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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과 서영남글/생활 속의 신앙 2010. 3. 12. 14:13
2010년 3 월 12 일 신문[한국일보] 7 면과 8면에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적여 있다.
법정은 입적하였기에, 서영남은 수사생활을 접고 민들레 국수집을 열어 사회에 봉사 한다는 내용이다.
법정을 내가 처음 접한 것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이 있어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표지가 두껍고 두께는 별로 두껍지 않은 그런 책이 있었다.
동네 형이 그 책을 들어 보이며 아주 좋은 책이라고 감탄을 하기에 빌려서 읽은 적이 있다.
그 내용이 가슴 속에 와 닿는 그런 내용이었기에 스님이 글도 참 잘 쓴다 하면서도... 스님이니까 하는 정도로만 여겼다.
그 후 법정 스님이 집필한 "무소유" 란 책도 " 영혼의 모음" 이라는 책에 대한 기억 때문에 한번 사서 읽은 적이 있으며 법정 스님이 쓴 책은 현재 나에게 5 ~ 6 권 정도 되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세상사라는 것이 어디 그런 식으로 살 수 있을까.
세상의 가난은 세상이 그만큼 부유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끼는 박탈감이 가난이 아닐까.
아주 오래 전 너나 없이 먹을 것조차 없던 그런 시절에는 가난이란 없을 것이다.
그런 박탈감이 욕심을 낳고, 그러다 보면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남에게 베푼다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남에게 준다는 것, 그 자체가 곧 행복이다.
아주 오래 전에 음성 꽃 동네 오웅진 신부께서 TV 대담프로에 나온 적이 있다. 그때 사회자가
" 신부님은 거지에 대해서는 박사이신데 대체 거지란 무엇입니까 " 하고 물으니 오웅진 신부 왈
"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남에게 줄 줄 모르는 사람이 거지입니다 " 하고 이야기 한다.
그 후 덧붙이는 말이 겨울에 거지가 죽었다 하여 다리 밑에 가 보면 죽은 거지는 옷을 열개도 더 입고 있단다.
그래서 안에 있는 땀이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그 안에 있는 수분 때문에 저체온증으로 죽는다.
만약 입고 있는 옷을 벗어서 남에게 주고, 한 두개 그냥 깨끗하게 빨아서 말려 입었으면 죽지 않았을텐데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걸치다 보니 죽었다 " 라고 이야기 한다.
" 행복의 비결은 적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아는데 있다.
자기 그릇을 넘치는 욕망은 자기 것이 아니다.
넘친다는 것은 남의 몫을 내가 가로채고 있다는 뜻이다" [법정,]
나는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어릴 때 어르신들은 이런 말을 하였다. "
"자기 밥 그릇을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다 "
그 당시는 생기는대로 전부 낳았으니까 누구나 할 것없이 아이들 키울 걱정을 하니 위로의 말로 그런 말을 하였을 것이다.
내가 나이가 들면서 그 말 뜻을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작은 그릇을 들고 있는 사람이 그 이상으로 가지고 있으면 누가 와서 빼앗아 가도 빼앗아 간다.
또 그릇이 큰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그 큰 그릇을 누가 와서 채워 주어도 채워준다.
인간의 삶에서 소유와 무소유 중 어느 쪽이 인간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어느 쪽이 더 행복하게 사는 삶인지를 깨우치려고 노력한 법정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면서 저 승에서도 말씀대로 똑같은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8면에 실린 서영남 카톨릭 수사에 대한 이야기가 적여 있다.
25년 간 수사생활을 접고 세상에 나와서 300만원과 6 인용 식탁 하나로 2 평 남짓한 공간에서 민들레국수집을 차려 놓고 노숙자들에게 베풀고 있는 모양이다.
"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을 나누어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저 편히 식사 한끼 해 주려고 시작했던 일이 여기까지 왔네요 "
그냥 수사로 남아 있었으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기가 훨씬 수월할텐데 왜 세속으로 돌아 와서 이 일을 할까 하고 묻고 싶지는 않다.
어떤 남모르는 사연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알아야 할 필요는 없고..
법정과 서영남 씨의 삶을 보면서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아무것도 필요없이 무소유로 사는 사람과 이 세상의 모든 연을 끊지 못해 평범한 삶 속으로 뛰어 드는 사람..
글쎄.. 어느 삶이 더 행복한 삶인지는 각자의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나는 현재의 나 자신에 대한 삶에 만족한다.
결혼도 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별 탈없이 성장한 아이들은 있어 행복하다.
만약 내가 먼저 죽지 않고 아내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법정 스님 같은 삶을 살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가 죽으면 재혼을 한다.
막상 닥쳐 보아야 하겠지만 나는 그네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남은 인생 혼자서 편히 살면 될텐데 왜 또 다시 재혼을 하여 상대방에 대한 짐을 지고 가는지 그 이유를 아직 모르겠다.
이제 나도 나이가 나이인만치 모든 것을 내리고, 버릴 시점이 된 것 같다.
새로운 것을 장만하기보다는 하나하나 정리하는 것이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 훨씬 홀가분 할 것이기에 2 ~ 년 전부터는 버리기 시작하였다.
이 세상에 대한 욕심도, 미련도, 물건도 ....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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