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9 구간 [대관령 -노인봉 -진고개]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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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 구간 [대관령 -노인봉 -진고개]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1:57

     

    제 29 구간 백두대간 종주기[대관령-노인봉-진고개]

     

     

     기상대에서 본 능경봉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2004. 8. 8

     

    06 : 50 대관령도착

    08 : 10 선자령

    12 : 30 소황병산

    14 : 00 노인봉

    14 : 40 진고개

     

     

     

    풍력발전소의 팔랑개비

     

    대관령에 도착하자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휴가객들의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바다로 직접 갈 일이지 여기에 무슨 볼일이 있는지 이른 아침임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대관령 옛길을 구경하러 왔는가.

    곳곳에 텐트도 보인다.

     

     

     

     

     

     

     

     

     

     

    풍력 발전소의 팔랑개비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다. 

    덩치가 워낙 큰 탓인가 돌아가는 소리조차도 묵직하다.

     

     

     

    동해전망대와 목초지

     



    그 옆의  조그만 팔랑개비는 작기도 하지만 돌아가는 속도가 엄청 빠르고 가벼운 소리를 낸다.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그래도 듬직해 보인다.

    이 팔랑개비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에 가면 큰 것이 4개가 한꺼번에 펄럭거린다.

    그 4개의 팔랑개비가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새가 달라진다.

    어떤 위치에서는 기둥은 안 보이고 팔랑개비가 반만 얼굴을 내밀고 수줍은 듯이 돌아가고 어떤 곳에서는 일렬로 서서 돌아가고 어떤

    곳에서는 지그재그로 서 있고 어떤 곳에서는 두 줄로 서서 돌아가기도 한다.

    아주 요상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대관령을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지점에 KT중계소가 있는데 시멘트 기초 위에 담쟁이 덩굴이 앙증스럽게 올라간다.

    그리고 중간에 선자령이라고 안내판이 붙은 봉우리가 나오는데 이것은 령이라고 붙일 재가 아니라 산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아마 지도 상에 표시 되어 있는 새봉이 아닌가 한다.  

     

     

     

    선자령 표지판

     

     

     

    선자령에서 본 마루금

     

    대관령 초원의 아름다움이여

    그야말로 목장길따라 발길 거닐어 발걸음도 가벼우니 오늘의 대간은 시작부터 쉬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목장길이 소로 길이 아니라 차가 다닐 수 있게끔 되는 큰 길이다.

    아마 꼴을 베어다가 건초를 만들기 위해서 꼴을 실어 나르기 위한 길이 아닌가 싶다.   

    저 멀리 능선까지 푸르름이 더해 간다.

    그야말로 엄청나게 큰 초지이다.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보이는 초지 즉 앞에만  초지가  있는  줄 알았더니 소황병산에 이르기까지 장장 5시간 이상을 걸어 갔는데도

    초지는 끝이 날 줄 모르게 넓다.

     

     

     

     

     

     

     매봉과 소황병산

     

     

     

     

     

     

     

     

     

     

     매봉

     

     

     소황병산

     

    소황병산에서 본 황병산

     

    소황병산에서 본 노인봉

     

     

    특히 소황병산의 초목은 입이 쫘악 벌어지게 만든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찌나 아름답던지 .

    무릎까지 차 오르는 풀을 밟는 기분이 무척이나 좋다. 

    누군가 연인끼리 와서

    “나 잡아 봐라” 하면서 뛰어가다가 넘어지고 그 위에 덮치고 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너무 좋겠다고 혼자 왔음을 아쉬워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번 굴러 보슈, 진드기가 온 몸을 파고들어 병원 신세지기 꼭 알맞을 테니까.

    지금 이 구간 대관령에서 진고개 구간과 다음구간 진고개에서 구룡령 구간이 진드기 많기로 소문 난 곳이니까 아무데서나 구르거나

    누웠다가는 큰일 날 일이 벌어지니까 알아서 하세요.

    그래도 이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면 한번 해 보시라 빠른 속도로 구르면 진드기가 미처 따라 오지 못할 테니까

    초원지대는 대관령을 오르면서 시작하여 소황병산에서 절정을 이룬다.

    5시간을 몽고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목장지대이면서 소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 느끼는 실망감, 허탈함이 나만이 느끼는 것일까.

     

    매봉을 지나면서 바로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 목장의 울타리가 운치를 더해 주고 초원에 흩어져 있는 소똥이 얼마 전에 여기 소가 있었음을

    암시 해 준다.

    불과 하루 전에도 소가 있지 않았나 싶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소도 외출 금지인가.

    몽고 초원지대에서는 야크의 분비물, 말의 분비물을 아낙네들이 주워다가 땔감으로 사용하던데 이 쇠똥도 조금 지나면 바짝 말라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리.

    그 분비물이 취사 연료도 되고 난방 연료로도 사용하고 있으니 우리가 사는 이 곳은 거기에 비하면 천국이리  

    이번 구간에는 눕고 싶은 장소가 너무나 많다.

    그냥 누워 마냥 뒹굴고 만 싶어진다.

     

     

     

     

     

     

     

     

    초원의 시원한 바람

     

    삼복 더위에 땡볕 속을 하루 종일 걸어 간다기에 이것 참 큰일 났구나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대관령에서 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분다.

    큰 팔랑개비까지 돌릴 정도로 바람이 세니 여기서 조금 더 세게 불면 사람 날아가게 생겼다.

    대관령을 올라서면서 나무로 담을 만들어 놓았는데 무슨 이유로 이렇게 바람이 센 지역에 나무로 담을 만들어 놓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주목 나무를 잔뜩 심어 놓고 바람막이로 심어 놓지 않을까 억지로 생각해 본다.

    다른 곳에 피서 갈 필요 없이 이 곳으로 피서 와서 밤에 텐트치고 자면 밤에 추워서 잠을 못 잘 정도로 춥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바람을 매봉을 지날 때까지 계속 된다.

    만약 여기를 겨울에 오면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은 겨울 모진 바람에 멀리 날아가 버릴 정도로 심하게 바람이 분다고 하니 이번 겨울에

    경험삼아 한번 와 볼까나.

     

    누군가 이야기 한다.

    몇 년 전 겨울에 여자들 데리고 왔다가 바람에 붕 날아 떨어지면서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업고 내려 오느라고 죽을 뻔 했다고 고생담을

    이야기 한다.

    겨울에는 그럴만도 하겠다 생각이 든다.

    좌우간 여름에 이 구역에서 텐트치고 자면 더운 여름나기는 아 좋을게다.

     

     

     

    태극기 휘날리며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를 감동적으로 본적이 있다.

    팔랑개비 끝 부분이 살짝 살짝 보이면서 돌아가는 언덕을 오르는데 난데 없이 흰색 지프들이 줄지어 나타나면서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

    진다.

    대체 여기가 어디 이길래 이 높은 산에까지 짚차들이 와서 난리를 칠까.

    언덕을 오르니 별 것 없다.

    멀리서 보았던 풍력발전소 팔랑개비 큰 것 네 개만이 휘휘 돌아 가고 있다.

    5분 정도 더 걸으니 커다란 주차장이 나타난다.

    비포장도로인데도 무슨 차들이 무슨 길로 이렇게 많이 올라 왔을까 .

    여기 뭐 볼 것이 있다고 그럴까.

    주차장 한쪽 귀퉁이에 갔더니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가 한 장 붙어 있다.

    여기가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장이었던 모양이다.

     

     

     

     

    전망대에 오르니 동해바다가 희뿌옇게 보인다.

    바다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동해바다 가까이로 진행하면서 오랜만에 보는 바다다.

    작은 포장마차가 있다.

    커피, 라면, 감자떡, 쌍화차를 팔고 있는데 3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오늘처럼 바람이 이렇게 부는데 진고개까지 어떻게 가느냐고

    걱정이다.

    포장마차가 쇠로 만들어져 있어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동해바다까지 날아가지는 않겠다 는 생각이 든다.  

    창문까지 아주 근사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밤에 잘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잘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것을 보니 출퇴근하는

    모양이다.

    아마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 당시에 생긴 포장마차가 아닌가 한다.

    집 모양이 꼭 햄버거 모양이다.

          

     

     

    소황병산에서 노인봉산장까지

    소황병산에서 보는 주변의 경치는 가히 환상적이다.

    소황병산 입구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돌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데 거기 꼭 올라가서 한번 앉아서 놀고 갔으면 좋으련만 어떤 녀석이 차지

    하고 앉아서 비켜 줄 생각을 안 한다.

    이 양반은 우리가 황병산을 돌고 다시 원위치 할 즈음에 일어선다.

    혼자 실컷 즐겨라 이 놈아 !

     

    시간이 많다면 무한정 앉아 놀고 싶은 장소이다.

    건너편에 보이는 통신대인지, 기상대인지는 모르나 군사시설인 모양인데 접근을 불허 한다.

    그곳까지 갔다 오라 해도 갈 사람도 없겠지만 갔다오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여기서 보는 것만 해도 그 아름다움에 반할 지경인데 가까이 가면 환상이 깨질까 두려워진다.

    소황병산에서 바라 본 노인봉은 1시간에 가기에는 무리일 정도로 멀어 보이는데 지도에는 1시간 거리로 표시 되어 있다. 

     

    좌우간 풀밭을 가로 질러 가 보자.

    풀밭이면 길도 없이 아무 곳이나 그냥 밟고 지나갈 수도 있건만 사람들의 심리가 이상해서인지 꼭 앞사람이 밟고 지나간 자리만 밟고 지나간다.

     

    노인봉과 노인봉 산장

     

     

    노인봉 가까이 가니 노인봉 휴게소가 바로 앞에 보이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가까이 보이는지 방향표지판까지 바로 앞에 보인다.

    노인봉 산장에는 막걸리 한 사발에 4천원 씩 받고 있다.

    나이는 몇 살 되어 보이지 않는데 머리는 하얗게 희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막걸리를 건네준다.

    사발 크기도 아주 작다.

    혼자서 마시면 양이 반도 안 찰 정도로 작다.

    이 산 꼭대기에 쥐가 있는지 쥐 덫이 굴러다닌다.

    매봉 입구에서 시작 된 입산금지 표지판이 노인봉 산장까지 계속된다.

    중간 중간에 이 입산 금지 표지판은 수 없이 많은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발 길을 누가 막으리요.

    우리는 분명한 목표점을 가지고 가는데 막는다고 내 발길이 머물 것 같소.

    소황병산에서 노인봉에 이르는 구간에는 당귀가 무지 무지하게 많다. 완전 천연 당귀다. [야생호마을 10번 당귀]

    나중에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올 때는 이 당귀를 전부 캐 가리라.

    나에게 필요한 것은 뿌리이니 부피도 많이 차지 않고 누구한테 욕 얻어 먹을 일 없으리라. 

         

     

    오대산 마루금

     

     

     

     

     

     

     

     

     노인봉 뒷면

     

     

     

     

    진고개에서

     

    노인봉 산장에서 진고개까지는 30분이면 가는 줄 알았더니 한 시간이나 걸린다.

    멀리 보이는 소황병산과 함병산이 지나 온 길을 새롭게 한다.

    뒷 편으로 보이는 소황병산이 나무가 없는 탓인지 밝게 빛나고 황병산 정상의 무시무시한 기구 설치가 무겁게만 보인다.

     

    이제 시작해서 언제 소금강까지 이를까.

    이제 진고개에서 출발하는 등산객들이 있으니 어둡기 전에 소금강을 내려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지금이 2시인데 빨리 간다해도 9시가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 것 하고는 관계없이 젊은이들 한 쌍이 무비 카메라를 들고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산으로 덤벼드는 것 같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 와서는 바로 되돌아 나갈 것이  뻔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진고개 휴게소는 여전히 붐빈다. 고속도로가 개통 되고 나서 다니는 차가 없을 줄 알았더니 예전만은 못해도 그래도 차는 많다.

    다음 구간 처음부터 헉헉 거려야 할 동대산을 바라보며 오늘의 마지막 종주점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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