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안쓰러워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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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안쓰러워
    가족이야기/어머니와 아버지 2017. 3. 8. 18:38


    걸어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봅니다.

    그 모습이 내가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왠지모르게 안쓰럽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올해 들어 부쩍 느끼는 기분입니다.

    또 어머니 자신이 느끼는 기분도 외로움이 가득해 보입니다.

    여건이 되면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자식들에게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던 어머니.

    그런 모습이 우리가 훨씬 다가가기 어렵게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군 복무할 때 삐뚤빼뚤 써서 보낸 편지를 읽기 전까지는 친어머니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메몰찼던 어머니.

    지금이라도 조금 다정한 모습을 보이면 좋으련만 ...

    나한테만 그런지 몰라도 짜증 섞인 말투와 한 맺힌 넋두리는 손을 놓게 만들어 버립니다.

    물론 저의 잘못도 큽니다.

    혼자 외롭게 지내시다 보니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상대가 없었겠지요.

    그러니 아들을 만나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자신의 아픈 이야기, 불편한 이야기 밖에 더 하겠습니까!

    그것도 부드러운 말투가 아니라 짜증스럽고, 신경질적으로 이야기를 하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마디 말 없이 그냥 묵묵히 전부 들어주는 것이 외에는 아무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약이나 드리고, 아주 심하면 며느리시켜 병원에 가는 정도,

    딸같으면 조근조근 이야기라도 하겠지만 무뚝뚝한  아들은 그런것 하고는 거리가 멀고....

    내가 어릴 적 어머니 당신은 장을 보고 난 후 집에 와서 어떤 점쟁이가 그러는데 내가 50이 넘으면 아주 잘 살거라는 둥, 근심 걱정없이 살 것이라는 둥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한 번도 아니고 몇번씩이나 점을 보거나 관상을 보는 사람들이 했던 그 말을 집에 와서 하지 않았나요.

    그 사람들 말대로 지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자식들이 속을 썩입니까.

    아니면 궁핍합니까.

    원하시면 원하는대로 다 해드리지 않았나요.

    단 한번도 요구하시는 사항에 대해서 거부한적 있었나요.

    제 기억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거부한 적도 없고, 아니라고 큰 소리 내 본 적도 없습니다.

    나이들면 다 아프지요 !

    안 아픈 노인이 어디 있습니까.

    작년까지는 다른 노인들에 비해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아닌 것 같군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죄송합니다.

    살아 있고 힘이 있을 때 잘 모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나중에 당신이 저 먼 하늘나라로 떠나 갔을 때 살아 남은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해 드려야 하는데 .....

    건강하세요.

    그리고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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