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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전도사의 자살글/주변의 일상이야기 2010. 10. 13. 09:18
가끔 TV 에 나와서 떠들던 사람이 자살했다.
나는 그 사람이 TV 에 나와서 뭐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그 사람이 행복 전도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줄을 몰랐다.
그 사람은 TV 에 나와서 " 이렇게, 저렇게 살아라 " 하고 떠들어 댔지만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편안한 모습이 아니라 피곤하고 짜증이 난 그런 얼굴이었다.
웃어도 어딘가 모르게 가식적인 모습처럼 보였다.
얼굴에 나타난 표정 자체만 보면 전혀 행복하고는 거리가 먼 그런 표정이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TV 에 나와서 행복을 이야기할까.
지나 온 삶에서 몸에 밴 행복이 아니라 억지로 만들어진 행복 같았다.
먹고 살기 위해서 책을 보고, 집에서 연습도 해 보고, 어쩌다가 방송국에 잘 보이기도 해서 TV 에도 나오고 매스컴 타다 보니까 여기저기 강의도 다니고 돈도 벌고, .....
그 사람이 죽고 난 후 저 사람은 진실로 행복하지는 않은데 행복한 척 하고 다니려니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까 하고 먼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자살 내용을 보니까 남편이 부인을 먼저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모양이다.
둘이 같이 죽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했을까.
어느 한 사람이라도 삶에 대한 집착이 없었을까.
나는 아내와 같이 있을 때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 당신 만나서 지금까지 너무 행복했다 " 라고....
만약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부부였다면 모든 불행과 고통을 감수하고 그것을 행복으로 바꾸는 그런 능력을 가져야 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불행과 행복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행복을 남에게 이야기하고 다녔을까.
삶과 죽음은 앞 뒤 종이 한장 차이라 하지만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않았을까.
황수관이는 " 억지로 라도 옷어라. 그러면 행복하다 " 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런 웃음보다는 마음 속으로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냥 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그런 얼굴이 있는 반면, 삶에 찌들고, 힘들고, 짜증나게 살아 온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그런 모습이 얼굴에 배어 있다.
살아가면서 항상 입꼬리를 치켜 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부부는 닮아 간다고 산다. 당연하지 않을까.
수십년을 같이 살면서. 웃을 때 같이 웃고, 싸울 때 같이 싸울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하고, 먹는 것도 같이 먹고, 마시는 것도 같이 마시는데 당연히 닮아가지 않을까
게다가 처음 만나서 첫눈에 반할 때도 자신의 얼굴에 익숙한 닮은 사람을 좋아하니 닮아 가기는 더욱 더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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