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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옛길제천이야기/제천 부근의 명산 2023. 3. 6. 20:01
오늘 죽령 옛길을 넘다.
그냥 차로만 넘어 다녔지 , 걸어서 넘어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조선시대에 영남 지방에서 한양으로 갈 때는 백두대간을 넘어야 했다.
추풍령, 이화령, 죽령
어느 길을 가장 많이 이용했는지는 모르겠다.
"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이화령을 넘어 충주 방향으로 진격한 것을 보면 이화령을 가장 많이 이용하지 않았을까 " 고 추측해 본다.
오늘 넘어 본 느낌은
용부원리에서 용부사까지는 평상시에 산책을 와도 너무 좋은 길을 만들어 놓았다.
국립공원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쓰고, 공을 많이 들였다.
나머지 구간은 시멘트길, 아스팔트길이 죽령 고갯마루까지 이어지며 죽령 주막에서 풍기 희방사까지는 물도 없고 그저 그런 산길이며 볼 것도 없는 그런 길이다.
오늘 시작 들머리는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에서 시작한다.
한지역사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 다리 건너편 나무 데크가 보이는 곳으로 가면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
주차장에는 한지역사박물관, 정자, 죽령 옛길 안내도, 마을 안내도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깨끗한 화장실도 있다.
아침 풍경이 너무 좋다.
아쉬운 것은 안개가 아니라 미세먼지 라는 것이다.
용부사까지는 하천을 따라 올라 간다.
용부사까지 가는 내내 나무데크. 야자수깔판, 그리고 크지 않은 출렁다리가 있어 신발에 흙 묻힐 일이 거의 없다.
자락길을 정말 잘 만들어 놓았음에 국립공원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징검다리도 예쁘고...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내를 건너는 징검다리
안개 속의 하얀 외딴집
작은 출렁다리도 있어 흔드는 재미도 있고...
중앙고속도로 방향을 보면 분명 미세먼지 임에 틀림없다.
오늘 미세먼지가 얼마나 이 나라를 뒤덮고 있으려나.
그래도 숲에 와 있으니 덜 마시지 않을까 위로해 본다.
출렁다리에서 용부사까지 왕복 6km
산책삼아 천천히 걸으면 왕복 2 시간이면 충분
급한 오르막 내리막이 없으니 큰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길
소백산에는 아주 예쁜 여우가 살고 있어요
얼음장 밑에는 시냇물이 졸졸
아랫마을에는 얼음이 없었는데 얼마 올라 오지도 않았는데 여기서는 한겨울을 만난 듯
하지만 흐르는 물이 얼음을 녹였으니 이 얼음 볼 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리
쉬엄 쉬엄 가라고 의자도 있네.
의자가 하나 만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끼리 이 자리를 독차지 하련만...
옆자리는 누가 차지하려나...
계곡 건너편 너덜은 내 생각에는 일제시대 때 굴을 뚫으면서 큰 돌을 실어나르지는 못하고, 쪼개서 사람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돌을 만들어서 밖으로 싣고 나와 멀리 버리지는 못하고 굴 입구에서 아래로 굴린 것이 아닐까.
멋지네 !
아름답네 !
운치있네 !
이 얼마나 호젓한 길인가 !
사람도 수명이 다 되면 쓰러지듯.. 나무도 오래되면 그냥 쓰러지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는 죽령터널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 가고....
남미 이과수폭포를 보고 난 후에는 어지간한 폭포는 폭포로 보이지 않아서.....
이 작은 물줄기를 보고 폭포라 하는 것이 우습기만하고...
죽령 옛길 산행 구간 중 가장 힘든 곳은 죽령폭포 보러 오르내리는 길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원시림
청량리에서 부전까지 가는 중앙선 철도가 고속화 되면서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녹슬은 기찻길
기차를 타고 똬리굴을 지날때마다 왜놈들이 도로나 철도는 참 튼튼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도 토목, 건축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니 왜놈들 알기를 우습게 알지요 !
터널지킴이 관사는 누가 구입했는지
지금은 한창 수리중이고...
터널 지키는 초소는 누구 하나 돌보는 사람은 없고
그냥 놓아두면 역사의 유물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폐허가 될까
아마 인간의 손이 닿지 않으면 폐허가 되지는 않을거야
용부원리에서 용부사까지만 포장이 안된 옛길이고 용부사부터 죽령 정상까지는 시멘트, 혹은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을 걷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옛길이 동네로 들어오지 말고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 갔으면 어떨까 고 생각을 해 본다.
하긴 옛길이니까 옛길따라 가야 하겠지 !
용부사부터 용부원 2 리 동네를 벗어날 때까지 국립공원에서 만든 이정표를 잘 볼 수 없는데 누군가 요렇게 예쁘게 만들어 전봇대에 붙여 놓았는데 아마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과수원도 지나고...
마을 화장실이 있는 공터에 가기 전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서 당동리 4 구간 6,8 km 이정표 방향으로 가면 계곡을 따라 용부원리로 갈 수 없고 국도로 나간다.
동네 마당에는 예쁜 화장실도 있다.
아랫길이 계곡에서 올라 오는 길이고, 윗길은 국도로 나가는 길이다.
죽령마루 정상에는 항상 차와 오토바이들이 붐빈다.
공원 휴게소 앞에 웬 양들을 이렇게 많이 키울까.
불이나서 다시 지었는데 양들을 키우는 것이 불난 것 하고 관계가 있나 ?
여기까지 오면 백두대간 종주의 거의 반이 끝나는 셈
주막에 들러 산나물전에 막걸리 한잔
항상 사람들로 넘치는 집인데 오늘은 어찌 사람이 없네
고속도로 다리
다리 세울려면 작은 산 하나를 파내지 않았을까.
종점인 희방사역에 도착
약 4 시간 소요 쉬는 시간, 주막에서 막걸리 먹는 시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