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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간[한재- 도솔봉- 송재]우리의 아름다운 강산/호남정맥 [완료] 2008. 1. 12. 17:22
2006. 10. 15
00 : 45 제천 출발
05 : 50 논실 송어장 출발
06 ; 16 송어장 기점 1,500m 지점
06 : 19 한재
06 : 50 능선분기점
오른쪽 바위지대로
07 : 00 따리봉[1127m]
도솔봉, 백운산, 지리산 능선이 한 눈에
이후 급경사 내리막이 계속 되며 내려서면서 철계단을 6번 통과해야 함
07 : 23 참샘이재
사거리 갈림길
도솔봉 1,2km 따리봉 2,0km, 휴양림 6,7km
07 ; 27 헬기장[980m]
07 : 54 도솔봉[1124m]
헬기장, 백운산 안내도
삼각점[ 하동 308, 1985 재설]
내려올 때 철계단 2개
08 : 35 890봉
삼거리 갈림길
왼쪽은 성불사로, 오른쪽은 형제봉으로
이정표
형제봉 1,0km, 도솔봉 2,0km, 성불사 1,5km
08 : 50 새재[810m]
08 : 59 형제봉
첫 형제봉에서 오른쪽 급경사 내려섰다가 철계단을 다시 오르면 정상 표지석이 있는 두번 째 형제봉
형제봉에서 조망하면 지나 온 도솔봉과 앞으로 진행 할 월출봉과 그 이후 능선이 기가 막히게 조망 됨
내려서면서 삼거리 갈림길. 왼쪽 내리막으로 가지 말고 직진할 것
30m 정도 더 가면 능선 상에 삼각점[하동 426, 85년 재설] --삼각점이 왜 여기 있는지 이해가 안됨 ..
누군가 가지고 가다가 귀찮아서 아무 곳에나..
09 : 14 십자로 안부
09 : 50 월출재 [700m] 865번 지방도[비포장]
구례군 간전면과 광양을 잇는 도로
짚차 정도은 갈 수 있을 듯
10 : 02 월출봉
정상에서 직각으로 좌측 90도 꺾어 내리막으로
급경사 내리막을 가다가 임도 두번 건너서 진행
정상에서 그냥 넘어가도 안부에서 돌아오는 길이 있는 듯도 하다.
10 : 24 헬기장[잡풀만 무성]
10 ; 39 830봉
점심 식사
삼거리 갈림길 -- 좌측으로
11 : 15 점심 식후 출발
11 : 22 깃대봉
11 : 27 3개면 경계표지
삼거리 갈림길 - 우측으로
11 : 36 삼거리 갈림길
우측 내리막으로
11 : 58 송전탑
12 : 02 헬기장
12 : 05 미사치
15간 휴식
이후 엄청난 급경사를 오름- 낙동정맥 종주시 계명봉 오를 때보다 더 급경사
12 : 36 전망대
12 : 51 708봉
이후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의 능선임
13 : 16 갓고리봉[687m], 산불감시초소, 삼각점 구례 313, 1985복구
13 : 37 헬기장
이후 급경사 내리막
13 : 53 마당치[430m]
측백나무 단지임,
삼거리 갈림길 - 오른쪽 오르막으로
14 : 10 수리봉[508m]
14 : 26 갈매봉[508m]
높이 표지 잘못 되었는지 누군가 병신이라 욕하고 표지판을 매직펜으로 수정하여 놓았음
어머니 은혜 노래 표지판도 누가 만들어 놓았는데 뽑아서 한 쪽 구석으로 내동댕이 치고....
14 : 43 죽정치[황전면 죽청리와 운평리를 잇은 도로]
급경사 오르막
14 : 52 능선길
정상 가기 바로 전에 직진 등산로 버리고 직각 오른쪽으로
이 부근에서 길 잃고 헤매기 쉬워서인지 곳곳에 나뭇가지로 임시로 막아 놓은 모습이 많이 보임
15 : 25 밤나무 과수원
지나면서 숲 속에 대나무와 측백나무가 많이 보임
15 : 48 농암산
삼각점[ 구례 464, 1985 재설]
같이 산행 했던 내외가 종이에 농암산 표지판을 만들어서 고리에 걸어 사진을 찍고 배낭에 다시 넣는데 대단
하는 생각임
16: 27 병풍산 갈림길
도"자 씌어진 십자로 표지석에서 왼쪽으로. 조그만 표지석이 사람이 들어서 옮길 수 있고 너무 작아서 손실 될
위험이 있음
16 : 35 임도 시작
염소 농장이 있어 분뇨 냄새가 심하고 임도에는 자갈이 많아 지친 발을 옮기기 힘이 듬
16 : 39 출입금지 표지판
이후 시멘트 임도
계속하여 임도를 따라 가는 것이 편할 듯, 많은 사람들이 임도를 따라 간듯하며 능선으로 올라가도 잡풀이 많아
불편 함
17 : 00 송치
이제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인가
지난 두 구간은 우리 제천 팀들끼리 종주를 하였는데 이번 3구간부터는 원주 팀과 같이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어떤 서로간의 이해 관계가 있겠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다 떠나서 같이 어울려서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도 커다란 기쁨이 아닐까.
우리의 땅 한 쪽 귀퉁이 있는 전라도 땅을 헤집고 다니려니 너무 멀다.
제천 팀들끼리 15인승 봉고차에서 올적 갈 적 6시간씩 시달리니까 너무 피곤하다.
차가 적어서 경비는 적게 들어가는 장점도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경비가 문제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번 구간에서부터 새로 만나는 원주 팀들. 이번에는 몇 명 나오지 않아서 생소한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또 다른 인연을 만들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앞으로 2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비가 오나 , 눈이 오나 , 날씨가 더우나, 추우나 이제 생사고락을 같이 하면서 가야 한다.
깊은 산 속에서 만약 사고라도 나면 도와 줄 사람은 같이 있는 동료들 밖에 없다.
이러한 엄청난 인연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이 생에서 옷 깃을 한번 스치려면 전생에서 삼천 번을 만나야 한다는데 인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일
그동안 많은 산행을 같이 해 온 관운장과 빨치산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다.
그 두 분이 변하지 않은 느낌이 드니 산천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을 보면 모든 것에 새로운 것은 없는가보다.
따리봉에서는 지리산, 백운산, 도솔봉이 옆에서
한재를 오르기 전에 논실 마을의 송어장에서 부터 한재를 향하여 출발한다.
이른 새벽 아직은 해가 뜨지 않아 주위는 어둡고 송어장의 가로등을 벗어나면 어둠이 계속되는데 갑자기 찾아 온 낯선 객을 향해
개들은 쉼 없이 짖어대고 있다.
한재로 향하는 길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곳도 있고 중간에 다시 자갈길이 있는 곳도 있다.
버스에서 내려 기다리기도 지루하고 몇이서 발걸음을 오늘의 출발점인 한재를 향하여 옮긴다.
시멘트 길의 하얀 길이 랜턴이 없이도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길 안내를 해주고 있다.
뒤따라오던 관운장께서 잽싸게 앞으로 나선다.
이번 호남정맥 종주에 대장을 맡기로 한 분이다.
길 주변에는 지난번 태풍 때 쓰러진 나무들이 몇 그루 길 옆으로 치워져 있어 그 바람의 세기를 짐작해 한다.
지난 구간에 우리가 거의 마지막 봉우리인 백운산에 도착했을 때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었으니까 아마 우리가 떠난 뒤에 일어난
일이 아닐까
한재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따리봉을 향해 올라간다.
시작부터 오르막이 숨이 턱에 닿도록 만들어 놓는다.
백운산과 따리봉의 높이가 비슷하니 백운산에서 내려 왔던 것만큼 다시 올라야 하는 이 세상의 이치를 다시한번 생각한다.
산을 오르면서 느끼는 것은 등산로 주변이 너무 깨끗하게 정비 되어 있다는 점이다.
광양시민에게는 유명한 산이어서 자주 오르내리는 산일지는 몰라도 우리에게는 크게 유명한 산도 아닌데 주변에 있는 잡목과
풀을 전부 인력을 동원하여 제거하였음에 틀림없으니 광양시민에게 우선 감사드린다.
낙동정맥 종주시 영양군을 지나면서 길 정리라던가 안내판을 곳곳에 설치하여 놓아서 기분이 아주 좋았던 적이 있는데 이 지역
도 마찬가지로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어 이른 새벽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따리봉 정상에 서면 건너편에 보이는 백운산과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지리산 능선, 그리고 도솔봉이 한 눈에 들어오고 아래 논
실마을이 저 아래 멀리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리산 방향에는 산 아래를 가득 메운 구름이 산에도 바다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너무 멋있다.
사진 찍는 솜씨가 기가 막히게 좋으면 멋진 작품이 나올텐데 그러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지리산
지리산 !
우리 국민 모두는 지리산을 어머니의 산이라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어머니라 불렀건만 왜 그 산이 어머니라 불리는지 이유를 몰랐다.
지리산을 몇 번 가 보았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와! 크다! 였다.
단지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 호남정맥과 낙남정맥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 남녘 사람들에게 있어서 지리산은 하나의 모태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지리산 남쪽으로 광양, 하동, 진주, 순천 어디를 가도 멀리 보이기도 하고 아니면 가까이 어마어마하게 큰 모습으로 주변을 내
려다보며 지키고 있다.
이 부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예전부터 조그만 뒷산에라도 올라가면 눈에 보이는 커다란 산을 보면서 얼마나 동경했을까.
겨울에는 산 정상에 쌓인 신비스러운 눈을 보면서 여름이면 구름 위에 걸려 있는 높다란 산 정상들을 보면서 얼마나 가보고 싶
어 하였을까.
6,25 전쟁 때 빨치산들이 왜 지리산으로 숨어 들었는지 알 것도 같다.
아주 커다란 산 속에 들어가면 어느 누구도 찾지 못할 것이란 예감이 들었을 것이고 그 커다란 어머니 같은 품안에서 어떤 보호
본능을 느꼈을 것이다.
이 주위에 있는 모든 미물들이 그 품속으로 빨려 들어갔을 것이다.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면서 부근에 있는 온 대지를 적셨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제천에서 집 옥상이라도 올라가면 소백산 능선이 보이는데 그 능선을 바라보면서 항상 저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기에 한번 가보면 어떨까 하고 동경을 하지 않았던가.
아침부터 해를 등지고 가다.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 대부분의 아침 산행을 해를 오른쪽에 끼고 가던가 아니면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진행을 했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판인지 따리봉을 오르는데 뒤에서 햇빛이 올라오니 기분이 아주 묘하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상야릇한 기분이다.
지금이 저녁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이러한 산행은 아마 보성, 장흥을 지날 때까지 계속 되지 않을까 한다.
그때까지는 계속하여 아침부터 서쪽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가야 하니까
말라비틀어진 나뭇잎
비가 너무 오지 않아 모든 것이 말라 버렸다.
땅도 마르고 나무도 마르고 풀도 마르기 시작한다.
예년의 10분의 일 수준이라는 비의 양이 모든 것을 힘들게 하고 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들은 색이 아름답게 바뀌기 전에 그냥 말라버려 힘없이 땅에 떨어지고 만다.
땅을 밟으면 날아오르는 먼지 덕분에 앞 사람이 지나가고 한참동안 쉬었다 가야 먼지를 피할 수가 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건조해지는지 알 수 없다.
지구가 사막화 되어 가고 있다더니 우리나라에도 그런 현상이 올까 겁이 난다.
미사치를 지나 급경사를 올라 전망대에 서면 주변의 조망이 너무 좋다.
새로 길을 내느라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산을 관통하는 길 덕분에 굴을 뚫느라고 허옇게 속살을 드러낸 상처가 너무 흉물
스럽게 다가온다.
인간은 자연 앞에 겸손할 줄 모른다.
자연을 극복해야만 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야 한다.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
움직이는 것은 우리 인간이다.
우리 인간이 자연 속에 잠시 왔다가 갈 뿐이다.
물을 건너고, 산을 오르고, 집을 짓고 등등.... 잠시 머무르다 갈 뿐인데 왜 내가 살고 있는 동안에 모든 것을 우리 인간에게 편리
하게 바꾸어 놓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이 자연에 잠시 세 들어 살면서 집주인의 집을 전부 부셔 버리면 어느 누가 좋아할까.
가을 들녘은 누렇게 물들어가고 아래 덕림마을은 동네가 아늑하고 들녘은 무척 넓은데 왜 이 지역은 논밭 전지를 경지 정리를 하
지 않아서 논과 밭이 이리 꿈틀, 저리 꿈틀 춤을 추고 있다.
고개는 많으나 포장길은 없어
지난 첫 구간의 끝점이었던 토끼재에서 포장도로를 보고 20시간을 넘게 걸어야 포장도로를 겨우 송재에 와서야 만날 수 있다.
그래도 중간에 두 곳 정도는 포장도로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못하여 구간 종주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한재를 올라서는데도 30분 정도 소비하고
참샘이재는 등산객들이 올라 다닌 흔적만 있고,
새재는 있는 둥 마는 둥 표시도 없으며,
월출재는 비포장인데 짚차 정도는 길 따라 올라 올 수 있을 것 같고,
미사치는 1km 아래 까지는 차가 다니지만 지금은 터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것을 보면 산 능성까지 차가 올라 올 수 있는 길이
생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마당치는 옛 길이고,
죽정치는 포장만 하면 차들이 다닐 수 있을 것 같고,
그 다음에 송치인데 이 곳도 옛길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듯 아래에는 터널로 차들이 다니고 있어 많이 이용되지는 않는 곳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도로는 월출재는 임도 수준이라 없어질 것 같고 죽정치 정도는 포장만 하면 다닐 수 있으리라.
이번 구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물 구하기가 어렵다.
미사치에서 1km 이상 내려가야 물을 구할 수 있다.
오늘따라 날씨가 여름 날씨처럼 더워서 물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상당수의 대원들이 물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다.
미사치에 와서 어느 산객의 도움으로 아래 차 있는 곳까지 가서 물을 2,5 리터를 구해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마신 모양인데 물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곳이다.
나도 물을 오늘 4,5 리터를 가지고 갔는데도 산행이 끝났을 때는 물이 한 방울도 남아 있지 않았다.
물을 벌컥벌컥 나시지만 갈증은 해결되지 않아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도로 사정이 가장 안 좋은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상도에 가면 동해안을 넘나드는 큰 산에도 길은 잘 뚫려 있는데 어떤 연유로 길 사정이 이렇게 안 좋을까.
산행 내내 길 주변의 잡목을 제거하여서 이번 구간은 처음 시작부터 갈매봉까지는 길이 너무 좋아 산행하기에 너무 편했다.
따리봉을 오를 때도 주변의 잡목은 하나도 없더니 갈매봉을 지나 죽정치에 이르기까지 산길을 잘 다듬어 놓았다.
깃대봉은 순천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운 산행지인지 어른, 애들 할 것 없이 엄청난 인파가 오르내리며 애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시끄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인지 깃대봉 산 길은 길 자체가 무척 넓다.
죽정치를 지나면서 송재에 이르는 일부 구간은 잡목 제거가 되어 있지 않아서 이 길이 등산로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장석면 대원이 죽정치를 지나 밤나무 과수원까지 갔다가 아무리 찾아도 길도 제대로 안 보이고 사람도 안 보여서 잘못 왔는 줄 알고
다시 되돌아가다가 뒤에 따라오는 팀들을 만나 계속 진행 하였다고 하니 길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뱀이 가는 길을 막아서고
오늘은 길에 자꾸 뱀이 눈에 띠는 것 같아 산행이 무척 조심스럽다.
내가 가는 앞에 네 사람이 가고 있는데 앞에 가는 두 사람은 이미 지나갔고 그 뒤에 따라 가던 내외분이 갑자기 둘이 부둥켜 안는다.
눈은 앞의 바닥을 향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앞에 보니 길 한 가운데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앞에 지나간 사람은 그것도 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갔다.
바닥은 안 보고 멀리만 쳐다보고 간 모양이다.
나중에 왜 뱀은 안 치우고 갔느냐 하니까 못 보았다면서 토끼 덫에도 치이는데 뱀이 뭐 대수냐고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대답한다.
그런데 앞에 가던 내외분!
참 이상한 것은 뱀이 앞에 나타났으면 놀라서 소리라도 지르고 부둥켜 안을 텐데 어찌된 판인지 소리도 안 지르고 그냥 자연스럽
게 부둥켜안고 뱀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침착함에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뱀! 뱀! 하고 소리치기는 커녕 중얼거리지도 않는다.
스틱으로 뱀을 걷어 아래로 던지고 뱀이 쫓아올세라 잽싸게 진행한다.
사람들은 스틱이 있으면 불편하다 하지만 이럴 때 얼마나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인가.
전라도 산의 아름다움
이번 구간에서 볼만한 산이 다섯 곳이나 된다.
따리봉, 도솔봉, 형제봉, 깃대봉, 병풍산
따리봉은 한재에서 올라오면서 처음 만나는 봉우리인데 백운산을 마주 보며 버티고 있는 산이다.
따리봉 정상에서 도솔봉을 가기 위해 내려서면 급경사를 내려가게 되는데 철 계단을 6곳이나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사람들이 많
이 들락거리는 산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산 자체는 별로 특징적인 것은 없고 멀리 지리산 능선이 희미하게 보이고 건너편에 백운산이 건너뛰면 닿을 듯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다.
따리봉을 내려서서 헬기장을 지나 도솔봉을 오르게 되는데 이후 산행을 하면서 도솔봉은 항상 눈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깃대봉을 지나서도 도솔봉 정상은 항상 그 위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으니까.
도솔봉을 내려올 때도 철 계단을 두 개 지나게 된다.
이후 아주 평편한 능선을 힘들이지 않고 달리면 형제봉에 도달하는데 가까운 거리 똑같은 봉우리가 두 개가 있어서 형제봉이라
하는지 몰라도 여기서는 월출봉과 이후 진행할 능선이 아주 또렷하게 보이고 뒤로 도솔봉이 크게 버티고 있다.
깃대봉은 이 지역민들에게는 동네 뒷산 정도 되는 것 같고 송재에 도달하면 건너편에 보이는 병풍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송재에 있는 산들수련관에서 물로 가볍게 씻고 물로 목을 축이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송재에 왔건만 버스는 없고
오늘의 종점에 도착 하니 버스가 없다,
관운장께서 여기저기 수소문 한다.
버스는 아래 터널 입구에 있는 모양이다.
송재 옛길로 올라오라고 하니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모양이다.
버스 돌릴 곳이 없다는 둥, 남원까지 갔다가 와야 한다는 둥 하면서 10분 이상을 그것도 여러 번 씨름을 하고 있다.
버스 기사가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아침에 시작할 때 한재를 가기 전에 삼거리 주차장에서 멈추어야 하는 것을 송어장까지 올라가는 좁은 길을 오르다가 버스 짐 싣
는문짝을 도로 옆 바위에 부딪혀 찌그러진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지.
그거야 운전기사 실수가 아닐까. 30분 정도 기다려 올라와서도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옆에 있는 자체가 짜증스럽다.
관운장께서 달래느라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빨치산이 준비한 고구마, 김치, 그리고 돼지 머리 누른 것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니 이 보다 더한 신선이 있을까.
200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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