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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오토바이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06. 9. 13. 15:03
노인과 오토바이
너무나 멋진 오토바이에서 한 사람이 내렸습니다.
헬맷을 벗었는데 아주 나이가 많아 보이는 노인이었습니다.
복장을 보았을 때는 젊은이가 타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옷에는 수많은 쟈크와 주머니들, 가죽 장화 등등
인자한 웃음과 느린 말씨가 지나온 연륜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어르신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 어르신의 대답은
“여든 여덟”
깜짝 놀랍기도 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저 나이에 250CC 오토바이를 몰고 다닌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갸냘픈 몸매로 저 큰 오토바이를 다룬다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텐데 말이지요
모든 것을 초월 한 듯 한 웃음
할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한지는 40년이 되었다는군요.
40년 동안 할머니 뒤에 태우고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 안 다녀 본 곳이 없고, 1년에 두 번씩 제주도에 갔다 온다고 하는 어르신이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올해도 80이 넘은 할머니를 뒤에 태우고 제주도에 갔다 왔다고 만면에 옷음을 머금고 자랑스러운 듯 이야기 합니다.
나는 사람은 65세가 넘으면 추하고, 할 일 없고, 보기 싫어서 그 때까지만 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보아 온 어느 노인보다도
아름답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65세가 넘도록 살아도 남이 보기에 얼마든지 보기 좋게 살아가는 방법도 있구나 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다시 내 수명의 목표를 연장시켜야 하나 혼란에 빠지네요.
나이가 많으신 내외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생각만 해도 아름다워 보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내외지간에 손잡고 다녀야 남들이 보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지금의 우리 나이만 되어도 젊었을 때 여자가 뒤에 와서 슬며시 손을 잡으면 누가 볼까 두려워 여자의 손을 내쳤지요.
혹자는 나이 들어서 주착 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래도 어찌 보면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
오래도록 같이 살아 온 내외지간의 가장 정겨운 모습이 아닐까요.
2006. 09. 13 수요일, 맑음 따스한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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