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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과 인목대비[오영, 범우간]글/책을 읽고 난 후 2010. 5. 14. 15:18
광해군!
우리가 학교 다닐 때 폭군으로 배웠다.
폭군이었다는 것 이외에는 배운 것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광해군은 사색당쟁 속에서 북인들에 포위 되어 어쩔 수 없이 저지르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중에 광해군에 대한 역사서를 보면 광해군은 외교의 줄타기를 아주 잘한 왕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은 찾아 볼 수가없다.
명나라가 망해 가고 청나라가 들어서는 시기에 어느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그런 외교를 했다고 한다.
요즈음 시대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외교를 해야 하는지 광해군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하는 소리도 들었다.
선조 때 일어난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 빚을 졌지만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 외교를 펼쳤다는 기록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선조의 왕비인 인목대비와 후궁의 자식인 광해군이 권력을 잡는 과정, 권력을 잡은 후 북인들에 둘러싸여 수많은 반대편 사람들, 심지어 형제, 친인척까지 살해하는 모습, 또 반대편 세력인 서인들에 의해 망해 가는 과정을 그려 놓았다.
권력을 잡는 과정을 보면 수양대군이 권력을 잡는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권력이 무엇이길래 그것을 잡으려고 형제 지간에 부모 자식 간에도 죽임을 서슴치 않는지 모르겠다.
권력을 잡으면 반대편 세력을 무자비하게 숙청하고, 짓밟고, 죽이는 모습을 보면 요즈음의 우리나라 현 상황과 아주 유사하다.
그래서 역사는 반복된다 하였던가.
광해군의 다른 모습을 그린 책을 읽고 싶다.
이 책처럼 한 여자에게 휘둘리고, 북인들에게 둘러싸여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광해군이 아니라 힘 있는 정치를 하고, 외교도 하는 그런 모습을 그린 책을 보고 싶다.
하긴 정권을 잡고 있는 15년 동안 반대편 죽이기에 바빴으니 다른 생각할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특징적인 것은 광해군의 애첩이 벼슬을 팔아 돈을 모아 두었다가 광해군이 임진왜란으로 불타 없어진 경복궁, 근정전 같은 건물을 짓는데 보탠다고 기록한 것이다.
이것을 보면 비록 이 책에서 이런 식으로 그리고 있지만 광해군이 임진왜란이 끝나고 그것을 수습하기 위해 많은 노력도 기울였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조선의 역사는 단절되지 않은 500년 역사라 하지만 구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사람이 국호를 바꾸지 않았을 뿐이지 연속적으로 이어 온 500년 역사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이어져 온 왕이 가족에게서 계속 이어져 왔다고 우기면 할말은 없다만....
이 책은 재미 있는 책이다.
모든 역사서가 전부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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