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독재[이종보, 빨간소금]글/책을 읽고 난 후 2017. 7. 16. 10:42
삼성독재
왜 하필 삼성독재일까.
책 이름조차 독재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면 삼성이 얼마나 독재적인지 알 수 있으리라.
전자제품하면 삼성과 LG 를 떠올린다.
언제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삼성에서 서비스 제일 주의를 내 세울 때 LG 에서는 " 그 서비스할 제품 뭐하러 만들어 " 라고 외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삼성서비스센타에 가면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비해서 LG 서비스 센타에 가면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예전부터 나는 LG 제품 팬이었다.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내 주변에 삼성제품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삼성의 마케팅 능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삼성독재
이 책을 단 2 시간만에 홀딱 읽었다.
짧은 시간에 읽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눈을 떼게 어려울 정도로 재미 있다는 이야기일수 도 있지 않을까.
삼성과, 현대, 대우와 같은 대기업이 등장하고 그들이 하는 짓꺼리를 보았을 때 앞으로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이들이
가장 큰 권력으로 자리 잡을 거라 생각하곤 했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사고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삼성의 무노조경영
삼성의 편법 상속 등등
그러나 어느 누구도, 정치, 언론 등등 삼성을 건드리지 못한다.
한국의 기업은 특이하게도 창업 직후부터 " 정치 자본가 " 로서 면모를 보였다. 정치 자본가란 정권에 정치 관계를 이용해 경
제적 이득을 얻어내는 기업가이다.
한국의 기업가는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펼쳐 소규모 기업을 재벌로 키웠다. 한국의 재벌은 탄생부터 정치적 기업
이었던 것이다.
재벌의 정치 과정 개입이 일반 기업과는 다른 점이고 곧 성공요인이다[ 20 P]
재벌을 중심으로하는 한국 자본중의의 독보적인 성격은 천민자본주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막스베버는 돈이 되는 것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황금만능적배금주의를 천민자본주
의로 표현했다.
이러한 천민자본주의는 정경유착의 부정부패, 사회정의 의 부재, 도덕성의 결여, 빈부격차 등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20P]
감독직, 관리직을 노동자를 동원해 생산직 노동자를 통제하는 위계적 통제잘서가 작동하고 있었다.
사업장에서는 개인 수첨에 현장 작업 상황을 기록하게하고 그에 따라 평가하는 체계적인 통제 구조가 가동 되었다.
노사협의회, 사우회, 고충처리위우너회를 두고 이들 기구의 중핵인 반장급 직원이 노동자를 감시하고 관리 했다. [90P]
국가는 네개의 거대한 권력이 작동한다.
대통령 및 행정관료, 국회의원, 사밥관료, 언론이다. 서로 다른 권력을 한 몸처럼 통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권력기관은 때로는 대립하기도 한다.
상충하는 권력의 작동 원리를 극복하고, 권력을 통합해 자기 영향력 아래 두는 일을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삼성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삼성권력이란 말은 좁은의미로는 경제적 독점을 가르키지만 넓은 의미로는 국가와 사회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가르킨다.
삼성은 문어발처럼 기업을 확장하 듯 국가 기관 전체에 촉수를 뻗어 지배력을 구축했다.
삼성대통령, 삼성국회의원, 삼성 관료, 삼성전자, 삼성 판사, 삼성 언론, 삼성교수 등 행정, 입법, 사법, 언론을 장악하고 그 권
력을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는 집단은 삼성이 유일했다[ 161P]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는 일등 삼성만 남겼다.
한국사회는 곧 " 삼성사회 " 였다.
삼성 사회는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 들여 자신의 권력 아래 두었다.
개혁정부도, 민주 시민세력도 모두 블랙홀로 빨려 들어 갔다.
블랙홀 안에서는 이념도 민주주의 역사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욕망의 사다리였고, 사다리를 타고 오른자와 오르지 못한 자의 위계만이 중요했다.
삼성 사회는 국민의 다양한 삶의 욕망을 삼성에 종속시키는 사회였다.
삼성 권력은 국민의 삶에 속속 스며들어 욕망을 자극했다.
삼성 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은 건설, 조선, 중공업, 군사무기, 전자와 같은 굵직한 사업은 말할 것도 없고 보험, 증권과 같은 금
융, 의류, 식품, 유통, 놀이공원 심지어 동네ㅐ 카페까지 삼성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삼성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삼성이 운영하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가고 삼성이 지은 아파트에 살고 삼성의 신용
카드를 사용해 삼성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며 삼성이 지은 놀이동산에서 여가를 즐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길은 삼성으로 통했다.
일상 생활의 사적영역까지 삼성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삼성화가 이루어지면서 삼성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감이 사라지고 삼성 권력은 이념적인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삼성은 국민의 소비로 성장하는 기업가 " 을 " 이아니라 국민의 생산과 소비 구조와 형태를 결정하는 갑이 되었다.
우리가 삼성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 우리의 삶과 양식을 선택하고 결정 했던 것이다[179P ]
역사적으로 삼성이 돈벌이를 찾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공공성이 파괴 되었다.
국민에게 분배 되어야 할 원조 물자를 특혜로 지원 받아 자본을 축적했고,
국민의저축으로 조성된 은행 금융을 사금고로 이용했으며
언론을 지배해 공공성을 훼손했다.
주택의 서열화를 주도하면서 주택의 공공성을 파괴 했고
의료 민영화 추진으로 공공 의료 시스템을 흔들고 있으며
교육과 사회 안정 그리고 국방의 영역까지 공공 영역을 비지니스의 장으로 만들면서 공일을 훼손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의 사적 이윤추구가 공공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삼성의 동맹자가 되어 공공
성을 파괴한 것은 재앙에 가깝다.
사회 공공성이 약화되면 공공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사회적 연대가 무너지고, 개인은 파편화되면 파편화된 개인들을 지
배하는 일은 그만큼 쉬워진다. 그리고 비상직적이고 몰이성적인 평가가 집단 이성의 비판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 [ 185P]
총수가 없으면 기업이 무너지고, 기업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지고, 경제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면 국
민의 삶이 무너진다는 논리다.
세계 시장에서의 기업간의 경쟁을 죽고죽이는 전쟁에 비유해 국민의 마음을 더욱 불안에 떨게한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애국적 기업주의를 자극한다.
재벌 총수는 나라를 지키는 장수가 되고, 장수의 부재는 곧 외세에 의한 주권 찬탈을 의미한다. 총수가 없으면 시장 경제를 구
성하는 다른 주체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가 된다.
총수 한명이 구속 된다고해서 무너지는 기업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상식적인 의문을 발 붙일 곳이 없다.[190P]
삼성해체 또는 재벌해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재벌 해체는 먼저 재벌이 총수 일가의 기형적인 지배로부터 벗어나 기업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정상적인 기업이 시장경제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기업가 정신을 지닌 전문 경영인이 경영혁신을 하도록 이끌려
는 것이다.
재벌 해체는 시장 경제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 경제 성장을 막는 것도 아니며 기업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이며 고용없는 성장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의 성과가 골고루 분
배되는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경제민주화라는 자본 독재시대의 민주화 과제와 직결된다. [213P]
모든 것은 정치다. 경제가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문제다.
앞으로 자본 권력과 시민간의 갈등과 투쟁은 계속 될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을 뿐이다 [229P]
'글 > 책을 읽고 난 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이약국[니나 게오르게, 김인순 옮김, 박하] (0) 2017.09.17 영혼의 약국[오쇼, 정근호 옮김] 젠토피아 (0) 2017.09.15 역적의 아들 정조 [설민석] (0) 2016.07.19 나라 없는 나라 [이광재,다산책방] (0) 2016.07.06 허수아비 춤[ 조정래] (0) 201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