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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남대봉]- 매봉- 감악산- 용두산제천이야기/제천 부근의 명산 2008. 1. 26. 17:37
치악산에서 용두산까지[상원사- 남대봉- 선바위봉 - 매봉 - 싸리재 - 감악산 - 용두산]
2003 12 7
04 : 00 매표소
05 : 50 상원사
06 : 05 남대봉
09 : 20 선바위봉
11 : 00 매봉
13 : 10 싸리재
14 : 40 감악산
17 : 30 용두산
18 : 00 의림지
참석대원 : 서재철, 표순철, 최정숙. 김찬호, 이상호, 장권수
매표소를 지나 시멘트 길을 오르는 도중에 앞에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가슴이 섬뜩해진다.
이새벽에 누가 또 혼자 산 속을 헤매고 있는지, 뒤따라가서 보니 절에 가는 신도다.
조금 더 빨리 앞으로 가니 약 80여명 정도는 되는 것 같은 신도들이 줄지어 가고 있다.
시멘트 포장길이 끝나는 지점에 조그만 간이 화장실이 있고 여기부터는 소로 길로 들어선다.
날씨가 춥다.
게곡 물 흐르는 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르고 바닥에는 땅이 얼어 생긴 얼음 조각이 닭 벼슬처럼 예쁘게 생겼다.
오늘이 보름인가. 동그란 달이 말 그대로 달덩이 같고 나뭇잎 전부 떨어진 사이로 별들조차 추위 속에 반짝인다.
왔다 갔다 계곡물을 건너는데 철다리 딛는 소리가 자지러질 정도로 시끄럽다.
05 : 50 상원사
상원사에 도착하니 조그만 일주문이 앞을 막는다.
하긴 등산로에 비하면 그래도 일주문은 큰 편이다.
눈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상원사를 지나면서 조릿대풀이 길가에 널려 있고 그 조그만 잎새 위에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중간지점에 영원사로 향하는 길과 남대봉으로 향하는 세갈래 길이 있는데 독도에 주의해야 한다.
06 : 05 남대봉
눈이 제법 휘날린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눈을 뜨지 못할 지경이다.
양 볼은 얼어서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둘째가 받는다.
한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밧데리가 다 되었다고 시끄럽다.
여기 눈이 펑펑 쏟아진다고 알려줄려 했더니만
온도는 영하 19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체감온도는 아마 영하 40도는 되는 것 같다.
헬기장에서 길이 잘 보이지 않는데 조릿대 숲 사이로 들어서서 내려간다.
어두운 밤이라서인지 모르나 길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예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남대봉과 선바위봉 딱 중간 지점 정도 되는 곳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
끓인 찌개를 수저에 올려 놓고 밥을 뜨는 순간 벌써 식어 있고 1.5리터 팻트병에 담아 간 물은 꽁꽁 얼어서 물을 먹을 수 조차 없게 되어 버렸다.
손은 얼어붙고, 볼테기는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중간 중간에 한백 산악회팀이 매달아 놓은 리본이 보인다.
09 : 20 선바위봉
선바위봉에 도착하니 “명산을 찾아서” 라는 리본을 매달아 놓았고 선바위봉이라는 표시도 충북 986 산악회에서 표지판을 만들어 나무에 걸쳐 놓았는데 나무가 크면서 훼손될까 겁이 난다.
저 멀리 매봉이 보인다.
선바위봉에 오르기 20분전에 성남매표소 있는 쪽에서 오르는 3거리가 나오는데 이 때 내리막을 타면 성남으로 가니 직진하라.
선바위봉에서 쵸코렛 몇 개를 꺼내 입에 물으니 너무 딱딱하다.
선바위봉을 뒤로하고 내려서는 길은 낙엽이 무릎까지 빠져 걷기가 힘이 들 정도이다.
내려오다 보면 또 다시 세 갈래 길이 나오고 내려서면 성남으로 향하는 길이니 반드시 직진하라
선바위봉을 오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대체로 길이 넓은 편이다. 선바위봉을 한바퀴 도는 코스만 길이 넓은 것을 보면 명산은 명산인가 보다.
이 곳을 지나면 또 다시 길이 보일락 말락 한다.
길이 험한 편은 아니고 평탄한 편이다.
11 : 00 매봉
매봉을 오르기 전 능선을 올라서면 “입산금지 벌금 50만원 치악산국립공원” 현수막이 보이는데 아마 여기부터가 치악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모양이다.
선바위봉까지는 치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매봉까지 가지 말고 매봉이 보이는 첫 번째 큰 봉우리 정상에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우측으로 보면 길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잘 가꾸어진 묘지가 있는데 여기 이 묘지에서 좌측 길을 찾아야 한다. 만약 직진하면 엉뚱한 길로 빠진다.
이 길을 따라 직진했다가 1시간 정도 손해 보았다.
끝까지 거의 다 내려갔다가 다시 원위치로 올라오니 얼마나 허기가 져서 그 자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묘지에서 보면 한백 산악회 리본이 양 쪽으로 달려 있는데 하나는 없애버려야 할 것 같은데 미처 생각을 못하여 떠어 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침을 아쉽게 생각한다..
여기서 싸리재까지는 길이 거의 없으니 여름에는 고생이 심할 것 같다.
13 : 10 싸리재
신림면과 황둔을 연결하는 18번 국도가 밑의 터널로 통과하고 옛 길은 다시 깨끗하게 정돈하여 예전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보존하여 놓았는데 박달재처럼 포장도로가 아니라 비포장도로이며 자갈을 깔아 놓아 깨끗해 보이는 반면에 다니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길가에는 잡풀이 무성하다.
이 밑의 터널을 지나면서도 제대로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 황둔재인줄만 알았었는데 재에 도착하여 바라 본 비석에는 싸리치라고 제목의 시가 새겨진 큰 표지석이 버티고 있다. .
단종이 유배 되었을 때 이 길을 지나가면서 느꼈을 서러움을 시로 표현하고 또 이 재에 싸리나무가 지천으로 깔려 있어 싸리재라는 제목의 시가 애닮프게 적혀 있다.
여기서 한숨을 돌리고 난 후 감악산으로 향하는 급경사로 치달으니 나타난 것은 산불감시초소다.
안에 누가 있나 없나 확인하려다 사뿐사뿐한 발걸음으로 옆을 지나쳤다.
괜히 들키면 벌금이 얼마네, 올라가네, 못 올라가네 하고 시끄러울 것 같아 도둑질하는 심정으로 그냥 잽싸게 지나쳤다.
감악산까지 오는 길이 대부분 평탄하지만 구간에 따라서는 밑의 낭떨어지기가 몇군데 나타나는데 조금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감악산 두개의 바위 덩어리[감악바위]가 바로 눈앞에 보이고 또 쉬기 좋은 묘지 위에서 앉아 보니 신림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는데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오는 길이란다.
감악산의 정상이 상당히 아름다워 보인다. .
14 : 40 감악산
감악산의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지나 온 길들이 아득히 보인다.
남대봉 바로 밑의 상원사가 선바위봉에서 보았을 때는 절벽에 매달려 있는 것 같더니 여기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 남대봉에서 선바위봉까지도 멀고, 선바위봉에서 매봉까지도 평지를 지나 왔는 줄 알았더니만 여기서 보니 한참을 내려 박혔다가 올라서는 구간이었고 매봉에서 감악산까지의 길도 엄청나게 멀게만 느껴진다.
멀리 황둔마을이 보인다.
17 : 30용두산
용두산 헬기장에 도착하다.
제천시내부터 멀리 시멘트 공장 채석장까지 보인다.
여기서 보면 용두산도 무척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아주 큰 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산록완사면이 가장 발달한 곳이 전라도 구례와 제천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18 : 00 의림지
이번 구간에서 느낀 점은 용두산이 치악산 줄기라는 것이다.
치악산에 용두산까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연결되어 있는데 학자에 따라서는 다른 관점이 있을지 모르나 오늘 종주를 하면서 본 것은 치악산에 용두산까지 끊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한 가지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은 우리보다 먼저 진행한 산꾼들의 흔적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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