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신 하느님의 구원을 얻으려면 세례성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께 달린 것이기에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니코데모에게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교회는 “영원한 행복에 들기 위한 확
실한 보증으로 세례 이외에 다른 방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257항)고 믿고 가르치
고 있습니다.
교회는 분명 구원을 위한 세례의 필요성을 가르치지만 동시에 구원의 여부는 하느님께 달린 것이기에 자기
의 뜻과 관계없이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이라도 양심적으로 하느님을 찾을 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고백합
니다(교회 헌장 8.16항; 사목 헌장 22항 참조).
사실 교회는 오래전부터 ‘세례를 받지 않았으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이 그 죽
음을 통하여 세례를 받고 구원에 이룰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간직해 왔습니다. 이를 혈세(血洗)와 화세(火洗)
라 표현합니다.
혈세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때문에 순교를 당했으나 세례는 받지 못하고 죽은 사람도 세례성사의 은총을 받
는다는 가르침입니다. 화세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지녔지만 세례 받을 시간이 없었거나 그러한 조건이 되어
있지 못하였던 사람이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죽었을 경우에도 세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가르
침입니다.
또한 세례 받기 전에 죽은 예비 신자들의 경우, 죄에 대한 회개와 사랑을 동반한 세례를 받으려고 하였다면
그들도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세례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도, 교회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
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시는”(1티모 2,4) 하느님을 믿고 그들을 그분의 크신 자비에 맡겨 드립니다(『가톨
릭 교회 교리서』, 1258.1259.1261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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