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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구간[ 진고개 -동대산 - 구룡령]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59
백두대간 제 30 구간 종주기[진고개 - 구룡령]
2004. 08. 22 01 : 30 집에서 출발
05 : 40 진고개
06 : 20 동대산
10 : 10 신배령
12 : 30 응복산
15 : 10 약수산
15 : 35 구룡령
항상 그렇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가 모닝콜 벨이 시끄럽게 울리는 바람에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어제 저녁 때 그리스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를 보다가 겨우 한 시간 정도 누워 있었다.
게임도 안 되게 지는 것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보다가 결국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고 말았다.
결승까지 올라 간 것만 해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평창 휴게소에 내리니 축구 경기가 한창이다.
현재 상황은 3: 0으로 지고 있다. 빌어먹을 이것도 게임도 안 되는구먼
이른 새벽에 아침을 시켜 먹는다.
휴게소 아주머니들은 한결같이 인심이 야박하다.
밥을 해 놓은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지만 꿍꿍한 냄새가 난다.
쌀이 오래되었는지 밥을 해 놓은지 오래 되었는지는 모르나 기분은 좋지 않다.
주위가 발작을 하 듯 시끄러워진다.
한골을 넣었다.
몇 수저 뜨지 않았는데 또 한 골을 넣었다.
두 번째 골은 페널티 킥이다.
주위가 시끄러워도 여간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란함이다.
결국 3 : 2로 지고 만다.
밤이 새도록 응원을 했건만 두 종목 다 지고 만다.
그래도 잘 했다.
10명 중이 일등하기도 힘든데 전 세계에서 일등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05 : 40 진고개[970m]에는 버스로 가득차고
버스가 진고개에 도착한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아 주위는 어둑어둑하고 안개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럽기 조차하다.
이디서 왔는지 버스가 벌써 8대나 와서 서 있다.
이 시간에 버스만 남겨 둔채로 벌써 어디로가 전부 떠나 갔다.
구룡령 쪽으로 갔는지 진고게에서 대관령으로 갔는지 아니면 노인봉으로해서 소금강으로 갔는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지금 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지금 이 자리에 올 거라고 생각해 본다.
휴게소의 문을 아직 잠겨져 있다.
화장실 문도 잠겨 있다.
지나는 객들을 위해서 화장실문을 열어 놓고 환하게 불까지 밝혀 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차피 지나는 객들은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을.........
아무 곳에서나 볼일을 해결하면 그것이 오히려 더 골치 아프지 않을까.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도암면 사이에 위치한 진고개는 비가 오면 땅이 질어서 진고개라 부른다고 한다.
진고개의 깍아 지른 절벽을 타고 오른다.
입산금지구간으로 막아 놓았다.
자연휴식년제 구간이란다.
자연휴식년제 구간이라 관리를 하지 않은 탓인지 나무 계단 밑으로는 이번 장마에 전부 휩쓸려 떠 내려 가고 위에 걸친 나무계단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깍아지른 절벽을 오르니 온갖 잡목이 앞을 가린다.
여뀌가 잔뜩 자라고 있다.
어릴 적에 냇가에서 놀면서 물을 가두어 놓고 여뀌를 돌로 찧어서 물에 풀면 고기가 죽어서 전부 물위로 떠 올랐던 기억이 난다 .
냇가에 있어야 할 여뀌가 왜 산위에 올라 와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 보았더니 산여뀌란다.
이 시기에는 야생초들이 많이 보여
06 : 20 칠월 칠석이라 안개비는 내리고
동대산을 오르는 길이 많이 파여져 있다.
이번 태풍 메기가 지나면서 남긴 흔적인 모양이다.
작년 이맘때는 매미가 지나면서 수 많은 흔적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메기가 헤집고 다닌 모양이다.
작년 매미가 지나고 난 뒤에 산행을 할 때는 나무가지가 전부 부러지고 열매는 전부 떨어져 있었는데 이번 메기로 인한 이 쪽 지역의
피해는 적은 것 같다.
하긴 작년 매미는 바다에 떠 있는 큰 배를 뒤집을 정도였으니까 이번하고는 게임도 되지 않을 것이다.
산을 오르는 중간에 휴식년제 점검 표지판이 5 곳 정도 보인다.
수시로 무엇을 점검하는지 모르지만 무엇인가 점검을 하는 모양인데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야 제대로 된 점검을 할텐데 우리조차도
양심도 없이 들락거림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동대산 표지목이 나타나길래 이제 다 왔구나 했더니 “동대산 100m 화살표가 있다.
동피골 야영장 4km, 진고개 1. 1km , 표지판 뒤에는 자연휴식년제 구간 입산금지 표지판에 진고개 입구에서 와 마찬가지로 똑 같이
서 있다.
어길 시 벌금 50만원
그런데 지키는 사람이 없다.
고발 조치 하려면 밤이 새도록 잠도 안자고 지켜야 할텐데 말이다.
그러면 한 두 사람 인건비는 빠질텐데 말이다.
동대산 정상에는 헬기장이 크기는 하지만 관리를 하지 않아서인지 잡풀만이 무성하다.
안개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옷이 축축하게 젖는다.
음력으로 7월 7일 칠석이니 어김없이 비가 오나는 일기예보가 오늘은 맞는가보다.
07 : 10 차돌바위
차돌바위가 무지하게 큰 것이 있다 하길래 사람이 수십명 올라가서 앉아 놀아도 될 정도로 큰가 했더니 그게 아님에 느끼는 실망감.
사람 키 만하다.
그러나 그렇게 큰 차돌은 또 처음 보았다.
또 새끼까지 쳐 놓아서 주변에 온통 조그만 차돌 천지다.
차돌이 두개가 똑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보니 암수 한 쌍이 다정스럽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08 : 40 헬기장으로 가득 찬 능선
이번 구간의 특징은 금강초롱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점이다.
8월에 만개하는 모양이다. [금강초롱 야생화마을 4번]
조그만 꽃이 가지 밑으로 주렁주렁 한 줄로 매달린 형태가 아니라 큼직막 한 것이 하나에서 두 개만 달려 있다.
얼마나 큰지 초롱꽃 안에다 반딧불을 한 마리 잡아 넣고 들고 다니면 주변이 환하게 밝아질 것 같다.
너무 커서 그런지 예쁘게 보이지는 않는다.
조그만 것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화려하고 귀엽고 예쁘다.
동대산에서 두로봉까지 오면서 폐허가 된 헬기장이 너무 많다.
동대산을 포함하여 6개나 되는데 거리가 조금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아마 김신조가 내려 왔을 때 설치한 헬기장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이후 거의 사용을 안 한 것 같다.
두로봉 정상에는 주목이 사람 키만 한 것이 무척 많이 심어져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울타리도 없고 누가 보호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주목이 많이 심어져 있는 탓인지 잡목이 우거져 앞으로 진행하는데 상당히 힘든다.
오대산 상왕봉 운무
오대산에는 비로봉[1563m], 동대산[1433m], 호령봉[1561m], 상왕봉[1494m], 두로봉[1421m]의 5개의 주봉이 있다.
이 중 백두대간은 두로봉과 동대산을 지나간다.
이 다섯 봉우리 때문에 오대산이라 불리우는게 아니라 동대사, 서대사, 남대사, 북대사, 중대사 등의 5대 사찰을 지니고 있어 오대산
이라 한다고 한다.
이 두로봉은 강릉시와 평창군, 홍천군 3개 군의 경계지점이다.
10 : 10 신배령에는 인적은 간데 없고 표지판만이 지키고
신배령에 도착했으나 표지판 이외는 아무 것도 없다.
표지판이 없으면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조차 곤란 할 정도다.
여기서 점심 식사하기로 했는데 앞에 간 팀은 전부 벌써 도망 가 버렸다.
이제는 막판이라고 먼저 가는 사람은 뒤에 오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모두 전부 알아서 찾아 오겠지 한다.
한 구간이 끝나고 나면 처음에 도착한 대원과 나중에 도착한 대원의 시간 차는 약 2시간 정도가 나니 약 2.5km 정도가 차이가 나는
셈이다.
만월봉을 오르기 전에 점심 식사를 한다.
산 정상을 오르고 나서 식사를 하자고 하지만 너무 허기진다.
5시가 되기 전에 아침 식사를 하고 지금까지 산에서 헤매고 다녔으니 얼마나 허기가 지는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는 도중에 얼마나 추운지 손이 덜덜 떨린다.
비록 안개비라지만 계속하여 비를 맞으며 걸었더니 춥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모든 것이 식었다.
불과 2주전만 하더라도 더워서 어찌 할 바를 몰랐었는데 말이다.
잠바가 없어서 우비를 대신 걸친다.
그러나 추위가 가시지는 않는다.
봄에는 날씨가 추워도 견딜만 했는데 가을 날씨는 추위를 이겨내도록 햇빛이 따사롭지는 않은 모양이다.
더워지는 햇빛이 사그러지는 햇빛보다는 약한 모양이다.
먹는 둥 마는 둥 짐을 챙기고는 정신 없이 만월봉을 향한다.
만월봉에서 바로 앞에 구룡령으로 향하는 길이 보인다. 이제 다 왔구나 싶다.
만월봉에서 본 마루금
금방 닿을 것처럼 바로 앞에 와 있다.
이것이 착시가 아니기를 빈다.
항상 보면 저 앞에 길이 보여 바로 도착할 것 같은 막상 가 보면 2시간 이상 걸리기 일쑤였으니까 오늘은 제발 힘들이지 않고 도착하길
빌어 본다.
12 : 30 응복산에서 약수산까지 계속되는 오르막
응복산 정상 표지판에서 사진 찍느라고 그랬는가. 아니면 식사하기 위해서 인가. 아니면 길을 못 찾기 때문인가.
3평 정도 동그랗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주변은 숲으로 꽉 차 있어 독 안에 든 쥐가 된 꼴이다.
올라 온 길에서 그대로 직진한 사람들이 많아서인가. 그 방향으로도 길이 나 있다.
그러나 좌측으로 직각으로 꺾어야 한다.
응복산에서 약수산에 이르는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동대산을 오를 때 힘이 들고 응복산에 올 때까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왔었는데 여기서 아주 골탕을 단단히 먹인다.
사람 진을 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산은 올라가서 정상이다 싶으면 다시 내려가고 내려갔다 싶으면 다시 올라가고 하는 재미라도 있는데 응복산에서
약수산에 이르는 구간은 그런 것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제 다 올라 왔는가 싶어 한 숨을 놓을라치면 앞에는 또 다시 커다란 산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응복산 정상 표지판에는 구룡령까지 6.7km 로 표시 되어 있다.
그렇다면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3시경이면 도착할 수 있지 않을까.
명호가 무릎이 아프다고 절절매고 있다.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부 비상이 걸린다.
서대장이 배낭 두개를 매는 시범을 보인다.
앞으로 한개, 뒤로 한개 매는 것이 아니라 배낭 위에다 다시 배낭을 얹어서 간다. 보니까 훨씬 수월 할 것 같다.
진고개에서 구룡령 구간은 산돼지 놀이터다.
산 전체를 전부 뒤집어 놓았다.
풀 한포기까지 뒤집어 놓았는데 사람이 개간 한 것보다 더 깨끗하게 뒤집어 놓았다.
산돼지의 후각은 겨울에 1m 정도 쌓인 눈 아래에 있는 도토리까지 찾아 낸다고 한다.
겨울에는 도토리 먹고 여름에는 땅 속에 있는 지렁이, 벌레, 산 감자,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 냄새가 나면 먼저 도망친다고 하니 산돼지도 사람 무서운 줄은 아는 모양이다.
나무에 걸어 놓은 나무 이름표도 전부 떨어뜨려 놓았는데 이 이름표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매달아야 좋을 것 같다.
15 : 10 약수산
한 쪽 다리를 질질 끌면서 명호가 진행하는데 천천히 쉬엄쉬엄 가면 좋으련만 한쪽 다리를 절면서도 뛰다시피 한다.
만약 넘어지기라도 하면 비상사태 선포해야 될텐데 뒤따르는 사람은 없고 걱정이 앞선다.
중간에 한번 쉰다.
에너지를 보충한다.
사탕을 몇 개 입에 문다.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여기가 약수산인가 싶어 찾아보면 표지판은 전혀 보이지 않고 힘만 빠진다.
갑자기 눈앞이 훤해진다.
바로 산 밑으로 구룡령으로 통하는 길이 보이고 언제 구름이 도망 갔는지 온 천지가 깨끗해졌다.
“우와 ! 약수산이다” 함성을 지른다.
표지판은 누군가 만들어 들고 와서는 나무에 기대어 놓았다.
정상 표지판을 아예 손에 높이 들고 사진을 찍다.
구룡령으로 내려서는 길이 아주 가파르다.
구룡령을 눈 앞에 두고..
이 구간은 잡목제거를 아주 잘 해 놓아서 주변이 잘 정리 되어 있는 느낌이다.
구룡령에는 짐승들 다니는 통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통로를 줄로 막아 놓았다.
줄로 막아 놓으려면 왜 통로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부터 8.7km 뒤에는 오대산국립공원이 시작되는 구역이고 동 식물 보호구역이니 입산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간판도 서 있다.
국립공원내에 잡목 제거를 하지 않은 것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이고 또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러나 잡목을 제거하는 것이 산이 더 깨끗해 보이고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긴 잡목 제거하면 산돼지가 잘 보여서 사냥꾼들은 아주 좋아라고 팔팔 뒬 것이 분명하니 이 모든 것이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결정 했겠지.
15 ; 35 구룡령
예상보다 30분 정도 늦게 구룡령 휴게소에 내려서니 먼저 도착한 팀들이 화장실 뒤에서 옷 갈아 입느라고 난리다.
산 위에서 보면 다 보이는데 가관도 아니다.
화장실에 갔더니 세면대 위에 이렇게 쓰여 있다.
“등산객들은 여기서 씻지 말고 화장실 뒤에 가서 씻기 바람”
등산객들이 세면대 위에 발 올려놓고 씻고 , 훌떡 벗고 씻고 얼마나 어지럽혔으면 아예 뒤에다 등산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을까
화장실 뒤에 이동식 수도꼭지에서는 뿜어져 나오는 물이 얼마나 힘찬지 등산화 바닥까지 깨끗하게 청소한다.
등산화 어디서 털고 버스에 올라타나 했더니 걱정하나 덜었다.
오늘의 종주를 마치고 구룡령 휴게소에서 먹는 감자부치기가 고소하고 막걸리 한 사발이 하루의 갈증을 풀어 준다.
구룡령 동물이동통로
구룡령 휴게소
양양 쪽으로 지나면서 구룡령으로 향하는 길이 있길래 언제 한번 갈 수 있을까 했더니 오늘 드디어 구룡령을 넘다.
그야말로 감회가 새롭다.
구룡령에서 홍천 서석면으로 빠지는 길이 길고 구불거리는 것이 얼마나 긴지 아찔하다.
지금까지 지난 백두대간 접근로 중에 가장 험한 첩첩 산중이다.
아마 다음 구간까지 이 길을 지난 다면 2구간은 최고로 깊은 산골을 통과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구룡령을 넘어서면 홍천이나 서석으로 넘어가는 길이 나온다는 것을 새로이 머리 속에 익힌다.
버스 안에서 상호가 다음 구간 조침령에는 휴게소가 없어 뒤풀이를 못하니 누구누구가 해 오는 것이 어떨까하고 꼬시지만 누구 하나
대꾸하는 사람도 없다. 아주 실망하는 이상호
그런데 서대장이 다음번 뒤풀이는 새말휴게소 부근에 아주 맛있는 집이 있단다.
한달 내내 고민하면서 찾아 낸 집이라나.
대장하면서 산 안내하는 것도 힘든 판에 끝나고 먹을 것까지 챙겨야 하는 우리 대장 아무튼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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