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31 구간[구룡령 - 갈전곡봉 - 조침령]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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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 구간[구룡령 - 갈전곡봉 - 조침령]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2:00

     

     

    백두대간 제 30 구간 [구룡령 - 조침령]

     

    2004. 8. 29 일요일

     

                      01 ; 50 집에서 출발

     

                      05 : 30 구룡령 도착

                      06 : 45 갈전곡봉

                      13 : 30 조침령 도착

           

               

    이번 구간은 별 재미도 없고 특징도 없는 구간이다.

    숲이 우거져 주변 경치는 둘러 볼 수도 없다.

    이번 구간이 끝나고 나면 다음 구간부터는 설악산으로 접근 한다는 것 이외는 별 다른 의미가 없다.

    오대산을 벗어나면서  설악산에 접근하는 중간에 있는 구간이다.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닌 어중간한 지역이듯이 주변 경관조차도 그러하다.

     

     전화벨이 울린다.  

    깜짝 놀라 눈을 뜬다.

    시계가 1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잠을 너무 깊이 잤다.

    토요일 오후에 9시에 문을 닫고 9시 30분 정도에 누우면 산에 가기 전까지 1시간마다 눈을 뜨는 것이 불안하여 이번에는 아예 수면제를

    저녁 7시에 먹었다. .

    시간이 되면 깰 줄 알았더니 그냥 자 버린 것이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나선다.

    미리 싸 놓은 배낭이지만 물을 다시 챙기는 것만은 잊지 않는다.

    차가 집 앞에 와서 서고 미안한감을 느낀다.

    만약 전화가 없었으면 아침까지 계속하여 잘 뻔 했다. 

    수면제의 위력을 실감한다.

    평창휴게소에서 새벽에 도착하여 우동을 한 그릇 사 먹는다.

    이것으로 아침 한 끼니를 때울 수 있으려나. 차는 속사리로 빠져 구룡령으로 향한다.

    잠이 쏟아진다. 정신없이 잤다.

    비록 버스 의자의 자리는 좁을지언정 의자에 벌렁 드러누워 잤다.

    이제 다 왔으니까 준비하라고 깨우는데 일어서는 순간 어질어질하고 멀미가 난다.

    거꾸로 누워 있었더니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어지럽다.

    버스가 구룡령에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집을 챙겨 먼저 내린다.

    찬 바람을 쐬니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진고개 휴게소는 문이 열려 있지 않더니만 여기 화장실은 문이 열려 있다. 

    왁자지껄 하는 소리에 휴게소 불이 켜지지만 누구 하나 그리로 들어 가는 사람은 없다. 

    육십령 휴게소에서도 도착하면서 시끄럽게 떠들었더니 불이 켜지더니 여기도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도 누군가 필요한 것이 있을까 하여 문을 열어주는 주인장이 고맙기만 하다.

    이름이 있는 봉우리는 하나 밖에 없는 구간

     

    05 : 30분 동물이동통로를 지나 양양방면 쪽에서 오늘의 종주를 시작한다.

    이슬을 잔뜩 머금은 숲은 그냥 지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빗속을 걷는 것보다 옷이 더 많이 젓는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산길을 걷는다는 것,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으스스한 주위 환경에 혼자 놀라 자빠질 것이다.

    태풍 차바가 일본과 동해안으로 빠져 나간다고 했는데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이번 구간에는 이름이 있는 봉우리는 갈전곡봉 하나 밖에 없다.

    이름이 부르기도 나쁘다.

    구룡령에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정도  위치하고 있는데 정상 경치는 별로다.

    갈전곡봉을 지나 왕승골 삼거리에 도착은 했으나 샘이 있는 곳까지는 너무 멀다.

    왕승골에서 사람들이 쉬었다가 간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왕승골을 지나서 산 봉우리 정상에 올랐더니 헬기장이 있던 장소 같은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고 주변에는 잡목으로 꽉 우거저서 바람

    한점 없는 곳에서 짐을 풀고 아침 겸 점심을 먹다.

    새벽 4시가 넘어 우동 한 그릇 먹고 10시가 넘어서까지 산 속에서 헤매려니 배가 고파서 움적거리기 조차 싫다. 

    사람 다섯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자리인데 명당 치고는 이런 명당 자리가 또 어디 있을까

    산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바람 한 점 없이 아늑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주변에 빙 둘러 이렇게 잡목들이 잘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

    무엇이든 조금 먹고나니 살 것 같다.

    이 구간에는 이름이 조금은 낯설다.

    쇠나드리, 왕승골, 연가리골 등등해서 약간 생소하다.

    점심을 먹고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사거리가 나오는데 누군가 나무이름을 매달아 놓은 표지판 뒤에다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려 안내도를

    그려 놓았는데 방향이 두갈래면 모르되 네갈래가 되다 보니까 오히려 길이 햇갈린다.

    연가리골 방향인지, 쇠나드리 방향인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겠다. 

    하는 수 없이 리본 많이 달린 곳 찾아가서 확인 하는 수 밖에

    쇠나드리 방향으로 방향은 잘 잡았더라구요,.

    잘못했으면 연가리골로 빠질 수도 있었는데 일년의 산행경력도 무시하지는 못하겠더구요.

     

    도토리는 벌써 떨어지고

     산행길에 벌써 도토리가 우두둑 떨어진다,.

    머리 위에도, 바로 앞에도 가는 길을 막고 있다.

    만약 토끼나 다람쥐가 있다면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많이 놀라지 않았을까.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처음 듣는다.

    어릴 적 도끼를 들고 도토리를 따러 간 적이 있다..

    그 당시는 도토리가 여물어서 저절로 떨어진 것을 주워서 집에 와서 묵을 쑤어 먹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다 여물기도 전에 도끼를 들고 가서 날로 치는 것이 아니라 뒤쪽으로 도토리 나무를 후려 치면 우두둑 하고 진짜 비 오듯 떨어진다.

    그러면 주워서 집에 와서 말려 가지고 또 우려 내고 난 후 묵을 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다람쥐 먹이인지, 토끼 먹이인지는 생각 할 수도 없었다.

    누군가 다람쥐 집에 들려 다람쥐 집을 털었나. 길가에 도토리가 잔뜩 쏟아져 있다. 

    다람쥐 한 마리 한해 겨울 날 준비는 철저히 한 것 같은데 어찌 저것을 주워 왔을까.

    그 이후 지나면서 보니까 도토리가 벌써 익어서 누렇게 변하여 바닥에 엄청 많이 떨어져 있었다. 

    아마 조금 전에 쏟아 놓은 도토리는 누군가 주워 가지고 가다가 그냥 쏟아 내 버린 모양이다.

     

    벌써 한해도 저물기 시작하는가보다.

    산 열매가 풍년이면 들녘 농사는 흉년이라는데 도토리가 많은 것을 보니 흉년이 들라나 .   

    벌써 낙엽도 진다.

    그런데 한결같이 벌레 먹고 썩은 잎이다.

    낙엽도 병들고 나약한 놈이 일찍 죽는가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듯이 이 세상 만물의 모든 이치는 똑 같은 모양이다.

     

    우리 대간 종주하는 사람들이야 워낙 강골이니까 전부 백수하리라 믿어 본다.

    끝까지 몸 관리 잘 하세요.

     

       

     

    조침령 목단길

     

    조침령이 다 왔는가 싶었는데

    야영장이 있는 곳에 왔더니 어떤 빌어먹을 자슥이 조침령 2km 로 표시를 해 놓았는데 다시 한번 보니 3km 로 표시로 고쳐 놓았다.

    나중에 느낀 것이지만 여기서 조침령까지 거리가 너무 멀다 보니 2km는 아니겠구나 싶어 3km로 고친 모양이다.

    어찌 되었건 이제는 1시간 조금 넘으면 도착하겠구나 싶었다.

    기대에 맞게 봉우리를 하나 올라섰더니 저 아래 길이 보이고 도로공사 현장인지 보인다.

    이제 다 왔구나 싶어 봉우리를 내려섰는데 위에서 보았던 신작로가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이다.

    어어 이게 아닌데 길을 잘못 들었나, 

    산을 또 넘으니 왼쪽으로 가는 길이 있기는 있는데 정상코스는 아닌 것 같다.

    왼쪽으로 리본까지 달려 있지만 그 길은 분명 아니다.

    대장 이야기로는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조침령 비석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것은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도 없다.

    계속 앞으로 전진한다.

    길은 자꾸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향한다.

    어디선가 작업하는 소리와 사람소리는 들리건만 비포장도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봉우리를 내려서는가 싶더니 갑자기 나무로 만든 다리가 나타난다.

    산 정상에 왠 나무다리..  ...     여하튼 나무다리 위를 걷는 것이 기분은 좋다.

    나무다리 밑에는 비포장도로 신작로가 보이면서 오늘의 종착점에 도착하다.

    조침령까지 도착하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진동리 조침령 터널 굴착공사 하는 곳까지 내려가는 데 진동리로 내려가는  방향이 다시

    역방향으로 향하며 내려간다.   

    그러니 위에서 보았던 가까워 보였던 종착점이 실제로는 먼 거리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침령에서 진동리로 내려오는 길

     

    조침령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이 산 길 걷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지나가는 차를 세웠다.

    차를 끌고 내려오는 녀석이 영 못마땅한 표정이다. 

     그러나 차를 세우니 차가 서기는 섰는데 “ 이 아래까지만 태워 주시죠”

     

    이때는 벌써 차 뒷문을 열고 있었다.

     “차 뒷 좌석을 힐끔 쳐다보더니 철모를 앞으로 가져가면서 군소리는 안 하길래 낼름 올라 탔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 도로 포장공사 하는 모양이죠” 물었더니

     “ 발전소에 일해요 ” 한다

    “ 산꼭대기에 무슨 발전소가 있어요” 했더니 이 자슥 대꾸도 안하고 피식 웃는다.

    말하는 폼이 하도 우습게 알길래 그 다음은 물어 볼 기분도 내키지 않는다.

    태워 주기 싫은 것 강제로 세워서 탔는데 엉뚱한 질문을 하니 아마 대꾸하기도 싫었을게다.

    그래도 그렇지 대 삼성그룹의 직원이 그러면 쓰나

    나중에 지도를 찾아보니까 조침령 위에 양수상부댐 발전소가 있더라구요

     

    방태천 계곡의 물은 얼음 같아요

    조침령 아래 쇠나드리 마을에 조침령 터널굴착공사하는 곳에는 아직 도로가 비포장이다.

    그 비포장도로 밑으로 방태천 계곡물이 흐르는데 그 계곡물에 몸을 식히니 30분만 안에 있으면 동태가 되겠다.

    1년 전 대원사 계곡에서 맛보았던 그런 기분을 꼭 1년 만에 다시 맛보았다.

    계곡물이 너무 깨끗하다. 요즈음에도 이런 계곡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새말 인터체인지 앞 막국수집

    돌아오는 길에 새말교차로 부근의 막국수 집에 들렸다.

    모두 다른 취향이겠지만 막국수가 맛있다.

    모두들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왜 빨리 가져오지 않는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일부에서는 맛이 없다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전부 맞출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막국수 배부르게 먹어 보기는 처음이다.

    새말 인터체인지 빠져 나가면서 바로 막국수 집이 몇집이 있으니 한번 들려 보시라. 

    경쟁이 되어서 서로가 각자의 맛을 가지고 있을터이니 자기 입맛에 맞는 집은 알아서 차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주 오랫만에 7시 전에 집에 들어가니 집사람이 기절초풍하듯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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