 부러지면서 결국
은 엉덩방아를 찧고 옷을 다 버리고 말았다.
11 : 45 새재
새재에 도착하여 물을 채우려 했으나 샘의 물을 뜨니 조그만 벌레들이 얼마나 많은지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 끝까지 이 물 가지고 가야 한다.
팻트 병에 남아 있는 40 % 정도 의 물을 확인한다.
삼관문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오건만 옹달샘은 오연이 되어 있으니 지나는 객들은 물을 어디서 구할꼬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삼관문 괴산 쪽에는 문경에서 입장료를 챙기고 있다.
1관문에서도 챙기고 양쪽에서 챙기건만 괴산 쪽에는 국물이나 떨어지는지 궁금하다.
잠시 잔디에 들어가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나무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고 마패봉으로 가려니 입구에 산불감시요원이 매표소 옆에 지키
고 있다.
뒤로 하여 잽싸게 올라가니 뒤에서 호르라기 소리가 시끄럽다.
그렇다고 안 갈수는 없는 일이고 마패봉까지 그 가파른 길을 단번에 치고 올라가니 30분이 채 안 걸렸다.
12 : 25 마패봉 과 박문수
마패봉 정상에서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표지석에는 마역봉으로 각인 되어 있다.
표지석이 공원묘지 비석만큼이나 크다.
괴산 부근의 정상 표지석은 대부분 크게 잘 만들어져 있다.
건녀편으로 신선봉이 보인다.
어디서 올라 왔는지 "약수" " 약수" 소리 치면서 지나가는데 옷에는 약수 산악회라 달고 있다.
아마 안내 산행인 모양이다.
마패봉이라는 이름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 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 놓고 쉬어 갔다는데서 유래 한다고 한다.
마패봉에서 바라보는 조령산의 줄기가 어마어마한 모습으로 다가 온다. 신선봉 쪽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뒤쪽에는 월악산
영봉의 모습이 성큼 다가 와 있다.
마패봉에서 점심을 먹는데 도시락을 꺼내던 이형규 대원이
“삼관문까지 굴러 가라”
그러더니 소식이 없더니 잠시 후 숨을 헐떡이더니 “밥그릇하고 국그릇하고 굴러 갔어 ” 한다.
나는 돌이 굴러 가는 것을 보고 굴러가라고 소리 지르는 줄 알았더니 밥그릇이 날라 갈 줄이야
마패봉에서 부봉까지는 엄청 편한 길이다.
중간에 옛 성의 모습이 보인다.
이름하여 북문이 있고 동문이 있다.
20분 정도면 북문에, 1시간 정도면 동문에 닿는다.
무너져 가는 성의 모습이 오랜 세월 지난 역사의 흔적만 보일 뿐이다.
복원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하나의 역사니까 후손들을 위해서 손질을 조금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소금기가 부족한지 머리가 흔들거려 도저히 걷지를 못하겠다.
13 : 45 동문과 북문
동문까지 가면서 건너편 부봉 쪽을 바라 보면서 진행한다.
새재에 내려오기 전에 즉 깃대봉 삼거리에 오기 전에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보았던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로 거꾸로 다시 가면 어쩌
나 걱정이 되는데 계속 앞 쪽으로 전진하는 폼이 중간을 자르는 것 같다.
부봉이 가장 앞 쪽에 있던 바위산 인줄 알았더니 중간에 있을 줄이야.
동문에서 미륵리 쪽으로 가는 길이 있고 삼관문으로 가는 길이 있다.
삼관문 쪽으로 낙엽송이 아주 울창하게 하늘로 뻗어 있다.
지도를 보면 여기서 평천재로 바로 빠지는 길이 있다.
동문에서 부봉을 오르면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문제로 시끄럽다.
산에까지 와서 정치 이야기 하느냐고 난리치면서 조용해진다.
부봉은 경사도 심하고 크지 않은 절벽이지만 줄이 없으면 오르지 못할 곳이 있다.
올랐다 다시 내려와서 진행해야 한다.
부봉에서 바라 본 월악산
부봉에서 바라 본 마패봉 방향
부봉에서 바라 본 탄항산 방향
정상에는 나무가 우거져 주변 경치는 환상적이지는 못하다.
포암산과 주흘산 방향 그리고 대미산 멀리는 소백산 통신대 탑까지 보인다.
부봉에서 959봉에 이르는 길이 절벽에 옆으로 줄만 하나 달랑 매여져 있는데 잘못 발을 디뎠다가는 낙상하기 꼭 알맞으니 조심해야
한다.
14 : 50 959봉 삼거리
959봉에서 잠시 포암산을 바라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다음번에 밤에 통과하니까 저 경치를 못 보겠지.
그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월악산 정경도 여기서 가장 확실하고 가장 크게 보인다.
여기서 평천재로 가는 길은 엄청 가파르다.
쌓인 눈 속에 눈이 녹으면서 만들어 놓은 미끄러운 길은 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도록 만들어 놓는다.
미끄러지면 주변 절벽으로 추락한다.
959봉에서 평천재까지 지도에는 15분이라 표시 되어 있으나 설설 긴 덕분에 30분이나 걸렸다.
경사가 급한 눈길으면서 밀려오는 추위와 공포는 온 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15 : 30 과수원 안의 헬기장
평천재에서 탄항산을 거쳐 하늘재에 이르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다.
탄항산에서 바라보는 주흘산의 경치에 흠뻑 취해 본다.
탄항산에서 하늘재로 가로지르는 길이 있다.
그러나 대간은 능선을 타야한다나 , 덕분에 한바퀴 돌아 하늘재로 향한다.
중간에 모래더미가 나타나는데 왜 이 자리에만 나무가 자라지 않는지 의아스럽다.
모래더미에서 포암산을 바라보면 그 웅장함에 기가 죽는다.
959봉 삼거리에서 여기 모래더미까지 오는 구간이 가장 힘이 들었다.
많이 쌓여 있는 눈과 그 밑에 녹은 눈 때문에 얼마나 미끄러운지 고생을 많이 했다.
하늘재 가까이 오면 가시 철망 울타리가 나타나는데 뭐 하는 곳인가 했더니 밤나무 과수원이다.
요상한 것은 과수원 한 가운데 헬기장이 있다는 사실이다.
밤을 따 가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나중에 울타리를 만든 모양이다.
하늘재 오면 플라스틱 관에서 물이 콸콸 나온다.
어디서 저렇게 많은 물이 나오는지 궁금하다.
수도 잠금장치처럼 잠금장치도 있으니 물이 너무 많이 흐른다 싶으면 잠그면 된다.
16 : 45 하늘재
하늘재에 도착하니 먼저 내려 온 김대장이 끓여 놓은 돼지고기 찌개 맛이 일품이다.
동태찌개도 기가 막히게 끓이더니 역시 음식 솜씨는 기가 막히다.
혼자 집안 살림을 다 하는지 무슨 음식 솜씨가 그렇게 좋은지 부럽다.
건설업이 아니라 주방장을 해도 식당이 기가 막히게 잘 될 것 같다.
오늘 구간을 마침으로서 34개 구간 중 17개 구간을 마쳤다.
이제 꼭 반을 끝냈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가족을 제외하고 이렇게 긴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들이 있었을까.
학교를 졸업한 후로는 친구도 이렇게 같이 있어 보지 못했고 더구나 친척이면서도 단 이틀도 같이 있어 본 기억이 없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인연인가.
이 세상에서 옷깃 한번 스치는데도 전생에서 3000번을 만나야 한다거늘 수많은 낮과 밤을 같이 보내는 이 인연에 감사한다.
산이라고는 거의 가 보지도 않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은지도 모르고 그냥 쫄쫄 따라다니는 것도 버거워 하는 이 몸을 아무 불평
없이 도와 주는 제천 대원들한테 항상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리고 백두대간 전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남은 구간 모두 다 건강하고 끝까지 완주 하기를 빌어 본다.
17구간 종주기를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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