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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석기암-민주지산-각호산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전국의 유명 산 2008. 1. 26. 18:28
2003. 7. 13 [삼도봉 - 석기암 - 민주지산 - 각호산]
예전에 누가 와서 민주지산이 굉장히 험하데요.
거기 갔다가 죽을 뻔 했어요 하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생각 같아서는 아주 멋있고 한번 가 볼만한 산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밤부터 내리는 비는 아직도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하여 퍼 붓고 있다.
오늘 오후부터 맑아진다는 소식에 기대를 가지고 불안스런 출발을 하다.
비가 많이 오고 계곡물이 급하면 힘이 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부터 백두대간 팀의 예비산행이 시작된다.
6월 달에 산악회 등반대장을 헬스클럽에서 매일 만나는데 등산을 가지 않겠냐고 묻는 것이었다.
“어느 산에 가죠‘
“두타산 안내 산행입니다.”
몇 년 전에 친구 아들이 두타산에 수련회 갔다가 실종 되어서 친구들이 찾으러 간 적이 있다.
아마 전날 밤에 밤이 새도록 놀다가 잠이 부족하였던 모양이다.
그 다음날 산에 올라갔는데 먼저 올라가서 친구들이 올라오는 그 사이사이 시간을 길옆 바위에 누워 자는 기분으로 먼저 올라가서 자고 먼저 올라가서 자고 했는데 아마 엉뚱한 길로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나중에 올라오는 친구들이 미처 깨우지 못해 잠이 깜박 들었고 눈을 뜨니 주변은 깜깜해져 있더라는 것이었다.
밤이 새도록 사람들은 찾아 헤맸고 이 녀석은 바위 밑에서 밤을 지샜다고 한다.
그런 연유도 있고 해서 두타산 가는데 따라 나서기로 했다.
두타산을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백두대간 회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이름하여 나중에 보니 “서재철 대장” 이었다
개인적으로 하려면 2000만원이 드는데 여기 모임에서 하면 200만원이면 된다는 둥 하면서 꼬시고 있었다.
그래서 “”저거 한번 해 봐 “
하는 생각이 들었고 산이라는 전혀 가 보지도 않던 놈이 따라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산을 무척 무서워했다.
내가 태어 난 곳은 “단양군 적성면 상리‘ 라는 아주 시골 마을인데 바로 뒤로 금수산이 있다.
밤에 자다가 화장실을 갈려고 문을 열면 시커먼 산이 떡 버티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무섭던지 밤만 되면 문밖을 전혀 나갈 엄두를 못냈다.
꼭 할아버지를 깨워 놓고 나서야 바깥 볼일을 볼 수 있었다.
삼촌이 잡아오는 멧돼지, 노루를 보면서 그리고 그 짐승들을 잡기 위한 족쇄를 보면서 나에게 금수산이란 실로 어머어마한 존재였다.
그래서인지 산에 나 혼자 50m 정도만 들어가도 온 몸에 소름이 솟아나고는 했다
그런 내가 산에 들어가겠다고 용기를 가졌다는 게 엄청난 변화가 아닐까
두타산을 갔다 와서 등반대장에게 부탁을 해서 참여하게 되었는데 걱정이 앞선다.
또 나중에 친구 녀석들한테 들은 사실은 서재철 대장이 지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예전에 시합을 나가면 발가락이 부러졌는데도 악착같이 끝까지 한다는 둥, 태권도, 합기도 다 합치면 20단이 넘는다는 둥해서 겁을 잔뜩 주는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 드디어 연습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이렇게 비가 퍼붓고 있으니 걱정에 걱정이 겹친다.
버스가 물한리에 도착해서도 비가 내리고 있다.
전부 다 우비를 입고 버스를 내려서는데 나는 아직 습관이 안 되어서 그냥 가면 안 될까 하는 심정으로 배낭만 달랑 매고 내려섰더니 서대장이
“왜 우비 안 입어 ” 하면서 눈 똥그랗게 뜨고 금방 한대 쥐어박을 듯한 모습이다.
“ 옷아 약간 적어서요” 그렇게 이야기 해 놓고 보니 비가 너무 온다.
이 비를 전부 맞았다가는 건강에 지독하게 해로울 것 같다.
적든 말든 한번 입어나 보자 하는 심정이다.
버스에 다시 올라가려니 그렇고 해서 등산화 위로 그냥 입으니 그래도 들어간다.
서대장이 뻔히 쳐다보더니 “딱 맞네” 한다.
오늘의 등반을 시작하는 코스로 들어서니 다른 곳에서 온 팀들이 일회용 우의를 입고 길가 처마 밑에 서서 비를 피하고 있다.
앞에 왼 노인네가 앞서서 가는데 너무 잘 간다. 이름하여 서정술 명예대장이다.
산이라는 곳을 다녀 보지 않은 터라 뒤쳐지면 어려울 것 같아서 죽으라고 따라가는데 정말 힘이 부친다.
낙엽송 우거진 숲을 지나면서 계곡의 물의 속도가 빨리 내려가는 것을 보더니
“김대장 앞으로” 하는데 금방 돌아 온다.
이건 완전히 군대식이다.
서정술 명예대장은 중대장, 심용택 회장은 인사계, 김대장, 서대장은 조교
군대도 이렇게 잘 맞는 군대는 없을 것 같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모습을 보여 주던 “물한계곡” 진짜 엄청나게 길다. 여태까지 내가 보아 온 어떤 계곡보다 길다.
물한계곡 _ 삼도봉 _ 석기암 - 민주지산 - 각호산 - 도마령 으로 이어 지는 코스가 오늘의 구간이란다.
삼도봉은 전라, 경상, 충청도가 만나는 지점이라 삼도봉이라 하고 각호산은 양쪽으로 보이는 산이 호랑이 뿔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호랑이는 뿔이 없는데도 산 이름을 호랑이 뿔 같다고 한 것을 보면 예전 사람들이 이 산을 무서워했나보다.
물한계곡을 지나는 동안 계곡물은 완전히 흙탕물로 변해 있었고 길도 전부 물이 범람하여 첨벙첨벙 물에 빠져야 했으나 서대장이 구해 준 방수액을 뿌린 덕분에 신발 속으로 물이 들어오지는 않는 것 같다.
비가 너무 많이 오고 계곡물로 너무 많이 불어나 예정 된 길로는 못가고 다른 길로 가야 한단다.
지도상에 나와 있지도 않은 무지막골을 올라가니 계곡물을 건너야 한다.
여기서 김대장이 쓰러진 나무를 잡고 건너 가 줄을 건너편에 메고 그 줄을 잡고 나머지 사람들이 건너는데 오늘 좋은 것 배웠구나 싶다.
줄을 잡고 계곡물을 건너는데 물살이 엄청나게 세다.
신과 양말을 벗고 건너 가 발을 닦고 다시 양말을 신으니 축축해진다.
계곡 한가운데 서 있는 다른 팀들을 보더니 서정술 명예대장이 죽을려고 작정했다고 나무란다.
계곡에서 2바퀴만 구르면 그냥 죽는다는 것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전부 물이 넘쳐흐르고 길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 놓은 돌무더기를 타고 산을 올라가는데 험하기 짝이 없다.
아주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경사가 심한 곳을 올라가는데 미끄럽기는 얼마나 미끄럽고 바위는 또 얼마나 많은지 환장할 지경이다.
이름 그대로 무지막지골이다.
아주 애를 먹고 올라갔더니 지금 이 자리는 비 때문에 중간에 질러 왔으니 삼도봉까지 갔다가 다시 와야 한다는데 “ 처음부터 완전히 사람 잡는구나, 잡어 ” 속으로 욕이 튀어 나온다.
지금 이 자리는 석기봉과 민주지산 사이란다.
하는 수없이 이 자리에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고 석기봉을 향하여 출발하다.
가는 도중에 곳곳에 줄을 잡고 올라가는 곳도 있지만 그래도 올라올 때처럼 힘이 들지는 않는다.
비바람이 얼마나 세게 몰아치는지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힘이 든다.
석기봉에 올라서니 완전히 겨울이다.
안개는 자욱하고 바람은 완전히 겨울 매서운 바람이고 밑을 쳐다 보니 낭떨어지기이고 여기서 또 삼도봉까지 간다면 미쳐버릴 것 같다는 기분이었는데 다행이 원위치하여 민주지산으로 향한단다.
삼도봉이야 백두대간때 지나가는 자리라는데 굳이 지금 이 순간 힘들어 죽겠는데 갈 필요가 있을까
오직 지금은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뿐이다.
다시 돌아가는 길이 석기봉으로 향할 때 보다 상당히 가까워진 기분이다.
금새 아까의 위치로 왔다.
민주지산으로 향하는 능선 길
밑으로는 구름이 자욱하고 길옆으로 보이는 각시원추리가 예뻐 보인다.
석기봉에서 민주지산까지 아무런 특징도 없는 능선을 2시간을 걸어 도착하다.
민주지산에 도착하니 바람과 구름과 비가 뒤덤벅이 되어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고
보이는 것은 야영하는 장소 몇 군데와 큰 나무는 없고 잡목만이 바람 부는 곳에서 비람과 흐느적거리며 싸우고 있을 뿐이다.
이러니 군인들이 동계 훈련하다 얼어 죽지 싶다.
진짜 바람도 세고 구름도 많고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겨울 날씨다.
이 산의 정상에서 돌아 내려서면 야영하는 장소에서 비에 젖은 밥을 먹다.
밥을 먹는 도중에도 빗물을 밥그릇으로 떨어지고 춥고 배고프고
“아 지금 이게 무엇 하는 짓인가. 무엇 때문에 이 짓거리를 하는가”
민주지산에서 각호산으로 가는 도중에 대피소를 통나무로 멋지게 지어 놓았는데 관리인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지나가다가 필요한 사람 들어가 자라고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조금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면 동네로 내려 길이다.
왼쪽으로 직각으로 구부러져 각호산 밑에 도착하니 경사가 아주 급한 경사인데 20여분을 아주 힘들게 올라가다.
각호산에 올라 보니 건너편에 보이는 산도 각호산이고, 이 봉우리도 각호산이란다.
지금 두개의 뿔 중에 한개 봉우리에 올라 있는 것이다.
여기서 도마령까지 1.6km를 걸어 내려가는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도마령에 도착하니 저 밑의 마을에 버스가 있다.
버스를 불려 버스에 오르니 이제야 살 것 같다.
그런데 제천 팀들이 반은 어디로 날라 갔다. 어디에 가도 제천 사람들 표시가 난다니까.
우리 서대장이 얼굴색이 변하고 핸드폰 가지고 난리도 아니다.
나야 먼저 도착해서 버스를 탔으니 무조건 집으로 향하는 것은 사실이니까 마음은 푸근한데 날라 간 사람들 지금 아마 산에서 헤매고 있을 생각을 하니 불쌍해 죽을 것 같다.
아마 민주지산 지나면서 그냥 직진하여 밑으로 빠진 모양이다.
서너번 버스가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말썽 많은 제천 팀들을 찾아 주워 싣고 원주로 향하니 오늘첫 백두대간이 무사히 끝날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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