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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한 말 소리에...글/약국정담 2018. 5. 21. 19:45
약간은 험상궂은, 그냥 바라보면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을 것 같은 나이 약 40정도 되어 보이는 그런 남자가 전화를 하면서 들어 온다.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내에게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다.
" 당신 잇몸 아픈 것은 괜찮아 "
" 당신 아프다고 그랬잖아 "
"지금 약국이야 "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상대방에게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다정스러운 목소리다.
이 사람이 지금 연애중인가 ?
그런데 건너편에서 전화상으로 들려 오는 말이 또렷이 들린다.
" 여보 ! 고마워 "
" 고맙기는 .... "
전화를 끊고 일어서는 그 사람한테
" 무척 다정다감하네요 " 하니
" 집사람이예요 " 한다.
"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요, 대부분 남자들이 다름 사람들한테는 다정스러워도 집사람한테는 고압적이고, 투덜거리는데 어찌 그리 다정할 수 있을까요 "
감기약과 소화제를 들고 나가는 그 사람에게
" 오늘 부부의 날입니다 " 외쳤더니
약국 안에 들어 와 있던 중년 남자 둘이서 씨익 웃는다.
젊은 부부는 둘이 들어 와서 듣고 있어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오늘 저녁에는 나도 집사람이 좋아하는 양념치킨이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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