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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를 읽고[신경숙 저]글/책을 읽고 난 후 2009. 9. 18. 20:35
나도 우리 가족에 대한.... 엄마에 대한 ... 가족사를 한번 써 볼까 합니다.
언제든지 시간이 나면 하나 하나 정리할 시간이 있겠지요.
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 아마 이 책보다도 더 감동이 오는 그런 소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이 소설에 나온 주인공보다 더 억척스럽게 살아 오셨으니까요.
창문 밖에 아기를 업은 친정어머니인듯한 아주머니와 딸일 것 같은 젊은 아가씨가 지나갑니다.
아가씨는 아닐 것입니다.
자주 보이는 풍경입니다.
여자는 약하지도 않으면서 약한 척 하는 것이 여자들이 아닌가 합니다.
나이 든 엄마보다는 젊은 딸이 분명 힘이 남아 돌텐데도 엄마와 딸이 아기를 데리고 가면 대부분이 나이 든 엄마가 업고 갑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는 말이 이런 경우에 해당될까요.
엄마가 힘이 남아 돌아서일까요. 아니겠지요.
그 모습을 보면 나이 든 친정 엄마는 아주 즐거워 합니다.
자식이 손자처럼 귀여우면 못 키운다고 하지요.
손자가 너무 귀여워서 무거운 기분이 들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그 옆을 걸어가는 딸은 아무 부담도 없이 당연한 것처럼 재잘거리며 걸어 갑니다.
엄마와 딸은 나이가 들수록 친구 같아진다고 하지요.
"엄마를 부탁해" 를 읽고 많이 울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동감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저희 어머니와 똑같은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저보다 한세대 전 살던 어머니 세대에는 흔히 있었던 일이겠지요.
요즈음 젊은 세대의 어머니들은 많이 못 느끼겠지만 말입니다.
지독하고 억척스럽게 살던 우리의 어머니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그 세대들도 이제 스러져 갑니다.
이 나라의 번영을 이루었던 세대들 말입니다.
어머니 !
오늘 영월 어느 산골에 산다는 아주머니가 와서 자식 자랑을 하는데 너무 신이 나서 엉덩이까지 들썩거리며 아들 자랑을 하더군요.
이번에 큰 아들이 38살인데 경희대학교 교수가 되었다구요.
땅이 없어 남의 논밭 전지를 얻어서 부치느라고 자식한테 해 줄 돈도 없었는데 혼자 그렇게 공부를 해서 미국 코넬대학을 나왔다구 이야기를 하는데 코넬대학은 얼마나 떠들고 다녔는지 발음이 미국 사람같더군요.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 선생이구. 셋째아들은 초등학교 선생이구, 전부 맞벌이 하여 돈도 많이 번다고 아주 자랑이 늘어졌습니다.
딸 하나 있는데 딸은 고등학교 밖에 안 나온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도 결혼은 잘해서 편하게 산다고 .....
그 어머니한테는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겠지요.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은 누구나 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는데까지 무슨 일이든지 합니다.
자식들이 잘 되는 것을 너무 기뻐합니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 엄마들은 그런 기쁨을 누리기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모조리 퍼부어 자식들을 교육 시키려고만 합니다.
예전의 엄마들처럼 자신이 몸소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식들이 우리 엄마 너무 고생한다고 나중에 호강시켜 드려야 한다고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할텐데 말입니다.
자식한테 돈을 퍼부어 하기 싫은 것도 억지로 하게하니 이제 공부도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 하는 공부가 되는 세대 같습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우리의 어머니세대는 자식을 위해서 엄청나게 어머니가 고생하는 것을 몸소 보여 준 세대였지만 요즈음은 자식들 공부 시키느라고 엄마가 자식들 못살게 구는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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