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술과 노래방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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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과 노래방
    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09. 7. 15. 09:31

     


    어느 모임에 가던지 식사와 함께 같이 술이 따라 다닌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아예 술병을 들고 한 사람 , 한 사람 찾아 다니면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그런 사람들에 비해서 나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편이다.

    그것도 일종의 물이라면 훌쩍 마시면 되니까 못 마실 것 까지야 없겠지만 몇 잔 마시고 나면 그 술을 이기지 못해 밤에 잠을 못잔다.

    그리고 그 후유증이 2 ~ 3일은 지속된다.

    그러다 보니 어디 모임에라도 가면 한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앉아 있다.

    아예 다정하게 이야기 할 사람도 없는 외톨박이 처럼 말이다.

    어떨때는 술 마시는 놈들끼리 어울리다보니 진짜 한쪽 구석에 내 혼자 앉아 있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주량을 자기가 마시는 양에 기준을 맞춘다.

    내가 이만큼 먹었으니 너도 이만큼은 먹겠지 하는 생각에 맞추어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강권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술하고 담배는 공산주의다.

    내 것 네 것이 없다.

     돈 100원 달라면 안 주어도 담배 한개피, 술한 잔 달라면 아무런 거부감없이 준다.

    오늘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나이 든 사람이 와서 나보고 "주량이 얼나나 되느냐" 고 묻길래 " 못 마신다 " 했더니 "술도 못 마시는 쪼다 구먼, 술 못 마시는 놈들은 다 쪼다야 !, 무슨 재미로 사는 지 몰라 " 한다.

    왜 그 사람에게는  술도 못 마시는 놈들이 왜 쪼다처럼 보였을까.   

    언젠가는 이런 적도 있었다.

    10여년 된 것 같다. 모임에서 술 주는 것을 거절했더니

    " 당신 술, 담매 안해 가지고 벌어 놓은 것 있어 " 한다.

    그렇다.

    별로 놓은 것 없다.

    물론 그 돈이 어디엔가 저축이 되었겠지만 보이는 것이 없으니 뭐라 할말은 없다. 

    술 많이 먹고 담배 많이 피워서 세금 많이 내어 국가재정에 보탬이 되는 사람들한테 내가 할말은 없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술, 담배 값 대신에 기억에 남는 무엇이라도 하거나. 어떤 기념품이라도 남겨 두어야 할 것 만 같았다.

    그래서 그 이후 일년에 한번씩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국내가 되었건, 해외가 되었건 어디론가 간다.

    담배, 술 값 따지면 한달에 30만원 정도 될것이고 일년이면 400만원 정도 될 것이다.

    아예 이 돈은 술, 담배에 없애 버린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여행을 다닌다.

    이후 누가 물으면 자랑스럽게 그 돈으로 여행을 어디 어디 갔다가 왔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야 내가 떳떳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안 아버지 형제가 3형제가 있는데 그분들 모두 다 술은 한잔도 마시지 못한다.

    술 마시는 것도 집안 내력인 모양이다 라고 가끔은 생각해 본다.     

    나는 꽤 정적인 인간인 모양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노래방 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노래방을 가면 가만이 앉아 있는 것을 거부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밖으로 끌어 내어 춤추라고 난리고 부르지도 못하는 노래 부르라고 보챈다.

    내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노는 사람들 그냥 구경하는 것이 더 재미 있는데 왜 들쑤셔 놓는지 모르겠다.

    좋으면 좋은 사람만 놀면 될것을 꼭 같이 놀아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이것도 같이 어울리지 못하니 그야말로 쪼다 소리를 듣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할 때 어려워 하는 이유도 될 것이다.

    술도 못마시면서 잘 어울리고, 잘 노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을 배워야 한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임이 숫자로 보면 18개인데 어찌보면 많을 것이다.

    그 모임에 갈적마다 술에 절어 집에 온다면 그 몸이 온전할까. 고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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