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북한산[불광동- 족도리봉-문수봉-백운대-우이동]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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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불광동- 족도리봉-문수봉-백운대-우이동]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전국의 유명 산 2008. 1. 26. 18:38


    06 : 00 아침 해장국 식사

    06 : 30 제천 출발 직행버스

               동서울 도착 후 지하철 차고 을지로 3가 까지

                을지로 3가에서 불광동역에서 하차

    09 : 10 불광역 도착

    09 : 30 대호매표소

    10 : 00 족두리봉[수리봉]

    11 : 10 비봉

    11 : 50 승가봉 지나면서 점심식사

    12 : 30 문수봉

    13 : 15 대남문

    14 : 05 북한산대피소

    13 : 05 위문 [백운대 밑]

    15 : 30 백운대

    16 : 20 우이동분소

               시내버스타고 수유역에서 지하철로 바꿔 타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강변역 방향 갈아 탐

    18 : 30 서울출발[직행버스]

    20 : 25 제천도착          

     

    서울 사람들은 맑은 공기 마시러 시골로 내려오고 촌 놈은 서울로 TV에서만 보던 북한산 구경하러 간다.

    아침 식사후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버스에는 우리 일행을 포함하여 10여명.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전부 은근히 수면에 빠진다.  

    한 아주머니가  조그만 성경 책을 들고 읽고 있다.

    나이는 지긋해 보이는데 저 작은 글씨가 보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잠깐 잠깐씩 조는 사이에 버스는 올림픽대교를 건너고 테크노마트를 밑으로 하여 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 각자의 볼일을 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지금 이 일요일 시간이면 제천은 쥐 죽은듯 고요하련만 가게는 벌써 전부 문을 열어 놓고 바쁘기만 하다.

    빵집에는 장사가 얼마나 잘 되길래 종업원 아줌마가 너댓명은 되어 보이고 터미널 안에는 돌아가면서 약국이 4개나 보인다.

    빵집 앞을 지나는데 냄새가 얼마나 구수하던지 동그란 빵을 집어든다.

    따뜻한 빵을 입에 무니 정말 맛있다.

    빵을 구어 놓은지 오래된 것, 식은 것만 먹다가 금방 구어낸 따뜻한 빵이 이렇게 맛이 있을 줄이야! 

    터미널에 있는 약국들은 아마 밤이 새도록 문을 열어 놓는가보다. 아니면 새벽 첫차에 맞추어서 문을 열었든가.

    남 눈치보지 않고 최고 배짱 편하게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길가의 포장마차는 아직 비닐을 걷지 않았지만  건물 내는 전부 문이 열려 있다.

    잠시 후면 저 포장마차도 시끌벅적 하겠지. 

    지하철을 탄다.

    이른 아침인 탓인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을지로 3가에서 내려 차를 갈아 탄다.

    한참을 걷는다. 오르락 내리락 하고 걷고 2km는 걷는 것 같다.

    지하철에서 앞 사람 따라다니는 것이 산에서 따라다니는 것보다 더 힘들다.

    더 미로이고 앞에서 살짝 되돌아가면 보이지 않는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구내에서 산을 향하는 사람끼리 떠들다보니까 말씨만 듣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제천이라니까

    자기는 단양이란다. 어쩐지 말씨가 비슷하더라나

    표시 안낼라 그랬는데 어디가나 본 고장 말씨는 표시가 나는 모양이다.  

    서울 사람들이 살이 찌지 않는 이유를 알것 같다.  차를 한번 타면 걷는 거리가 얼마나 긴지

    하루에 이 거리만 걸어도 충분한 양의 운동이 되지 않을까.

    불광동역에 하차하니 산을 향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인지 엄청난 양의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다.

    역 바깥에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동료들을 기다리는지 여기저기 무더기로 모여 있다.

    불광동 역 구내 가게에는 떡 가게가 많다.

    아마 등산객들이 여기서 떡을 많이 사가지고 가는 모양이다.

    나중에 보니까 수유역에도 떡 가게가 많은데 우리가 하산하여 수유역을 지날때는 이제 사 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떨이를 하고 있었다.

    대장이 돈 안내고 산을 들어 가겠다고 개 구멍을 찾는다.

    그런데 서울 사람들 언덕배기에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언덕배기 올라가는데 산을 오르는 것보다 더 숨이 차다.

    숨이 턱에 닿는다. 그야말로 산동네 사람들이다.

    집이라도 시원찮으면 이런 곳을 달동네라 할텐데 그래도 집은 번듯하다.

     

    매표소

    산 울타리를 나타나고 울타리에는 등산로 표시가 빨간 글씨가 친절하게 매달려 있고 그 울타리를 따라 가니 그야말로 철조망이 끝이 나면서 개구멍이 나타난다.

    산 오르는 길을 찾았구나 하는 것도 잠시 그 앞에는 매표소가 떠억 버티고 있다.

    빌어먹을 ! 입장료 안 내고 오르는가 했더니 정식 등산로는 아닌 것 같은데 매표소를 만들어 놓다니..

    그 이름하여 대호매표소  

    매표소 안에는 좁은 공간에 세명이나 지키고 있다. 

    입장료 1인당 1600원 씩 지불하고 산을 오른다,

    나중에 국립공원지도를 구해서 매표소 숫자를 세어 보니 36곳이나 된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보이는 조망이 아주 멀리까지  보인다.

    저 산너머 보이는 곳이 서울 어디인가 하고 떠들었더니 지나는 사람이 일산이라고 이야기한다.

    "거 봐 북한이지. 북한까지 보인다 그랬잖아"

    그 사람 아주 친절하게

    "여기는 불광동, 진관내동, 진관외동" 하고 친절히 가르쳐 준다.

    촌 놈들 생각해서 아주 친절히 가르쳐준다. 덧붙혀 산행 잘하라고 격려의 말까지...

    주변 풍광은 산 자락 밑에는 아직까지 집 지을 빈 자리가 많다. 



    밑으로 보이는 서울은 뿌연 안개를 잔뜩 가리워져 있다.

    오르는 중간에 누가 닦아 놓아는지 배구코트도 있고 윗몸 일으키기 기구도 만들어 놓았고 트위스트 허리 운동기구도 만들어 놓았다.

    특이한 것은 트위스트 운동기구가 밑에는 자동차 바퀴로 만들어 놓았는데 올라가서 해 보니 너무 부드럽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전망바위에 올라 밑으로 지나는 길을 보니 굴이 있는데 구기터널이고 건너편 언덕배기의 동네에 보이는 길은 스키장 슬로프 같다.

    눈이 많이 오면 비료포대 깔고 내리막 타는 것이 훨씬 빠르고 신이 날 것이다.

     

    족두리봉[수리봉]

    건너편에서도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절벽을 타고 오르는 것이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능선 초반부터 절벽을 타야 하는데 로프도 없고 계단도 없다.

    그저 바위를 타고 네발로 오르기만 하면 된다.

    왜 이런 위험한 구간에 계단을 설치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 저기 위험하지 않은 곳 피해 가려다 산 만 더 망가질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겨울에 눈이 쌓이거나 비가 올때는 상당히 위험할 것같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서 족두리봉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이 봉우리 오르는데도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그저 손으로 위에 보이는 바위를 잡고 발은 삐죽이 튀어 나온 돌에 걸치고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바로 앞으로 비봉, 문수봉이 보인다. 문수봉까지 거리가 가마득하게 보인다.

    오늘 저기까지 가나 했더니 지도를 보니 문수봉까지가 거의 반 정도 거리다.

    문수봉에서 바로 내려가려면 로프가 있어야 할 정도로 위험구간이다. 

     다시 산불감시초소까지 산 밑으로 되돌아가서 진행해야 한다.

    미끄러지지 않게 칸막이라도 하여 놓으면 좋으련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안전하게 산행을 하려면 무조건 네발로 기어야 한다.

    밑으로 돌아 수리봉을 지나 뒤돌아보니 수리봉에서 위험하게 네발로 기어내려오는 아주머니들이 몇이 있는데 왜 저리 위험한 짓꺼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멋있는 경치라고 사진 한컷 찍었는데 인간의 군상들이 바위에 매달려 있는 풍경은 이후 수없이 많다.

    여기서 보니 산의 생김새가 족두리처럼 생겼다.

    앞에 가는 사람이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다.

    젊은 사람들 하고 산행을 온 것 같은데 산행 속도도 느리고 앞에서 거드는 젊은이들이 빨리 앞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들이다.

    앞으로 나서면서 누군가 보았더니 박원순 변호사다.

    어찌 TV에서 떠들던 목소리와 똑 같을수가 있을까.

    몇가지 물어 볼 말이 있었는데 앞에 간 팀들이 뒤도 안 돌아 보고 내빼는 바람에 언제가 다시 만날수 있는 기회는 있겠지 하고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물어 보고 싶은 말은 " 어떻게 하면 유명해질 수 있을까" 였다.

    당연지사로 "남을 위해서 살아라" 일거라 스스로 대답해 본다.

     

    향로봉

    향로봉 믿으로 한바퀴 돌아 비봉으로 바로 가는 길이 있다.

    그런데 굳이 위험하니 가지말라고 막아 놓은 길로 가야한단다.

    왜 통제구역을 가려고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포기하고 바로 비봉으로 향한다.











    일부는 향로봉으로 향하고 일부는 비봉으로 바로 간다.

    천천히 쉬면서 비봉으로 쉬엄쉬엄 오른다.

    비봉에 도착하니 진관사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오는 길 옆에도 향로봉을 향하는 길은 통제구역으로 막아 놓았다.

    지도에는 통제구역이라고 표시도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까 등산로도 아닌셈이다.

    비봉에서 통제구역을 울타리를 넘어 향로봉 정상에 서서 물 한 모금 마시니 통제구역으로 갔던 팀들이 올라 온다.

    여기서 비봉으로 다시 향한다.

    비봉에는 진흥왕순수비가 있다는데 찾을 수가 없다.

    사모바위가 아주 얄궂게 생겼다.

    상당히 아름다운 편이다.

    주변은 길도 넓고 평지도 넓어 수만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기서 길 찾느라고 약간 헤맨다.

    사모바위 바로 옆으로 빠져 나가면 돌로 자연히 만들어진 굴을 빠져 나간다.

    굴이 있고 사람이 그 구멍으로 지나면서 길이 만들어졌을거라 생각해 본다.

    사모바위 부근에서 점심 식사를 했으면 좋으련만 무엇이 그리 바쁜지 계속 진행한다.

    허기져서 못 갈 지경이다.

    사람이나 많으면 에라 ! 모르겠다 하고 뒤에서 할일 다 하고 가겠건만 몇명 되지 않으니 그 짓거리도 못하겠고 .....

     

    점심식사

    승가봉을 지나면서 길가에 자리를 펴고 점심 식사를 한다.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이 산에는 통제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숲 속 어디에서 건 사람들이 들어가 쉬고 있고 먹고 있다.

    지나는 산객들이 무엇을 먹나 하고 전부 한번씩 쳐다보고 지나간다.

    또 컵라면 먹고 있는 팀들이 너무 많다.

    시내가 가까워서 인지 몰라도 어떻게 여기까지 들고 왔는지 아이스케키까지 손에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컵라면은 물을 어떻게 끓였는지 궁금하다.

    집에서 펄펄 끓는 물을 가지고 왔다 하더라도 상당 시간이 흘러 물이 약간은 식었을텐데 말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서 걸어서 터미널로 향하면서 중간에 김밥나라에 들러 5줄을 샀더니 너무 많이 샀는가보다.

    3 줄 정도만 먹고 줄어들지 않아서 나머지는 결국 다시 싸고 만다. 

    점심식사후 문수봉으로 향한다.

     

    문수봉

    점심을 먹고나니 조금 살 것 같다. 

    6시에 해장국 한 그릇 먹고 이 시간까지 산 속을 헤맨 것이 용하기도 하지. 

    문수봉 통제구간 표지판이 나타난다.



    문수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우회도로가 있건만 왜 오르지 말라는 길로 또 오르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좌우간 뒤 따라 갈 수 밖에..

    어젯밤 꿈도 안좋은데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같은 예감인데 자꾸 일을 저지르려하는지 원.

    왠 걸. 빌어먹을 ..     완전히 절벽을 타야 할 모양이다.

    바위 밑에 앉아 쉬던 노인장들이 " 이리로 올라가시우."   하는데 이런 손 잡을데라고는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다.

    절벽에 네 발로 붙었다.

    다행이 미끄럽지는 않지만 밑을 쳐다보면 살 떨린다.

    9살난 꼬 녀석이 뒤따라 오면서 내가 발을 올려 놓으려는 곳에 먼저 냉큼 손을 올려 놓는다.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같으니라구  손가락 부서지면 어쩌려구"

    이 녀석은 아주 신이 나서 나를 앞질러간다.

    "야 ! 너 혼자 왔냐"

    "아뇨. 엄마랑  삼촌이랑 왔는데요" 하면서 절벽을 앞질러 올라간다.

    뒤따르던 내외인듯한 한쌍이 " 야! 너 잘 올라간다 " 하면서 꼬마의 엉덩이를 받쳐 주면서 나를 제치고 앞질러 올라간다.

    "녜 엄마 어디 있냐"

    "저 밑에 있어요"  빌어먹을....  

    쥐 방울한만한 놈 절벽을 기어 올라 가는데 엄마는 아들을 찾는 소리도 안들리냐. 저게 엄마 맞아 .....

    그러더니 완전 절벽에 와서 이 녀석이 뒤로 물러선다.

    그 녀석을 못 본체하고는 곡예하듯 절벽을 오르니 얼씨구 어떻게 올라 왔는지 이녀석 벌써 나보다 먼저 와서는 제 엄마랑 놀고 있다.

    나중에 보니까 뒤로 오르는 길이 있는 것을 낭떨어지기 무서워 내려보지도 못하고 살 떨리듯 올랐으니 아직도 공포가 밀려온다.

    무슨 빌어먹을 산이 로프도 하나 없고 계단도 하나 없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래 놓고도 사고 안난다는게 신기할 지경이지.

    뉴스 시간에 게속 인수봉, 문수봉 사고 어쩌니 떠드는게 산 자체를 이 모양 이꼴로 만들었으니 당연한 것이 아닐까.

    허긴 오르지 말라고 통제구간 표시를 해 놓았는데 올라 가는 것이 잘못이지.

    그러니 오르다 사고가 나면 책임지지 않는다 이 말이 아닐까. 

    그래도 그렇지 못 오르게 할거면 주위를 완전히 폐쇄하던가 해야지 다 열어 놓고 무슨 행운을 바라는가.

    여기서 문수봉 정상 태극기가 꽂혀 있는 곳까지 또 가야한다.

    순전이 바위로 이루어진 산 뒤로 성이 보인다.  아마 북한산성인 모양이다

    문수봉에서 바로 보이는 삼각산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저 멀리 보이는 산까지 가는가 했더니 그것은 도봉산이다.

    우리는 백운대에서 인수봉을 싸고 내려 가기로 했으니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는 않으리.

     

    북한산성

     문수봉을 지나면서 북한산대피소까지 산성을 따라간다.  

    문이 상당히 많다. 대성문, 대남문, 용암문, 위문 등등해서 열댓개 되는 것 같다.

    성은 최근에 화강암을 날라 새로이 복구를 하여 놓았고 어떤 곳은 성벽 돌에다 로프를 매달아 자꾸 반복하여 로프를 사용하다 보면 성벽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지역도 있다.

    성멱의 높이는 예전의 것 같지는 않고 사람 허리 춤 정도의 높이다.

    원형대로 복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성 바로 밑은 오르막내리막이 심한 곳은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걷기가 불편하다.

    또 성 밑으로 따로 길이 있어 다니기 편한 곳도 상당수 있다.

    대동문을 지나면서 좌측으로 난 편한 길이 있어 청소하는 아주머니한테 이 길로 주욱 가도 백운대로 갈 수 있느냐 고 물으니 그 아주머니 왈

    "아직 젊은데 그냥 그리로 올라 가세요" 한다.



    보아하니 40대 초반 아주머니 같은데 우리보고 젊다고 하니 기분은 좋다.

    아르바이트 생인 것 같은데 공원 직원 복장을 하고 빈병 수거하고 있다.

    상당한 분량을 수거해 가지고 있다.  보

    기에는 어영부영 노는 것 같은데 구석구석 뒤지면서 줍는 것을 보니 일을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큰 정자를 지나면서 바로 밑에서 올라 왔는지 남편한테 묻는다.

    "우리 집 저기 보일까" 남편 왈

    "저기 있네, 저기 "

    자기네 집이 보이는 것이 너무 좋은 가보다.

     

    북한산대피소

    우물이 있고 화장실이 있다.

    우물은 팔이 짧은 사람은 뜨기가 나쁘다. 물을 마시니 시원하다.

    집에서 나올때 얼음물을 가지고 오지 않고 그냥 들고 왔더니 미지근한 것이 물만 더 먹힌다.

    여기서 20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취한 것이 아니라 표선배께서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서 먼저 도망가 버렸기 때문이다.

    물 뜨는 우물 앞에 물을 뜨기 위해 서 있었더니 배낭을 지키고 있으라기에 계속 서 있기도 뭐해서 배낭을 들고 동료들 있는 곳으로 옮겨 놓았다.

    배낭 들고 오는데 뒤에서 누가 "장갑 떨어졌어요 " 하지 않았으면 장갑조차 잊어 버릴뻔 했다.

    그렇잖아도 오늘 아침 버스로 서울 도착해서 박선배께서 장갑을 차에다 두고 내려 쇼를 했는데 여기서 남의 장갑 잊어 버렸으면 또 한바탕 시끄러울 뻔 했다.

    다행히 박선배 장갑은 제천 사무실에 먼저 가 있다고 전화 연락이 왔다.  다행이다.

    지도를 보니 이제 다 왔다.

     

    삼각산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을 합하여 삼각산이라 한다.

    문수봉에서 볼때는 산이 하나로 보이고 북한산대피소를 지나면서 언덕에서 보면 삼각산이 보인다. 

    그 이후 이 능선에서 세개의 봉우리를 한꺼번에 보기는 힘들다.

    노적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절벽을 기는 것도 아니고 서서 오른다.

    상당히 위험하기 짝이 없다.

    노적봉 오르는 길을 뒤로하고 만경대 옆을 지나는 길이 험하기 그지 없다.

    위문까지 가는 길이 말 그대로 절벽이다.

    표선배가 벌떡 바위를 뛰어 내리다 옆 주머니에 달려 있는 물통이 빠져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나중에 정숙이 누이의 물통을 보니까 배낭 끈에 고리를 매달고 거기에 물통을 매달아 놓았다.

    아주 기가 막힌 발상이다.

    나중에 물 먹기가 불편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좌측으로 산 아래 멀리 엄청난 양의 차들이 울긋불긋 모여 있다.

    지나는 산객들한테 물어보니 주차장이란다.

    북한산성주차장이라는데 주차장 크기도 엄청나지만 차들도 엄청나게 많다.

    위문까지 오면서 백운대를 올려보니 새까만 절벽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데 밑에서 쳐다보아도 아찔하기 짝이 없다.

    빌어먹을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싶다.

    위문에 도착하니 고민이 된다.

    여기서 바로 내려가나 아니면 저 위로 올라가야 하나 고민이다. 

    그런데 어떤 정신나간 아버지가 3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마와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애를 데리고 올라가고 있다.

    오냐! 가자. 저 아버지도 겁없이 애들 데리고 올라가는데 아무 거칠 것 없는 내가 못 오를리 없지 않겠는가.

    밑에서 보기에는 살벌한 것과 달리 그래도 올라 갈만 하다. 10분 정도에 정상에 서다.

    정상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돌에 새겨진 글씨가 망가질까 울타리가 있고, 통일의 염원이 담긴 시가 비석에 새겨져 있다.   

    건너편에 보이는 인수봉에서 들려오는 자일 타는 산객들의 외침소리가 시끄럽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 저거 왜 하나 싶기도 하다.

    상당히 많이 매달려 있고 불안하게도 조그만 틈바구니 많은 수의 사람이 올망졸망하다.

    내려오는 길에 누가 건너편 산을 바라보며 "저게 독수리바위가" 하는데 독수리처럼 생긴것은 없다.

    나중에 보니 족도리 바위라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위문에서 시작한 백운대 오르는 길은 내려올때도 똑같은 길을 되짚어 내려 와야 한다.

    다른 곳으로 내려 가는 길은 없다.

    정상에서 보면 고양시에서 오르는 길이 있는지 날카로운 능선을 따라 또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불안하기 짝이 없다.

    위문에 다시 도착하여 우이동 방향을 하산길을 잡는다.

     





    우이동 하산길

    위문에서 내려오는 길은 백운대대피소가 있고 경찰구조대 사무소가 있고 백운대 매표소에 오면 순환버스로 시내버스가 다니는 곳까지 갈수가 있다.

    백운대피소에는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떠 먹느라고 모여서들 정신이 없는데 시원하게 머리를 감으려 했더니 먹는 물로 모자랄 것 같고 앞 마당에는 대피소에서 파는 막걸리 파티가 한창이다.

    막걸리가 한 사발에 천원이란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은데 쏜살같이 앞으로 내뺀다. 한잔 쭈욱 하면 좋으련만 ...

    내려가는 길에는 아직 군데군데 얼음이 있어 미끄러지기 안성맞춤이다.

    돌이 많은 지역을 지나면서 왜 뛰다시피 하는지 무릎 고장나게스리 말이다.

    경찰구조대 사무소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이 나에게로 쏟아질 듯 다가온다.

    대롱대롱 매달려 소리 지르며 박자 맞추는 자일 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구슬프다.

    엄청나게 큰 기도원이다.

    앞에는 경비까지 있고 차는 아마 허락을 받아야 들어 갈 수 있는 모양이다. 

    기도원을 지나 조금가면 진달래매표소로 가는 안내판이 있으나 자연휴식년제 구간이라 막아 놓았고 또 길이도 더 길어 보인다.

    백운대매표소에 열린 문 사이로 "지도 한장 주세요" 했더니 돈 내고 사 가란다. 지도 한장에 천원을 내고 받아든다.

    매표소 앞 매장에서 막걸리 한장에 오늘의 갈증을 풀고 걸어서 우이동까지 가는데 아스팔트 길이 불편하다.

    금방이면 갈 것 같더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차라리 버스를 타고 갈 걸  후회가 된다.

     시내버스를 타고 7정거장인가를 가면 수유전철역이 있는 곳에 도착하며 수유역에서 동대문운동장까지 가서 갈아타고 강변역으로 향하면 된다.

    강변역에 도착했으나 버스가 8시 버스밖에 없다. 하는 수 없이 서서 귀향하는 수밖에.

    6시 30분 버스에 올라 등산용 의자를 꺼내 골에 앉으니 승객들이 신기하다는듯이 쳐다본다.

    그런데 이 작은 의자에 앉아 2시간을 버티자니 엉덩이에 주는 고통이 말이 아니다.

    상호가 일어났다 앉았다 어쩔줄 몰라 하지만 대부분은 끈기있게 잘도 앉아 있다.

    역시 이런것도 나이 순이 모양이다.

    아직 젊은 상호는 버티기에는 끈기가 부족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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