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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올 한해도 저무는가보다.
벌써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을 보니
세월은 왜 이리도 빨리 가는지
내가 처음 돋보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한없이 울었다.
나는 늙지 않는 줄 알았다.
아주 철저하게 내 몸 관리를 했으니까
그러나 머리는 세기 시작했고
눈은 돋보기에 의지하지 않으면
신문조차 볼 수가 없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 당시 모든 것을 포기했다.
자포자기 했다.
6개월 방황 후 내린 결론
현실을 인정하자고
지금은 마음이 아주 편하다
지금 당장 죽는다 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왜냐구
지금까지 너무 열심히 살아 왔으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살 것이다.
내가 살아서 무엇을 하였는지
흔적은 남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 들이 너무 많다.
이것을 전부 이루려면 쉬고 싶어도
쉴 시간이 없다.
65세까지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65세까지 살아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전부 해 볼 것 같으니까.
이 세상은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아침에 일어나면 떠오르는 해와
아직은 반쯤 남아 있는 달이 왜
그리도 아름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