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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개진 눈가족이야기/어머니와 아버지 2007. 12. 27. 15:42
눈에 핏발이 섰습니다. 아침에 세수할 때도 보지 못했는데 아침 10 시쯤 누가 내 얼굴을 보고는
“누구한테 얻어 맞았나” 그러더군요. 그 당시는 내가 내 눈을 보지도 않고
“아마 눈썹이 길어서 눈썹 문지르다 생긴 것일거야” 라고 대답하였죠.
그런데 누가 와서 또 그러더군요
“눈이 왜 그래 빨개” 하고 묻길래 거울을 보았지요.
거울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오른쪽 눈 아래가 빨갛게 변해 있었습니다.
아마 혈관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아프다던가 하는 것은 전혀 없는 데 말입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혈압을 재었는데 혈압도 정상입니다.
혈압이 높아 눈의 결막이 터질 줄 알았는데 이것도 아닌 모양입니다.
며칠 전에는 잇몸에서 피가 흘러 입 안 가득 피가 고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걱정이 됩니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어릴 때 눈이 지금처럼 되면 어머니는 눈에 삼이 섰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눈병이 걸리면 어머니는 아침 일찍 해가 뜰 무렵 산으로 가서 아카시아 나무를 찾았습니다.
아카시아 나무의 가시가 동쪽으로 난 것을 골라 가시를 떼어서 다시 거꾸로 그 부위에 박아 놓고는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아들 눈병 낳게 해 주십시오” 하고는 수없이 비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나은 것인지 저절로 나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깨끗하게 눈이 나아 있었습니다.
오늘 또 다시 어머니의 그런 기도가 그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