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구간[한계령 - 대청봉 -미시령]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2:06
백두대간 제 33 구간 [한계령- 대청봉- 희운각[1박] - 공룡능선- 마등령-황철봉-미시령]
2004. 10, 09 05 : 30 집에서 출발
09 : 35 한계령
10 : 00 산행시작
14 : 10 끝청
15 : 00 중청휴게소
15 : 15 대청봉
16 : 10 희운각
2004. 10. 19 04 : 00 기상
06 ; 25 희운각 출발
10 : 40 마등령
11 : 00 비선대 갈림길 점심식사
11 : 30 1326 봉
12 : 10 1249
13 : 50 저항령
14 : 40 황철봉
15 : 15 1318봉
16 : 45 미시령
이번 대간 구간은 오래전부터 불만이었다.
하루 만에 갈 수 있으면 가지 무엇 때문에 하루 밤을 산에서 지내야 하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텐트, 침낭, 식사 준비부터 그 무거운 것을 짊어지고 갈 생각에 넌더리가 났기 때문이다.
지리산 대원사 계곡에서 천왕봉을 거쳐 세석산장에 이르기까지 고생한 생각을 하면 또 다시 산에서 하루를 지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미 결정된 일, 어떤 경우든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남들 가는데 따라가기라도 해야 되겠기에 힘이 들고 불만스럽더라도 따라 가야 만 한다.
집에서 짐을 챙기는 순간부터 넣었다, 뺏다 혼란스럽다.
토요일 문을 닫아야 하는 것도 우리 집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고.......
좌우간 한 쪽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다.
한 쪽을 포기할 때 다른 한 쪽을 즐거움을 완전히 얻을 수 있으니까.
여기서 또 다른 위로의 한 면을 찾아본다.
한계령휴게소에는 많은 인파가.
한계령 입구
차가 인제를 지나 한계령에 다다르자 길 가 양쪽으로 엄청난 양의 차들이 줄지어 주차 되어 있다.
오늘이 토요일이건만 또 아무리 주 5일제를 시행하다고 하지만 무슨 인간들이 산 능선에 이렇게 많을까.
등산객들의 모습이 시장터 같다.
한계령 매표소를 오르기 전 시멘트 계단부터 다리를 후둘거리게 만든다.
정자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매표소를 통과하는 데 젊은 직원이 계수기로 지나는 사람을 카운트 하고 있다.
벌써 3500명이 지나갔단다
이런 것은 철저한데 다른 것은 엉망인 곳이 설악산이다.
찾아 온 객들을 최고 무시하는 곳이 설악산이다.
지리산이나 소백산 같으면 어지간한 곳이면 철 계단 벌써 다하고 안전망 설치까지 다 했을 텐데 설악산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리산이 영산, 육산이라면 설악산은 명산, 골산이라 해야 할까.
매표소를 지나면서 계속하여 오르막이다.
절[봉정암]에 가는 사람, 한계령에 왔다가 한번 올라 가 본다는 사람, 오색으로 내려간다는 사람,
등등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줄 지어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줄을 막고 앞으로 나 설 생각을 않는다.
우리처럼 대간 종주하는 사람들 한테는 답답해진다.
몇 명 제치고 앞으로 나서 보지만 앞을 막아서는 것은 여전하다.
앞에 가는 동료 부르는 소리, 오랜만에 산에 왔다고 악을 쓰는 소리가 산을 찢어 놓는다.
야호 ! 야호 ! 뒤에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 이 보슈 야호는 조난 신호유, 조난 신호. 당신 지금 조난 당했어. 그리고 사람 없는데서 소리를 질러야지 이렇게 줄 지어 가고 있는데
소리를 지르는 이유가 뭐요” 성질 같아서는 한 바탕 쥐어 박고 싶었다.
귀때기청 갈림길[서북능선]까지 급경사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북능선
서북능선
능선으로 들어서면서 조금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것 같다.
우리가 빨리 올라 온 것인지 그네들이 중간에 포기하고 원위치하여 내려 간 사람들도 있인지, 뒤에 슬슬 따라 오고 있는지 아니면 능선
이라 걸음걸이가 빨라져서 인지 사람이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기분이 든다..
능선으로 들어서면서 시간적, 공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점심 식사를 하다.
중청방향 마루금
귀때기청 갈림길에서 중청 구간은 설악산에서 최고 재미없는 구간
한계령 입구 부근과는 달리 이 구간 대간 능선에서는 등산객들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봉정암이 보인다.
큰 바위 중간에 앉아 있는 파란 지붕의 암자가 따스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백담사에서 올라 와 봉정암에서 하루 쉬고 대청봉을 등반하는 중간거처로 많이 이용하는 암자다.
그 위의 능선이 기가 막히게 멋지다.
바로 앞의 중청 위에는 통신시설보호구역이라 오르지 못하고 우측으로 돌아 끝청 갈림길에 이르다.
끝청 갈림길
중청 밑에 오니 바로 밑에는 중청휴게소가 보이고 표지봉에는 끝청 갈림길이라 표시 되어 있다.
소청을 거쳐 희운각 가는 길 .......... 얼마나 가파른지
겨울이라면 미끄럼이라도 타고 내려 가건만 지금은 눈도 없고 저 길을 어찌 내려가리
수 많은 인파가 그리로 향하는데 봉정암을 가는지 희운각으로 향하는지 모르나 대청봉은 오를 생각도 아니하고 바로 굽어진다.
중청대피소가 골 안의 바람을 안고 있어
끝청 갈림길에 이르자 바람이 세기가 엄청나다.
모래가 아닌 자갈까지 날아 다니는 것 같다.
얼굴이 따끔거린다.
왜 바람이 부는 곳에 휴게소를 지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서 지었으면 조금이라도 더 아늑했을텐데 말이다.
겨울에는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바람이 세다.
원래 집은 바람맞이에 짖지는 않는다는데 무슨 이유로 사방에서 불어 오는 바람을 다 맞으려는지....
그런 것 생각하면 지리산 세석산장은 기가 막히게 지어 놓았다.
대청봉과 중청휴게소
대청봉에는 수많은 인파가
대청봉 정상에는 조그만 소나무 같은 것이 잔뜩 심어져 있다.
안내도에는 시베리아에서 자라는 어쩌구 저쩌꾸 하면서 눈잣나무를 심었는데 잘 보존해야 한다는 둥 해설을 해 놓았다.
춥고 바람이 많은 지역은 춥고 바람이 많은 지역에 사는 나무를 수입하여 식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변종이 발생해서 넓게 퍼져 나갈 일은 없을테니까
대청봉 정상은 수 많은 등반객들로 북적인다.
사진 한 장 찍으려 해도 서로 찍겠다고 아우성이다.
이 팀 저 팀 뒤섞여 마구 찍어댄다.
누가 누구인지 모른다.
힘들게 올라 와서 사진 한 장 안 찍으면 무슨 낙이 있고 대청봉 올랐다는 근거가 있을까
근거를 남기기 위해서 악을 쓰고 다른 사람을 밀어 내고 악착 같이 카메라 앞에 포즈를 잡아본다.
설악산 간다니까 일반 객까지 따라 와서 무지 많네
죽음의 계곡
대청봉 표지석을 지나 오색으로 내려가는 길에 죽음의 계곡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 줄 알고 ‘왜 전부 빨리 안 오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
더니 중청 쪽에 길이 나 있단다.
대청봉 표지석에서 중청 방향으로 20m 정도에 죽음의 계곡으로 넘어가는 출입금지 푯말이 있다.
죽음의 계곡
이 푯말을 뒤로 하여 가면 되는데 대청봉 부근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이 줄을 훌쩍 넘어 가자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 본다.
저것들이 길도 없는데 어디를 가려고 저러나 하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잽싸게 넘어 몇 발자국 떼니 대청봉 정상 부근에 있는 사람은 보이지도 않는다.
사람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길이 정비가 되어 있지 않고 곧 없어 질 길처럼 보인다.
주변에 마가목열매가 빨갛게 익어 있다.
나무 잎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열매만 달려 있는 것이 자신을 위한다기 보다는 후손들을 위한 준비를 하는 모습인 것 같다.
엄청난 양의 마가목이 심어져 있고 자작나무도 많이 보인다.
자작나무는 보면 껍즐을 벗는 것 같아 징하게 보이는데도 왜 사람들은 자작나무를 신비롭게 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길은 이끼가 잔뜩 끼어 있고 습하고 원시림을 통과하고 있는 느낌이다.
길을 잘못 들어 게곡으로 빠지는 바람에 급경사에, 흐르는 돌에 고생을 많이 했다.
희운각 뒤편으로 빠져야 하는 것을 계곡으로 빠졌으니 길을 새로 만들어 가야 했다.
희운각 가까이 오면서 물 호스를 따라 희운각까지 갔는데 부근에 있던 아주머니가 “이리로 오면 안되는데” 하고 나무란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라는 말로 버무리고 줄을 넘어 희운각 산장 마당에 올라서니 여기가 도때기 시장이라.
죽음의 계곡과 공룡능선
석양의 단풍
저녁노을에 비친 단풍은 환상적이다.
붉은 단풍만 보아도 입이 벌어질 지경인데 덧붙여 은은한 표현할 수 없는 노을빛과 어우러지니 한 폭의 그림보다도 더 아름답다.
지금의 이 광경은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한마디로 "황홀"이다.
희운각의 비우박
희운각은 계곡 사이에 있어서인지 빨리 어두워진다.
컵라면만 먹고 가는 팀들이 많은지 전부 컵라면 먹느라고 난리이고 우리의 여성대원들 산장에 잠자리 얻어 볼까하고 라면 뚜껑 따느라고
고생을 한다.
그러나 잠자리는 얻지 못하고 겨우 텐트 하나 얻어서 8명이 돌아 누울 틈도 없이 비좁게 잤다고 불평 불만이 많다.
여자들이 잠도 안 자고 술 파티 하느라고 정신이 없고 말이야.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있어야지
저녁을 먹자마자 잠을 청했다.
깔판이 1인용 텐트보다도 작아서 자꾸 깔판 밑으로 떨어져 돌이 많아 자리가 불편하다.
깔판이 없이 비닐만 가지고 왔으면 편하게 잠자기는 포기 할 뻔 했다.
다행이 대장이 챙겨 주는 것을 망설이다가 가지고 왔더니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능한 짐을 줄이려고 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1인용 텐트에서 둘이 못 잔다니까 집사람은 충분히 잘 수 있다고 우겨서 누운 상태로 혼자 가늠을 해 본다.
남자 둘이는 못 자도 남녀나 여자끼리는 잘 수도 있을 것 같다.
불을 밝히고 밤이 새도록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많아 잠을 수시로 깨운다.
더구나 바람소리는 바닷가에서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 같다.
바닷가에 누워 있는 기분이 든다.
바다 물이 잠자리를 집어 삼키고 있는 기분이 자꾸 든다.
저녁 7시에 누웠으니 잠깐 씩 눈을 붙여도 그래도 꽤 잔 것 같다.
밖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잠깐씩이나마 잤으니 내일은 큰 지장이 없을 것 이다.
밖을 내다보니 서대장 텐트는 불이 켜져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조그만 텐트 안에서 움직임이 부산하다.
새벽 3시인데 무슨 할일이 있을까
누군가 코골이가 아주 심하다.
산을 들었다 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옆 사람 잠 못 잘 정도는 된다.
아침 식사 자리에서 이형규와 이상호가 코골이 문제로 한 마디씩 한다.
글쎄다 내가 듣기에는 한 사람의 코골이 소리 같던데 누구일까
무너미재
아침 식사에 라면을 삶았는데 전부 라면 먹을 생각은 안 한다.
국 대신 라면 국물로 대신 하려 했더니 전부 찌개와 밥만 먹고 라면은 건드리지 않는다.
내버리기는 아깝고 계속 퍼 먹어도 양은 줄지 않는다.
바람은 불고 불은 약하고 라면은 익기도 전에 불어서 먹기가 거북스런 면도 있지만 밥은 싸 갈수 있지만 라면은 싸 갈수 없으니 억지로
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권수가 화장실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벌써 몇 번째다.
어제 저녁 혼자 무엇을 잘 먹었길래 저 난리를 치는지 원
6시 25분 날이 아직은 어둑어둑 하지만 갈 길이 먼 사람들 오늘도 아침 일찍 출발한다.
무너미재에는 몇몇 산악회에서 인원 파악하느라고 바쁘다.
입구를 통제하여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다.
오른쪽으로 빠져 천불동계곡이나 구경하고 양폭으로 빠져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이제 마지막 힘을 내야 할 시기니까.
이제부터는 그 험한 공룡능선을 넘어 가야 한다.
내외설악의 중심에 있는 "신선봉"
처음부터 급경사와 부서지는 잔 모래와 밧줄도 없이 기어올라야 하는 절벽이 아침 찬 바람과 더불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빌어먹을 자슥들, 입장료는 비싸게 받아 놓고 시설투자는 전혀 안하는 놈들이다.
이러한 위험 지역에 계단이라도 해 놓으면 산도 망가지지 않고 등산객들도 편하고 위험하지도 않고 얼마나 좋은가.
앞서 간 동료들을 따라 잡기 위해 부지런히 가고자 하나 워낙 등산객들이 많아서 추월하기도 쉽지 않다.
신선봉에 오르다. 내 외설악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봉우리이건만 기념이 될만한 것도 없다.
공룡능선을 중심으로 안 쪽으로는 내설악, 동해안 쪽으로 외설악으로 구분하는데 그 중심에 지금 서 있다.
산은 안개를 잔뜩 머금고 주변 풍광을 좀처럼 보여 주지를 않는다.
태백산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비가 아니면, 안개로 뒤덮여 주변 경치를 볼 수가 없음을 항상 안타까워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신선봉을 내려서면서 밑으로 가는 길도 있는데 김대장이 바위능선을 탄다.
뒤를 따라 가는데 잘못하다가 떨어지면 세상을 고할 것 같아 포기하고 정상적인 길로 간다.
공룡능선
그 뒤에 언제 따라 왔는지 교수님의 발성 연습소리가 들린다.
앞에 아무 것도 없이 탁 트인 장소가 나타나면 항상 발성연습에 열중인 교수님 오늘이라고 쉴 수 있으리.
공룡능선이 설악산에서 두 번째로 힘든 능선이라더니 이건 능선종주가 아니라 산악등반이다.
공룡의 등과 비슷하다 해서 공룡능선이라 한 모양인데 두 군데 정도만 철 계단을 하여 놓으면
서로 오르내리면서 기다리는 시간 낭비하지 안하고 재수 없어 밧줄 끊어져 다치는 일 없을텐데 투자는 전혀 안하니 진짜 빌어먹을 자슥
들이다.
언덕배기 하나 오르는데 30분씩 소비해서야 말이 되는가. 1분이면 넘어 갈 수 있는 길을 말이다.
고쳐라. 많지도 않다. 딱 두군데더라.
장시간 기다리는데도 회사 직원끼리 왔는지 쫄따구가 상사 챙기느라고 바쁘다
상무님 앞으로 오시죠. 과장님 이리로 오세요. 부르면서 뒤에 처진 상사를 앞으로 모신다.
회사에서도 바깥에서도 쫄따구는 바쁘고 힘이 드는 모양이다.
바람재에 도착하니 바위 사이로 보이는 경치가 환상적이다.
바람이 세게 불어 바람재인가 엄청난 바람이 휘몰아친다.
이 산에 부딪친 바람이 이 골로 몰려드는 모양이다.
안개 사이로 잠깐씩 보이는 가야동계곡과 천불동 계곡이 수줍은 듯 보여줄듯 말듯 사람 애간장을 녹인다.
희운각에서 마등령까지는 5.1km 빨리 걸으면 2시간이면 가능하지만 사람에 밀리고 길도 험하고 시간은 4시간 20분 정도나 걸린다.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 3.7km 니까 약 2시간이 안 걸릴 것이다.
사람만 많지 않다면 희운각에서 공룡능선을 거쳐 비선대까지 4시간이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마등령
나한봉을 오르면서 서로 먼저 가려고 한바탕 한 후 도착한 곳은 마등령이다.
의외로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다.
오세암으로 가는 길이 있고 비선대 3.7km , 희운각 5.1km 푯말이 있다.
마등령에서 백두대간 길은 300m 정도 더 올라가면 언덕이 나오는데 입산금지 표지판을 엄청나게 크게 만들어 놓았다.
대청봉에서 죽음의 계곡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표지판의 10배는 됨직하다.
처음 가는 사람은 그 표지판 뒤로 길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표지판 앞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하는데 총무가 온다.
한계령에서 1시 45 분에 출발 했단다.
점심식사 후 몇이 비선대 쪽으로 빠진다.
대장이 어디로 가느냐는 호통 소리에 다시 올라 와 표지판 뒤로 길을 찾아 진행한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배낭이 자꾸 잡목에 걸려 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다.
마등령의 단풍
1326봉
정상에 바라보는 주변의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울산바위, 속초시내. 대청봉 방향 .오세암 쪽 계곡 .황철봉이 보이고 대청봉 만 아니면 가장 높은 자리에 서 있다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바로 밑에는 흙은 보이지 않고 자갈만 가득하다.
일부가 또 직진하여 울산바위 바위 쪽으로 빠졌다가 다시 낑낑대고 올라 와서는 뒤를 따라 온다.
황철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게속하여 보이는 바위 능선들이 무릎께나 고장나게 생겼다.
그러나 여기서 1249봉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1249봉 과 황철봉
정상의 조망 또한 기가 막히다.
여기 올라가지 않고 그냥 지나 간 사람들 많죠
한 낮의 따스한 기운을 어느 누구보다도 높은 곳에서 받으니 이 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바위의 너덜지대는 그야말로 사람의 진을 뺀다.
너덜에서 본 황철봉
황철봉 너덜
저항령에서는 너덜지대를 따라 끝없이 바닥까지 내려가고 다시 또 황철봉을 오르는 두 번 째 너달지대가 시작되는데 바위와 바위 사이는
집어 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고 바위와 바위 사이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 보니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물을 다 떨어져 가고 먹을 것도 하나도 없건만 햇빛은 쨍쟁. 바위는 삼겹살 구워 먹어도 될 정도로 뜨겁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건만
지쳐가는 이 몸뚱아리는 어디다 둘 곳이 없어라.
저항령
바닥까지 내려오니 아이를 포함한 노인, 젊은 내외인듯한 두쌍 등 해서 6명이 마등령까지 간단다.
“글쎄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우리가 10시 30분에 마등령에서 출발했는데 3시간 30분이나 걸렸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맨 몸으로 물도
없이 지금 이 시간에 가능하겠습니까. 설령 간다해도 그 곳은 잘 곳이 없어요.
지금 부지런히 뛰다시피해서 가도 도착하면 아마 어두워질걸요” 알아서 판단하세요 “
하고는 그냥 두 번째 너덜지대를 오른다.
지금까지 한 백두대간 구간 중에서 가장 힘이 드는 구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희운각에서 미시령 가기 전 삼거리 갈림길까지 너무 지치게 만드는 구간이다.
황철봉을 오르면 바로 미시령으로 내려가는 줄 알았더니 바로 앞에 펼쳐지는 끝이 없는 능선에 맥이 빠진다.
이 정도면 두 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너무 힘이 드니까 남이야 쉬건 말 건 앞으로 쉬지 않고 그냥 걸어간다.
세 번째 너덜지대가 나타났다.
크지는 않고 작은 너덜지대다.
1249 봉과 저항령
1318봉 삼각점 그리고 엄청난 너덜지대 황철봉
1318봉을 올라 한 숨을 돌리고 주변을 보니 지나 온 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마등령, 황철봉, 공룡능선, 대청봉, 중청 등이 한 눈에 보인다. 엄청나게 달려왔다.
어제 아득히 보이는 대청봉 저 넘어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내가 대간 종주를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저 산
너머 보이지 않은 곳까지 누군가 가 보라 했다면
그 자식 보고 “ 야 이 자슥아! 너 누구 죽는 꼴 볼라 그러냐 ” 하고 귀퉁배기를 내려 갈겼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너무 먼 길을 하루 사이에 달려 왔다.
지나 온 능선을 바라보면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삼각점을 내려서서 밑으로 [오른쪽]으로 한참을 내려갔다.
그런데 눈 앞에는 허연 살을 드러 낸 울산바위가 앞에 버티고 있다.
“야 ! 진짜 멋있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내가 울산바위 쪽으로 가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 외쳐도 누구 하나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다.
겁이 덜컹 났다.
다시 죽으라고 되돌아 와서 삼각점에 다시 섰다.
황철봉에서 온 방향에서 직각으로 왼쪽으로 길이 있다.
그제서야 중간에서 쉬던 김승기 일행이 뒤따라온다.
식은땀이 흐른다.
이 구간을 조금 지나면 네 번째 너덜지대가 나온다.
그런데 그 크기가 엄청나다.
이 산이 울산바위만한 바위였는데 6.25 전쟁 중에 폭격으로 바위를 산산조각 부셔 놓았는가. 아니면 덤프트럭으로 수천만대를 버렸는가
어마어마한 크기의 너덜지대에 숨이 막혀 버린다.
이 너덜지대에서 울산바위가 너무 기가 막히게 잘 보인다.
구름에 숨었다가 다시 나타난 울산바위에는 풀 한포기 보이지 않고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황철봉 너덜과 울산바위
울산바위
울산바위
삼거리
아주 걷기가 편한 길이 시작되고 능선에 오르자 삼거리가 나타난다.
백두대간종주회라고 쓴 비닐로 싼 안내판이 바닥에 길 표시를 하고 있다.
큰 것 하나 작은 것 하나 두개나 떨어져 있다.
큰 것은 미시령에서 올라오는 등반객들 길 안내를 하는 것 같은 데 작은 것은 나무 밑둥에 숨어 있다.
나무 밑둥에 있는 작은 것을 집어 들었다.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집어 들고 보니 윗 부분 매다는 구멍이 찢어져 있다.
그래서 그냥 휙 집어 던졌다.
나중에 보니까 여기가 울산바위에서 올라오는 길과 미시령에서 오는 길 , 황철봉에서 오는 길 세 길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여기서 장권수와 몇이서 울산바위 쪽으로 빠져 들었다.
다시 원점 회귀하는데 2시간이 더 걸렸다.
푸른 리본을 보고 따라 갔다나 뭐 ......... 좌우간 고생 했수
잡목지대
미시령이 가까워 오면서 싸리나무가 앞을 가로 막아 걷기가 불편하다.
사람이 뜸하기 때문이 아닐까.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아주머니 한 분이 왼쪽 무릎에 손수건을 동여매고 절둑거리며 아주 힘겹게 내려가고 있다.
앞에 지나가는 사람도 얌전하게 옆으로 비껴 내려가도록 하더니 내가 지나갈 때도 아주 얌전히 옆으로 비껴 준다.
혼자 산에 왔는지 아니면 같이 왔다가 일행과 떨어 졌는지는 모르나 고생이 너무 심한 것 같다.
그렇다고 여자 스스로 아무 소리 안하는데 도와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한참을 내려오니 “소연아! 소연아!‘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보니까 아마 남편인 모양이다.
누가 일행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부가 산에 왔는 모양인데 여자가 걸음이 늦으니까 혼자 터덜거리고 먼저 내려가다 보니까 지 마누라가
안 내려오고 안 보이니까 그제서야 마누라 찾는 모양이다.
“여보슈, 남자도 산에 혼자 떨어져 있으면 얼마나 혼란스럽고 무서운데 어떻게 여자 혼자 떼어 놓고 올 수가 있수”
했더니 빙그레 웃는다.
“손잡고 다니세요. 산에서 누가 봅니까. 누가 본다 해도 그렇지 이렇게 따로 떨어져 다니는 것보다는 둘이 손잡고 다니는 것이 남 보기도
훨씬 더 좋아요, 기다렸다가 손 잡고 오세요”
우리교수님 내외 보세요. 얼마나 다정한가 , 남 보기도 좋지 않습니까.
미시령 마루금
미시령 휴게소
휴게소의 노래 소리가 가까이 들리면서 이제는 다 왔구나 싶은데 30분은 더 걷는 것 같다.
밑에서 위로 퍼지는 소리는 훨씬 더 멀리, 그리고 더 크게 들린다.
이럴때 가장 힘이 들고 맥이 빠진다.
다 왔구나 싶은데 종점은 나타나지 않을 때가 가장 힘이 드는 시간이다.
미시령 휴게소도 보니까 덕산재 휴게소처럼 능선을 타고 앉았다.
한계령 휴게소처럼 약간 비껴 앉아야 하는데 말이다.
한쪽을 파지 않아서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갈증이 얼마나 나는지 휴게소 안에서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푸니 오늘의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
오늘 힘들기는 힘이 들었나보다 .
사타구니 다 나가서 걷지도 못하겠다.
웅석봉에서 대원사 구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너덜지대 지나느라고 무릎은 시려오고 다음 구간 8시간이라지만 그때까지 나아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
이제 마지막 한 구간이니까 어떤 식으로든 하겠지
미시령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을 마치고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 > 백두대간 [완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면서 (0) 2008.01.11 34구간[ 미시령 -마산- 진부령] (0) 2008.01.11 32구간[조침령 -점봉산 -한계령] (0) 2008.01.11 31 구간[구룡령 - 갈전곡봉 - 조침령] (0) 2008.01.11 30구간[ 진고개 -동대산 - 구룡령] (0)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