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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세월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10. 4. 13. 16:20
10년의 세월
오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와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데 문짝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10년전 우리가 이집으로 이사하는 날은 아주 따스한 꽃피는 봄날이었습니다.
청풍호수 길이 벚꽃으로 하얗게 피고, 꽃잎이 길 위에 흩뿌려지는 날이었습니다.
또 그날은 국회의원 선거 날이었기에 그 날은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의세월이 흘렀군요
다른 부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결혼을 하고 참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기에 17년 만에 마련한 집이지만 동네 사람들은 “돈 많이 벌었다” 고 시기를 하고는 하였지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였지요
서울에 가면 15평 아파트 반쪽도 사지 못할 돈으로 마련하였지만 시골 사람들에게는 무척 큰 돈 이겠지요
그 이후 서울 사는 동생이 서울에 아파트를 사 놓았으면 지금 몇 배로 뛰었을 텐데 시골에 사는 바람에 집
값만 더 떨어졌다고 핀잔도 들었지요.
서울은 아파트가 몇 배로 뛰었지만 시골은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그
러한 시대에 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부동산은 임자가 항상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나하고는 전혀 별개인 것 같은데 어느 순간에 내 품
안에 들어 와 있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이 집은 우리와 아주 인연이 깊은 곳인 모양입니다.
2 층에 산부인과가 있을 때 둘째와 셋째가 그 산부인과
에서 태어났고 세월이 흘러 그 건물 4 층에 전부 살게 되었으니 인연치고는 지독한 인연 같네요.
그러니까
둘째, 넷째는 태어난 집에서 살게 되고, 만약 우리가 이 집을 팔지 않고 죽을 때까지 살게 된다면 그 애들한
테는 평생 고향인 셈이겠네요.
이곳으로 이사 와서 10년 동안 아무런 탈 없이 모든 가족이 전부 건강하게 살았고, 큰 사고도 없이 살아 왔고,
가정도 평안하게 살아 왔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겠습니까.
이 집도 지은 지 25년이 넘어서 망가진 곳이 많아 수리를 해야 하는데 수리할 돈이 없어서 수리를 하지 못하여
집이 보기 싫지만 조만간 남 보기 좋게 수리 할 여력이 생기겠지요.
그때는 빠른 시일 내에 이 헌 집도 새 집으로 아주 예쁘게 꾸몄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잘 꾸며도 모양이 나
지 않을 집이지만 남 보기에 보기 싫을 정도가 아니라면 만족해야겠지요.
오늘은 바람이 무척 세게 불어서 문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합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문 앞에는 그 바람
은 동네 쓰레기를 전부 물어다 문 앞에 갖다 놓습니다.
그러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문이라도 열리는 날에는
그 쓰레기가 전부 약국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 모양을 본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은
“ 이 집 부자 되겠네. 동네 모든 것이 이 집으로 몰려드네‘.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 이 집에 살풍이 이네. 주인 양반 몸 조심해야 하겠네 ”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겠
지요.
어찌 되었건 지금까지 살아 온 것처럼 앞으로도 지나온 날들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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