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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간 [우두령 -황악산- 추풍령]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백두대간 [완료] 2008. 1. 11. 10:11
백두대간 제 9 구간 종주기 [우두령 - 황악산 - 가성산 - 눌의산 - 추풍령] 10시간 40분
2003. 11.09
3 : 40 우두령 출발
5 : 50 바람재
6 : 40 황악산 아침식사
8 : 30 여시골산
9 : 00 궤방령
11 : 20 가성산 점심식사
11 : 50 가성산 출발
12 : 50 눌의산
14 : 20 추풍령 도착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시작 하는구나.
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지금 안개비로 바뀌어져 있다.
고속도로를 올 때 영동 부근을 지나면서 사고가 난 차안의 사람을 구조할 수 없었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롭게 내 머리를 감싸고 있다.
안개비가 내리는 이 밤에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우두령에서 영동 물한리 쪽으로 조금 내려서면 오늘의 대간이 시작된다.
떡갈나무 잎이 완전히 떨어져 길을 푹신푹신하게 만들어 놓아 기분은 좋은데 그 낙엽에 떨어진 비가 미끄럽기도 하고 랜턴에 비쳐 반
짝반짝 빛나기도 한다.
새벽 깜깜한 밤중에 산 속 길을 걷는다는 것, 오늘처럼 안개비가 내리는 밤이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싶기도 한다.
밤이면 누구나 그렇듯이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속도가 조금 빨라지는 듯하다.
오늘은 별도 볼 수 없고 멀리 보이는 불빛도 전혀 구경 할 수조차 없다.
한마디로 무아의 경지에서 아무 생각도 없이 걷다 보니 바로 눈앞에 전봇대 나타나고 지주대 역할하는 쇠 줄이 길 가까이 있어 그 줄이
무릎 정갱이 긁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바람재
이 산꼭대기에 무슨 전봇대가 있을까하고 궁금했는데 갑자기 앞에 이동실 화장실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큰 도로까지 나타났다.
이 큰 도로를 통하여 화장실도 옮기고 전봇대도 옮겼는가보다.
이 길이 군사도로인지 임도인지는 모르나 길이 편하고 넓어서인지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다고 무조건 따라가면 안 되고 500m 정도만 내려가면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
야간산행을 하면 지나치기 쉽다.
그런데 이 길이 엄청난 내리막길이다.
이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바람재다.
바람이 심하게 분다는 바람재를 지나 20분 정도 힘들게 오르면 봉우리가 나타는데 여기서 또 30분 정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참나
무 숲을 가다 보면 황악산 정상에 도착한다.
황악산 1111m
정상에 도착하니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정상에는 돌을 어디서 주웠는지 돌무더기가 아주 작게 쌓여 있고 그 돌무더기 옆에 아주 작게 벽돌만한 크기의 황악산 표지판을 산악회
에서 세워 놓았다.
1111m 의 황악산.,.. 이 산 높이 기억하기는 쉽겠다.
아마 산 이름을 외우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것 같다.
예로부터 학이 자주 찾아와 황학산이라 하였으나 직지사 현판이나 택리지에는 황악산이라 명기 되어 있다.
산세는 별로 특징도 없고 완만하기만 하다.
이 부근에서 가장 높은 산 일진데 안개비와 주변을 감싸고 있는 안개 때문에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없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여기서 민주지산, 삼도봉 쪽 봉우리와 우리가 먼저번에 지나 왔던 길이 눈앞에 펼쳐질 줄 알았더니 상상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정상 부위는 싸리나무 군락이고 헬기장이 두 군데 있는데 바로 밑 헬기장은 먼저 도착한 팀이 아침을 먹고 있고 아래쪽 헬기장에서
아침 식사 자리를 펴다..
여태까지 오면서 보아 온 어떤 헬기장보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헬기장이다.
보도블럭을 전부 깔아 놓았는데 비가 오니까 미처 빠지지 못한 물이 철퍽거린다.
황악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아주 넓고 패인 곳이 많다.
아마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 것 같다.
이런 길이 직지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날 때까지 계속된다.
직지사
직지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계단으로 잘 다듬어져 있고 그 삼거리에 가기 전까지 길 양 옆으로 나무의자를 네 개씩 만들어 쉴 수 있도
록 해 놓았는데 2곳이나 된다.
아마 직지사에서 깔딱을 올라 와서 바로 쉴 수 있도록 배려 한 것 같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418년] 아도화상이 창건하였으면 이 절에는 국보급 보물 7점이 있다.
황악산에서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길고 가파르다. 어떤 면에서 지루하고 지겹기 조차하다.
아래쪽 헬기장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그 헬기장을 빙 둘러 감싸고 내려간다.
여시골산의 급경사
30분 정도 내려가다 보면 여시골산 사거리 안부가 나오고 여기서 2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좌측으로 수직굴이 있는데 조금 위험해
보인다.
곰이 들어가 살지도 못할 정도로 위험하다.
여시골산에서 궤방령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엄청나게 급하다.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운 탓도 있겠으나 진짜 경사가 급하고 길기도 얼마나 긴지 만약 반대 방향으로 올라 왔으면 오르막길에 한참을
고생했을 것이다.
무릎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넘어지지 않게,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할 장소다.
길고 긴 내리막을 내려서니 평탄한 야산 길을 걷는데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좋은 길이다.
궤방령
밭도 있고 목장도 있고 멀리는 영동과 김천을 잇는 궤방령을 넘어 가는 도로도 보이고 발 앞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고 가는 이 기분도
싫지는 않으리.
목장길 쪽으로 바로 내려서는 줄 알았더니 능선을 타고 한참을 가서야 궤방령을 내려서니 서을서 내려 온 팀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
라 큰 버너에 양동이를 올려놓고 라면을 끓이는지 라면 냄새가 구수하다.
평상시에는 라면 냄새만 맡아도 역겨워 했었는데 내가 배가 고픈가보다.
아침 식사한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시장기가 도는 것을 보면 내리막 탈 때 힘에 꽤 부첬나보다.
9시에 궤방령을 건너다.
해발 300m 밖에 되지 않는 저지대다.
저 멀리 김천시내가 보인다.
오늘 처음으로 주변 경치를 구경했다.
가성산까지 힘들고 지루하기만한데
가성산 오르기 전의 마루금은 낙엽으로 덮혀 있어
여기서 가성산까지 상당히 길다.
여기인가 싶으면 더 가야 되고, 여기인가 싶으면 더 가야 되고 힘들고 지겹다.
지도상으로는 730m 밖에 되지 않으니까 우습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약 2시간을 쉬지 않고 가야 한다. 해발 730m 니까 여기겠지 하면 아니다.
엄청나게 길고 지루하고 힘든 구간이다.
궤방령에서 가성산까지 계속 오르막이고, 또 오르막도 급한 경사가 많다.
주변은 참나무 숲으로 지나가며 굴곡이 심하다.
가성산에 도착하니 정상에 “백두대간도로. 가성산 730m” 라고 씌어진 표지판이 손바닥만 한 것이있고 정상에는 시멘트로 덧 씌어
놓았다.
한 5평 정도는 될 것 같은데 왜 산 정상을 시멘트로 덮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추위와 빗속에서 점심식사를
가성산 정상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추풍령을 지나가는 기차 소리가 아주 가까이 들린다.
점심 식사 후 가성산을 내려서는데 경사가 급한데 그 길이가 그리 길지는 않다,
내려서는가 싶으면 다시 올라서는 산이 나오는데 이름하여 “장군봉”이라는데 장군 근처에도 못 갈 정도로 편안한 산이다.
큰 떡갈나무는 잎을 전부 털어내고 겨울 준비를 하건만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어린 새끼 떡갈나무는 나무 줄기도 없이 잎만 서너개 빼
꼼이 잡초 사이로 내밀고 있다.
가성산에서 1시간 만에 눌의산에 도착하다.
헬기장이 가장 많은 구간
이 부근의 산은 백두대간로 주변에 움푹움푹 파인 곳이 많고 유난히 헬기장이 많다.
정확하게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10개 가까이 되는 것 같다.
포탄 떨어진 자국인지 푹푹 패인 곳도 엄청나게 많다.
아마 여기서 내려다보면 경부선 철도와 경부 고속도로, 고속 철도가 지나가면서 만약 전쟁이 나면 이 전망 좋은 곳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
헬기장도 많고 포 사격 연습도 많이 하여 생긴 흔적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니면 말고,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눌의산 정상을 밟기 전에 아주 크게 파인 곳이 있고 한 발짝 올라서면 헬기장이 나오고 눌의산 정상이 나온다.
눌의산을 오르기 전에 대간 길은 참나무 숲이다.
눌의산 아래는 임도가
눌의산에서 바라 본 금산
눌의산 운해
눌의산 하산길
쭉쭉 뻗은 참나무가 아주 인상적이다.
그 참나무 숲 속으로 안개가 피어오르고 그 장면이 꼭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어떻게 보면 아주 멋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으스스하기까지 하다.
눌의산 정상에 서니 궂은 날씨에 주변 경치를 볼 수 없음을 애석하게 생각한다.
눌의산에서 내려서면 헬기장 두 곳을 지나면 군대 빵카가 나오고 이 시멘트 벽을 넘으면 아주 급경사를 지난다.
급경사가 많은 구간
이번 구간에서 급경사가 두 곳이 있는데 여시골산에서 궤방령 내려 오는길, 눌의산에서 추풍령 내려오는 길, 두 곳이 아주 급경사다.
눌의산 730m에서 추풍령 200m 까지 급작스럽게 낮추려니 얼마나 급경사인지 생각해 보라
다래 넝쿨 잡고 타잔 흉내 내면서 날아다니는 게 훨씬 편 할게다.
이 급한 경사를 내려서면 포도밭이 나오고 경운기 길을 한참 가다 보면 어떤 후손들이 조상의 묘를 가꾸어 놓았는지 기가 막히게 잘
가꾸어 놓은 묘지 가 나온다.
추풍령을 지나가는 고속도로가 바로 앞에 보인다.
아마 돈께나 들었을 것 같다.
지금은 묘지4개 만 들어서 있지만 멀지 않은 시간에 묘로 꽉 차지 않을까 싶다.
조그만 향나무까지 심었는데 정원처럼 가꾸어 놓았다.
추풍령
지금 공사 중인 고속도로 밑을 지나 포도밭 사이를 지나면 철도 건널목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는 구부러져 있어 다가오는 차가 보이
지 않으니 조심해야 하겠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통로
경부선 철도 건널목을 지나
국도로 나와 김천 쪽으로 500m 정도 가면 추풍령 표지석이 크게 세워져 있는데 길 건너서 사진을 찍어야 하고 차도 많이 다녀서 사진
찍기가 아주 나쁘다.
오늘 이 표지석을 끝으로 오늘 구간은 끝이다.
추풍령 고개 솔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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