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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산- 사자산-일림산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전국의 유명 산 2008. 1. 26. 18:30
전라도 보성 제암산, 사자산, 일음산 종주기
2003. 7. 17
00 ; 00 원주 출발
06 : 10 장흥 감나무재 도착
08 : 40 제암산
09 : 20 곰재
10 : 20 사자산
12 : 00 골치
14 : 00 일음산
15 : 30 하산
16 ; 45 보성 출발
23 : 45 원주 도착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씨가 원주 치악재를 넘어가니 조금 뜸한 느낌이다.
내일 산행도 먼저번처럼 우중에 이루어진다면 숫한 고생을 할 텐데 조금 걱정이 앞선다.
일기예보는 오후 늦게부터 온다고 했으니 조금 안심은 되지만 그래도 장마철인데 언제든지 소나기는 쏟아질 여력이 있으니까.
밤 자정에 출발한 버스가 여산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계속 달려 송광사 톨게이트를 빠져 장흥으로 향했다.
길을 몰라 되돌아오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두서너번
오늘의 출발지인 감나무재에 도착하다.
보성 주변을 지나다보니 텔레비전 광고에 수녀와 스님이 자전거 타고 가로수가 아주 멋진 길에서 노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곳이 그 곳이 아닌가 싶다.
그 가로수나무가 무슨 나무인가 했더니 측백나무가 그렇게 큰 것이다.
조그만 측백나무만 보다가 큰 측백나무를 보니 희얀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어스름한 시각에 지나가는 보성지역의 가로수길이 어딘가 많이 눈에 익은듯하다.
제암산
제암산을 오르는 첫 고개에 심어져 있는 소나무가 쭉쭉 뻗어 있는 것이 제법 정성스럽게 가꾸어 놓았다.
그런데 여기 있는 소나무가 붉은 적송이 아니라 나무가 거의 희다시피한 소나무를 보니 별꼴도 다 있구나 싶다.
제암산을 오르는 길은 걷기가 아주 불편하다.
키가 작은 사람은 밑으로 빠지면 될 것 같고 키가 큰 사람은 머리를 숲 위로 내 밀고 걸어가면 될 것 같은데 나처럼 어중간한 사람은 숲이 꼭 내 목만을 치고 지나간다.
이럴 때는 복면을 쓰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르는 길이 계속 가시덤불이라 손을 사정없이 긁어 대는데 상당히 기분 나쁘다.
여름이라 덥다고 반팔 입고 왔더니 오늘 고생 단단히 하게 생겼다.
풀 속에서 살고 있는 벌레들까지 침입자 왔다고 악을 쓰고 대들지 풀잎까지 노출된 곳은 어디든지 긁어대는데 한마디로 미칠 지경이다.
안개가 자욱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건만 한쪽으로 잠깐씩 보이는 바다와 한쪽으로 잘 정리된 논밭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가끔씩 내민다.
꼭 비행기타고 활주로에 내릴 때 땅바닥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제암산 정상에 올랐어라.
그런데 정상표지석을 20m 위에 있는 바위 꼭대기에 만들어 놓았다.
정상을 오르는 바위 절벽이 완전히 낭 떨어지기이고 비가 온 뒤끝이라 미끄럽기도 하여 정상에 오르는 것은 포기하고 말았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안개는 자욱하여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건만 모두들 그 높은 바위로 기어오르는 것을 보면 인간의 심리 상태가 본래 오르기를 좋아 하는 모양이다.
특히 남정네들 어디든지 올라타려고만 대드는 것이 남정네들의 심보가 아닐까.
바람이 거칠게 불더니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안개가 사라진다.
갑자기 환해진 주변 경치에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주변에 보이는 바다와 다도해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또 제암산 정상의 바위는 구름과 같이 어우러져 바다를 배경으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제암산에서 장흥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길 정리를 아주 잘 하여 놓았다. 산책길을 걷는 기분이다.
제암산을 내려서자 곧 바로 연결 된 사자산으로 줄달음친다.
사자산
사자산을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산에는 무슨 지렁이가 바람을 쐬러 나왔는지 길에 지렁이 투성이다.
어릴 때는 지렁이도 줄에 꿰어 줄줄이 매달고 다녔건만 지금 보니 왜 그리도 징그러운지
숲이 우거져 발밑이 잘 보이지 않은 탓에 밟히면 죽는다는 것은 모를까
사자산을 오르고 능선 가는 길에 무슨 진달래가 그렇게 많은지 진짜로 무지무지하게 많다.
사자산 진달래 축제 할만도 하다.
한쪽 능선에 올라보니 건너 편에 보이는 능선이 꼭 사자 같다.
그러나 어찌보면 영 사자의 모습은 아니다.
그 밑으로 보이는 완만한 능선은 갈아서 농사를 지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여기는 농토가 많아서인지 그럴 의도는 전혀 없는 것 같다.
사자산을 오를 때 경사가 급했던 처럼 내려가는 길도 경사가 아주 급하다.
일음산
일음산으로 가는 길은 숲 속을 헤매고 가는데 영 재미가 없다. 구경거리도 없다.
재미없는 곳을 지나자니 먹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자리가 넓은 고이 나타나자 모두들 퍼질러 앉아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다.
식사 후 조금 더 가니 넓은 길이 나오고 꼬마 애들이 왔다 갔다 한다.
거기서 일음산 정상까지는 길이 너무 좋다. 공원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진달래 숲을 지나면 내 키의 두 배나 되는 억새풀 숲 속을 지나고 조금 더 지나면 조릿대풀이 나오고 너무나 잘 정리 된 산길이다.
정글투어 하는 기분이다.
사이판 가서 정글투어 하는데 그 곳보다는 여기가 훨씬 더 잘 정리되어 있다.
정글투어는 멀리 가지 마시고 여기서 하시라. 아이들까지 뛰어서 올라 갔다 내려 와도 될 정도로 아주 편하고 잘 정리가 되어 있는 산이다.
일음산 정상에서 바닥까지 내려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밑으로는 영화에서나 봄직한 차 밭이 아늑한 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다.
율포 해수욕장
율포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일음산에서 내려오는 구간을 보니 엄청 길다.
꼭 한시간 30분 거리이다.
오늘도 여지 없이 막판에 비가 퍼 붓는다.
바닷가까지 그것도 머나먼 남쪽바다까지 와서 회를 안 먹고 갈 수 있나.
그런데 바닷물이 홍수가 난 것처럼 완전히 흙탕물이다.
저런 곳에서 잡아 올린 고기에서는 모래가 버적버적 씹힐 것 같다.
남해안 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이 아니다. 그저 흙탕물일 뿐이다.
해수욕장 부근에 횟집이 서너집이 있으나 고기는 자연산일지 모르나 지느러미, 뼈가 그냥 씹히고 잘 정리된 고기만 먹다가 먹으려니 짜증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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