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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구간[닭목재 -고루포기산- 대관령]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46
백두대간 제 28구간 종주기[닭목재 - 고루포기산 - 대관령]
2004. 7.25
03 : 40 집에서 출발
05 : 00 원주 출발
대관령 휴게소 아침 식사
07 : 30 닭목재 출발
08 : 50 고루포기산
11 : 40 능경봉
12 : 20 대관령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도시락이 없는 산행을 시작하다.
식사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편하고 짐이 가벼운지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이번 기회에 먹을 것은 하나도 없이 물만 가지고 간다,
배낭도 작은 것으로 바꾸고 가능한 짐을 작게 하여 출발을 하니 동네 소풍 가는 기분이다.
강릉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아침 식사 도중에 처음 대간 시작할 때 같이 했던 여자 대원 둘을[남인숙, 황경자]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해야 하건만 서로 빤히 쳐다보고 지나침을 아쉽게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필요에 의해서 필요한 만큼 만 같이 하고자 하면서 서로간의 의사가 맞지 않아 갈라서야 했다.
7 : 20 닭목재
7시 20분 차는 닭목재에 멈추어 섰는데 지난번에 머문 구간이건만 낯선 자리에 와 있는 것만 같다.
7시 40분 오늘의 시작점의 발을 떼다.
시작부터 경운기가 다니는 길을 걷는다. 편한 발걸음이다.
주변 밭에는 양배추가 심어져 있다.
몇 구간 전에 태백산에서 보았던 고랭지 채소가 잘 자라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
어제 저녁 뉴스에는 고랭지 채소가 더위에 전부 말라 죽는다고 보도 되고 있던데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 해 본다.
왜냐하면 밭 자체가 자갈밭이니 얼마나 뜨거울까.
흙이라도 많아야 훨씬 덜 뜨거울 텐데 말이다.
양배추 밭을 지나면서 목장이 나오는데 오래전에 문을 닫은 목장 같다.
소는 보이지 않고 초지에도 풀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중간 중간에 목장을 조성하기 위해서 일부러 죽인 것 같은 나무들이 엄청나게 많다.
경사가 급한 곳에 목장을 어떻게 만들려고 저런 짓을 했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은 문 닫은 목장도 경사가 급하다.
당연히 짐승을 키울 장소는 못 될 것 같은 곳에다 만들어 놓았으니 짐승들이 잘 자라겠는가.
목장 울타리를 철사로 만들어 놓았는데 플라스틱으로 만든 고리를 나무에 박아 놓고 철사를 연결시켰는데 나무가 크면서 플라스틱
고리가 파고 들어 가 나무 자체가 아주 흉물스럽게 변해 버렸다.
08 : 50 쉼터
고루포기산을 오르면서 쉼터가 3곳이 있다.
왕산 제 1쉼터, 왕산 제 2쉼터, 고루포기산 넘어 1개 합하여 3곳이 있는데 스테인레스 의자로 만들어 놓았는데 정말 잘 만들어 놓았다.
여기 누워 자면 뱀에 물릴 염려는 없겠다하여 한참을 웃는다.
귀 달린 뱀이야기에 누구도 믿지 않는다.
왜 누가 본 사람이 없으니까.
고루포기산을 여기서는 왕산이라 부른단다.
잠깐씩 쉬어 가기에는 너무 잘 만들어 놓았는데 고루포기산이 유명한 산이어서인지 강릉 사람들의 쉼터라서인지 의자는 너무 좋다.
09 : 40 고루포기산
산 이름의 내력은 잘 모른다.
고루포기산을 오르기 전에 송전탑이 있는데 이 송전탑에서 보면 대관령도 잘 보이고 횡계도 한 눈에 쏘옥 들어 온다.
이 자리가 전망이 가장 좋다.
고루포기산은 정상 표지판만 있고 사진을 많이 찍은 흔적만 많이 남아 있다.,
두 세평 남짓 풀이 하나도 없으니까.
10 : 40 횡계치
횡계치에 가기 전에 안개가 밀려 온다.
자욱하다. 5m 앞도 분간하기 힘이 들 정도로 앞을 가로 막는다.
횡계치에는 5명의 남녀가 쉬고 있다.
산을 가면서 누군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물론 같이 앉아서 이야기 할 공간도 별로 없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쳐서 다음 쉴 장소를 찾아서 거기에서 쉬고 만다.
지나치면서 간단히 인사하는 것은 몰라도 같이 앉아서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기가 아직은 서툰 모양이다.
아래에서 들리는 고속도로에 차 달리는 소리가 무지하게 시끄럽다.
이제 이 길만 내려가면 마지막이겠거니 했는데 지금 들리는 차 소리는 새로 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이다.
이 부근에 오면 횡계 3km, 횡계 1.6km 하는 푯말이 많이 보이는데 어떤 이유로 횡계를 기점으로 하여 푯말을 세워 놓았는지 궁금하다.
11 : 30 행운의 돌탑
봉화대처럼 지나는 산꾼들이 돌을 쌓아 놓았다.
여기서 능경봉까지는 길이 돌 투성이다.
아마 주변에 돌이 많다 보니 누군가 돌을 쌓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하나씩 올려놓은 것이 지금의 사람 키 두배는 됨직한 탑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양철판에 새겨 넣은 행운의 돌탑이라는 표지판은 떨어져 그냥 탑 위에 올려져 있다.
기다리고 있던 김승기가 “아이구 빌어먹을 오늘 스틱 잃어 버렸어. 고루포기산에서 놔 두고 왔더니 주워 오는 사람이 없네” 한다.
“그거 버스에 있어 내가 먼저 가져다 놨어”
“에이 그거는 두개 가져 와서 한개는 버스에 놔 두고 내린 것이라니까”
“ 아니야 버스에 분명히 두개가 있어요 내가 분명히 보았다니까”
고루포기산을 내려 오는데 순철이 엉
“이 지팽이 김승기꺼라는데 그냥 줄까 말까 ” 한다.
“그냥 주는게 어디 있어 술 한잔 얻어 먹고 줘야지”
스틱을 보니 순철이 엉아가 들고 있는 것 하고 똑 같이 생겼다.
두 개를 양 손에 들고 내려 가는데 완전히 한 쌍의 스틱이다.
내려오면서 김승기가 표순철의 스틱을 유심히 살펴 보기는 하는데 말은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어찌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천연덕스럽게
내 것인 양 들고 내려가는데 환장하겠더라니까.
행운의 돌탑 앞에서 눈치를 챈 것 같은데 말은 못하고 나 보고 알아서 좀 해 달라는 눈치다.
지금까지 한 행위로 보아서는 가만히 있으면 표선배 그냥 그것 들고 집으로 가지고 가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시치미를 그렇게 똑 뗄 수가 있어요.
만약 찾으면 나한테 고맙다고 하쇼 잉
11 : 40 능경봉
능경봉 정산에는 대관령휴게소 1.8km 표기 되어 있어 내리막이니 이제 30분만 더 가면 오늘의 종주 끝이구나 예감한다.
오늘은 구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표정들이다.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비를 꺼내 입을 짬도 주지를 않는다.
전부 철수하기 바쁘다.
그러나 대관령까지 내려 오면서 폭우로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거의 사력을 다해서 뛰나 천천히 걸으나 비에 흠뻑 젖기는 마찬가지다.
12 : 20 대관령
도로가 있는 곳에 오니 차들이 많아진다.
약수터에 물을 뜨러 온 차들이다.
대관령휴게소 700m 표지판이 보이고 제왕산 등산로 푯말도 보인다.
약수터를 지나면서 오른쪽 조그만 소로길로 접어든다.
큰 길을 따라가면 한바퀴 휭 돌아야 한다.
소로길 입구에 대관령 0.7km 표지판이 있다.
비 맞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뛴다.
갑자기 앞에서 조그만 토끼가 나타난다.
나도 놀라서 으악 소리를 지른다.
금방 털이 났을 것 같은 아주 조그만 토끼다.
아마 나보다 토끼가 훨씬 더 놀랐을 것이다.
놀란 가슴 쓸어 내리는데 앞에서 또 뭐가 벌떡 뛴다.
뛴 곳을 보니 두꺼비가 무지무지하게 크다.
잡아 가지고 가서 진을 빼 먹을까 하다 아이고 내가 죄를 짓지 하는 생각에 그냥 놔두고 지나쳤다.
고개마루 넘어서니 대관령 민족기념탑인지 뭔지 큰 거북이 위에 아주 높게 서 있다.
이제는 고속도로가 새로 뚫리고 이 길은 다니는 차가 별로 없고 대관령 옛 길을 구경삼아 올라오는 차 밖에 없다.
건너편에 기상관측소에서 등산객이 내려 와서는 우리가 내려 왔던 기념탑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다음 번에는 저기로 오르려나보다.
억수로 퍼붓는 비에 완전히 생쥐가 될 꼴로 오늘의 종주를 마치다.
오늘의 종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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