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군대가는 아들에게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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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가는 아들에게
    가족이야기/아들 2009. 3. 27. 19:48

     

    아들 !

    하루 종일 방 안에 처 박혀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이제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친구가 없어서 혼자서 노는지 아니면 네가 하는 일이 좋아서 인지는 구분하지 못하겠는데 아무튼 나는 네가 방 안에 하루종일 박혀 있는 것이 불쌍하기만하다.

    친구가 없으면 여자 친구라도 있어서 여행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찌 하루종일 꼼짝도 안하고 있는지 많이 아쉽다.

    어릴때는 세상을 놀면서 배우거다.

    하루종일 책만 본다고 해서 발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도 군대에 가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군대에가서도 혼자 어느 구석에 박혀 있으면 진짜 힘들다.

    군대에 가면 꼴보기 싫은 놈도 낮이건, 밤이건, 밥을 먹는 시간이건. 잠을 자는 시간이건 조그만 공간에서 만나야 한다.

    이것을 참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군대에서는 훈련이 힘들고, 사격이 힘들고, 행군이 힘들고 하는 것은 혼자서 하는 일이고 혼자서 끈기를 가지면 무슨 일이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내무반에서 생활하는 것은 나 이외에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그 상대방 중에는 네가 정말 보기 싫어하는 놈도 있을 것이고, 죽이고 싶을 정도로 꼴 보기 싫은 놈도 있을 것이다.  

    아빠도 군에서 제대한지 30년이 넘은 지금 이 시간까지도 지금이라도 만나면 반 죽을 정도로 패고 싶은 놈이 있으니까.

    세월이 오래 지났어도 보고 싶어 한번 언제 만나면 좋겠다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놈은 죽이고 싶은 놈이 공존하는 것이 군대다.   

    그런 여러 종류의 사람들 속에서 얼마나 조화롭게 살 수 있는가를 배우는 것도 군대다.

    사회에 나오면 보기 싫은 놈은 안보면 된다.

    안 만나려면 얼마든지 안 만날 수 있으니까. 

    학교 다닐때 어깨에 힘주면서 애들이나 때리고 하던 놈들은 사회에 나오면 한결같이 따돌림 받는다.

    왜 !  친구들이 등을 돌리니까. 

    결국은 그런 놈들은 그런 놈들끼리 놀던가 혼자 외곽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외톨이가 되고 만다.

    나는 네가 사람들 속에서 조화롭게 잘 어울리다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오기를 빈다. 

    군대서는 자신의 몸 하나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최고다.

    어디 다친다거나, 아프거나 하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한번 쳐다보면 그만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너의 상관도 그것을 원할 것이다.

    만약 잘난척하고 엉뚱한 짓을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요즈음 세상에 그 상관은 진급하는데 지장이 있을 것이니 조용하고 얌전한 부하들을 원할 것이다.

    네가 건강할때 국가도 너를 필요로 하지 네가 건강하지 않으면 국가가 불러서 갔지만 그 국가도 너를 돌보지 않는다.

    만약 몸이라도 어디 상하면 나나 너의 엄마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겠냐.

    그러니 위험 무릅쓰고 앞장서서 나서서 무엇을 하려고 하지 마라. 중간 정도만 해라. 

    너의 할아버지 6,25 전쟁 때 참전 용사였지만 손끝 하나 다치지 않고 군 생활 5년을 마치셨다.

    그러기에 6,25 참전은 했지만 국가에서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손 끝이라도 다친 사람은 국가에서 취직도 시켜주고, 생활보조금도 주니까 할머니는 왜 한 군데도 다치지 않았느냐고 할아버지한테 구박을 하고는 했다.

    살아 돌아 왔으니까 구박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사는 것이 워낙 힘들었으니까 그런식을 타박을 하였겠지만 군대서는 손끝 하나라도 다치면 나만 손해고 가족 전체의 무지막지한 손해가 된다.  

    그리고 너는 지금 네 몸무게가 뚱뚱하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만 내가 볼때는 최소한 20kg은 더 빼야 한다.

    군대가면 집에서처럼 군것질거리가 없으니 살이 저절로 빠지 않을까 생각 된다.

    군대서는 따로 세끼 밥 이외는 먹을 것이 없을테니까.

    제발 살 좀 빼서 나오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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