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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표에게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니 정말 안됐군
하지만 그런 행복한 고민에 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생에 있어서 보람된 일이 아닐까 ?
어제는 왜인지 모르겠네.
친구 놈 중의 또 한 놈이 고민에 그득차 심각하게 나에게 털어 놓는 그 모습과 너의 고민을 서신으로나마 받은 나는 실로 정말 심각한 우울증에 사로 잡혔네.
젊음이란 고민도 많을 때인가 봐
너의 말대로 너는 인생이란 연극의 한 단막극에서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을 뿐이야.
이것이야말로 고상한 연극일수도 있고 , 고상한 사랑, 또 고상하게 바쁘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은 외계와의 대결과 타협에 의하여 자신의 존재 방식을 모사하는 것이고 인간의 삶이란 갈등의 연속이라고 볼수 있지 않겠니 ?
따라서 인간은 그가 몸 담고 있는 터전, 배경을 필요로 하는 것이겠지.
너와 사귀고 있는 상대방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어떻게 생긴 아가씨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네가 걔를 싫어하지 않는 데도 헤어졌다면 다시 한번 접근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
모든 일에는 기복이 있어 성함이 있은 후에는 반드시 쇠퇴의 일로를 걸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겠니 ?
짧았던 행복과 사랑이라고 했던데 그 짧았다는 한계가 어느 지점인지 모르겠네마는 무한히 길었는데도 불구하고 짧게만 보일 때도 있고 굉장히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독하게 길어 보일때가 있는 법이니까.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 앞에 눈은 장님이 되고 만다고 누가 말했지 ?
그 눈뜬 장님이 되어 버렸다면 무슨 일이든 못할까 ?
굳이 만날 수 없다면 그와 비슷하게 생기고 닮은 여자는 얼마든지 있는 법이니까.
여자가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규정 짓지 마라
나중에 만나면 지난 추억을 되살리며 이야기 해 보자.
오늘은 이만
1976,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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