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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족이야기/어머니와 아버지 2007. 12. 7. 10:02
어머니
오늘은 하늘이 깨끗하네요.
오늘처럼 좋은 날 어머니 손 잡고 어디로던지 소풍이라도 가면 너무 행복할 것 같네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와 어머니가 손 잡고 어디를 갔던 기억은 별로 없네요.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 아니었던가 싶은데 눈이 창밖으로 펄펄 내리고 있었지요.
그날 어머니는 외갓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를 데리고 외갓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기차를 타기 위해서 역에 일찍 나와서 역 앞에 있는 미장원에서 머리 손질을 하였지요.
그런데 지금 기억 나는 것은 외갓집에 갔는지 안 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또 기차를 탔는지 안 탔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어머니가 퍼머하는 동안에 저는 눈이 펄펄 오는 밖을 바라보며 나무 의자에 앉아 놀았던 그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그 순간이 좋았던 모양이지요.
그러기에 아직도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 있겠지요.
저는 어머니랑 손 잡고 어디를 간 기억보다 아버지랑 같이 어디를 다닌 기억이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들이기 때문에 그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