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호연지기란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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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연지기란
    가족이야기/아들 2009. 9. 1. 09:00

     



      손추가 맹자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제나라의 재상이 되어 바른 정치를 행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왕의 자리에 오르시더라도 이상할 것을 없습니다만, 그럴 경우 선생님의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을까요?"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마흔 살부터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옛날 용과 싸웠던 맹분이라는 용사보다 훨씬 더 용감하십니다."

      "그런 것은 어렵지 않다. 고자(학자의 이름)는 나보다도 먼저 마음이 동요되지 않았다고 한다."

      "선생님,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데 방법이 있습니까?"

      "있다. 옛날 맹시사라는 사람은 용기를 기르는 방법을 이렇게 말했다.

    '승산이 없는 경우에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싸운다. 적의 숫자를 헤아려 본 뒤에 전진하고, 승산을 따져보고 맞서 싸운다면, 이는 삼군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나라고 어찌 반드시 이길 수야 있겠느냐?

    다만 두려워하지 않을 뿐이다.

     

     손추가 맹자에게 다시 물었다.

       "선생님께서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것과 고자가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것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고자는 '남의 말에 이해가 되지 않아도 마음속으로 생각하지 말며, 마음에 맞지 않아도 감정에 호소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이는 안될 말이다. 마음은 감정을 이끌어 주는 것이고, 감정은 몸을 채워주는 것이다. 마음이 생기면 감정이 그 뒤를 따라 나오기 때문에 '자기의 마음을 올바로 지키고 자기의 감정을 자극함이 없도록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마음이 한결같으면 감정을 움직이고 감정이 한결같으면 마음을 움직인다. 사람이 넘어지고 달리고 하는 것은 감정이 그렇게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도리어 그 마음도 움직이게 한다."

     

    손추가 맹자에게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어느 쪽을 잘 하십니까?"

      "나는 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있다."

      "선생님, 호연지기란 무엇입니까?"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기는 지극히 크고 지극히 굳센 것인데, 그것을 올곧게 길러서 해치지만 않는다면 천지간에 가득 찰 수 있게 된다. 또 그 기는 정의(正義)와 정도(正道)에 함께 오는 것이니, 그것이 없으면 허탈해진다. 호연지기는 의가 모여서 된 것이지, 의를 밖에서 빌어온 것은 아니다. 반드시 의로운 일이 있다면, 그것을 그만두어 버리지 말고 마음을 망령되이 갖지 말고 무리하게 잘 되게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자는 공손추에게 호연지기를 기르기에 힘써야 한다고 말하였는데, 그렇다고 무리하여 잘 되게 하려고 하지는 말라고 하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송나라에 어떤 농부가 곡식의 싹이 빨리 자라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그만 싹을 뽑아 올렸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식구들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그의 아들이 얼른 가 보았지. 물론 그 싹들은 모두 말라  죽고 말았단다. 싹을 뽑아 올리는 것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해가 되는 것이란다.

     

    손추가 맹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편파적인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마음이 가리워 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과장된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마음이 무엇에 빠져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사악한 말을 들으면 그가 누군가를 이간질하려는 것인지를 알 수 있으며, 핑계 대는 말을 들면 그가 궁지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마음이 정치가에게 생기면 정치에 해를 끼치게 되며, 이런 마음이 정치에 나타나면 모든 일에 해를 끼친다."

     

    자 왈

       "힘으로 어진 정치를 베푸는 체 하는 것은 '패도(무력으로 제후들을 굴복시키는 것)'입니다. '패도'를 말하려면 큰 나라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덕(德)으로 어진 정치를 행하는 것은 왕도(王道)입니다. 왕도를 펼치는데 반드시 큰 나라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 왈 

       "어진 정치를 베풀면 번영하고, 어진 정치를 베풀지 못하면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치욕 당하기를 싫어하면서도 어진 정치를 펴지 않는 것은, 마치 습기를 싫어하면서도 낮은 곳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치욕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덕을 귀중하게 여기고 선비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하여 현명한 자가 벼슬자리에 있게 되고, 유능한 인재가 직책을 맡게 되면, 나라에 근심거리가 없게 됩니다."

     

     

    자 왈

      "첫째 현명한 사람을 존중하고 유능한 사람에게 일을 시키며 뛰어난 인물을 벼슬자리에 있게 하고, 둘째 시장에서는 점포세나 물품세를 걷지 않고 남아 있는 물건을 사들이고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셋째 관문에서는 여행자들의 사정만을 살피고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넷째 농부들에게 나라의 땅을 경작하게 하고 세금을 거두어 가지 않고, 다섯째 사는 곳에서 인구세와 가구세를 걷지 않는다면....정말로 이 다섯 가지를 실시할 수 있다면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그 나라의 임금을 부모같이 우러러보게 될 것입니다.

     

    자 왈

       "사람들이 갑자기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보게 된다면, 다들 겁이 나고 측은한 마음이 들게 될 것입니다. 그 까닭은 그 아이의 부모를 잘 알고 있어서도 아니고, 동네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기 위해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측은해 하는 마음이 없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고,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인간이 아닙니다."

      이 글은 사람들이 마음에 가지고 있는 '네 가지의 실마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네 가지의 실마리'를 '사단'이라고 하는데, '사단'은 인(仁:인자함) 의(義:올바름) 예(禮:예의) 지(智:지혜)이라는 내 가지의 덕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사덕'은 다시 정치를 비롯한 인간들의 모든 활동에 올바른 방향을 가리켜 줍니다. 맹자는, 사람들에게 이 네 가지의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충분히 길러준다면, 마치 불이 처음 타오르고 샘이 처음으로 솟아나는 것처럼 점차 커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 '사단'을 이렇게 넓히고 충분하게 한다면 온 세상이 편안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다면 자기의 부모님을 모시기에도 부족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단(四端)과 사덕(四德)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단(四端)

         사덕(四德)

    측은히 여기는 마음

    인(仁)

    부끄럽고 미워하는 마음

    의(義)

    사양하는 마음

    예(禮)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

    지(智)

     

      자 왈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어찌 갑옷 만드는 사람보다 인자하지 못하겠습니까? 화살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화살이 남을 해치지 못할까 근심하고, 갑옷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갑옷이 남을 보호해 주지 못할까 걱정합니다. 그러므로 생업으로 삼는 기술을 택할 때는 신중하여야 합니다."

     

    자 왈

       "공자의 제자인 자로는 남들이 그에게 잘못이 있다고 일러주면 몹시 기뻐했으며, 우 임금은 좋은 말을 들으면 절을 했습니다. 위대한 순 임금은 그보다 더 했습니다. 남과 함께 선을 행하여, 자기 의견을 버리고 남의 의견을 따랐으며, 남의 의견에서 취하여 선을 행하기를 즐겼습니다. 순 임금은 농사를 짓고 그릇을 만들며 물고기를 잡던 때부터 황제가 되기까지, 남의 의견에서 취하여 행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남의 의견에서 취해 선을 행하는 것은 남과 함께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군자에게는 남과 함께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중대한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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