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망덕봉 -금수산-중계탑 -가은산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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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월악산국립공원과 금수산 2008. 1. 26. 17:46


    제천 망덕봉-금수산-가은산 종주기


    2003. 7. 27

    자주 가 보았던 산

    내가 태어나서 눈만 뜨면 바라보고 어릴 적 밤에 자다가 쉬하러 나왔다가 산을 바라보면 시커먼 큰 덩치에 놀라 방으로 뛰어 들어가 할아버지를 깨워 놓고 다시 나와서 볼일을 보는  나에게 엄청난 고포를 주었던  그 산을 오늘 종주한다.

    바라보기만 했지 산을 종주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적성면 상학에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수산면 상천리에서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어릴적에 어른들이 저 산 너머가 제천이고 큰 강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상천리에서 바라보는 금수산은 저 뒤에 숨어 있어 꼭 새색시 뒤에 숨어 있는 것 같다.

    적성면에서 바라보는 금수산은 웅장하고 무섭고 기에 눌리는 듯하고 또 멀리 소백산 죽령에서 바라보는 금수산은 여자가 누워 있는 형태이다.

    그렇다면 금수산은 여성적인 산인 모양이다. 하긴 산 자체는 아름답기 그지 없으니까

    그래서인지 금수산 정상에 전시하여 놓은 시 구절은 새색시에 비교하여 놓은 시 구절이 유독 많다.

    그러나 산행자체는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하는지 모른다.

    내가 어릴 때에는 여름에는 할아버지가 얼음을 캐 오고,  겨울이면 덫에 걸린 노루를 매고 오던 삼촌을 생각하면 금수산이란 그 자체가 나에게는 어마어마한 존재였다.

    .

    어제는 청풍호반에 있는 인공암벽에서 등반 연습을 하였다.

    옆에는 번지점프장이 있고,  위에는 조각공원이 있고,  호반에는 분수가 물을 뿜고, 청풍호반은 바다를 연상시킬 정도로 넓기 만하다.

    강 위로는 경비행기가 유유히 날고, 건너편에 보이는 청풍문화재단지 안의 정자가 고고해 보인다.

    주변의 경치가 환상적이다.

    서울에서 온 손님을 안내 했더니 이 부근에 집 한 채 사 달라고 조르길래 웃어 넘긴 적이 있다.

    새삼스럽게 느껴보는 청풍호반의 정취에 흠뻑 취해 본다.

    번지 점프 타는 사람들은 요즈음 소리도 지르지 않는다.

    예전에는 으으아아악 하고 죽는 소리가 요동을 치더니만 요즈음 사람들은 그것도 호사스런 놀이로 보는지 아무런 비명도 없다.

    나르는 새를 타는 곳은 한 마리 새가 되어 튀어 올랐다,

    쳐박히고 뱅글뱅글 낙하운동도 하고 한참을 요상스런 괴성이 들린다.

    번지점프하는 곳에서 발목을 묶은 사람은 영락없이 물에 한번 처 박히고 위로 솟구친다.

    암벽 등반하는 장소가 참으로 멋지다.

    여자들이 용감하게도 먼저 올라간다.

    한번 매달려보니 우습게 올라 갈 것 같다.

    여자들도 쉽게 올라가는데 팔 힘이 센 내가 못 올라 갈 이유가 없지 내가 헬스클럽에서 다져진 체력인데 저것 정도야 우숩지

    그런데 막상 올라 매달려 보니 그게 아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배불뚝이가 나온다.

    밑을 보니 몇 발자국 올라오지도 않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도저히 발을 옮겨 놓을 자리가 없다.

    괜히 공중에 붕붕 떠 있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발 디딜 곳은 잡히지 않는다.

    얼굴에는 땀이 덤벅이 되어 흐른다.

    탯줄 끈을 걸고 내려오는 하강 줄을 연결시키는 작업까지 끝내는데는 옆의 강사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우습게 생각하고 대들었다가 큰 코 다칠 뻔 했다.


    고운이가 내일 새벽 국토대장정 출발한다기에 준비도 해 줄 겸 일찍 집으로 돌아 왔다.

    이 자슥은 무슨 짐이 그렇게도 많은지 모르겠다.

    새벽 3시

    들지도 매지도 못 할 정도로 많은 짐을 지고 또 작은 짐을 하나 들고 어떻게 지고 가나 싶을 정도인데 진짜 걱정된다.

    여행할 때는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떠나고 모자라는 것은 어떻게해서든 해결 될 텐데 어쩌자고 저 많은 짐을 꾸려 가지고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

    화장품, 샴푸 등등

    꼭 필요 한 것은 아닐 진데 비누 한 장만 있으면 빨래도 하고 머리도 감고 목욕도 하고 다용도로 쓸 텐데 .

    당분간 불편하더라도 그냥 그런대로 살면 될 텐데

    여행 다니는데 무슨 짐이 그렇게 많아야 하는지

    새벽 3시30분 기차 타는 곳까지 짐을 실어다 주면서도 심히 걱정된다.


    새벽 5시 30분

    짐을 꾸리고 다시 집을 나선다.

    큰 딸 3시 기차 태워 보내느라고 잠을 설쳤다.

    터미널로 가서 순철이 형을 태우고 금수산으로 향했다.

    비가 부슬부슬 온다.

    큰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이 백두대간 산행하는 날

    어느 하루도 비가 오지 않은 날이 없으니 ..... 비가 오지 말라고 고사라도 지내야 할까 보다.

    비가 오는 것이 덥지 않고, 물도 덜 먹히고 좋을 것 같은데 사고의 위험이 커지니까 문제다.

    바위는 미끄럽지, 바닥은 진흙 바닥이라 구르기 십상이다.

    또 옷은 눅눅하지 불편하기 짝이 없다.

    6시 40분 경 상천 주차장에 도착하다.

    방금 일어나 밥을 먹었는지 수도꼭지 앞에서 전부 왔다 갔다 하느라고 난리다.

    텐트는 아직 그냥 그대로 처져 있다.

    아직도 텐트 속에서 구물구물 기어 나오고 있다.


    아침에 독도법 강의를 하다.

    집에서 몇 시간씩 했으나 아직도 햇갈린다.

    비가 약간 그치는 것 같다.

    우의를 입고 가지 않아도 될 성 싶어 차 안에 휙 벗어 던졌다.

    7시 40분 금수산 정상을 향해 출발하다.

    동네 이장님이 새벽에 나와서 차 정리 좀 하라고 아우성이다.

    65세 된 나이가 많으신 이장님

    용담폭포까지 구경하고 다시 내려 와 도랑을 건너 능선을 타고 기다시피 하여 올라 갔는데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은 밧줄이 있다.

    입구에는 올라가는 길이 대단히 험하다.

    아주 오랜기간 다니지 않은 탓인지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간신히 숲을 헤치고 나섰더니 큰 밧줄이 나타나는데 20여m는 되는 것 같다.

    이 밧줄의 행렬이 끝나면서 폭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비가 다시 퍼붓기 시작한다.

    완전히 폭우로 퍼붓는다.

    바위를 오르기가 무척 힘이 든다.

    금수산에 수 없이 왔어도 이렇게 경사진 바위들이 많은 줄 처음 알았다.

    이 정도니 지금의 돌아가신 연희약국 선배가 벌벌기면서 울면서 기어 내려 온 것을 이해할만하다.

    바위가 끝날때까지 오르는 길이 무척 험하다.

    마지막 지점,

    이 산에 올 적마다 누가 이 자리 좀 편하게 고쳐 놓지 않나 하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그 지점에 서다. 올라 갈때나 내려 올때나 이 자리는 항상 위험하다.

    밧줄 잡고 나뭇가지 옆으로 타고 다시 나무 기둥 왼발로 버티고 올라가야 하는 자리는 아직도 전혀 손 보지 않은 채 예전의 모습 그대로다.

    이 자리를 올라서면 좌측에 독수리 바위가 보이련만 비가 오고 구름이 앞을 가려 건너 편 산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바위 지역을 통과하니 경사는 졌지만 그래도 숲속 산길을 걷는 것처럼 호젓하다.


    망덕봉

    망덕봉, 얼음골 갈림길에 이르자 뒤에서 소리를 지른다.

    “쉬었다 가세”

    잠시 쉰다.

    그러나 쏟아지는 폭우에 전부 망연자실한다.

    일부는 망덕봉으로 향하고 일부는 그냥 얼음골로 향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숨을 헉헉거리며 망덕봉에 올랐건만 신선봉, 저승봉은 빗속에서 전혀 얼굴을 보여 줄 기미가 없다.

    그 멋있는 경치를 보지 못하다니 아쉽기 그지 없고 겨울에 오면 나뭇가지에 잎이 없고 시야가 확 틔어 제천시내도 보이건만 지금은 그건 꿈도 꿀 수조차 없다.

    망덕봉에서 얼음골 내려오는 길이 경사가 급한데 비까지 쏟아져 미끄럽기는 얼음빙판 같은데 웬걸 앞에 가는 대원이 쭐쩍 미끄러졌는데 그 자국을 보니 잘못하면 중요한 가운데까지 전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얼음골 입구에서 기다리니 상호가 싸리버섯을 잔뜩 따 가지고 온다. ·

    “야! 그 싸리버섯 먹으면 1주일 내내 설사 해 . 잘 우려내야 돼”

    “소다에 우려내면 괜찮아요” 한다.


    금수산

    금수산 정상까지 가까울 줄 알았더니 무척 멀다.

    30여분을 가는 것 같다.

    금수산 정상에 가니 비가 조금 멎는 것 같다.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떡도 먹고, 초코렛도 먹고 하며 잠시 쉰다.

    후발 주자가 도착하지 않았다..

    어제 먹은 술이 아직 깨지 않는가보다.

    어제 야영을 하면서 밤이 새도록 부어라, 마셔라 한 모양이다.

    정상 부근에는 단양군에서 감골축제 때 쓴 시인지는 몰라도 금수산에 대한 시가 상당수 전시되어 있다. 아주 멋진 시도 있다.

    금수산에서 송신탑으로 향하는 길이 가파른데 중간 쯤 내려와서 단양 쪽으로 가다가 송전탑으로 가야 하는데 여기서 독도에 주의해야 한다.

    나중에 다시 오면 조심해야 할 곳이 있다.

    아주 큰 낭떨어지기가 있는데 다행이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으나 경사가 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랑도 지리산 만큼은 되지 않아도 경사는 급한 편이다.

    묵석골 가는 길과 송전탑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송전탑 가는 길은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잇고 흰 비닐로 된 줄로 막아 놓았다.

    그 줄을 훌쩍 넘어 가니 길이 장난이 아니다.

    금수산에서 송전탑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 멀고 험한 줄 몰랐다.

    태어나서 이 능선은 처음 가는 길이다.

    어려서부터 바라 보기만 했지 오늘처럼 종주를 할 줄 누가 알았으랴 밑에서 바라 보았을 때는 전부 바위로 이루어져 길이 있을까 싶더니 있기는 있는데 전부 바위를 타고 가니 칼날 같은 바위부터 쩌억 갈라진 바위 등등해서 무척 험하다.

    중계탑

    금수산 정상에서 중계탑까지 가까워 보였는데 꼭 2시간이나 걸린다.

    중계탑 밑에 와서 점심 식사를 하다.

    이때 시간이 13시 30분

    11시 30분 쯤 점심 식사를 해야 하는데 장소 찾느라 여기까지 오게 되었단다.

    중계탑을 따라 계속 가면 말목산으로 가고 가기 전에 오른쪽 가파른 길로 내려가면 가은산으로 빠진다.

    내려가는 길이 험하지는 않으나 무척 가파르다.

    이 가파른 길을 뛰다시피하여 내려가면 가은산 끝자락이 나오고 또 다시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다시 가볍게 오르막을 친다.


    가은산

    가은산을 오르기 힘들면 여기서 바로 상천으로 빠지는 넓은 길이 있다.

    가은산이야 수없이 올라다녔던 길이고 눈 감고도 다니던 산이 아니던가.

    옷에서 쉰내가 난다.

    수건에서 나는 것인지, 옷에서 나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하산하여 옷을 갈아 입을 때 보니 옷에서 나는 것이었다.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쉰내가 나는 것은 처음 경험 했다.

    가은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금수간은 한 없이 높아만 보이고 저 능선을 타고 왔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상천 주차장으로 향하는 하산길의 가파름에 모두들 주눅이 들어 있다. 얼마나 가파른지

    건너 편 용담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지축을 뒤흔든다.

    지금까지 예비 산행을 하면서 금수산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금수산에 수 없이 와 보았어도 능선을 완주한 것은 처음이고 가은산까지 연결된 길을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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