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구간 [광덕고개 - 백운산 - 국망봉 - 적목리] :: 제천 감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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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구간 [광덕고개 - 백운산 - 국망봉 - 적목리]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한북정맥 [완료] 2008. 1. 12. 18:05

     

     

           

    2구간 [광덕고개 - 백운산- 국망봉 - 적목리 갈림길]

     

    2008. 04. 27 

     

    05 : 00  제천 출발

     

    07 : 50  광덕고개 출발

     

             상가 사이를  지나 철 계단 위로

     

             매표소에는 아직 직원이 없어

     

     

     

     

    07 ; 58  이정표

     

             광덕고개 0,3km, 백운산 3,27km

     

             이후 이정표는 무수히 많이 있으나 이정표에 적혀 있는 거리가 전부 맞지 않아서 이 지면에 옮기는 것을 포기함

             어떤 곳은 광덕고개와 백운산 사이의 거리를 합한 것이 3,3km, 어떤 곳은 3,6km, 어떤 곳은 3,2km 로 표시되어 있어 이정표가 의미가 없는 것 같음

    08 : 52  백운산 [904,4m]

     

              삼각점 [ 갈말 27, 02 재설]

     

              넓은 헬기장

     

              이정표   [흥룡사 3,9km, 삼각봉 1,0km, 광덕고개 3,2km]

     

     

     

     

    09 : 10  삼각봉[930m]

     

              도마치봉 1,0km, 광덕고개 1,0km

     

              10 분간 휴식

     

    09 ; 39  도마치봉[937m]

     

     

     

     

    09 ; 47  샘터

     

              삼거리에서 어느 길로 가도 됨

     

    09 : 58  도마봉

     

             정상표지석, 

     

             이정표 [도마치봉 1.67km., 국망봉 6,09km,]

     

             이후 방화선을 따라 이동

     

             

     

      

    10 ; 22  삼각점 [내용 없음]

     

    10 : 33  이정표

     

              국망봉 3,87km, 도마봉 3,89km

     

    10 ; 41  헬기장

     

                나물 채취하는 중년의 두 쌍이 텐트 안에서 자고 있음.

     

    10 : 57  실루봉 [ 이 봉우리는 오르지  않고 대부분 우회한 듯]

     

              지도에도 우회하도록 표시되어 있음

     

    11 : 00  새길령[신노령]  119 구조대는 새길령으로 표시

     

             이정표  [국망봉 2,4km, 도마치 5,9km, 휴양림 2,5km, 실루봉]

     

    11 ; 06  삼각봉

     

    11 : 10  헬기장

     

    11 : 12  봉우리 [ 이 봉우리도 오르기 전 오른쪽으로 우회요]

     

              대부분 우회한 듯하며 오른 흔적이 별로 없음. 쓸데 없이 올랐다가 내리막을 내려올 때  꽈당

    11 : 14  휴양림 삼거리

     

              국망봉 1,96km, 도마치 5,8km

     

    11 : 30  헬기장 [방화선은 끝]

     

              벙커 안에서 점심 식사 25 분

     

    11 : 55   식후 출발

     

    12 : 02   이정표   [국망봉 1,02km, 도마치 6,74km,]

     

    12 : 11   헬기장

     

    12 : 14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국망봉 30m

     

    12 : 15  국망봉 [1168m]

     

            넓은 헬기장. 포천시 승격 기념 정상표지석 [2003, 10,19]

     

     

     

           삼각점[표시 없음]

     

    12 : 33 적목리, 개이빨산 갈림길 [헬기장]

    13 : 40  용소폭포

     

             무주채폭포에서 화천 사창리 택시를 부르고 택시가 오는데 30 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여 계곡에서 놀다가 내려갔더니 택시는 와서 대기 하고 있었음

             택시비는 무조건 3만원을 달라고 함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중간 중간에 안개가 잔뜩 끼여 급브레이크를 밟도록 만든다.

    안개가 많이 낀 것을 보면 오늘 날씨가 무척 좋을 것이라 예상 했지만. 그러나 그 예상은 산 속에 있을 때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백운산 가는 길

     

     광덕고개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니 고불고불한 길이 멀리 아래로 보이고 이 전방 지역에 누가 많이 볼 것이라고 화악산 토마토 선전 광고판이 아름다운 산을 가리고 있다.

    광덕고개는 아직 이른 아침인데도 문이 열린 가게들이 많다.

    화장실 입구에 차를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차를 세웠더니 옆 가게 아주머니가 그곳에 세우지 말고 자기네 가게 앞에 세우라고 한다.

    화장실 옆쪽은 상가 주인들 전용이란다.

    이 아주머니는 우리가 금방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상가 주인들은  일요일이니 바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모양이다.

    먹는 집들은 벌써 감자를 튀기고 있다.

    감자떡이면 하나 사먹으려 하였더니 튀긴 감자를 팔고 있으니 사 먹기가 좀 그래서 그냥 지나친다.

     

    아주머니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가라고 지르는 소리를 한쪽으로 흘리고 상가 사이를 지나 산 아래 있는 철 계단을 밟고 올라선다.

    조용히 오르려 하였건만 철 계단 밟는 소리가 조용한 아침 산하를 시끄럽게 흔들어 놓는다.

    뒤따라 온 개가 무슨 악 감정이라도 있는 양 악을 쓰고 짖어댄다.

    다행스럽게도 개는 철 계단을 따라 오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가 10여분 지날 때까지도 개는 짖어대고 있다. 

    철 계단을 오르면 어디서 주워 와서 설치를 하였는지 모르나 산불감시초소와 똑같이 생긴 임시막사를 설치하여 놓고 매표소로 운영하고 있다.

    매표소라고 알 수 있는 것은 막사 앞에 매표소라고 나무판에 써 놓은 것을 보고 알 수 있을 뿐이다.

    매표소 안에는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아 오늘 돈 벌었다고 생각하며 산행 길을 오른다.

     

    입구에서 백운산까지 가는 동안 많은 이정표를 볼 수가 있는데 거리표시가 제 각각이다.

    일일이 시간을 내어 시간과 이정표 상의 거리를 아무 생각 없이 적었지만 집에 와서 보니 이정표 상의 거리가 제각각이다.

    광덕고개와 백운산 사이의 거리가 어떤 것은 3,2km,  어떤 것은 3,3km, 어떤 것은 3,4km, 어떤 것은 3,6km 로 표시되어 있어 어느 것도 믿을 수가 없어 시간과 거리 기록하는 것을 모두 포기한다.

     

     

     

     

    백운산 오르는 동안에 수많은 꽃들이 막 피어 나와 산 전체를 꽃밭으로 만들고 있다.

    얼레지, 노랑제비꽃, 이름 모를 자그만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 걷고 있는 마음이 무척 즐겁다.

     

    백운산을 오르기 전부터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한다.

    날씨가 오늘은 맑겠다고 하였으니 아침이 지나면 오후에는 햇빛이 날 것이라고 기대를 하면서 걷는다.

     

     

     

     

     

     

     

     

     

     

     

     

     

     

     

     

    백운산

     

    백운산 정상에 오른다.

    넓은 헬기장 위로 구름이 춤을 춘다.

    우리는 지금 비록 부슬비를 맞으며 서 있지만 저 아래에서 보면 구름이 산 정상을 덮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리라.

    정상 표지봉 겸 이정표는 한쪽 구석에 내팽겨져 있다.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위에서 아래로 찍어야 하니 사진 찍는 폼이 전부 위를 바라보고 있다.

     

    백운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우리나라에 20여 곳이나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유명한 백운산은 호남정맥 마루에 있는 광양의 백운산[1218m], 함양의 백운산 [1218m], 제천과 원주 사이에 있는 백운산[1087m], 포천의 백운산 [904m], 동강의 백운산 [883m], 용인의 백운산, 밀양의 백운산 등등이 있다.

    제천과 원주 사이에 있는 백운산이라고 한 것은 이 백운산은 원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또 대부분 사람들이 원주의 백운산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백운산은 제천시 백운면 뒷산이다. 단지 교통관계로 제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원주 사람들이 주로 많이 오르내린다.

     

    이외에도 운자가 들어가는 산 이름은 참 많다.

    운악산, 운장산, 운주산 등등해서 많은데 예전 사람들은 아래서 산을 바라보고 구름이 산에 걸려 있으면 운자를 이름에 붙인 것 같다.

     

    백운산은 조망이 별로 없다.

    만약 사람들이 많이 올라 와 있으면 같이 어울리다 흥룡사 방향으로 따라 가기 꼭 알맞으니 조심해야 할 듯. 이곳에서는 삼각봉 방향으로 가야 정맥 길이다.

     

     

     

    삼각봉

     

    백운산에서 출발한지 20 분 정도 걸려 삼각봉에 도달한다.

    119 표지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을 뿐이다.

    이정표 기둥에 누가 아주 꾹꾹 눌러서 힘들여 삼각봉이라 써 놓았으니 삼각봉인 줄 알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꼭 알맞은 봉우리다.

     

    산 정상에 서니 비가 제법 오기 시작한다.

     

    여기서 다시 1km 를 20분 정도 소비하면서 달려가면 도마치봉에 도달한다.

    백운산에서 삼각봉까지도 1km 이고 삼각봉에서 도마치봉까지도 1km의 거리이다.

     

     

     

    도마치봉

     

    도마치봉은 백운산보다는 정상 조망이 훨씬 더 좋다. 

     

     

     

    마치 계곡, 백운 계곡, 반암 계곡을 품고 있으며 대부분의 산행 코스는 흥룡사에서 시작하여 도마치봉을 올라 백운산을 거쳐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를 주로 많이 택한다.

    도마치라는 이름은 궁예가 왕건에게 쫓기면서 도망친 산이라는 설이 있으며 도마치 계곡의 비경은 너무 아름다우나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도마치봉 정상에 섰을 때는 10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도마치봉을 내려가면 샘터가 나오는데 바위 사이에서 물이 나온다.

    일명 석간수다.

     

     

     

    그런데 물을 먹으려고 놓아 둔 바가지가 너무 지저분하다.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누가 바위 사이에서 나오는 물을 먹기 편하게 하기 위해 시멘트를 바르고 플라스틱 호스를 이용하여 꼭지를 만들어 놓았다.

    옆 바위에는 김포 양촌 산악회에서 만든 표지판을 바위에 박아 놓았는데 天氣名山 白雲山來 1993, 2, 21 이라고  새겨 넣은 것을 보면 이 산악회에서 만든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샘터를 내려가면 양쪽으로 갈림길이 있는데 어느 길로 가도 무방하다.

     

     

    도마봉과 화악지맥

     

    도마봉 정상에는 커다란 헬기장이 있으며 오랜만에 보는 커다란 정상 표지석이 있다.

    도마치봉과 도마봉의 이름을 지도에 잘못 표기하여 놓지 않았나 생각하였는데 따로따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곳을 지나면 1시간 30분 정도 방화선을 따라 간다.

     

    이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가면 화악지맥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을 따라 가면 석룡산, 화악산, 촉대봉,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을 지나면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하나는 석파령과 삼악산까지 이어지고 또 하나는 물안산, 보납산까지 이어지는 것이 화악지맥이다. 거리는 약 50km 에 이른다.

     

     

    끝없는 방화선

     

    도마봉을 지나면서 방화선을 따라간다.

    숲속이 아니라 앞과 뒤가 훤히 보이는 방화선을 따라 가는데 내리는 눈이 운치를 더해준다.

    아주 멋있는 한 폭의 그림 같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양쪽에는 잘 자란 나무가 있고 그 사이에 뻥 뚫린 길을 따라 갈 때 눈이 온다면 예전의 크리스마스카드에 있는 그림처럼 얼마나 아름다운가.

    방화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일 년에 한번 씩 가을에 정리를 하던가 아니면 농약을 뿌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가면서 헬기장을 몇 곳을 지나고 이름 없는 봉우리도 지난다.

    사람 떠드는 소리가 나서 낼름 봉우리 정상의 헬기장에 올랐더니 중년의 두 쌍이 한 텐트에서 자고 있다.

    11 시가 다 되어 가고 있는데 지금까지 자고 있었느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산행을 하려면 빨리 가야지 지금까지 자고 있으면 어떡하느냐 물으니 나물 채취하러 왔다가 날씨가 우중충하고 눈이 오니 마냥 누워서 쉰단다.

    괜히 자는 사람 방해하는 것 같아 우리의 갈 길을 간다.

    나물을 얼마나 뜯는지는 모르나 텐트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서 메고 온 짐이 채취하여 가지고 갈 나물의 무게보다 더 무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간다.

     

     

    실루봉

     

    조금 더 진행하면 방화선에서 조금 벗어난 봉우리를 올라선다.

    올라서기 전 봉우리 아래에는 새길령이라는 119 안내 표지판이 있는데 아마 신노령의 다른 이름이 아닌가 싶고 또 우리가 올라선 봉우리가 이정표에는 실루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지도에는 신노봉으로 되어 있으니 발음이 되는대로 편한 대로 사용하는 모양이다.

    이 실루봉은 대부분 정맥꾼들이 올라가지 않았는지 등산로가 신통치 않다.

    정맥 지도에도 우회로로 가게 표시되어 있다.

    날씨가 좋으면 조망이 기가 막힐 것 같은데 오늘은 1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괜히 올라 왔다 싶다. 

    왜냐하면 오르내리는 길이 상당히 위험하다.

    이곳에서 사고가 많이 났는지 119 표지판도 봉우리 정상 가까이에 새길령이라는 위치 표시로 설치되어 있다.

     

    이 봉우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는데 한참 뒤에 처져서 오던 강원장이 우회로를 통하여 앞질러 가다가 안개 속에서 사람 소리가 들리자 소리를 지른다. “거기는 왜 올라갔어.”

     

     

    힘껏 종을 쳤건만

     

    새길령을 지나 봉우리에 올랐더니 삼각봉이라는 119 표지판이 있는데 지도에는 어떤 표시도 없다.

    내려와서 헬기장을 지나 봉우리를 다시 오르면서 오른쪽 우회로에는 표지지가 달려 있고 능선 방향으로는 표지기가 없다.

    대부분 이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우회한 모양이다.

    어느 누군가의 종주기에는 돌풍봉으로 기재되어 있다.

    쓸데없이 이 봉우리를 올랐다가 눈이 와서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다가 꽈당 ...  오늘은 어찌 안 넘어진다 했더니 역시나다.

    이 봉우리를 내려가면 휴양림 삼거리가 나온다.

    이후 눈이 와서 아주 미끄러운 급경사의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정상 부근 가까이 갔더니 길옆에 종이 매달려 있다.

    백두대간  마지막 종주 구간 마산봉에 설치되어 있던 종과 똑같은 모양이다.

    지금 이것을 가만히 보니까 만약 전쟁이 났을 때 비상 연락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렇다면 마산봉 정상에 있던 종도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는 기념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던 군부대가 만들어 놓은 것을 철거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이 종을 세 번 힘차게 친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마음이 개운치 않다.

     

     

     

    벙커 안에서 식사

     

    방화선이 끝나는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 정상에 선다.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강원장이 헬기장 옆에 있는 벙커 안에 들어갔다가 나온다.

     

     “우리 이 안에서 밥 먹자”

     

    “ 그 안에 지저분하지 않냐. 누가 실례 했다던가”

     

     “아니야 ! 아주 깨끗해‘

     

    모두들 그 안에 따라 들어간다.

    모두 오들 오들 떤다.

    모두 여름옷을 입고 온 때문이다.

    오늘 날씨가 맑고 덥다고 분명히 일기예보를 했기에 모두들 옷을 가볍게 입고 온 것이다.

    나는 여름옷을 준비하여 놓았다가 춘추복으로 갈아입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또 방풍복을 산행 시에는 가지고 다니지 않다가 오늘따라 입고 나서서 천만 다행이다. 어두침침한 벙커에서 밥을 먹으면서 주위를 살펴본다.

     

     

     

    벙커 완공일시가 1969년 5월이다.

     당시 군대 생활 한 사람들이 무척 고생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1968년 1월 23일 김신조 일당이 내려 왔으니까 1년 사이에 이 벙커를 만든 셈이 된다. 제대날짜를 잡아 놓고도 제대가 1년씩 연장되고 그것도 모자라 이 벙커를 만들기 위해서 시멘트와 모래와 물을 이 산꼭대기 정상까지 날라 왔을 것을 상상만 해도 끔찍스럽다.

    그 당시는 금방 전쟁이 날 것 같았기에 살기 위해서 더 열심히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군 생활을 한 사람들이 지금은 환갑이 되었을 나이가 되었으니 그 사람들이 이 자리에 다시 와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점심 심사 후 벙커를 나와 밖을 보니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 문을 열었을 때 바깥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것을 보았을 때와 같은 기분을 느끼지만 만약 전쟁 중이라면 어떤 기분을 느낄까 상상도 해 본다.

    그런 상상도 잠시, 갈 길은 가야하고 짐을 진채 다시 산행 길을 나선다.

    눈이 제법 내린다.

    이제 꽃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였다.

    이 추위에 고개를 내밀었다가 얼어 죽을 것만 같은 야생화가 가여워 보인다.

     

     

    눈 내리는 국망봉

     

    헬기장을 지나 국망봉 아래 갈림길에 선다.

    어디에서 왔는지 쎄레또래 산악회 회원들이 눈이 오는 봄 속 산행을 만끽하면서 너무 즐거워한다.

    국망봉 정상에는 커다란 헬기장, 아무런 표시가 없는 삼각점, 포천시 승격 기념으로 [2003, 10,19] 만든 정상표지석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 다른 산악회 한 팀이 올라온다.

     

     

     

    유명한 산이건만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주위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날이 좋으면 여기서 북한산 백운대도 보이는데 지금은 10m 앞도 볼 수가 없다.

    국망봉은 원래 눈이 많아 설경을 구경하며 산행하는 최고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2003년 겨울 삼형제 부부 6명이 오전 11시경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눈이 워낙 많아서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정상에 도착하였다.

    이 팀들은 하산을 하던 중 눈 속을 헤매다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한 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후 포천시에서는 이 부근 산에 이정표를 300m 간격으로 곳곳에 설치하고, 급경사 지역에는 로프도 설치하고, 산 중턱에 대피소도 설치하여  등산인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산 아래 있는 국망봉자연휴양림은 개인 소유이다.

     

     

     

    적목리 갈림길

     

    이곳을 내려가 적목리 갈림길로 향한다.

    적목리 갈림길 헬기장에서 국망봉을 바라보았을 때는 가까워 보였는데 지금 눈이 오는 속을 가려니 10분 이상이 소요된다.

    헬기장에 선다.

    오른쪽으로 가면 개이빨산의 정맥능선으로 가고 왼쪽으로 가면 적목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향한다. 앞에 가는 강원장이 너무 멀리 간다.

    그렇게 멀리 가지 않는다 해도 계속 간다.

    자기가 가는 길이 맞는다고 .. 전혀 방향이 틀리고 지난번에 올라 왔던 그 길은 분명히 아니다.

    그런데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는 길인 줄 알았더니 나중에 나타나는 것은 무주채 폭포 바로 위에 선다.

    30분 이상 멀리 한 바퀴 빙 돌아 제자리에 선 것이다.

    강원장이 한숨을 쉰다. 엉뚱한 길로 가서 욕 얻어먹는 줄 알았더니 제 길로 찾아 와서 다행이라고 안심을 한다.

    무주채 폭포 아래서 짐과 옷 정리를 한다.

    화천 사창리의 택시를 부른다. 오려면 3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마음껏 쉰다.

    그런데 짐을 챙겨서 용소폭포를 지나 75번 도로에 올랐더니 차가 벌써 와 있다.

     

     

    화악산에는 아직도 눈이

     

    차를 타고 광덕고개로 가서 남의 가게 앞에 세워 놓은 차를 훔쳐 타듯이 빼서 집으로 향한다.

    가게 주인한테 미안한 마음에 뭐라도 하나 살까 하였지만 관광지 물건이 그렇고. 비싸고 ... 그런 마음에 .... 나쁜 마음인가.

    아침에 차를 세울 때 그 아주머니가 차를 세울 위치까지 정해주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는데... 미안할 뿐이다..

     

    사창리에서 보이는 화악산은 아직도 구름에 싸여 있다.

     산 아래에는 따뜻한 봄날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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