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이름을 함부로 버리면 안 됩니다.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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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을 함부로 버리면 안 됩니다.
    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07. 11. 14. 19:54

     

    이름을 함부로 버리면 안됩니다.

     

     

     

    늘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무척 화를 돋우는 전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인 즉

     

    “당신은 쓰레기를  무단 투기 하였습니다. 그러니 고발 조치하겠습니다 ” 하는 것이었습니다.

     

    “ 무슨 말을 말을 하십니까. 나는 결코 쓰레기를 무단 투기 한 적이 없읍니다 ”  했더니 그 아주머니 왈

     

    자기 집 앞에 커다란 마대 자루가 2개 있어서 무엇이 이런 것이 여기 와 있을까 하여 안을 열어 보니 쓰레기가 잔뜩 들어 있더

    랍니다.

    누가 자기 집 앞에 버렸으니 성질이 머리끝까지 치올라 그 안에 내용물을 뒤져 주소나 이름이 없나 하고 찾았더니 저희 집 주소

    와 이름이 나와서 이틀을 두고 전화를 했다고 잔뜩 열 받아서 떠들어 댔습니다.

     

    내 이름과 주소가 나왔다니 잔뜩 쫄아서 가 보았지요.

    가 보았더니 그 이름과 주소가 적힌 라벨은 내 것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 마대자루에 담겨져 버려졌을까요.

    그것은 내가 나 자신의 관리에 철저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우리는 어디 누구에게서 물건이나 편지가 오면 그것을 그냥 버립니다.

    쓰레기 봉지에 넣어서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재활용 되는 것은 그 주소를 떼지 않고 그냥 길에다 내어 놓습니다.

    그러면 5분이 지나지 않아서 박스를 줍는 사람들에의 해 없어져 버리지요.

    수많은 세월을 그렇게 해 왔으니까요.

    문제는 여기서 생긴 것입니다.

    박스를 줍는 사람들이 박스에 붙은 비닐테이프, 그리고 택배로 오는 물건에 부쳐진 주소를 떼어내 그냥 마대 자루에 넣어 버리고

    박스 자체만 가지고 간 것이지요.

     

    결국 커다란 쓰레기 봉지 두 개를 사다가 남의 쓰레기까지 전부 담아서 치워 주었습니다.

    교통비하고 쓰레기봉투 값하고 만 원 정도 그냥 날아갔습니다.

    나하고 관련 된 것은 택배 물건에 부쳐졌던 주소와 이름이 적힌 종이 한 장과 그 택배 물건을 싸고 있던 테이프 한 줄 밖에 없었습

    니다.

     

    내 이름을 함부로 버린 죄 값입니다.

    돈 문제를 떠나 그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내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잘못 한 것으로 오인되고.

     

    내가 잘못하지도 않았으면서 일일이 찾아다니며 뒤처리까지 전부 해야 했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내 이름을 함부로 다룬 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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